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도론 2권
16. 기능[根]과 진리[諦]
16.1. 기능(根)에 대한 상세한 주석
1. 요소(dhātu, 界) 다음으로 기능(indriya, 根)을 설명한다.
기능은 22가지이다. 즉
(1) 눈의 기능(眼根) (2) 귀의 기능(耳根) (3) 코의 기능(鼻根) (4) 혀의 기능(舌根) (5) 몸의 기능(身根)
(6) 여자의 기능(女根) (7) 남자의 기능(男根)
(8) 생명기능(命根) (9) 마노의 기능(意根)
(10) 즐거움의 기능(樂根) (11) 괴로움의 기능(苦根)
(12) 정신적 즐거움의 기능( 喜根) (13) 정신적 고통의 기능(優根) (14) 평온의 기능(捨根)
(15) 믿음의 기능(信根) (16) 정진의 기능(精進根)
(17)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18) 삼매의 기능(定根) (19) 통찰지의 기능(慧根)
(20) 구경의 지혜를 가지려는 기능(未知當知根)
(21) 구경의 지혜의 기능(已知根) (22) 구경의 지혜를 구족한 자의 기능(具知根)이다.
2. 여기서 다음과 같이 판별을 알아야 한다.
① 뜻에 따라
② 특징 등에 따라
③ 순서에 따라
④ 분류되는 것과 분류되지 않는 것에 따라
⑤ 역할에 따라
⑥ 일어나는 곳에 따라
(1) 뜻에 따라
3. [(1) 뜻에 따라:
이 가운데서 눈 등은 즐기기 때문에 눈이라 한다고 시작하는 방법에 따라(ⅩⅤ.§3) 그 뜻을 밝혔다.
마지막 세 가지에서 첫 번째를 구경의 지혜를 가지려는 기능(an-aññātaññassāmītindriya, 未知當知根)이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성스러운 도가] 나타나기 전에
‘알지 못했던 불사의 경지나 네 가지 진리(四諦)의 법을 알리라’ 다짐하고,
수행하는 자에게 일어나기 때문이며, 다스린다는 뜻을 가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를 구경의 지혜의 기능(aññ-idriya, 已知根)이라 한다.
완전히 알기 때문이며, 다스린다는 뜻을 가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구경의 지혜를 구족한 자의 기능(aññātāvindriya, 具知根)이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완전히 알고 네 가지 진리를 아는 역할을 마친 번뇌 다한 자에게 일어나기 때문이며, 다스린다는 뜻을 가지기 때문이다.
4. 그들이 가지는 기능(根)의 뜻 [즉 다스린다는 뜻]이란 무엇인가?
① 지배자(Inda)의 표식(liṅga)의 뜻이 기능의 뜻이다.
② 지배자에 의해서 설해졌다(desita)라는 뜻이 기능의 뜻이다.
③ 지배자에 의해서 보여졌다(diṭṭha)라는 뜻이 기능의 뜻이다.
④ 지배자에 의해서 준비되었다(siṭṭha)라는 뜻이 기능의 뜻이다.
⑤ 지배자에 의해서 경험되었다(juṭṭha)라는 뜻이 기능의 뜻이다.
이 모든 뜻은 적절하게 적용된다.
5. 정등각자인 세존께서는 최상의 지배력(issariya)을 가졌기 대문에 지배자(Inda)이시다.
유익한 업과 해로운 업도 지배자이다. 왜냐하면 업에 대해 지배력을 가진 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업에 의해서 생긴 기능은 유익한 업과 해로운 업을 보여준다. 그것(業=Inda=지배자)에 의해서 생겼다. 그러므로 이 기능은
① 지배자(Inda)가 보여준다는 뜻과
④ 지배자에 의해서 준비되었다는 뜻에서 기능(indeiya)이라 한다.
세존께서는 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모이셨고 깨달으셨기 때문에
② 지배자가 설하셨고
③ 지배자가 보셨다는 뜻에서 기능이라 한다.
성인중의 성인이신 세존께서 어떤 것은 대상(gacara)을 통해서 체험하셨고(āseanā) 어떤 것은 수행(bhāvanā)을 통해서 체험하셨기 때문에
⑤ 지배자에 의해서 경험되었다는 뜻에서 기능이라 한다.
6. 더욱이 권력이라 불리는 지배력(issariya)의 뜻에서 이들은 기능(idriya)이다.
눈의 알음알이 등이 일어나는 경우에 눈 등은 권력을 성취한다.
눈 등이 예리하면 눈의 알음알이 등도 예리하고, 눈 등이 둔하면 눈의 알음알이 등도 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뜻에 따라 판별한 것이다.
(2) 특징 등에 따라
7. (2) 특징 등에 따라:
특징,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에 따라 눈 등의 판별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눈 등의 특징 등은 무더기(蘊)의 해설에서 이미 설했다.(ⅩⅣ.§37이하) 통찰지의 기능(慧根) 등 네 가지는 뜻으로 볼 때 어리석음 없음(不癡) 그 자체이다.
