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턴 머리를 날리며 아직 잠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역시 예술가이구나 하고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저는 예비 아동문학가 이지요. 앞으로 등단을 할 사람이니까요. 아니 아니예요. 지금 아이들과 동화도 동시도 여러가지 글쓰기도 함께 하고 있으니까 벌써 아동문학가이지요? 꼭 등단을 해야 문학가인가요뭐.
하여튼 세상을 열심히 맛나게 살아보려고 꿈틀대는 홍은동 이쁜공주 이야기박사이지요. ㅎㅎ
전 11월 17일 구로도서관에 선생님 강의를 듣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보내고 달려갔지요. 강의 시간 늦으면 미안하기도 하여 신도림에서 택시를 타고 10분전에 도착했는데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많이 오지를 않고 동화모임 회원들만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실망 하시면 어떡하지?'
하고 괜한 걱정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속속 들어오는데 정작 선생님은 길을 못 찾아서 헤매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길을 찾고 있는 동안에 강의실에는 선생님 강의를 들으로 오는 사람들이 가득 찾으니까요.
속이 꽉찬 해바라기(어린이들의 마음을 바라 볼 수 있는 사람이기에) 같은 이미지로 '아침 일찍 강의는 잘 하질 않는다'는 말을 들으니 저랑 같은 마음이시구나 했지요. 저도 오후에 강의가 있는데 오전에는 목이 편치를 않기 때문이지요.
<비오는 날> <짱아 짱아> <어깨동무>등으로 여는 노래가 시작되고 선생님께서 요즘아이들의 생활을 하나 하나 가르쳐 주셨지요.
"지금 자녀들의 음악 교육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억눌린 교육이다."라고 실제적인 아이들 마음과 부모님 마음에 대해서 듣고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하였어요.
어린이들에게 악기교육을 시켜줄 때 생각할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짚어 주셨을 때 저한테 얘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저도 피아노를 많이 쳤는데 지금은 반주 하나도 제대로 하질 못하니까요. ㅎㅎ
언젠가 이해창 하모니카 할아버지 댁을 다녀와서 '그래, 나도 하모니카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겠구나.'하며 집에 돌아와서 보니 주위에 선생님들을 쉽게 만날 수가 없어서 아직 그대로 있어요.
그 때가 몇 년 전이죠뭐.
아이들이 싫은데 엄마가 필 수 코스처럼 시키는 요즘아이들.
가슴교육을 멀리하고 머리교육에만 치중하는 어머니들.
성격이야 어찌되었듯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이기심 많은 어머니들.
문제이지요.
선생님 노랫속에 어린이들의 생활이 들어있고 삶이 있어요. 우리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원수 선생님글과 이오덕, 권정생, 박기범 선생님 글로 노래를 만들어 부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어요.
우리 고향 옆에 계시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 >, 지금은 돌아가신 고인이지만 이원수 선생님의 <겨울 물오리>등은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지요.
<딱지따먹기> 노래를 아들에게 가르쳐 주었더니 흥얼흥얼 중얼 중얼 하더라구요. 가끔씩 선생님의 노래를 제가 가르치는 꼬마아이들에게 들려주고 함께 부르면서 활짝 웃는 마음을 느끼지요.
참, 작은 부탁이라면 노래를 조금만 더 빠른 곡도 가끔은 만들어 주시면 좋겠어요. 잔잔한 호수도 좋지만 그 호수에 놀러오는 물방개와 소금쟁이 녀석도 있으니까요.
저는 저녁 때가 되면 운동을 가는데 운동가는 길에 선생님 강의를 듣고 시가 떠올랐어요.
아들은 자전거 타고 저는 은행잎이 뒹굴어 있는 그 길을 걸으면서 노래를 불렀지요. 그것이 어떤것이냐고요.
<누나는 바보>
누나는 바보 누나는 바보
나무 색칠할 때 초록색만 칠한다네
나무 나무 나무에는 노랑 빨강 색있는데
참 재밌죠? 그날은 시를 지어보면서 4분의 2박자로 빠르게 불렀더니 아들녀석도 재밌는지 운동을 마칠 때까지 흥얼흥얼 하더라고요.
선생님, 정말 그 동안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을 깨끗이 해결 해 주신 것 같아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날마다 함께 놀고 공부하고 있는 저로서는 어린이들 생활속의 글을 쓰고 싶었거든요. 저도 저기 두메산골에서 자란 촌놈이니까요.
하여튼 선생님 만나서 반갑고요. 자주 글 올릴게요. 강의를 듣고 바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핑계) ㅎㅎ
어찌 되었던 그래서 아들 학교 보내면서 아침일찍 글을 올려봅니다. 정말 할 말이 많은데 다 하고 나면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 아주 조금은 이야기를 풀고 싶지 않아요.
그 동안이라도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삶의 노래, 가슴 울리는 슬픈 노래를 재밌게 들을 수 있게 하려고 선생님의 머릿속은 뱅글뱅글 돌아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