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서 집에만 있다가 오늘 추위가 눅우러들면서 평년 기온으로 되돌아온다 해서 남양주에 있는 축령산에 가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마석역에서 축령산 가는 버스의 배차간격이 들쭉날쭉하다는 얘기만 있고 시간표는 알 수가 없었다. 겨울이라 낮이 짧으므로 무조건 일찍 출발하는 것으로 했다. 신풍역에서 지하철을 타는데 승객이 많아서 입석으로 가다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겨우 자리를 잡는다. 상봉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하고 마석역에 가까이 갈수록 승객이 줄어 객차에 승객이 몇 명 되지 않아 배낭에서 빵과 온수를 꺼내놓고 식사를 했다. 마석역에 내려서 축령산행버스30-4를 기다리는데 7시25분 버스가 안와서 자세히 보니 휴일,토요일, 방학에는 버스가 없다고 되어 있었다. 아마 겨울방학이라 버스가 없나 보다. 결국 07:40분 차를 탔다. 처음에는 입석승객도 있었으나 나중에 보니 버스기사와 나뿐이다. 그래서 앞으로 이동해서 운전기사에게 축령산 가는데 정류장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내가 버스 한 대를 대절하고 축령산에 가는 꼴이 되었다. 계곡을 끼고 버스가 천천히 달리는데 독특한 모양을 한 폔션들이 즐비하다. 등산객이 아무도 없어 혼자 매표소를 지나는데 경로라 입장료가 없었고 매표소에는 남녀 두명이 난로가에 앉아 있었다. 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는데 화장실이 보여 들어갔는데 난방이 되어 뜨근뜨근한데 아무리 살펴봐도 전등 스위치를 찾을 수가 없고 양변기에 비데가 있는데 스위치가 안보여 핸드폰으로 후래시 삼아 겨우 작동을 시킨다. 핸드폰 충전기도 보이나 쓸 일이 없었고 내 영역표시도 했고 불필요한 몸무개도 줄이고 나서 아예 따뜻한 이곳에서 아이젠도 착용했다. 등산은 시계반대 방향으로 제3코스를 따라서 축령산에서 서리산을 거쳐 원점회귀키로 한다. 눈으로 뒤덮힌 등산로를 가다가 가끔 길을 벗어나기도 한다. 날이 따뜻하니 상고대는 볼 수가 없고 멧돼지가 낙엽을 뒤집어 놓은 것이 가끔 보인다. 독수리 머리를 닮은 수리바위가 나타난다. 예로부터 축령산은 골이 깊고 그 중 독수리가 유난히 많이 살았는데 이 바위가 멀리서 보면 독수리 머리 모양이라고 하여 수리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도 독수리 부부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한다. 한편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이곳으로 사냥을 왔는데 산신령께 제를 올리고 멧돼지 5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남이바위(남이장군의 수련바위) 조선시대 명장 남이장군은 한성의 동북 요충지인 축령산에 올라 지형지물을 익혔다. 장군은 산에 오르면 이 바위에서 무예를 닦고 심신을 수련하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이 바위 깊게 파인 자국은 그 때 남이장군이 앉아있던 자리라 한다. 남이는 세조의 총애를 받던 뛰어난 장군으로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여 더욱 유명해진 전설같은 인물이며 그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등산객이 나혼자라 이 넓은 축령산을 나 혼자 독점하자니 좀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 셀프 인증샷을 찍는다. 사방이 확 트여 시야가 넓은데 멀리 안개처럼 운무가 끼어 있어 바다처럼 보인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눈이 하얗게 쌓인 등산로를 걷는데 발자국이 없었더라면 등산화에 눈이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바람에 의해 눈이 잔뜩 쌓인 곳도 보인다. 서리산 정상에서 좀 시간이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정상에는 벤치가 몇 개 있는데 눈을 말끔히 치워놓은 벤치에서 집에서 가져온 샌드위치와 온수를 꺼내 먹는다. 가다보면 눈이 쌓여있어 점심 먹을 장소가 없을 것 같았다. 오늘 축령산과 서리산을 오르내리며 단 한사람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했다. 서리산은 북서쪽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리가 내려도 쉽게 녹지 않아 늘 서리가 있는 것같이 보여 서리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霜山이라고 한다. 서리산은 축령산 북서쪽으로 절고개를 사이에 두고 3km정도 거리에 있으며, 이 두 산이 축령산 자연휴양림을 분지처럼 휘감고 있다. 축령산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서리산이 정상에서 화채봉까지 700여 미터에 달하는 철쭉동산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등산객들이 매년 5월에 연분홍 철쭉을 찾기 시작하였다. 철쭉동산뿐 아니라 전후에도 철쭉이 즐비하여 서리산이 아니라 철쭉산이라 불러도 될듯 싶다. 그리고 산 아래 쪽에는 잣나무숲으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해보니 13시08분인데 10분에 버스가 있는데 연착을 했지만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올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