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선도 공부하기 (백회 열리다: 성욕의 활용과 선도 수련의 인연)

12월 9일 토요일 요즘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가 무더기로 계속 쏟아져 들어온다. 심지어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도 시원한 기운이 백회로 물밀듯이 들어온다.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걷거나 간에 어떠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도 끊임없이 봇물 터진 듯이 쏟아져 들어온다. 백회가 처음 열릴 때는 바늘구멍 만큼 가는 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송곳 구멍 정도로 차츰 넓어지고 그 다음에는 조금씩 조금씩 동전만 해지고 손바닥만 해지더니 이제는 머리 전체와 양 손바닥, 발바닥 또는 명문으로 어떤 때는 넙적다리 전체로 마치 피부호흡이라도 하듯 들어온다. 또 어떤 때는 눈을 뜨기가 거북할 정도로 계속 들어온다. 얼굴과 눈은 임맥이 단전 쪽으로 흐르는 기의 중요한 통로이다. 백회로 들어온 기는 임맥을 통해서 단전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자꾸만 눈이 감겨질 리가 있을까. 기가 흐를 때는 자연 그 부분이 이완되게 마련이어서 그런 것 같다. 아내와 나는 요즘 마치 열열한 연인들이 막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생활에 돌입한 느낌이다. 아내의 얼굴에는 생기가 피어난다. 확실히 젊어진 것 같다.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인생의 후반 초엽에 타오르는 사랑이어서 더욱 값지고 고귀하다. 직장에서도 연인처럼 아내의 얼굴을 떠 올리곤 한다. 아내는 결혼생활 23년이 지난 이제와서야 내가 자기의 진가를 진정으로 알아주고 사랑하게 되었다고 흐뭇해 한다. 가리늦게 이제와서 아내에게 너무 깊숙히 빠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남녀가 한덩어리가 되어 시간이 오래 지속될수록 결국 남자쪽이 먼저 손을 들게 마련이다. 그게 자연의 이치기도 하다. 누구도 이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요즘 나는 이 자연의 이치네 역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순전히 선도 수련의 덕분이 아닐 수 없다. 수련이 일정한 단계에 오르면 정(精)을 기화(氣化)할 수 있게 된다. 이때쯤이면 성욕자체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사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교접시 위축될 우려는 전연 없게 된다. <<<그러나 후배 수련자들에게 이 자리에서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수련으로 축적된 기운을 결코 부도덕한 방법으로 낭비하거나, 성욕자체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도 전에, 이성을 탐닉하지 말라는 것이다. 잘못하면 수련자체를 망쳐버릴 우려가 있으니까 지극히 조심할 일이다.>>> 황진이를 굴복시킨 서화담 선생의 고사는 단학 수련인들이 명심해야할 좌우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학 수련자체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 자신이란 세속적인 욕망, 육체의 욕망에 사로잡힌 자기를 말한다.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의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사람이 계속 수련에 정진하면 성통공완할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도 없는 것이다. 기운이 이렇듯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들어올 때는 필연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늘은 "나"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무었을 이루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기운은 하늘의 뜻에 맞게 바르고 유익하게 써야 한다. 아내를 즐겁게 하여 가정을 화목하게 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가 되겠지만 그보다도 한층 더 시야를 넓여서 홍익인간할 수 있는 일이 무었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내 능력과 재능에 알맞으면서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었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일반사람들과는 달리 약간의 글재주가 있다. 바로 이것이다. 이 재주를 한껏 선용하여 나라와 겨래와 인류를 위하여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찿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것이 바로 하늘이 나에게 맡겨준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면 나에게 내리는 천지기운은 바로 이 일에 쓰라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집필에 박차를 가했다. 쏟아져 들어오는 하늘의 기운에 보답하는 길은 바로 이 길뿐이라는 자각이 채찍이 되었다. 12월 21일 월요일 선도수련을 계속하여 기를 축적하고 보면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이 온갖 육체적인 고질병들이 하나씩 하나씩 낫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가 몸속에 작용하여 균형이 깨어진 몸을 바로 잡아 주기 때문이다. 우선 몸의 균형을 회복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정신적인 균형이 회복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으로써 사회의 한 계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일을 안하게 된다. 언제나 전체를 보고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바로 잡아주는 균형감각이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원만하고 믿음직한 사회인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이 전체적인 조화를 첫번째 덕목으로 여기는 균형감각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라도 나는 두 아이들에게 기회있을 때마다 단학수련을 권해 보았지만 어떻게 된 셈판인지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다. 아내만은 남편의 말을 받아들여 한때 단학선원에 나가서 며칠동안 수련을 받다가 힘에 부쳐서 그만둔 일이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럴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인연이 없어서 그런지 때가 안되어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친구나 직장동료들도 호기심만을 가지고 있는 축이 몇명 있지만 본격적으로 달려들려고는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아직 붐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