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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공주의 황금빛 날개
안은숙 제1소설집
여는 글
소중한 가치를 알고 도전하는 나는 소설가이다 / 안은숙 … 5
평설
권력과 사랑의 고난 극복과 성취가 있는 소설 / 강소이 … 10
추천사
그는 이미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시인 / 장연진 …19
제1장 남부 프리티아 왕국
쌍둥이 탄생 / 27
유모 헤란의 신분 상승 / 34
제2장 제국령 900년
아스타 공주(3세) & 이든 왕자(3세) / 39
제3장 제국령 912년(남주)
루이스 왕자(17세), 아스타 공주(15세) / 47
제4장 4대 강국의 평화협정
이든 왕자의 생일(15세) / 53
이든 왕자의 생일파티 / 57
이프런 왕국의 프레벨 왕자와 레이첼 공주 / 62
제5장 루이스 왕자와 아스타 공주의 첫만남
아스타 공주와 코발트블루 호수 / 67
코발트블루 호수에서 들리는 천사의 노랫소리 / 70
제6장 아스타 공주 사교계 데뷔
샤미왕과 이프런 왕비와 아스타 공주의 상봉 / 77
아스타와 루이스의 두 번째 만남 / 81
제7장 천생연분 왕자와 공주
루이스와 아스타의 세 번째 만남 / 91
이든 왕자와 헤리나의 결혼 발표 / 94
제8장 반란의 광풍
책사 우슬란의 반란계획 / 101
역모자들의 비밀 회합 / 107
제9장 왕자와 공주의 사랑이야기
은밀한 데이트와 비밀 약혼식 / 115
카르스 왕, 아들 루이스 왕자를 협박하다 / 120
루이스 왕자와 사라 공주의 약혼 / 123
라스탄 공작과 우슬란의 반란 공모 / 127
제10장 광란의 반란 시대 도래
반란을 잉태한 복잡한 사랑 / 131
카르스 왕국의 반란 / 135
이든 왕자의 부상 / 139
내전의 폭풍 / 143
루이스 왕자와 사라 공주의 파혼 / 148
아스타 공주의 절망 / 158
아스타 공주와 루이스 왕자의 재회 / 165
루이스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 아스타 / 171
제11장 새로운 인물 등장
북부 사미티안 메이슨 공작의 아들 다니엘 등장 / 181
아스타의 선택 / 192
성대한 결혼식 / 199
다니엘의 흑심 / 203
아스타의 갈등 / 208
제12장 반란의 시작과 사랑의 운명
오해가 가져온 행운 / 215
가짜 결혼식과 반란의 시작 / 220
루이스와의 사랑 확인 / 228
영원한 행복 /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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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개>
프로필
안은숙 제1소설집
문학의봄작가회 회원
(사)문학그룹샘문 운영위원
(사)샘문학(구,샘터문학) 운영위원
(사)샘문그룹문인협회 운영위원
(사)한용운문학 편집위원
(주)한국문학 편집위원
(사)샘문뉴스 회원
(재)이정록문학관 회원
(사)도서출판샘문(샘문시선) 회원
(사)지율문학 회원
<수상>
한국문학 시 등단(샘문)
문학의봄 수필 등단
문학의봄 소설 등단
제2회 오뚜기 푸드에세이 사랑상
<공저>
위대한 부활, 그 위대한 여정
<한국문학공동시선집/샘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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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소중한 가치를 알고 도전하는
나는 소설가이다.
