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 제2장 20절: 신들의 시대 개막
티타노마키아의 격렬한 불길이 스러진 후, 세상은 아직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땅은 깊게 갈라졌고, 숲과 계곡에는 바람과 불의 흔적이 흉터처럼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혼돈 위로, 제우스와 올림포스 신들의 손길이 닿기 시작했다. 그들의 힘은 파괴가 아닌 창조를 향했고, 그들의 의지는 질서를 향해 움직였다. 제우스는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하늘과 대지를 내려다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새로운 시대의 지도와 같았다. 숲과 강, 바다와 계곡은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기회가 보였다. 그의 눈빛은 승리의 기쁨을 넘어, 이 거대한 세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무게로 빛나고 있었다. 그의 형제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질서를 세우기 시작했다. 포세이돈은 끝없이 요동치던 바다를 안정시키며 파도의 흐름을 조율했다. 더 이상 티탄의 폭정으로 물결이 요동치지 않도록, 그는 바다 속 깊은 곳까지 균형을 맞추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거대한 파도가 잔잔한 리듬으로 바뀌고, 해저의 생명들은 평화를 되찾았다. 한편, 하데스는 저승과 땅 아래의 질서를 새롭게 잡았다. 죽음과 생명의 균형은 그의 손에 의해 완벽하게 조율되었다. 그는 어둠과 그림자의 힘으로 혼란스러웠던 지하 세계를 정리하며,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명확하게 그었다. 그의 영역은 공포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질서의 필수적인 축이 되었다. 올림포스의 여신들 또한 힘을 합쳤다. 헤라는 신들을 조화롭게 배치하며 각자의 영역과 역할을 정했다. 그녀의 권위는 올림포스 신들의 연합을 굳건하게 만들었다. 데메테르는 자연의 힘으로 황폐해진 대지를 치유했다. 그녀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풍요가 다시 돌아왔다. 헤스티아는 올림포스의 중심에 성스러운 불꽃을 지키며, 신들의 결속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모든 신들의 힘과 속성이 조화롭게 결합되어, 세상 곳곳에 안정의 기반을 마련했다. 질서와 권위, 풍요와 자연, 사랑과 전쟁, 지혜와 예술… 모든 것이 올림포스 신들의 통치 아래 제자리를 찾아갔다.
제우스는 그의 형제들을 돌아보며 손을 들어 높이 올렸다. 그의 목소리는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우렁찬 선언이었다.
“이제 세상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힘만이 아닌, 지혜와 정의로,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한다. 올림포스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 순간, 올림포스에서 울려 퍼진 함성은 바람과 별빛, 숲과 강을 따라 번졌다. 하늘과 땅, 바다와 숲, 모든 존재가 신들의 새로운 질서 아래 조화를 이루었다. 전쟁의 여운 속에서도, 새로운 시대의 기운은 강하게 자리 잡았다.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가장 높은 왕좌에 앉아, 형제들의 눈빛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의 눈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영원히 지켜나가야 할 책임감을 보고 있었다.
“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키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폭정과 혼돈을 끝내고, 균형과 질서를 수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다.”
포세이돈이 바다를 조율하며 작은 파도를 일으키자, 물결은 평화로운 리듬으로 흐르고, 하데스의 그림자가 땅 아래를 비추며 죽음과 생명을 균형 있게 조율했다. 숲과 계곡, 강과 바위, 심지어 별빛까지도 올림포스 신들의 질서를 따르며 새로운 시대를 증언했다. 이제 크로노스와 티탄들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고, 올림포스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황금 시대가 막 열렸다. 그러나 제우스는 알고 있었다.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세상의 균형과 질서를 지키는 책임은 무겁고, 앞으로 펼쳐질 운명의 시험과 갈등은 여전히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림포스의 시대는 이렇게 막을 열었고, 하늘과 땅, 바다와 숲, 모든 생명은 이제 신들의 통치 아래 새로운 질서 속으로 들어섰다. 이는 단지 권력의 교체가 아닌, 우주의 본질이 변화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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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0장 중 2장의 마지막이고 다음은
3장 올림프스의 황금시대를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