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순례 넷째 날 여정 !
순례단, 제주 비바람과 맞서다.
도보순례 첫 날 제주는 순례단에게 맑음을 주었고,
둘째 날에는 몸을 날려버릴 듯한 바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셋째날에는 세찬 비바람은 아니지만,
순례길 내내 비와 바람이 함께 동행하며 우리 순례단을 시험하고 또 시험하였네요.
그러나, 우리가 누구 !
네 천하무적 제5피순례단입니다.
그까이 것 비바람, 거뜬히 제끼며 전진! 또 전진!! 하는 하루였습니다. ^^
오늘 순례는
세화공소에서 성산포성당까지 가는 여정입니다.
어제, 그제에 비해 좀 짧은 거리지만,
하느님은 양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주시려는 듯 비바람으로 순례길의 무게를 더해주시네요.
순례시작하면서, 오늘 문득
아침미사에서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탄이 약한 인간의 몸으로 육화되어 오신 예수님을 유혹하였지만,
예수님은 하느님께 순명하고 기도하셨습니다."
네, 오늘 비록 비바람이 우리 갈길을 방해하려 온 갖 유혹을 하겠지만,
아마도 꿋꿋하게 우리 갈길임을 잊지말고 가라는 말씀이시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물위를 걸으시며, "나다, 두려워마라"고 말씀하시며,
예수님께서 용기를 내라고 하셨듯이....우리 순례단도 두려워하지 않고
비바람 뚫고 출발합니다.
오전 09시50분....노란 우비로 완전 무장을 한 순례단 !
멀리서 보니 병아리떼 같네요. ^^
그렇게 비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세화공소를 출발한 순례단은
오늘도 전진! 또 전진합니다.
길가던 달팽이도 우리와 함께 하려는 듯 열심히 갑니다.^^
오늘 순례길은 제주 해안가를 따라 계속 이동하는 코스인가봅니다.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는 순례단 ! 아니 오늘은 예쁜 병아리들의 행진 !! ^^;;
그렇게 걷고 또 걷고, 가다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또 내년에 올 순례단에게 확인시켜주려는 듯 리본도 달고...
또 걷고 걷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비는 잦아들고 예쁜 해변가 길을 걷다보니 하도해수욕장에 도착 !
잠시 지친 다리를 달래봅니다.
음..근데 아직 쉴 때가 아닌가 봅니다.
우비도 벗고 숨을 고를 때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리치네요. ㅠㅠ
여기가 쉴 곳이 아닌가봅니다. 불나케 하느님 더 노하시기 전에 언넝 출발합니다.
그랬더니...바로 비를 멈춰주시네요.^^
그리고 12시 !
가는 길이지만, 삼종기도로 순례단은 함께 마음을 모아봅니다.
우리는 같은 하느님의 자녀이고 형제이고 자매이기 때문인 건 아시죠..? ^^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늘 우리에게 서로 힘을 북돋아 주는 것 같습니다.
제주 순례의 길은
고난의 시험도 있지만, 가끔은 함께 웃고 기뻐하며 초등학교 소풍온 것같은
휴식도 줍니다.
제주도 해안가는 해녀들이 옷도 갈아입고,
물질을 하다 휴식하는 장소가
곳곳에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 종달리불턱!
해녀처럼 물질을 하러 가지는 않지만, 우리 순례단은 저 멀리 보이는 우도를 배경으로
병아리떼처럼...함께 웃고 함께 모습도 사진속에 남기며 순례의 추억을 만들어봅니다.
하지만, 이 길이 소풍의 길이 아니라 순례의 길이니...
아쉬움은 쬐금 남기고 출발합니다.
도보 순례 3일째 되다보니, 어느덧 순례자들의 발도 많이 고되보입니다.
한 발 한 발 떼는 것도 힘들어 보이고, 그리고 말 수도 적어지기 시작합니다.
야자수 길을 따라 걷다보니, 갈라진 홍해를 건너듯....
바닷물이 저멀리 사라진 바닷길(?)을 걸어봅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 친형제자매처럼 끌어주고 도와주면서 함께합니다.
순례의 길은 우리가 하느님의 한 자녀로 함께 도와주고
서로 이끌어주는 관계라는 것을 알려주는거 같습니다.
