전주=유현우 기자 / 콩을 좋아하던 소녀, 꼭 도시락에 콩 반찬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던 그녀가 어른이 되어서는 대한민국 토종콩을 살리기 위한 콩 전도사가 됐다. 그녀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이야기는 마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신앙의 정절을 지킨 순교자의 내용과 같았다. 토종콩보다 5-10배가 싼 수입콩의 유혹을 매일마다 받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삶의 여정 속으로 들어가 봤다.
진실을 알게 되면 생각을 바꿀 것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질문도 하기 전에 함정희 대표(함씨네밥상, 함씨네토종콩식품)는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라는 말을 꺼냈다. 두만강은 ‘콩두(豆)’ 자에 ‘가득하다 만(滿)’자의 의미로 콩이 가득했던 강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함 대표는 “나는 우리 콩으로 만들고 지키고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원하자 그녀는 과거의 일들을 술회했다. 어려서부터 콩을 좋아했던 그녀가 현재의 남편과 결혼을 한 것은 두부공장 큰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부부가 됐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처음부터 토종콩을 고집한 것이 아닌 2001년 전까지는 남편이 道 수입콩 이사장을 맡았을 정도로 도내 여러 곳에 수입콩제품을 제조, 유통하는 사업을 했다. 당시 도내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부터 골목상점까지 납품했고, 공장이 바쁘게 운영되어 전 직원이 연장교대근무까지 마다할 정도였다. 그래서 2교대로까지 근무를 했다. 그러던 중 2001년 우연히 시청에 가서 고려대학교 농학박사 안학수 박사의 강의를 듣게 됐다. 안학수 박사의 강의의 핵심은 우리 콩을 살리지 못하면 일류를 살리지 못한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경고였다. 그 자리에 자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녀만이 유독 그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변사람들과 남편이 가지 말라는 고난의 길이 시작됐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진실을 알게 되면 생각을 바꿀 것”이라는 마음으로 수입콩 대신 몇 배가 비싼 국산콩으로 모든 것을 바꾸었다.
신념이 있는 자에게 삶은 축제 “나는 절대 유전자 콩을 사용하지 않겠다. 내 신앙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그 음식을 줄 수 없다.”고 말하는 함정희 대표의 가장 큰 산은 바로 남편이었다. 잘 나가는 사업을 접게 하고 비싼 토종콩만을 고집하는 함대표의 고집으로 인해 갈등이 심해졌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었던 판로를 찾기 위해 백화점, 대형마트, 농협, 생협 등 가능한 모든 곳을 찾아갔지만 수입콩 제품 가격의 벽을 깨지 못하고 이후, 10년 동안 한 달에 수천만원씩 적자가 누적되어 빚만 몽땅 지게 됐다. 그 가운데 늦둥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을 하기도 하고, 이혼 하자는 남편을 자녀들이 앞장서 설득하면서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토종콩을 고집했다. 당시 동종업계에서는 “1년 안에 망할 것이다”라며 함대표의 신념을 무너트리려고 했다. 함 대표는 역경속에서 “15년 동안 하나님이 보호해주시고 옳은 길로 인도해 주셨다”면서 “신념이 있는 자에게 삶은 축제”라고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콩의 꽃말=꼭 오고야말 행복 많은 빚과 판로를 찾지 못해 포기할 무렵 결정적인 한 고객이의 도움이 있었다.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고 2달 시한부 인생을 살던 환자가 함씨네의 두부와 청국장을 먹고 건강을 찾아 복직했던 것이다. 이 환자는 함씨네가 폐업을 하면 어디서도 이런 식품을 먹을 수 없다며 자기 집을 담보로 1천만원을 빌려줬다. 이 돈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친환경 유기농 대표 브랜드 ‘초록마을’과 만나게 된다. 폐업을 결심했던 함정희 대표에게 드디어 ‘살아야할 길’과 ‘가야될 길’이 하나로 연결된 시점이었다. 현재 함씨네는 전국에 있는 초록마을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함씨네 제품이 맛은 좋은데 비싸다고 모든 생협 매장에서 거절당해 도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유일하게 친환경 유기농 매장 초록마을에서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흔쾌히 입점해 주어 생명의 은인이 되었다고 한다. 함대표는 초록마을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개발하여 꼭 은혜를 갚는다고 한다. 처음 초록마을과 거래할 때 보다 많이 성장했지만 15년 동안 누적된 빚 또한 만만치 않다. 또한 KBS에서 ‘생로병사의 비밀’을 통해 청국장의 효능이 소개된 후 함씨네 청국장은 일시 품절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 있는 품목이 되기도 했다. 함정희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남편은 저로 인해 40-50억을 썼다고 하는데 세상 돈은 없어졌지만 하나님이 주신 자연으로 만든 음식으로 인해 더 귀한 하늘 돈을 벌었다”면서 “음식에 바른 맛을 내기위해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효소 등 모두 국내산 원료를 엄선하여 직접 담그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콩과 함께 된장 간장과 고추장 등을 직접 담그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 같다”면서 “저는 세계적인 식품을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는 하나님이 발효식품이라는 특별한 천연자원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륙이에 먼지가 많고, 일본은 섬이기 때문에 염분이 있어 양질의 발효균이 살수 없는 환경이라고 하면서 효능 좋은 “발효식품으로 세계인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선언 세계화에 프로젝트에 힘쓰고 연구 중에 있다.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함씨네밥상에 가면 ‘콩의 꽃말 꼭 오고야말 행복’이라는 글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인터뷰하는 동안 ‘꼭 오고야 말 행복’이 함 대표의 얼굴에 나타나 있었다.
