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 대성 산우회가 시산제를 지내는 날이다. 떡하고 돼지머리를 받기 위해 일찌감치 삼성역에 도착했다. 떡, 돼지머리, 김밥, 우유를 정리하고 우리들의 일용할 양식 막걸리와 소주를 차에 실었다.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씩 선,후배님들이 속속 도착했다. 정말 오랜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12회 류광모 선배님을 비롯하여 27회 박종명선배, 28회 이한국선배, 박천순선배, 민병설선배 모두다 옛날 그 모습 그대로다. 정말 반가웠다.
7시 40분 삼성역을 출발. 경기도 성남 복정역에서 권승 회장님, 채홍길 감사님 외 9명을 승차시키고 차는 고속도로를 향해 질주했다. 20여분 지나 권승회장님의 간단한 인사말씀과 오늘 산행할 천태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이어 박강래 산악대장님의 산행경로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참석하신 대선배님 12회 류광모선배님의 건강론까지 듣고 17회 장락현 선배님을 필두로 50회 막내 오성균 후배님까지 자기소개를 마쳤다. 차는 증평을 지나 9시 17분에 서청주 IC에 도착했다. 38회 하택용친구, 43회 이상태, 박상윤 후배를 태우고 다시 고속도로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시골풍경과 따사로운 햇살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9시 35분에 죽암 휴게소에 도착해서 15분간 휴식하고 다시 천태산을 향해 달렸다. 학산면 금산을 지나 금강 상류로 올라가는 시골길과 우뚝 솟은 산과 강이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는 생각을 했다. 10시 45분. 드디어 천태산 팻말이 보이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우리 일행모두 단체사진을 찍고 10시 58분에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주변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며 ‘아직도 여기엔 봄이 오지 않은 것 같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계속 올라갔다. 삼산폭포를 지나 11시 10분에 매표소에 도착. 벌써 선두는 영국사를 지나 암벽을 타고 천태산 2지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 후미일행은 매표소에서 표를 정리하고 영국사 옆길을 지나 A코스로 향했다. 그 곳에 보이는 기암괴석과 노송이 정말 멋졌다. 암벽을 타고 밧줄을 타는데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밧줄을 잡고 암벽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균형에서 파격이 주는 맛이 기가 막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본 산세가 아주 빼어나다. 전망도 죽인다.
11시 49분 다시 밧줄을 잡고 암벽등반을 할까 아니면 안전코스로 돌아갈까 잠시 망설였다.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을쏘냐! (12회 선배님이 이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우리 일행은 모두가 안전코스로 가기를 원했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올라가니 천태산 3지점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권승회장님, 남궁완선배님, 박천순선배님, 이상태후배, 박상윤후배들과 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 여기서도 전망은 매우 아름다웠다. 다시 암벽을 타고 천태산 4지점을 지나 능선삼거리에 도착했다. 선두는 정상에서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해 내려가고 후미의 일부는 정상으로 향했고 일부는 그냥 내려갔다. 10여분을 내려가니 넓은 장소에서 자리를 깔고 있는 선두가 보였다. 오리훈제에다 김치, 막걸리, 소주. 안 먹어 본 사람은 이 맛을 모를꺼다. 술이 달다. 술이 없다. 술이 모자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가 가고 있었다. 시산제를 준비하기 위해 하산을 재촉했다. 능선을 타고 또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게 스릴이 넘친다. 전망터 바위에서 잡시 자리 잡고 땀을 식혔다. 너무나 멋지다. 정말 좋은 산이라고 감탄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 2시 20분에 남고개에 도착했다. 소나무와 이름은 모르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들이 영국사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영국사에 들러 보물 533호인 3층 석탑과 만세루누각, 1000년이 넘는 고목을 보았다. 