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맑음, 아침 12℃, 낮 26℃.
마드리드 구경이다. 아내와는 2002년 여름에 왔었으니 거의 20년 전이다. 22년도 산티아고 길 걸을 때 왔었으니 낯선 길은 아니다. 호스텔 도미토리에 누워 있자니 힘들다.
일찍 잠이 깼는데 아침 8시까지 불을 켜지 말라는 숙소 내 규칙으로 힘들게 누워있었다. 일어나고 싶으면 조용히 밖으로 나가야 한다. 푹 자는 아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며 침대에서 뭉개며 시간을 보낸다.
아내가 일어나서 함께 주방으로 가 아침을 준비해서 먹었다. 누룽지를 끓이고 어제 산 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짐을 정리하고 여행 차림을 갖춘다. 정리된 배낭을 숙소에 맡긴다. 오전 9시에 체크아웃이다. 오후 6시 짐을 찾으러 오기로 했다.
시내 구경을 나선다. 아침 공기는 신선하고 차분하다. 지하철 역 Embajadores에서 지도를 살펴서 솔 광장 방향으로 위치를 잡고 걸어간다. 거리 이름은 Cascorro다. 오래되 보이는 2차선 도로인데 걷기에 적당했다.
산 이시도르 사원(Colegiata de San Isidro)이 보인다. 1622년~61년에 걸쳐 세워진 사원이다. 사원 안에는 마드리드의 수호성인 산 이시드로와 그의 아내 산타 마리아 데 라 카베사(Santa María de la Cabeza)의 부패하지 않은 유해가 보관되어 있다.
현재의 알무데나 대성당이 봉헌된 1993년까지 이 도시의 대성당이었다고 한다. 주변의 상가들과 오가는 사람들에서 마드리드의 삶이 보인다. 불규칙적인 건물 외관에 커다란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품위 있어 보이는 벽화들이 종종 보인다.
작은 광장(Plaza de Cascorro)에 들어선다. 엘로이 곤잘로(Monumento a Eloy Gonzalo el Heroe de Cascorro)의 동상이 있다. 1895~97년 쿠바 전쟁에 참전한, 영웅적인 스페인 군인이란다. 도시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광장 주변에는 노점 카페의 빈 의자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간판 장식이 좀 이상하다. 해골에 거미가 걸려있다. 대마초(marihuana)라는 글씨가 읽혀진다. 대마초를 파는 가게인가보다. 이렇게 오픈되어있다는 것이 놀랍다.
마요르 광장(Plaza Mayor)으로 가는 작은 아치형 입구, 남쪽 게이트인 Arco de Cofreros가 나타난다. 마요르 광장이다. 17세기풍의 건물로 둘러싸인 커다랗고 멋진 광장이다.
광장 중앙에 말을 탄 기마상은 1619년 이 광장을 설계한 펠리페 3세의 동상이다. 그때부터 이 광장에서는 국왕의 취임식과 종교 의식, 그리고 투우와 교수형까지 집행되는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져 왔다.
광장 북쪽 시계탑이 있는 건물 중앙에는 Plaza Mayor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 벽에는 세르반테스를 비롯한 스페인이 낳은 유명인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옛날 식육점 관리국이었던 광장 남쪽 건물에는 마드리드 시 관광안내소가 있다.
광장의 카페테라스는 차분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다. 커피 한 잔을 청해 놓고 아무리 앉아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이곳 카페테라스는 밤늦게까지 붐빈다. 마요르 광장에는 원래 9개의 아치형 출입문이 있었다.
사방이 4층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을 드나드는 출입문이 필요하다. 9개 중에서도 남서쪽에 남아있는 쿠치에로스 아치(Arco de Cuchilleros)는 가장 운치 있는 문이다. 이 문을 나와 돌계단을 내려가면 쿠치예로스 거리가 있다.
여기에는 옛날 마드리드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레스토랑과 메손(Meson)이라는 술집들이 줄지어있다. 메손의 내부는 안으로 길게 뻗어있다. 이 술집들은 옛날에 감옥 이었다는 말도 있다.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이 광장에 많다.
솔 광장으로 간다. 가는 길에 있는 상점 중 시계상점(Antigua Relojeria))의 정면이 특이하다. 칼레 드 라 살(Calle de la Sal)거리에 있는 오래된 시계 가게다. 100년이 넘은 알람시계의 훌륭한 작업으로 유명하다.
