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보 & 프리컷’ 목조주택의 미래인가?
수요에 맞춰 원자재·운용기술 확보해야 / 국산재 활용할 프리컷 설비 ‘멀지 않아’
기둥·보에 대한 인식과 수요 팽배
목조주택 구조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시공되고 있는 경량목구조가 기둥·보 구조로 대거 옮겨 갈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추론이 거세다.
그것은 원초적으로 한국적인 기호와 연관돼 있다. 최근 열린 기둥·보 세미나에서 산림과학원 박문재 박사는 목재가 훤하게 드러나는 구조나 툇마루 등과 같은 한국적 요소가 소비자 측에서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스튜가의 최원철 대표는 “기둥·보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한다. 연간 국내 목조주택 신축건수는 약 7500동이지만, 5년 후면 목조주택 건축 동수가 5만호를 넘어 설 것이다. 그때 쯤이면 아마 국내에도 프리컷을 통한 기둥·보 구조가 체계를 갖출 것”이라 전망했다.
경량목구조보다 기둥·보 구조가 활성화돼 있는 일본의 경우는 이러한 목구조를 시장성과 연개해 풀어내기 위해 프리컷 방식을 일반화시켰다. 인천의 목조주택자재 전문업체인 대화의 박광섭 대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기둥·보와 같은 개념의 포스앤빔(post&beam)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주택 쪽은 경량목구조가 우세다”고 전했다. 그만큼 기둥·보 구조는 동양적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둥·보 구조가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프리컷에 의한 건축 부자재를 생산해 내는 기술도 연마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기둥·보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우수한 엔지니어를 갖춰야 하는 인적 인프라의 문제와 자원생산 및 가공기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본 측에서 적극적으로 국내 공략 나서
늘어나는 기둥·보 구조 수요에 대한 대처가 일본 측의 적극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기인해 해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과 같이 설계에 기초해 가공생산 과정을 완벽하게 자동화해 소화해 내는 프리컷 전문업체는 현재 국내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경향하우징페어 기간에 경기도 여주에 있는 아스카와 동남산업개발이 프리컷 방식으로 건축물을 시공, 전시해 눈길을 끌었지만, 일본의 경우처럼 완벽하게 설계와 가공제작을 구현해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들은 일본의 한 목재조합을 통해 프리컷 자재를 들여오고 있으며, 일부 프리컷만 생산해 내고 있는 단계다. 산림조합중앙회 여주유통센터에도 프리컷 기계가 있지만 한 채의 건물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처럼 미약한 국내 프리컷 상황과 맞물려 일본의 프리컷 시장은 포화상태다. 여기에 주택건설 불경기까지 겹쳐 한국은 그들의 자재와 공법을 소개하기에 지리적으로도 궁합이 잘맞는 최적지다.
현재 국내 업체와 발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프리컷 회사는 여럿이다. 여러 일본의 프리컷 조합 특징에 따라 솔리드 프리컷, 집성재 프리컷 또는 이들을 결합한 일명 ‘축조방식 프리컷’ 등이 예이다.
언제쯤 국내에 프리컷 설비 갖춰질까
하우징페어 기간에 한국을 방문한 미야자키 목재이용센터 관계자는 일본에서 이처럼 프리컷 방식으로 부자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업체는 약 400개 정도며, 전체 목조주택의 약 85%가 프리컷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경향하우징페어 기간에 방한한 일본목재종합정보센터의 히비노 전무는 이와 같은 생산업체는 대부분 조합이나 정부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해, 결국은 여러 관련 업체의 결속에 의한 정부의 지원 또는 정부기관 독단의 정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추론된다. 더불어 일본목조주택수출협회 박우열 한국지사장은 일본에서, 현재 연간 45만호의 목조건축이 지어지고 있다고 전했으며, 프리컷은 집성재와 솔리드 양쪽 모두 일반화 됐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일본은 400개의 프리컷 회사에서 생산하는 프리컷 자재로 연간 약 38만2500호의 건물을 짓고 있으며, 한 개의 조합이나 정부단체가 평균 약 956호의 건물을 짓고 있는 셈이다.
대화 박광섭 대표와 스튜가 최원철 대표는 국내에 조합의 개념이든 업체 단독이든 자체적으로 프리컷 설비를 갖추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2000~3000호의 목조주택 수주가 따라줘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일본목재종합정보센터의 히비노 전무는 약 300동 이상의 건축 의뢰만 있으면 한 개의 프리컷 설비가 세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견해의 갭은 원자재를 생산해 내는 비용이나, 정부지원, 인건비, 기술사용료 등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차이다.
관계자들은 수십만 호의 목조주택이 세워지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조합의 형태나 정부지원이 결여되면 프리컷 설비는 이미 시장성에 흠결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목조주택에 대한 주무기관의 의지와 관련 업체들의 긴밀한 결속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완벽한 프리컷 설비를 갖추기 위한 비용은 약 100에서 200억원까지라고 국내외 관계자들은 다양하게 견해를 밝혔다.
‘기둥·보 & 프리컷’ 어떻게 대비하나
그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프리컷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산재로도 프리컷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삼나무 집성재처럼 가공기술을 개발해 할 수도 있고, 낙엽송도 충분히 프리컷 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요소가 더 많다. 국내의 자원과 설비가 차질없이 구비될 때까지의 과정이 더 중요한 셈이다. 물론 기둥·보에 대한 수요에 따라 그 기간이 늘어나거나 단축될 수도 있지만, 프리컷 기술이 시장성을 갖기 위해 그리고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잘 갖춰야 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것은 조림부터 설계기술, 설비기술, 시공기술 뿐만 아니라 건축대지조달 및 부대 금융문제 해결 등 모든 부분에 해당한다.
더불어 앞으로 일본 프리컷 관련 업체와의 긴밀한 협조관계 유지는 절실하며, 그들의 노하우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과 수요 기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관련 주무기관의 제도 정비나 지원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본의 재래식 목조주택과 Pre-cutsystem
1980년대 이전 까지는 일본에서도 목수들이 재래식 목조주택을 지을 때, 수작업으로 기둥, 보, 도리, 서까래 등을 가공했다. 특히 부재와 부재들의 접합부의 장부가공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작업들이 미리 공장에서 기계로 가공되어서 현장에서는 조립만하면 되도록한 시스템을 많은 건축업자들이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Pre-cutsystem이라 하며, 현재는 CAD-CAM형 프리컷트 기계의 개발로 목조건축시장에 많이 보급되어 일명 프리컷트 공법이 보편화되었다.
아래 자료는 일본의 (주)미쯔와(http://www.mitsuwa-net.co.jp/)에서 발췌한 것이다.
* 프리컷트 공법에서는 회전 날의 가공기계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둥근형태의 장부맞춤이 많다.
출처 :나무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