천년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시산제를 망탑봉에서 지내기로 했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미 내려가 있는 강호섭 부회장, 이상태, 양영찬후배와 통화를 해서 천태산 입구 넓은 장소에서 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내려갔다. 우리 일행은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짐을 운반하고 현수막을 치고 시산제 준비를 하는 동안 선,후배님들이 차례차례 도착했다. 순서에 의해 한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먼저 간 산우들을 추모했다. 어느 때보다도 경건한 자세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시산제를 마쳤다. 음복을 하고 떡과 음식을 먹고 이한국 선배님이 자르고 분리한 혓바닥 고기와 머릿고기를 먹었다. (이한국 선배님 머릿고기 자르는 솜씨는 예사롭지가 않았다. 어떻게 뼈는 뼈대로 살은 살대로 분해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모두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보니 가장 중요한 새우젓이 없는 것 이었다. 새우젓을 준비했더라면 조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모두 버스에 올라탔다. 창밖으로 보이는 벚꽃길과 금강줄기가 너무 아름다웠다. 4시 56분에 우리 일행은 식당에 도착했다. 이미 준비한 어죽과 도리뱅뱅이. 맛은 천하일품이다. 인삼 막걸 리가 한없이 들어간다. 권승회장님이 건배제의를 하고 모두 맛있게 먹었다. 힘든 산행을 언제한건지 피곤함은 없었고 즐거움만 가득한 채 식사를 마쳤다. 커피 한 잔과 함께 6시에 출발. 잘 정리된 벚꽃길을 달려 금산에서 유명한 금산랜드에 도착했다. 아이쇼핑도 하고, 인삼도 사라고 20분 휴식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너무 늦었는지 많은 가게가 닫혀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인삼냄새만 맡고 가긴 아쉬워서 인삼 막걸리와 4년 근 인삼튀김을 한번 맛보려고 샀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28회 박천순 선배께서 인삼으로 만든 젤리를 3봉지 사서 여러 선,후배님들에게 돌리라고 사주셨다. 선,후배들은 땡잡았다. 역시 공짜가 좋다.
6시 30분, 우리는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신탄진 휴게소에서 10분간 휴식하고 7시 20분 드디어 대성 산우회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12회 류광모 선배님의 팔순기념 위안잔치를 하기 위해 우리 후배들이 노래를 불렀다. 비록 음식을 차려놓고 멋있게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후배들의 마음을 알아주시길 바라며 오래도록 건강하게 대성 산우회에 참석하셨으면 좋겠다.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열창에 열창을 했다. 어느덧 차는 죽전정류장에서 박종명 선배님을 뒤로한 채 복정역으로 향했다. 노래자랑이 끝이나고, 17회 장락현 심사위원님의 멋드러진 노래 한 곡을 듣고 지금까지 열창을 거듭한 선,후배님들을 1등부터 7등까지 점수를 매겨 권승회장님이 상품을 시상했다.
모든 일정을 아무 탈 없이 끝마치고 복정역에 도착했다. 일부회원들을 하차시키고 다음 달에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마지막 종착역인 삼성역으로 차는 미끌어져갔다.
오늘 참석하신 선,후배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인삼젤리를 기증하신 28회 박천순 선배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멀리 청주에서 참석하신 38회 하택용친구, 43회 이상태, 박상윤 후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4월 산행은 권승 회장님과 박강래 대장님이 협의하여 좋은 산으로 이끌겠습니다.
첫댓글 시산제산행문잘보구갑니다.글쓰는실력이하루하루다르군요.이러다가문단에등장하시는거아닌가요.
정말 수고많았어요. 고맙고. 모든 회원님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산행후기 잘보고 갑니다 수고했어요
시산제 준비하랴~산행하랴~선,후배님 챙기랴~수석총무로 총괄 진행하랴~오락부장하랴~ 뒷풀이하랴~산행후기 쓰랴~~~오선규 친구^*^수고 많았습니다!!!
오 총무... 수고 많이하셨네...(무기명에 5만원 기부함.).
고생많으셨습니다. 선배님.
그나마 아침에 잠깐 뵈어서 좀 위안이 됩니다.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총무 ,,수고 많았읍니다
오선규 수석총무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산행후기도 점점 명품으로 업그레이드 된 느낌입니다.
돼지머리 고기에 시루떡과 도리뱅뱅이와 어죽에 인삼막걸리 정말 잘 먹었습니다.
선배님들과 함께한 산행에 감사드리며 오선배님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오선규 선배님 중간중간 메모하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