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을 주 재료로 초고버섯 목이버섯 청경채 배추 브로콜리 옥수수 등 각종 채소로 맛을 낸 다래성의 송이짬뽕
- 5~6㎝ 북한산 송이 상품만 골라 - 각종 버섯과 해물 볶아 육수 내 - 하얀 송이짬뽕 상큼·고소 인기 - 송이덮밥엔 굴소스로 단맛 더해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 하면 송이버섯을 빼놓을 수 없다. 연중 가을에 최고의 향미를 즐길 수 있어서 송이는 가을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다. 가을 송이는 여름 강렬한 태양을 받고 자란 산과 숲의 향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송이버섯을 한입 물면 마치 피톤치드의 향기가 온몸에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송이로 만든 중국식 짬뽕과 덮밥은 가을 별미로 추천할 만하다. 부산 동래구 수안동 동래경찰서 인근 다래성(051-555-3023)은 40년 전통의 평범한 중국집이지만 최근 송이짬뽕과 송이덮밥이라는 별미를 출시해 인근 주민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굴소스로 맛을 내 달콤함과 짭쪼름함이 강조된 송이덮밥. 송이짬뽕과 재료는 거의 비슷하다.
화교가 운영하는 정통 중국집인 다래성은 올해부터 송이짬뽕과 송이덮밥을 선보였다. 왕유린 주방장은 "몇 년 전 호텔 주방에서 일하다 송이짬뽕이라는 메뉴를 알게 됐는데 송이버섯이 워낙 비싼 재료여서 일반 중국집에서는 단가가 맞지 않아 엄두도 못 냈다"며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고자 올해 시도하게 됐는데 한번 드신 손님들은 계속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송이짬뽕은 송이버섯을 주재료로 만든 짬뽕이다. 흔히 생각하는 벌건 국물의 짬뽕이 아닌 멀건 국물의 '백짬뽕'이다.
송이버섯 초고버섯 목이버섯 등 각종 버섯류와 청경채 브로콜리 배추 옥수수 죽순 새우 갑오징어 등을 볶고 육수를 넣어 만들었다. 보기만 해도 여러 채소와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 '건강한' 식감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이 짬뽕의 주인공은 송이. 짬뽕그릇을 식탁 위에 놓자마자 송이 향이 강렬하게 퍼진다. "재료는 북한산 송이로 크기(5~6㎝)와 향으로 판단하자면 송이 중에서도 상품(上品)만을 쓴다"고 왕송인 대표는 설명했다.
채소 해물 등을 기름에 볶아 육수를 넣어 만들었고,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만든 것도 아니어서 짬뽕이 굉장히 기름질 것 같지만 송이버섯의 향이 워낙 강하다 보니 느끼한 맛은 없고 상큼하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 이곳에서 직접 뽑은 면은 오랫동안 국물에 있어도 잘 불지 않고 탱탱해 면 자체를 씹는 맛도 탁월하다.
송이덮밥 재료는 송이짬뽕과 거의 같다. 채소와 해물을 볶고 전분가루를 넣어 소스를 만든 다음 밥 위에 얹어 먹는 방식이다. 송이덮밥은 송이짬뽕에 비해 단맛과 짭쪼름함이 특히 강한데 설탕을 넣는 대신 굴소스로 맛을 냈기 때문이란다. 달콤한 맛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왕 주방장은 "무엇보다 송이 등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게 맛있는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송이짬뽕이 멀건 국물이다 보니 고춧가루를 타서 드시는 손님도 간혹 있는데 송이라는 재료 본연의 향취를 맛보기 위해서는 주방에서 나오는 그대로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이짬뽕은 9000원, 송이덮밥은 1만 원. 송이짬뽕에 이어 다래성은 계절별미로 겨울과 봄에는 굴짬뽕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