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이 김정은에게 주는 미국의 경고
장 순 휘(정치학박사, 화랑대문인회 이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보스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26일(현지시간) 미군 특수부대 데타포스의 기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6일 미군의 시리아 이들립 지역 공습 등으로 IS의 수괴인 알바그다디가 숨졌다”고 직접 밝혔다. 따라서 2014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사실상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는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 대한 ‘추종’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강한 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 특성을 고려하면 알바그다디 사망은 IS 재건의 불씨가 제거된 것으로 해석하지만 그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서 IS 수립을 선포한 인물로 서방 정보당국은 5년 동안 그의 소재를 추적해왔다. 특히 미국은 알바그다디에게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극비리에 추적해왔다. 알바그다디를 제거하기 위한 이번 군사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하 26일 자정쯤 터키 국경 인근인 시리아 이들립의 브리사 마을에서 비밀리에 진행됐다.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 중이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 작전’을 수행한 것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었는데 이번엔 ‘델타포스’란 별명으로 유명한 미 육군 특수작전사령부 소속 제1특수부대 작전분견대 정예군인들이 나섰다. 델타포스는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급습했고 IS 전투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알바그다디는 자폭테러범들이 입는 폭탄조끼를 입고 있었고, 가족들도 함께 있었다고 했다. 빠져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자 그는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교전이 시작되고 2시간 만에 상황은 종료된 완전작전이었다.
중동에서의 테러전식 비정규전을 이해하려면 유태민족과 아랍민족 간 일찍이 기원전부터 시작된 종교적 갈등을 알아야한다. 견원지간같은 두 민족의 분쟁을 서방국들이 개입하면서 화석연료(석유)의 지배권을 잡기위한 숙명적 대결이 70여년 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과정에서 1948년 팔레스타인지역에 정착민을 몰아내고 신생 ‘이스라엘’을 세움으로써 역사적· 영토적 · 종교적 충돌이 불가피하고 양 민족 간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 그 전쟁이 ‘중동전’인데 4차례의 전쟁의 결과는 이슬람권 국가들의 연전연패였다. 그후 1980년 9월 이란-이라크 종교전쟁으로 이란의 이슬람 근본주의(Islamic Fundamentalism)가 이라크와 충돌한 것으로 이슬람권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분열하면서 중동지역은 세계의 화약고로서 가장 참혹한 전쟁지역이 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 8월 2일 발생한 걸프(GULF)전쟁은 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의 침공으로 개전되었다. 미국은 즉각 이라크군의 철수를 요구했으나 후세인은 거부하였고, 1991년 2월 28일에 다국적군의 승리로 종료 후 후세인은 도피하다가 체포되어 사형이 집행되었다. 이러한 중동전의 전개양상은 궁극적으로 이슬람권 민족들에게 ‘반미 반이스라엘’투쟁의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제공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피의 보복’이라는 악순환에 걸려든 인류역사상 가장 비참한 테러전쟁사를 쓰고있다.
2001년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가 자행한 ‘9.11 미 본토 공격’을 비정규전((非正規戰, unconventional warfare; UW))의 일종인 소위 테러(terror)라고 규정하고, 미국의 중동지역관리는 ‘대테러와의 전쟁’을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자국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군사력우위의 공세적 전략으로 국익(national interest)을 지키고자 테러리스트의 보스로 지목된 범죄자는 가차없이 제거하고 있다. 이러한 ‘참수작전’을 통하여 미국에 도전하는 국가나 무력집단 및 테러분자들의 공격의지를 꺾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최강의 군을 가진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영화같은 군사작전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지키고자 하는 ‘세계평화’를 위한 보편적 가치인 정의(justice)의 방법론적 군사작전이라는 논리가 작용하기에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작전이 또 다른 테러를 준비하게 하는 피의 보복을 악순환적으로 불러온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중동평화정책에도 한계가 노출되어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특정다수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 · 납치 · 방화 및 자폭테러 등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를 자행하는 테러수괴들을 상대로 응징하는 것은 더 이상의 범죄를 예방하는 보편적인 선행(good indeed)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가? 특히 이번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IS 알바그다디의 제거작전을 통하여 북한의 김정은에게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세계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는 자는 어디에 숨든지 미국 대통령이 맘을 먹으면 언제라도 찾아서 직접 제거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음에도 김정은이 철없이 도발한다면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가는 것을 알아야한다. 각별히 김정은의 경거망동이 억제되고 개혁개방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트럼프 미대통령의 중대발표 중 알바그다디의 죽음에 대하여 품격없고 비하적 언급은 특수작전의 명예를 깎아내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