함씨네에서 전문경영을 넘어 신지식인으로 현재 함정희 대표의 프로필은 화려하다. 학력은 만학도 05학번으로 전주기전대학교 식품생명과학 전공하고 전주대학교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어 고려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에서 경영관리전공으로 석사를 받고 현재는 원광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보건행정학 박사과정 중이다. 덕분에 30세 큰아들은 일과 휴학을 반복 하며 10년째 대학교 재학중이다.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는 함씨는 현재 자신의 실험논문을 완성하고 세계학지에 논문을 기고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지면설문조사와 온라인설문(www.hssn.kr)을 실시하여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콩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대외적인 경력도 내놓을 수 있는 함 대표는 대한민국신지식농업인 제229호로, 현재 경찰대 외래교수로 출강하며(총경반, 경정반, 경감반) 강의를 5년째 하고 있다. 또한 경찰대에서 명강사로 명예경찰경감으로 위촉받았으며, 전북특허발명회 회장이자 독립운동가 최재형 장학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상훈으로는 대통령상 표창(2010),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2008), 농림부 신지식인농업인장(2007), 경찰대학교 감사장 수상(2013),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표장(2011) 등으로 말 그대로 신지식이되어 고려대학교와 농립부 농업수원, 중앙공무원교육원, 농업기술센터, 경찰대학교 등에 특강 나갔다. 함정희 대표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토종콩 발효를 통한 세계화 프로젝트’를 알리고 ‘콩사랑 나라사랑’이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설 예정이다.
음식의 모든 재료를 통해 사람들을 섬긴다 함정희 대표는 현재 함씨네토종콩식품 공장과 함씨네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함씨네밥상(전주시 덕진구 번영로462)은 전주에서도 유명한 맛집으로 통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전주의 맛집 코스로 알려졌다. 자연히 유명인들도 많이 찾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함씨네밥상을 찾는 사람들은 의사와 한의사들이다. 점심만(11시 반부터 3시까지)을 제공하고 있는 함씨네밥상은 전체가 유기농으로 차려진 음식들로 뷔페형식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음식마다 국내산을 고집하는 함 대표의 손길이 묻어 있어 웰빙을 선호하고 관심이 있는 현대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효자분들이 많다고 함정희 대표가 귀띔을 해주었다. 정갈한 음식 맛을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함씨네밥상을 통해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현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수익을 통해 함씨네밥상이 유지된다면서 오로지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함정희 대표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녀는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주고, 음식을 만드는 그 안에 있는 모든 재료를 통해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 함씨네밥상에는 “몸이 음식이라면 양념은 혈액”이라는 박찬영 한의사의 글귀가 걸려있다.
가야할 길에서 만난 ‘농림부 신지식인농업인장’ 함씨네토종콩식품(www.hamssine.co.kr)에서는 토종콩 두부, 토종콩 청국장, 환청국장, 가루청국장, 마늘청국장환, 쥐눈이콩마늘청국장환, 두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의 종류는 24개가 되지만 이중에서 몇 개만이 상용화된 것이다. 함정희 대표는 “정말 잘 띄운 청국장은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고 고소하다. 42도 이상에서 72시간 동안 띄우는데 그게 계절마다 다른데 그걸 알아서 잘 띄우는 게 노하우다”고 말한다. 이러한 노하우를 가지고 만들어진 청국장을 일본에서 건너온 손님을 통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된 것이 바로 마늘청국장환이다. 마늘은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하여 마늘과 청국장이 합해지면 효능의 상승효과가 있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환으로 개발하였다한다. 아무리 심한 변비가 있어도 복용 후 이튿날이면 쾌변되어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늘과 청국장을 섞어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늘의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에 청국장과 잘 섞이지 않았다. 화학첨가물로 해결 할 수밖에 없다는 조언이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 끝에 화학 첨가물 없이 만들어낸 마늘청국장환이 탄생된 것이다. 이 기술로 특허를 냈고, 이 제품을 통해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개최하는 전국 관광기념 공모전에 응모해 특선에 오르고 국가가 인정하는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다. 이 상을 받는 자리에서 함 대표는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 흘렸다고 한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돈 벌 길을 택하라고 할 때 아무도 가지 않은 시련의 길을 묵묵히 갔던 함정희 대표의 결실이 신지식농업인장을 받게 된 것이다.
함정희 대표의 신앙이야기 현재 함정희 대표는 전주안디옥교회(박진구목사)에 출석하고 있는 집사다. 어머님은 권사의 직분을 받았다고 한다. 함정희 대표는 46세에 늦둥이를(2남2녀) 하나님이 주셔서 이 길을 갈수 있었다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특히 남편의 강한 반대에서도 늦둥이가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한국아가페기독여성협의회(회장 황송자권사) 전북지부장을 맡았다. 우연히 국회에 갈 일이 있어 국회도서관 대강당을 찾은 곳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보고 참석하게 됐다.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참석하여 자신의 이야기까지 전하게 된 함정희 대표는 황송자 회장을 통해 전북지부장을 맡아 함께 동역하자는 제의를 받고 지난 9월 26일 전주 수정교회(이주일목사)에서 전라북도지회 창립과 함께 지부장으로 취임했다. 함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환갑이 지나 진갑을 맞이하면서 이제는 하늘의 일을 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더욱 힘쓰고자 함을 다짐해왔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그 다짐을 천명하는 시간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영광이며,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는 말씀처럼 한국아가페 기독협의회 전북지부장으로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는 주님의 자녀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함씨네밥상 063-212-2112, 함씨네토종콩식품 063-211-79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