블록버스터였으면 좋겠지만, 이것은 나의 바램일 뿐,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독자님들 품에 안겨드립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듯이 작품의 세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본인이 쓰고 싶어 하는 글을 쓰고 다양한 작품으로 원하는 독자님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작가의 권리이자 특권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의 시간에서 잊어야만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잊혀져야만 하는 것들이 있고, 잊어버려야만 하는 것들이 존재하듯이 되도록 실망스러웠던 지난 일들은 잊고 내 삶을 바꾸려고 도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품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항상 자신의 욕구를 끊임없이 추구하듯 늦게나마 작가로 시작한 것은 나의 작은 행복입니다. 책에 대한 열정은 어렸을 때 읽었던 책 중 3대에 걸친 대하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펄벅’이 지은 ‘대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책이 귀하던 시절에 읽어서 그랬는지 나의 어렸을 때 감동적 느낌은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생애 최고의 책이었던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참 열정이 불타오르던 시기가 되어 본 영화 중에는 ‘왕과 나’의 주인공이었던 ‘율브린너’에게 반해 무한 재생해서 보며 상상 속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찾아본 그의 모습은 수천 번의 공연을 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작품 속에서 화려한 주인공을 하기도 했지만, 그의 삶은 그렇게 녹녹지 않은 삶을 살았던 사람 중의 한 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힘들고 지치기도 한 본인의 다양한 삶을 꿋꿋이 버텨줘서 그런 유명한 작품이 태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하자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콘텐츠나 미디어에는 무궁무진한 내용들을 쓰는 작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그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나는 하루에도 여러 번 미디어 여러 곳을 방문하고 색다른 작품들이 없는지 기웃거립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영화 중에 ‘애슐링 월시’ 감독이 만든 ‘Maudie’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모드 루이스’는 실제 인물로 캐나다에서는 유명한 민속 화가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너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낙인을 찍으며 그녀를 외면했지만, 어머니에게서 미술을 배웠고,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하려는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며 유명한 작품들을 수없이 많이 남기고 떠났습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끊임없는 반문을 항상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폐해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자기 작품에 몰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녀는 분명히 해냈다는 사실입니다. 죽어서도 본인의 이름을 남겼고 많은 사람들 가슴에 공감과 감동을 안기고 떠났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은 모두 제각기 본인의 꿈을 향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각자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삶 속에 살고 있고, 생활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각자 주인공으로 살고 있습니다. 색다른 삶을 꿈꾸고 살고는 있어도 정작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항상 드라마틱한 일들이 생겨나고 생각지도 않았던 히스토리에 실망하기도 하며 때로는 좌절하기도 합니다. 나의 삶도 인고의 세월을 거치고 긴 터널 속에 갇혀 살다가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작품을 쓰며 겨우 어둠 속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이 작품을 쓰면서 회억回憶하게 되어 자주 울먹였습니다. 햇병아리가 엄마 품에 들어온 것 같은 따스함에 몸을 비비다가 겨우 일어나 현재 맘껏 날개를 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평생 나에게는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은 행운이 드디어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 정신적인 서재의 세계에 문을 힘차게 두드렸습니다. 