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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그 에코토피아의 길 스크랩 임진각 답사
남궁효 추천 0 조회 583 12.05.14 16:0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3월 3일 (토) 오랜만에 임진각으로 나섰다. 가까이 살면서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여 마음먹고 길을 나서는데 날씨는 쌀쌀하지만 햇볕은 봄이 저먼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자유로를 달려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지난다. 되돌아오는 길에 들르기로 했지만 귀로가 달라져서 가보지 못했다.

경의선 임진각역. 휴일 오전인지라 사람은 전혀 없고 썰렁한 바람만 분다.  

역사 안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작은 소망과 추억을 가득 적어 놓은 낙서벽이 한 켠에 마련되어 있다. "복원되는 통일철도 살아나는 민족정기" 같은 통일된 국가 , 되살아나는 민족정기, 남북을 이어줄 철로에 관한 글들이 많았다.

사실, 임진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것은 박태순 선생의 "나의 국토 나의 산하"라는 국토기행문을 읽고나서다. 그 2절. '임진강 들녘에서 북한산과 송악산을 바라보다' 에 경기 고양, 파주, 연천으로 이어지는 임진강 답사기가 실렸는데, 국토의 중심에서서 남북의 상징으로 북한산과 송악산을 바라보면서 통일을 꿈꾸는 염원이 간절히 서술되어 있다.

 

역사 오른쪽에는 박봉우 시인의 [휴전선] 전문이 새겨진 둥근 비석이 있다.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 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 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휴전선>은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우 용기있는 목소리를 냈다.

시인 신경림은 <휴전선>이 6.25 이후 최초의 민족시요, 반전시라고 평가한다.

시인 조태일은 "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 속에서 대부분의 시인들이 기진맥진한 채 꽃과 여인과 술과 혹은 병든 자아의 한 구석을 노래하며 자위하고 있을 때, 박봉우 시인은 우리의 뼈아픈 분단의 현실과 민족의 갈등을 온몸으로 노래했다"고 평했다. 박봉우의 스승 김현승은 그의 시를 "비단으로 만든 손수건"과는 전혀 다른 "광목 폭을 ?어 만든 깃발"이라고 비유했다. [신경림,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임진강역에서 서울이 52km, 평양은 209km라고 한다. 정말 가까이에 있음에도 해방 이후 우리는 너무나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특히나 최근 4년간은 더욱 그렇다. 민주정부 10년간의 통일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만든 반북 고립정책은 외교적으로 미국에 더욱 의존적으로 만들었고, 대내적으로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상실했다. 그러니 대운하사업, 4대강사업 등 별 필요도 없고 오히려 환경 파괴밖에 안 될 토목공사에 혈안이 되고 말았다.

 

북한과 평화적 관계가 되어야 경제적으로도 윈윈 관계가 될 수 있다. 북한 너머 만주, 소위 동북 3성 및 연해주와의 관계도 새롭게 진전시킬 수 있었을텐데...노무현 대통령 때인가 '동북아중심국가'론을 내세울 적에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아마도 미국쪽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고 깃발을 일찍 내려버린 것 같은데, 그 결과 노 정권도 '한미 fta' 같은 데로 탈출구를 삼았고, 국내 정재계는 거센 폭풍우를 거쳐야 했다.

우리 역사의 3/4은 대륙에 관련된 것인데, 대륙을 잃어버린 지 1,000년이 지났다.

이제라도 남북을 잇는 철로를 다시 연결해야 한다. 더나아가 만주로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열차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민족의 활로, 경제의 발전, 외교와 교역을 통한 평화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을 고립시키고 고사시키는 전략은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전략은 남북 관계를 긴장시키고 군사적 도발을 유인할 것이며, 젊은 청년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만다. 21세기에 구태의연한 냉전 전략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생각은 참으로 어리석고 무모하다.  

 

 

임진각 망배단. 남으로 쫓겨내려온 이산 가족들이 북에 두고 온 친인척을 기리면서 제를 올리는 망배단은 하루빨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차라리 저 웅혼한 대륙을 향하여 아득한 옛날 말달리고 문명의 시원을 구가했을 조상들의 위업을 향하여 제사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임진각 전망대.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보니 북쪽으로 전란으로 파괴된 철교 옆으로 새로 놓은 임진강 철교가 보이고, 자유의 다리도 보인다. 

 

평화의 종.

임진각 주변이 관광지화 되고 있다. '임진각 평화랜드, 평화누리'

바람이 워낙 거세게 불어서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만 내려다 본다.

 

 

 

 

임진강역에서 한 정거장 더 가면 도라산역이고 거기서 내려 제3땅굴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 정거장 더 가면 장단역으로 군사분계선 밑이다. 그 북쪽으로 대성동 마을과 판문점이 있다.  

망향의 노래비. 가수 설운도를 정상으로 끌어올린 히트 가요-'잃어버린 30년'이 비석에 새겨져 있다.

 

'자유의 다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붙어 있는 수많은 리본에는 저마다 작은 소망,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다.

 

장단역 부근에서 나뒹굴던 부서진 증기기관차를 전시하고 있다.

 

 

 

 

 

 

'자유의 다리' 입구. 예가지 오는데만 50년이 걸렸다고 하니...휴~~ 

 

다리 왼편으로 한반도 모형의 인공 연못을 설치해 놓았따.

 

다리의 끝은 이렇게 막혀 있다.

하루빨리 남북민 모두 어리석음을 극복하여 화해와 상생의 시대가 열리고 이 다리가 개통되었으면 좋겠다.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 우리 민족은 그 동안의 닫혔던 마음을 열고 평화를 소망하는 큰 걸음을 하였다.

6.15 남북정상회담은 통일, 혹은 민족 공영의 희망을 지피는 기폭제이다.

민족화합, 조국통일, 인류평화라는 지고지순의 가치;를 향하여...평화의 종을 세우다.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

내가 없으면 조국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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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2.05.14 16:06

    첫댓글 사이버 공간을 차지하고나서 여러날 비워두게 되니 송구합니다. 사실 동학 관련 서적을 약간 정리해서 올린 다음에는 관계 지역 답사를 다녀와서 답사기를 올리려는 구상도 했습니다만, 실천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더군요. 모두 저의 게으름 탓입니다.
    지난 3월의 임진각 답사기를 올립니다. 통일을 주제로 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12.05.17 11:30

    오래만에 카페에서 뵙습니다. 자주 뵙고 싶었는데... 이명박 정권이 친미 정책은 동북아의 여러 상황들을 어렵게 만들고 중국과 북한고 대결 구도로 몰고 가서 좋을 것이 무엇인지 갑갑합니다. 강정 해군기지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이런 냉전구도를 언제나 종식되어 윈-윈의 시대로 나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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