나머지는 각각 거기서 설했다.
(3) 순서에 따라
8. (3) 순서에 따라:
이것도 오직 가르침의 순서이다.(ⅩⅣ.§211참조) 안의 법을 잘 알아 성스러운 경지를 증득하기 때문에 몸과 연결되어있는 눈의 기능(眼根) 등을 첫 번째로 설하셨다.
어떤 법을 의지하기 때문에 그 몸은 여자 또는 남자라 불린다.
그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보여주기 위하여 눈의 기능 등 다음에 여자의 기능(女根)과 남자의 기능(男根)을 설하셨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생명기능(命根)과 결합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하여 그 다음에 생명기능을 설하셨다.
이것이 존재하는 한 느낌들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과 느껴진 것은 모두가 괴로움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 다음에 즐거움의 기능(樂根)을 설하셨다.
이것을 소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법들을 닦아야 하기 때문에 그 길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다음에 믿음의 기능(信根) 등을 설하셨다
이 길을 통해 이 법이 처음으로 자기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 길이 허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 다음에 구경의 지혜를 가지려는 기능(未知當知根)을 설하셨다.
이것은 그것의 결과이고 또 그 다음에 닦아야 하기 때문에 그 다음에 구경의 지혜의 기능(已知根)을 설하셨다.
수행을 통하여 이것은 얻어지고 또 이것을 얻으면 더 이상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최상의 안식(安息)처인 구경의 지혜를 구족한 자의 기능(具知根)을 설하셨다.
(4) 분류되는 것과 분류되지 않는 것에 따라
9. (4) 분류되는 것과 분류되지 않는 것에 따라:
여기서 생명기능만이 분류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물질의 생명기능과 정신의 생명기능의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분류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여기서 분류되는 것과 분류되지 않는 것에 따라 판별을 알아야 한다.
(5) 역할에 따라
10. (5) 역할에 따라:
‘기능의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한다면,
“눈의 기능은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眼識界)와 또한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기능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5)”는 말씀 때문에,
눈의 기능 등의 역할은 기능의 조건을 통해서 성취되며,
자신이 예리하거나 둔할 때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 등의 법들로 하여금 예리하거나 둔하다는 등으로 불리면서 자기의 형태를 따라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귀·코·혀·몸의 기능도 이와 같다. 마노의 기능의 역할은 동시에 생긴 법들을 자기의 지배 하에 두는 것이다.
생명기능의 역할은 동시에 생긴 법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여자의 기능과 남자의 기능의 역할은 여자·남자의 외관상의 표시·속성·활동·행동거지를 할당하는 것이다.
즐거움·괴로움·정신적 즐거움·정신적 고통의 기능의 역할은 동시에 생겨난 법들을 지배한 뒤 그들에게 각각 자기들의 거친 형태를 나누어주는 것이다.
평온의 기능의 역할은 그들에게 고요하고 수승하고 중립적인 형태를 나누어주는 것이다.
믿음의 기능 역할은 [불신 등] 반대를 극복하고 관련된 법들에게 믿음 등의 형태를 나누어주는 것이다.
구경의 지혜를 가지려는 기능(未知當知根)의 역할은 세 가지 족쇄를 귾고 또 관련된 법들로 하여금 그것을 끊는 것과 직면하게 만드는 것이다.
구경의 지혜의 기능(已知根)의 역할은 감각적 욕망과 악의 등을 줄이고 버리며 동시에 생긴 법들을 자기의 지배 하에 두는 것이다.
구경의 지혜를 구족한 자의 기능(具知根)의 역할은 모든 일에서 열망을 버리고 또 관련된 법들을 불사인 열반과 직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기서 역할에 따라 해설을 알아야 한다.
(6) 일어나는 곳에 따라
11. (6) 일어나는 곳(地)에 따라:
여기서
(1) 눈의 기능(眼根) (2) 귀의 기능(耳根) (3) 코의 기능(鼻根) (4) 혀의 기능(舌根) (5) 몸의 기능(身根)
(6) 여자의 기능(女根) (7) 남자의 기능(男根)
(10) 즐거움의 기능(樂根) (11) 괴로움의 기능(苦根) (13) 정신적 고통의 기능(優根)은
오직 욕계의 것이다
(8) 생명기능(命根) (9) 마노의 기능(意根) (14) 평온의 기능(捨根) (15) 믿음의 기능(信根) (16) 정진의 기능(精進根) (17)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18) 삼매의 기능(定根) (19) 통찰지의 기능(慧根)은,
네 곳에 다 포함된다.
(12) 정신적 즐거움의 기능(喜根)은, 욕계, 색계, 출세간의 세 곳에 포함된다.
나머지 셋은 출세간의 것이다.
이와 같이 일어나는 곳에 따라서 판별을 알아야 한다.
12. 이와 같이 알면서,
거듭해서 분발하는 비구는 기능의 단속에 굳게 머물러
기능을 철저히 알아 괴로움을 종식시킬 것이다.
이상으로 기능들에 대한 상세한 주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