오후 1시50분 !
오늘은 하느님께서 늦은 시간에 점심을 허락하시네요.
조가비박물관 앞에서
순례단들은 오늘 허기진 배를 채워봅니다.
그리고 한번은 꼭 둘러보라는 조가비박물관 !
관람도 함께 해봅니다. ^^ 오늘은 왠지 소풍사진(?)도 찍어보고,
박물관 관람도 하고 흠 이렇게 널널해 보이면 안되는데..ㅇㅎㅎ
대신 오늘 거센 비바람의 시험을 이겨냈으니...
하느님의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당. ^^
점심식사 후, 다시 출발한 순례단 !!
어느덧 더 가까워진 우도, 성산 일출봉의 모습을 보며 발걸음을 재촉해봅니다.
그렇게 성산포에 이르러 올레길로 접어드니
달콤한 보리수열매도 우리를 반겨주네요.^^
바람이 거셌지만, 예쁜 성산포의 올레길을 걷다보니 오조리라는 마을이 보입니다.
잠시 제주의 풍경을 보며, 순례단의 공식 포토존에서 인증샷도 찰칵 !!
그리고 저 앞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찍으며 흔적을 남겨보며
지친 몸과 발을 잠시나마 달래봅니다.
오후 4시20분
드디어 우리 순례단의 목적지 ! 성산포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정원처럼 보이는 십자가의 길도 푸근해보이고,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도 성당 배경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네요.
하느님의 선물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하느님의 집에서 오늘도 무사히 도착했음을 감사드린 후,
십자가의 길을 다 함께 걸어가봅니다.
신부님 빼고 14명의 순례단 !
제일 어린 세실리아부터 제일 맏형님이신 미카엘님까지
1처부터 14처까지 예수님의 길을 묵상하고
우리도 꿋꿋하게 남은 순례의 길도 걸어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오늘 순례의 길 끝에서
아침미사에서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자애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하고
"나다, 두려워마라" 라고 용기를 주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내일 또 최선을 다해 순례의 길을 갈 용기를 청해봅니다.
P.S....오늘로 제 순례일지는 끝납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순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저희부부는 서울로 왔습니다. 중간에 순례단에서 빠져서 남은 분들 힘빠지게
한 건 아닌지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죄송스럽네요. 집에 오자마자 긴장이 풀렸나요...거의 기절하다시피 골아떨어졌다. 이제사 일어나 숙제를 합니다. 너무 담담하게 어제 일을 정리하려니...그리고 순례단과 함께하면서 정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글쓰는 손이 힘이 없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순례의 길을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또 멋진 형님 누님들과 함께 해서 감사했습니다. 또 기회를 주신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이 남은 순례일정이지만, 끝가지 모두 화이팅 하시길 기원하며 이만 인사드립니다.
첫댓글 병아리 순례단에 달팽이가 응원을 하네요~~
그림같은 모습들입니다~~
며칠간 안젤로님의 순례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3박4일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한참이나 부족한 글솜씨에 몸이 피곤하다는 핑게로 순례자님들의 열심한 모습을 더 잘 전달해드려야 했는데....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함께 읽어주시고 순례자들과 마음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그동안 재미있는 순례기를 써주신 안젤로님,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순례단원님들 힘내세요. 계속해서 화이팅 하세요.^^*
부족한 후기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지금도 순례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을 위해 응원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비바람과 동행하며 전진하고 먹구름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멋지네요. 형제애가 돈독해지려는 때 순례가 끝나 아쉬움이 크시겠어요. 현장감 있게 글 써주셔서 재밌게 동행하듯 잘 읽었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제5피의 추억으로 은총의 날들 되시리라 믿습니다.^^
네...문득 순례의 길에서 벗어나 떠나오려니 많이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큰 은총의 시간이었던거 같습니다. 하느님께 내내 감사드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생각이 지금도 몸을 들썩이게 합니다. 아마 남은 기간도 비록 함께 하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제주에 늘 가 있을거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변화무상한 제주도 날씨!
열심히 걸으시는 분들, 회이팅!
세찬 바람과 비속에서도 꿋꿋하게 전진하시는 순례자들의 모습에서 그깟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는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 계속 응원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