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웃음 붕어빵 나누는 아재 (붕어빵 봉사자)
: 2025. 2. 15. 토. 09시 ~ 12시, 학산경로회관
경로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누가, 어떻게 구울까? 혼자다! 어머나! 2019년부터 붕어빵을 굽기 시작해 지금은 눈감고도 구울 수 있다고. 정말 훌륭하십니다. 어쩜 이런 예쁜 생각을 했습니까? 박수! 봉사할 날을 받아 놓으면 기다려지고, 삶에 더 신바람이 난다고 한다. 아재 웃음이 맛있는 붕어빵과 많이 닮았다.
한겨울 찬바람 속을 둘이 걷다가 붕어빵을 만나면, 붕어빵을 가슴에 가족처럼 안는다. 온몸이 따뜻해진다. 서로 마주 보며 활짝 웃음을 짓던 그날을 생각해 냈다.
할머니께서 의자에 앉아 용궁에서 온 붕어를 지켜보다가 “고놈, 꼬리지느러미가 잘 생겼네. 아재를 많이 닮았네.” 붕어가 붕어빵틀 위에서 점점 자라고 팥소가 들어가자 고소한 향이 코끝에 닿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엉덩이춤을 신나게 출 때쯤, 할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와 함께 ‘붕어빵춤’을 추셨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리리가 났네. 용궁에서 온 붕어빵아! 건강 주시게 사랑 주시게 행복 주시게.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리리가 났네.” 붕어빵 나누는 아재와 우리에게, 건강과 사랑, 행복을 소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최근에 만난 사람 중,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자랑스러운 포항시민 중 ‘행복 웃음 붕어빵 나누는 아재’는 무거운 붕어빵틀을 가볍게 등에 지고, 붕어빵 재료를 두 손에 들고서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맛있게 붕어빵을 즐길 사람들을 찾아 무료봉사! 감탄사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먼발치에서나마 아재의 봉사로 흘린 땀냄새를 맡으며 잠시 살고 싶어 했다.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