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현병 환우입니다.
저는 2002년 겨울 어느날 발병했습니다.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1년만에 병식을 가지고 약을 복용하여 예후가 좋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경과는 좋았습니다. 약도 아침에 5알, 저녁에 5알 먹던 약을 저녁에 2알 먹는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제가 임의로 줄인 것이 아니라 의사와의 상의하에 조금씩 줄여왔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했고, 약의 부작용으로 99kg 까지 나갔던 몸무게도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해서 84kg 까지 감량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2024년 2월전까지는.
2024년 2월에 저는 심한 우울증에 빠집니다. 2월부터 4월까지 거의 2달이 넘게 심한 우울증에 빠져 저는 힘들어했습니다.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소용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엉엉 울면서 눈물 흘리며 우울증은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나았지만 조현병이 재발해 버렸습니다.
환청환시에 시달리며 저는 또 이상한 짓을 했습니다. 삼성 본사에 이재용을 만나러가고, 야구 배트를 들고 어머니 집에 찾아가 유리창을 깨버리고, 개집에 엄마옷을 불태워버립니다. 심지어 아빠 방에 있는 60인치 텔레비전을 야구배트로 다 부셔버리고 유리창을 다 깨버립니다.
조현병의 문제점은 재발했을 때 재발했다는 인식이 없지요. 저는 제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약을 띄엄띄엄 복용하는 모습에 화를 내버리고 약을 치워버립니다. 그 때문에 아빠는 당뇨합병증인 패혈증으로 돌아가버리시게 됩니다.
아빠가 중환자실에 계시시다는 연락을 받을때까지 저는 아빠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조현병이 재발하고 아빠와 심하게 4번 다툰후 아빠와 의절해버립니다. 출세를 거부하며 아빠를 봉양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20년간 살던 제가 병의 재발로 아빠가 돌아가시게 되는 원인제공을 한것이죠.
아빠가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황급히 찾아 뵈었습니다. 관계를 단절해버린 가족들과도 관계를 회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신과 약을 올렸습니다. 저녁에 리스펜정 2mg 2알 먹던 것을 아침에 아리피진과 인베가를, 저녁에도 아리피진과 인베가를 최대치씩 복용했습니다.
환청과 환시가 잡히면서 저는 일상으로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이미 온 몸에 염증이 퍼지면서 패혈증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약을 너무나 적게 먹은 탓일까요, 아니면 우울증이 심하게 왔던 탓일까요? 단 한번의 재발에 아빠는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큰매형으로부터 들은 날 저는 엉엉 울었습니다. 아빠는 내 전부였는데, 아빠가 돌아가시면 나는 어떻게 되는건가? 삶의 희망도, 기쁨도 없는 삶을 살아가야하는 건가?
중환자실에 계신 아빠를 찾아 뵙고 나온지 3일만에 아빠를 다시 찾아뵜는데 그 날 오후 5시에 아빠는 돌아가십니다. 미국에 있는 작은 누나는 귀국도 못했는데.
25년간 잘 지냈는데, 예후 좋고, 병식 있는 상태에서 약도 잘 복용하면서 아빠와 행복하게 살았는데, 단 한번에 재발에 아빠는 돌아가버리셨습니다.
장례식을 치르고 하늘공원에 아빠를 모셨습니다. 관계를 단절했던 가족과 함께 장례식을 치리고 같이 아빠를 추모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신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는 엉엉 울었는데 정작 장례식때는 그다지 울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부활을 소망합니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이지요. 아빠가 부활할 날을 소망합니다. 아빠가 부활하시면 그 때 아빠에게 꼭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싸워서 미안했고, 외면해서 미안했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
아빠가 가신지 1년이 넘었습니다. 하늘공원에 있는 아빠를 찾아뵈었습니다. 사진속에 아빠는 저를 보시면서 웃고 계십니다. 항상 저를 보면서 웃으셨던 아빠,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하셨던 아빠. 그 아빠가 가신지 1년이 넘었습니다. 아빠는 가끔 꿈에서 나오십니다. 얼마전에는 살아계시던때처럼 제게 자상히 우산을 씌워주시기도 하고 낮잠을 자는 저를 장난스럽게 깨우시기도 하셨습니다.
이제는 가족과 잘 지냅니다. 그리고 조카와도 잘 지냅니다. 아빠가 돌아가시면 저도 자살할 것 같았는데, 밥 잘먹고 잠잘 자면서 잘 지냅니다. 저의 전부였던 아빠가 가셨는데, 무척 슬퍼하면서 식음을 전폐할 것 같았는데, 현실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또 잘 살아갑니다.
집을 나서면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그곳에 계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를 생각합니다. 저를 보시면서 아마 기도하고 계시겠죠? 평생 사랑하셨던 하나님과 예수님과 기쁘게 지내고 계실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약 잘 먹고 밥 잘 먹고 잠 잘자면서 일도 잘하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복음전파하면서 교회도 다니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가슴 한구석에 멍이 들고 허전하지만 하나님과 예수님과 동행하면서 살아갑니다.
해야할 일이 있기에 또 사랑해야할 사람들이 있기에, 제게 맡겨진 사명 감당하면서 살아갑니다. 사랑하면서 살아갑니다.
제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 그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사랑하기에, 소망이 있기에, 그리고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믿기에 저는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하나님 뜻대로 살아갑니다.
이제는 재발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약도 잘먹고 함부로 약을 줄이지도 않습니다. 상담 치료 잘 하고, 약물 치료 잘하고, 운동 치료 잘 하고, 재활 치료 잘 하고, 그리고 종교 치료까지 잘 합니다.
조현병은 참 조심해야 하는 병이지요. 아차 하면 재발합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정말 조심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합니다. 아니 이제는 모든 일을 적절히 합니다.
모두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한 영혼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제는 모두를 사랑합니다.
첫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는 재발하지 말고 잘 살면 좋겠네여.......
예 이제는 재발않했으면 좋겠어요. 잘 관리합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전 부모님은 돌아가시진 않았지만 한번의 재발로 이혼하는 아픔을 껶었읍니다 아버지 돌아가니고 지금은 혼자사시는 지요
그러셨군요. 예 아빠는 돌아가시고 지금 저 혼자 살고 있습니다.^^
혼이 나셨군요.잘 사는게 효도입니다.돌아 가셨어도 효도 해야지요.잘 사시면 돼요.부모 바램은 그거밖에 없어요.슬퍼 마시고 그냥 즐겁게 행복한 마음이 많이 드셨으면 해요.행복은 작고 평범한데도 있어요.자고.먹고.일하고도.행복한 거지요.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잘 지내실 것을 기도합니다. 그러실거예요 가족들 사랑의 맘으로 혼자 외롭지만 용기 내시어 삶을 사시길 바랄게요
늘 고맙습니다.^^럭비공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셔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