역사가 느껴지는 박물관 같다. 1880년대에 세워진 것 같다. 대머리 영감님이 10시 5분을 가리킨다. 여러 가지 사탕을 팔고 있는 가게의 전시가 눈에 들어온다. 젤리도 보인다. 솔 광장(푸에르타 델 솔 Puerta del Sol)으로 왔다.
여기도 기마상(Estatua Ecuestre de Carlos III)이 있다. 카를로스 3세의 동상이다. 조각가 에두아르도 잔카다와 미겔 앙헬 로드리게스가 청동으로 제작했단다. 카를로스 3세는 1716년 마드리드에서 펠리페 5세와 이사벨 데 파르네시오의 아들로 태어났다.
1759년에 국왕으로 선포되었다. 카를로스 3세는 현재 스페인의 국기를 선택하고 푸에르타 델 솔에 본부를 둔 우편 망을 구축하여 통신을 개선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마드리드에서 시작되는 방사형 도로망을 만들었는데, 이는 오늘날 스페인의 도로망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0 킬로미터 지점(Kilómetro 0 de las carreteras radiales de España)도 찾아본다. 광장 바닥에 있는 0 km 표지판이다. 이 지점이 스페인의 중앙으로 동서남북의 거리로 표시되는 기준점이다.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있는 화강암과 황동 평판으로 고속도로가 출발하는 지점을 표시한다. 그 뒤로 태양의 문 시계탑(Reloj de la Puerta del Sol)을 갖고 있는 건축물이 버티고 있다. 왕립 우체국 . 정부청사(Real Casa de Correos)란다.
레알 카사 데 코레오스는 잘 보존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정면을 갖춘 인상적인 역사적 건물이다. 그 건축학적 아름다움과 역사적 중요성은 주목할 만하다. 카를로스 3세의 기마상 옆으로 조각상(La Mariblanca)이 있다.
로마 여신 비너스의 복제품이다. 1630년에서 1838년 사이에 마리블랑카 분수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신앙의 분수, 성공의 분수, 비너스 또는 다이애나의 분수, 하피의 분수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반대편에 곰과 마드로뇨 나무 동상(El Oso y el Madroño)도 반갑다.
활기찬 도심 광장에 위치한 유명 청동상으로 곰과 딸기나무가 묘사되어 있다. 마드로뇨는 스페인 지역에 나는 산딸기라고 한다. 1967년 스페인의 조각가 안토니오 나바로 산타페가 제작했다.
13세기 말부터 마드리드 문장에 들어있던 곰과 딸기나무를 조각으로 옮긴 것이다. 높이가 4m다. 곰이 나무를 오르는 모습을 조각한 조각품은 마드리드 시의 문장이다. 옛날 이 근처에서 곰이 잡혔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이곳 솔은 1808년 5월 2일 스페인을 침략한 나폴레옹군대에 시민들이 맨손으로 저항한 곳이다. 프랑스로부터의 독림을 위한 독립전쟁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인 사건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고야의 <5월 2일의 재앙>과 <5월 3일의 처형>의 두 작품이다.
경찰서 벽에는 이 5월 2일의 역사적인 사건을 나타내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마드리드를 걸어서 관광하려면 중앙 지대인 이곳 솔 광장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로망과 지리를 파악하는데 가장 쉽다. 그만큼 도로가 이곳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있고 버스는 물론 지하철도 3개 노선이 이곳으로 마주친다.
푸에르타 델 솔은 태양의 문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성문이 없다. 그러나 16세기까지 태양의 모습이 새겨진 성문이 있었고 이 성문이 없어진 뒤에도 지명만은 오늘날 까지 남아있다.
성문 대신에 시계탑이 있는 경찰서가 있다. 마드리드 시민들은 이곳에서 약속하고 만난다. 그들은 이곳을 그냥 솔이라고 부른다. 버스 정류장 표시와 지하철역 이름도 그냥 솔이다.
20세기 초 그란비아 거리가 형성될때까지는 이곳이 쇼핑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유서깊은 상점만 있고 스페인 풍의 물건이
나 서민적인 물건을 쇼핑하려면 이곳에 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