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4. 금요일. 구름조금, 비도 온다. 열흘
찬우랑 어머니 사이에서 거의 칼잠 수준으로 잤다.
아침을 먹으러 가니 우유에 밥 말은 거 준다.
달아서 많이 못 먹고 비스킷이나 먹었다.
씻고 들어가서 어제 일기 쓰고 찬우가 아파 누워있을 동안 쉬었다.
새끼 yak들이 camp 안으로 들어 왔다.
신기하게 생겼다.
발은 양처럼 생겼고, 꼬리는 개인데다가 뛰어다니는 것이 개와 흡사, 얼굴은 소다.
멀리서 볼 땐 갠 줄 알았다.
여기 직원이 막 내 쫓는다.
움직임도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다.
소만 보다 이거보니 신기했다.
열두 시나 되어서야 길을 나섰다.
어제 왔던 길을 돌아 다시 체첼렉으로 간다.
어제 그 경찰 아저씨도 중간에 만났다.
일 있어서 어디 간단다.
오랜만에 점심을 일찍 먹었다.
어제 그 식당. 내가 원했던 것을 바기 아저씨가 잘못 알아 다른 걸 먹게 되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한국어 교본이라도 사다 드려야겠다.
조금 가니 바위가 하나 서 있다.
힘 센 사람이 뱀을 깔아 뭉갰다는 바위.
타르히링 촐로(촐로는 돌)란다.
바위는 그냥 바위고, 재밌었던 건 야크를 타 봤다는 것이다.
되게 크다.
어머니가 탄 yak는 아직 어린 지 허리가 아프다고 나아가질 않는다.
내가 탄 건 젤 큰놈.
신기했다.
색다른 경험.
20m도 안되는 거리를 하이니크(야크와 소 교배. 힘 짱)가 끄는 달구지 타고 차까지 갔다.
네 명 탔는데도 잘 간다.
한 3000 투그릿으로 즐거운 여행.
동물 진짜 많다.
말도 많고, 소는 별로 없어도 yak는 되게 많고 염소랑 양이랑은 같이 다닌다.
무지 많다.
하기야 이렇게 풀이 많으니…….
어떤 동물이건 배가 빵빵하다.
한숨 잤다.
자는 것도 힘들었다.
자고나니 어느 계곡.
깎아 지르는 절벽 밑으로 물이 흐른다. 멋있네~
타리야트 도착! 했는데 작은 마을이다.
다 낮은 건물.
hotel 찾는데 물어물어 겨우 하나 찾았건만,
화장실이 멀고 물이 안 나와 찬우랑 내가 못 버티니 그냥 근처 camp를 찾아 나섰다.
이번엔 이름 안다.
BADMAARAG.
아저씨가 깎아 깎아 23달러짜리를 만 오천에.
흥정 잘 하신다.
신식이다.
올해에 새로 지었단다.
방도 깨끗하고 화장실도 좋다.
발전소에서 전기가 바로 온다.
특히 좋은 것이 벌레가 없다.
가끔 거미가 나오지만.
죽인다.
뒤쪽은 침엽수가 솟은 산과 옆은 멋있는 돌산, 앞으론 강이 흐르고 있다.
shower 하는데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왔다.
그리고 니스 냄새가 엄청 난다.
밥에 카레 해 먹고, 또 통조림 몇 개 뜯어 먹었다.
맛있다. 역시 한국의 맛.
이곳에서 일하는 누나들이(영어 잘한다.)
몽골 전통 놀이도 보여주고 집도 보여주었다.
좋다.
체스도 있었는데 아저씨랑 둬서 두 판 다 졌다.
전통 놀이에 이게 있는 걸 보니 이곳에서 Europe으로 전해 졌든지 아니면 그 반대이든지 하는 것 같다.
깔끔해서 좋다.
게르가 좀 작긴 하지만, 침대도 좋고 선풍기에, 스탠드, 문어발 concent도 주어서
여러 개 동시에 충전 중이다. 조오타.
몽골에서 daylight saving time이 시행중이라 우리랑 時差가 없다.
5. 토. 맑음, 가끔 소낙비. 열하루
일어나자마자 불 필요하냐고 묻고 뜨거운 물 필요하냐고 묻는다.
참 친절하다.
오랜만엔 똥 싸고 라면에 밥을 먹었다.
싱겁다.
어쩌다가, 잘못으로 연통을 잡아 버렸다.
으악!
바로 화장실에 가서 찬물 쏴.
바기 아저씨는 간장이 좋다며 간장 가져와서 담그라 그런다.
괜찮다가 나중에 막 따가워서 그냥 물 썼다. 새집이라 좋다.
떠나는데 어떤 막대기에 우유 묻혀다가 차 바퀴에 뿌린다.
잘 가라는 뜻이란다.
여기도 역시 주술적인 곳엔 언제나 있는 파란 수건이 달려있다.
camp직원 한 사람 데리고 동굴 탐험하러 갔다.
처음엔 서 있는 조그만 절벽에 구멍들 뚫린 거 보고 진짜 동굴로 갔다.
화산지대라더니 분화구가 있다.
오래되었는지 한 쪽은 깎여서 평지가 되었고 물이 고여 있다.
yak들 많다.
잘 생겼다.
만장굴처럼 돼 있는 줄 알았는데 개구멍이다.