산만한 나의 정신세계와 맞아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혼자 종종 생각하곤 하지만, 그렇다고 노력 없이는 안된다는 사실은 분명 인지하고 있고, 그런 자세로 작품을 써내려가며 탈고했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의 세계에서만큼은 당당하고 멋진 도전을 꾸준히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 이상은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소망하고 열망하면 모든 게 이루어진다는 말이 나만큼은 열외라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요즘 들어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딱히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욱더 낮은 자세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별 볼 일 없었던 안은숙이란 이름으로 중년까지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내 꿈과 발맞춰서 책과 인연을 맺은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매우 행복하고 달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항상 ‘빨간 머리 앤’처럼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소녀처럼 설레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엉뚱하고 집중을 잘 못하는 내가 이런 소설작품을 썼다는 것이 매우 대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전하기 전에는 한 문장 쓰기도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나의 창작 소설을 냈다는 자체만으로도 설레는 일 중의 하나이고 내 일생일대의 큰 사고입니다. 작가들만이 느끼는 창작의 고통도 히스테리로 날리며 나의 목표에 한걸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소설은 나의 상상이 잉태해서 나의 고통 속에서 출간한 작품이고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어서도 내려놓지 못한 잠재적인 염원을 담아서 썼습니다. 이 작품을 읽어보실 독자님께서도 상상하시고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행복지수를 안겨드리고 감동을 안겨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님들의 상상력을 더해 미흡한 부분은 채워나가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끝으로 많은 영감과 지도 편달을 해주시고 사단법인 문학그룹샘문이 주최하고 한국문학(샘문)이 주관한 한국문학상 공모전에서 저를 인도하여 추천하여 주셔서 시부문에 등단하게 해주신 지율 이정록 교수(시인, 문학그룹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또한 심사위원장님이신 대한민국예술원 이근배 회장님, 부심사위원장님이신 국제펜한국본부 손해일 이사장님과 대전대학교 석좌교수이시고 한예총 회장님이신 김소엽 부심사위원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제게는 너무나도 과분하고 경외감을 갖는 문단의 거장분들이신데 이러한 기회와 영광을 주셔서 거듭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스승님들 더욱더 정진하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사랑하는 저의 남편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제 가족들, 친구, 지인분들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이 기쁨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 12월 07일
희망의 서재에서 안 은 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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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설>
권력과 사랑의 고난 극복과
성취가 있는 소설
<집단무의식 원형(Archetype)이 탄탄한 작품>
- 강소이(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1. 머리말
소설은 있을 수 있는 일(fiction)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쓴 창작물이다. 안은숙 소설가의 <공주의 황금빛 날개>는 작가의 상상력이 활달하게 증폭하는 재미있는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이다. 평설을 쓰기 위해 몇 번을 반복하여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내용에 몰입하여 손에서 소설을 놓기가 힘들었다.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그들의 역할도 빈틈없는 구성력을 갖고 있다. 그 많은 등장인물이 소설 속에서 고통 속에 갈등과 사랑, 배신과 용서, 결혼으로 귀결되는 행복한 결말(happy ending)을 보이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사랑도 평탄하고 밋밋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아스타 공주와 루이스 왕자)의 사랑의 결합에는 권력/신분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이 놓여 있었다. 그러나 모든 장애물을 겪고 고통과 시련의 터널을 빠져나와 사랑을 쟁취하는 행복한 결말을 보인다. 그 이야기 앞에서 독자들의 마음은 안도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의 구성 단계와 여러 등장인물 중에 몇몇 인물만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인물을 이해하게 되면, 소설의 전개와 구성도 저절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2. 소설의 배경
공간적 배경은 남부 프리티아 왕국이 주된 배경이다. 사라 공주와 루이스 왕자의 결혼식이 있던 북부 사미티안 왕국이 공간적 배경이 되기도 했고, 루이스 왕자의 나라 남부 이플러스 왕국이 잠시 나오긴 해도 주된 배경은 프리티아 왕국이다.
시간적 배경은 제국령 897년~제국령 916년 이후이다. 소설 속의 시간적 공간은 먼 옛날 왕국 시대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시대다.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왕국 시대다. 왕이 나라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권력은 왕자에게 세습되는 시대였다. 이런 시대적 배경이 이 소설의 맥락을 주도하게 된다.
3. 줄거리(사건을 중심으로)
프리티아 왕국의 샤미왕과 이프란 왕비는 아들/딸 쌍둥이를 낳은 것에서 소설의 갈등과 역경은 잉태되게 된다. 딸(아스타 공주)을 권력 싸움에 휩싸이지 않게 하려고, 태어나자마자 궁궐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유모 헤란에게 맡겨진 채 남모르게 궁중 교육을 받았지만, 청년이 될 때까지 자신의 신분이 공주인 것을 모른 채 백작 부인의 딸로 자라게 된다. 아스타 공주가 겪은 시련은 여기서 시작된 셈이다. - 발단
아스타는 이플러스 왕국의 루이스 왕자와 사랑에 빠졌으나, 이플러스 왕국의 카르스왕과 안티나 왕비는 백작가의 딸인 아스타가 며느리감으로 흡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치적인 협정과 국익과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미티안 왕국의 사라 공주를 며느리로 들이는 게 유익했기 때문이다. 해서 아들 루이스 왕자가 아스타를 사랑하는 것을 알면서도, 루이스를 협박하게 된다. 아스타와 정리하고 사라 공주와 결혼하지 않으면, 아스타의 나라인 프리티아 왕국을 쳐들어가거나, 아스타를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루이스는 아스타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라 공주와 약혼하게 된다.(제국령 913년의 일이다) - 전개
실연의 상처를 얻은 아스타는 고통 가운데 눈물지으며 보내다가, 루이스를 처음 만난 호수(코발트블루 호수)에서 수영을 하게 된다. 심신이 허약해져 있던 아스타는 젖은 몸으로 차가운 공기 속에서 병을 얻게 된다.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자, 유모 헤란(아스타는 실제 어머니로 알고 어머니라고 부름)은 루이스를 오게 한다. 루이스가 극진히 간호하여 아스타는 점차 회복하지만, 루이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한 채였다. 그리고 다니엘이 나타나 아스타에게 사랑 공세를 퍼붓는다. 이 일은 아스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 같았으나, 실제로 다니엘은 반란군이었으며 이를 숨기고 아스타에게 접근한 것으로 이야기를 설정한다. 극적인 전환이었다. - 위기
이 소설에는 두 번의 반란 이야기가 나온다. 프리티아 왕국의 책사였던 우슬란(프리티아 왕국의 배다른 왕자였으나 샤미왕에게 왕좌를 빼앗긴 박탈감과 분노) 일당이 일으킨 것이 첫째 번 반란이다. 이때 우슬란과 헤스칼(프리티아 왕국의 이든 왕자의 약혼녀인 헤리나를 짝사랑하는 에마스틴의 부친), 라스탄(루이스 왕자를 짝사랑하는 텔레스의 부친)이 합세한 반란이었다.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왕자(이든)의 약혼녀에게 빼앗긴 자리, 남부 이플러스 왕국의 루이스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한 텔레스의 부친의 결탁이었다. 자신의 자녀를 권력자와 결혼시킴으로 권력의 중심에 서고 싶었던 이들. 밀려나고 실패한 이들의 결탁이었다.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인간의 모든 행동은 “결핍과 욕망에 의한다”고 했다. 권력과 사랑을 잃은 이들의 곁탁, 분노, 절망의 돌파구로써 반란을 일으켰던 내용을 읽으며, 라캉의 욕망이론이 떠오른다. 우슬란이 일으킨 반란에 합세했던 라스탄과 헤스칼은 본인의 자녀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어 주고 싶다는 부성애를 포장하고 있으나, 결국은 자신들의 권력에 대한 욕망의 분출이었다고 생각된다. 갖고 싶은 이성에 대한 소유욕이나 권력을 쥐고 싶은 권력욕이나 모두 집착執著인 것이다. 라티탄과 헤스칼의 욕심을 비집고 들어와 반란을 도모하도록 부추겼던 우술란의 책략이 먹혀들었던 것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반란은 실패로 끝났고, 그들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변방으로 쫓겨나 감자 몇 알로 연명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들은 다니엘을 동원하여 두 번째 반란을 일으킨다. 이것을 예감한 샤미왕과 이프란왕은 루이스 왕자와 아스타 공주의 결혼을 거짓으로 발표하여 그들에게 반란의 기회를 제공한다. 두 번째 반란도 실패로 끝난다. 그러나 루이스 왕자가 크게 다치는 일이 생긴다. - 절정