어두워서 flash를 켜야 겨우 보인다.
좀 가니 낮은 개구멍.
거길 기어가 넓은 곳에 나왔다.
바기 아저씨랑 아버지는 남았다.
얼음이 얼어있다.
단단하고 가볍다.
또 올라가는데 돌들이 흘러 내려 엄청 고생했다.
flash들고 화상 입은 손으로 집어가며 겨우 올라갔다.
돌에 긁혀 상처도 났다.
생긴지 얼마 안 된다가 관광객도 안 오니 엉망이다.
그래도 새로운 경험에 즐겁다.
정신없는 몸을 이끌고 다시 그 개구멍을 빠져 나왔다.
높이가 엎드리면 반 뼘 정도 남을 정도.
나와서 얼음으로 손가락 찜질하며 산을 내려왔다.
camp에다 그 아저씨 데려다 주고 우린 우리 갈 길을 갔다.
산이 참 많다.
누가 몽골 평원만 있댔나.
四方으로 지평선을 본 적이 없다. 한 쪽은 꼭 희미하게나마 산이 보인다.
분화구 보러 갔다.
진짜 얼마 안 되었는지 돌들이 날카롭다.
올라올라 갔다.
우선 자그만 분화구.
돌들만 쌓였는데 물이 마르며 남은 소금의 흔적처럼 탄 자국이 남아 있다.
시멘트로 된 계단을 오르니 우움푹 파인 분화구.
돌들이 굴러 내린다.
아직도 붉은 색이다.
또 돌무더기가 있고 또 그 파란 천이다.
이것이 쪽빛이란다.
화산이 아니고 꼭 그냥 깊게 파인 구덩이 같다.
개미지옥 확대판.
내려와서 차타고 간다.
지열 때문인지 나무가 가끔 죽어있다.
화상 입은 손은 따갑고. 또 어디 멈춘다.
걸어가니 서양인들 한 무리, 큰 구덩이 하나. 구덩이는 시커먼 동굴과 연결되어 있다.
화산은 신기한 것.
침엽수 사이 길로 갔다.
계속 화산탄들.
그러다 호수가 보이는 어느 곳에 멈춰 서니 땅이 울룩불룩 솟아있다.
용암이 터져 나오다가 만듯하다.
가장 큰 곳에 올라서니 호수도 잘 보이고 주변 지형도 보인다.
용암이 흘러오다가 굳고 그것이 또 갈라진 듯. 갈라진 곳은 꽤 깊다.
다음은 호수 보러.
서양인들 텐트들이 보인다.
산 때문에 가려 호수가 얼마나 큰지 보이지 않는다.
호수 주변을 달렸다.
맑은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잠시 조금 내릴 동안 호수 물도 만져 봤다.
수돗물 보단 덜 차겁다.
비가 많이 오기 시작.
서양인들은 말도 혼자서 잘 타는 것 같다.
가도가도 옆에 호수가 있다.
좀 벗어나니 진흙길.
엄청난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우박이 와르르.
그러다가 구름이 싹 갠다.
언제 비 왔냐는 듯이.
진흙에 차 한 대 빠진 거 바기가 꺼내는 거 도와주고 출발.
가다가 어떤 아저씨(17세라는데 까맣고 옷 입은 것이 아저씨 같다.) 태우고 갔다.
말 타고 가다가 말이 죽어버려 헤매고 있었단다.
5일 만에 집에 간단다.
산 사이 길을 달렸다.
달리다가 기어가게 되었다.
돌산인데 돌이 만고 물 때문에 길이 매우 험했다.
기어기어 겨우 빠져나오니 초원.
게르가 몇 개 보인다.
다시 산길.
아저씨가 내리라더니 맛있는 물 있단다.
풀 사이를 물이 흐르는데 여기 물 먹는단다.
맛있어서 이 동네 물장사가 안 된다는…….
처음엔 좀 이상하더니 자꾸 마시니 맛있다.
물에 발빠지니까 발 시려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차가운데 겨울이 되어도 얼지 않는단다.
아저씨(?) 동네 다 와서 내려다 주고 우리의 목적지인 쟈르갈랑트로 간다.
흙길이라고 아저씨가 막 달리는데 짜증날 정도로 많이 흔들린다.
산 사이가 좀 멀어지더니 camp 하나.
바기 아저씨 흥정 정말 잘 하신다.
65달러짜리를 50dollar까지 깎았다.
여기도 '약물‘이 있다.
물도 따뜻하고 탕도 깔끔해서 좋다.
우리가 큰 게르에(침대 3개) 짐 푸는데 자전거 부대가 들어온다.
서양 사람들. 대단하다.
8시에 식당가서 밥 먹는데 하나에 오 dollar나 한다.
데따 비싸!
밥 먹고 온천 들어갔다.
뜨끈뜨끈.
더워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
한 30분하다 나왔다.
벌써 11시 가까이 되었는데 이제야 해가 다 떨어졌다.
시차는 없다지만 해 때문에 헷갈린다.
여기도 새 거 같다.
벌레도 없어 좋고 침대 세 개라 좋다.
반 넘었다.
첫댓글 할아버지는 요즈음도 우유에 밥말아 먹는데....... 조상이 몽고인이었나보구나. 야크새끼가 보고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