깨어나지 못하는 루이스를 이번에는 아스타 공주가 극진히 간호하여, 루이스는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샤미왕과 이프란 왕비는 루이스의 부모인 카르스왕과 안티나 왕비에게 아스타의 신분(실제로는 프리티아 왕국의 공주)을 알린다. 카르스왕과 안티나 왕비는 아스타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루이스와 아스타는 가짜 결혼을 한 사이였으나, 실제 부부가 되어 아들, 딸을 낳고 평화롭게 살게 된다. 이플러스 왕국의 황위를 이어받을 후계자가 될 예정 앞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은 등장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스토리의 전개도 복잡하다. 그러나 권력을 앞세운 광란과 폭풍우. 갈등과 이기심, 권력에 대한 욕심이 뒤엉킨 인간의 욕망을 다룬 소설이다. 위기 상황에서 갑옷을 입고 적군에게 화살을 쏘아 자신의 나라를 구하는 아스타 공주의 활약도 있었다. 쌍둥이로 태어나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아스타 공주. 어쩌면 그녀는 우리나라의 고전 설화 중의 하나인 바리데기 공주와 비슷한 운명을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 버려졌던 7번째 공주 바리데기(불라국 나라에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의 공주)가 부모의 위기 때는 도리어 부모를 구한다는 설화다. 바리데기 공주가 궁중에서 버려져서 궁 밖에서 어렵게 자란 내용은 누구나 익히 아는 일이다. 샤미왕과 이프란 왕비는 아스타를 궁 밖에서 살게 하면서 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소설 내용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루이스 왕자와의 첫사랑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사라 공주와 루이스의 결혼에서 밀려났던 것은 그녀의 신분이 은폐되었기 때문이다. 이든 왕자와 쌍둥이로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났음에도,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궁 밖으로 내보내졌다. 청년으로 성장할 때까지도 그녀는 프리티아 왕국에 공주가 아닌, 헤란 백작(샤미왕이 아스타를 맡기면서 내린 백작이었으며, 실제로는 가난한 과부였음)의 딸로서 살아야 했다. 그녀가 프리티아 왕국의 공주로 공표된 것은 루이스 왕자와의 결혼 직전이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아스타 공주는 바리데기와 공통점이 많다고 하겠다.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우리의 콩쥐 팥쥐 이야기가 맥을 같이 한다. 계모의 학대 속에서 고생하다가 유리 구두 또는 꽃신의 주인이 되어 왕자와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가 같은 구성이다. 서양과 동양이라는 공간이 달라도, 학대를 참고 견딘 착한 아가씨가 보응을 받는 권선징악의 구조는 일치한다. 이처럼, 안은숙 작가의 <공주의 황금빛 날개>는 우리의 고전인 <바리데기 공주> 설화와 내용 면에서 구조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4. 인물(주인공 아스타, 루이스, 헤란, 우리안을 중심으로)
1) 루이스 왕자 : 바람둥이라는 소문을 얻었지만, 아스타 공주와 사랑에 빠진 뒤 아스타만을 사랑했다고 볼 수 있다. 아스타가 병석에 누웠을 때, 극진히 간호해주는 진정성을 보였다. 하지만, 부모님(카르스왕과 안티나 왕비)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사라 공주와 약혼했다가 파혼한 인물이다. 그러나 사라 공주와의 파혼은 자신의 적극적인 선택이었다고 보기 힘들다. 사라 공주가 프레벨 왕자를 따로 사랑하고 있으며, 사라 공주도 부모의 강요로 약혼한 것이므로 사라 공주가 파혼을 생각하고 있으므로, 두 사람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었다. 사라 공주의 결정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불과했다.
중간에 연적 다니엘이 나타났을 때, 강한 질투심을 느끼며 끝까지 아스타의 마음을 다시 얻으려는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아스타를 배신하고 마음에 없는 약혼(사라 공주와 약혼)했던 것에 대해 속죄를 구하며 끝까지 구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소설의 인물 성격을 크게 평면적 인물(plate character)과 입체적 성격(round character)으로 나눈다.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단순한 성격 - 접시처럼 평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을 접시처럼 평평하다는 뜻으로 plate character라고 한다. 흥부전에서 “흥부”와 같은 인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흥부는 선하기만 하다. 형에게 재산을 다 빼앗겨도, 형에게 주걱으로 따귀를 맞아도 늘 똑같은 반응 – 선한 면만 보인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 성격의 면모를 달리 보이는 인물을 round chacter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 아스타와 같은 인물이다.
2) 아스타 : 줄거리 사건 부분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그녀의 입체적 round character의 면모만을 살펴보겠다. 어린 시절에는 헤란의 말에 순종하는 착하고 고운 딸이었다. 루이스에게 배신당하기 전까지는 루이스가 제안하는 대로 따르는 얌전한 아가씨였다. 그러나 배신의 상처 – 아픔을 겪고 난 후에 아스타는 주관이 강한 여성으로 변모한다. 루이스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릴 정도의 고통을 겪고 나서 그녀는 “네, 네…”라고 대답하던 순종적인 여인에서 “생각해 볼게요.”의 여인으로 변한다. 고통을 겪고 난 후에 성장한 면모를 보인다.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장신구로 치장한 인형 같은 아가씨의 모습만 보이는 게 아니다. 그녀는 우슬란이 일으킨 반란 때마다, 갑옷을 입고 반란군을 진압하는 일에 앞장선다. 다각적인 면모를 보이는 전형적인 round character다.
3) 헤란 : 남편을 잃고, 아스타보다 세 살 위인 아들(우리안)을 키우며 가난하게 살던 가엾은 여인이었다. 딸처럼 아스타를 잘 키워달라는 왕의 제안을 받고 백작 부인이 된다. 나중에 샤미왕은 공작부인의 작위까지 받아 신분 상승을 한 여인이다.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착실하게 임하여 왕에게 보응(복)을 받은 여인이다.
4) 우리안 : 헤란의 아들이며, 아스타와 함께 자라면서 오라버니였으나, 아스타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왕의 딸(공주의 신분)인 것을 알고 마음을 접어야 했던 슬픈 청년이다.
이 소설 속에는 상대방을 짝사랑하지만, 그 상대방은 실제로 다른 이를 사랑하여 “슬픈 인물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루이스 왕자를 짝사랑했던 텔레스가 그랬고, 이든의 약혼녀 헤리나를 사랑한 에마스틴이 그랬다. 소설 속에서나 현실 속에서나 사랑하는 이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그 슬픔이 광란의 폭풍우가 되기도 하지만, 이성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들도 있다고 본다. 오히려 이루지 못해서 그 사랑은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맺음말
안은숙 소설가의 <공주의 황금빛 날개>는 작가의 상상력의 증폭을 보이는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다. 많은 등장 인물들을 치밀하게 배치하면서 치밀한 구성을 보인다. 권력과 사랑, 배신의 상처와 회복, 사랑을 다시 이루기까지의 긴 여정이 재미있게 탄탄한 구성력을 갖고 있다. 두 차례 반란 이야기도 소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밋밋한 연애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적인 야욕에 불탄 반란을 구성에 넣은 것은 작가의 뛰어난 구성력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부모(왕과 왕비)로부터 공주의 신분에서 버려졌으나 반란군을 진압하는 일에 활과 화살로 활약하는 아스타 공주의 입체적 성격(round character)을 살펴보았다. 우리 고전의 바리데기 공주의 설화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K.Jung이 말하는 집단무의식 즉 원형(Archetype) 중 하나인 기인한 탄생(아스타의 탄생), 권력과 사랑(Eros)를 담고 있는 완성도가 높은 우수한 소설이다. 재미있는 소설을 몇 번씩 통독하면서 인간의 내면 – 결핍과 욕망이론 - 을 보며, 긴 소설을 흥미진진하고 가슴 뛰게 써주신 안은숙 소설가의 명작姳作에 큰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안은숙 작가의 첫 명품 소설집 출간을 감축드립니다. 그리고 독자님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큰사랑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수] 이정록(시인,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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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그는 이미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시인
- 장연진(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흔히 사회복지사는 만능萬能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과 눈을 맞춰 이야기하는 능력, 필요한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능력, 새로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능력까지 사회복지사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회복지사에게 글을 쓰는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만능을 넘어 전능全能한 사회복지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안은숙 작가는 이미 아름다운 시와 수필을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시인이자 작가입니다. 이미 샘문그룹 계열 문학사 한국문학에서 거장들의 지도와 추천과 심사를 받아 등단까지 한, 기성 시인이고 작가입니다. 아울러 곧 사회복지학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복지사가 될 예비 사회복지사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만간 “안은숙”이라는 전능한 사회복지사를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처음 추천의 글을 부탁받았을 때는 판타지 장편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문외한인 제가 어떻게 감히 추천글을 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처음 안은숙 작가님을 만났을 때, 그리고 계속된 만남을 통해 느꼈던 에너지와 열정을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학업을 시작한 것은 아마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은숙 작가님은 그 어려운 도전을 하셨고, 또 성실히 그것을 수행해 내셨습니다. 학업뿐만 아니라 선후배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학과 활동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혼자만의 성장보다는 소외된 사람을 돕고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허투루 여기지 않는 마음, 한 번, 시작한 일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었기에 이토록 흥미진진한 장편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기쁘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사회복지 실천과 글쓰기는 많이 닮아있습니다. 또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길도 좋은 사람과 함께 가면 훨씬 쉽고 편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과 행복은 사회복지사이자 작가인 안은숙 님이 여러분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입니다. 이미 측은지심으로 약한 자들에게 다가가는 보편적 가치를 시인으로서 실현하는 안은숙 작가의 손을 잡고 많은 분이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