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km. 7시간. 1만보.
시원하고 화창한 날씨.
야월님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정이 많은 야월님과 오붓하게 걸었다.
파계사 입구(300)에서 해일봉(660)까지는 무난했다.
↓산 능선에 손품을 많이 들인 곳이 보였다.
자리를 깔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땅을 평평하게 만들어 둔 곳이 많았다.
↓해일봉에서 파계사 골짜기 건너편 금당봉(930)과
물불산(750)을 바라보았다.
해일봉(660)↓
해일봉 올라가는 길은 온통 소나무다.
소나무가 독점한 숲이다.
소나무 단일종 평지 인공 숲은 흔하다.
자연 산림 높은 고지에서 이런 곳은 드물다.
길이 너무 좋아서 마치 천국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솔바람 부는 숲그늘은 신선이 사는 선계다.
↓해일봉(660) 부근 전망바위에서 도덕산(660)을 바라보았다.
2023년 도덕산 하산 때 엄청 고생했다.
300m 내려가는데 1시간 이상 걸렸다.
길도 없는데 죽죽 미끄러졌다.
야월님. 서병장님. 마일도님. 모과나무님.
푸른강님. 예쁜맘님이 함께하였다.
사진 오른쪽 송림사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맨 오른쪽은 480m 서산이다.
↓도각봉(800)
도각봉(800) 오르기 전 700m 잘록이에서
우틀하여 성전암에 들렀다.
성전암 가는 길에 눈초파리 떼가 바글바글했다.
야월님이 질겁하셨다
등산을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눈 주변을 맴돌며
눈 앞에서 얼쩡대는 곤충은 '눈초파리'다.
크기는 2mm 정도.
손을 휘저어 쫓아내더라도 바로 다시 나타나 성가시게 한다
숲속의 불청객이다.
이들의 생태에 대해 자세하게 밝혀진 것은
유감스럽게도 아직 없다. 학자들이 게으른 탓이다.
하루살이와 눈초파리는 다르다.
하루살이↓
하루살이라고 무시 하지마라.
하루살이는 성충으로 단 하루만 사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2~3일 정도 생존하며 길면 2~3주 생존한다.
애벌레 기간까지 포함하면 하루살이는 대략 1년 가량 산다.
깔따구는 모기처럼 생겼지만 피를 빨아먹지 않는다.
길이는 대략 10mm.
깔따구↓
산란기의 암모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람을 공격한다.
모기에게 유별나게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다.
모기가 선호하는 타입은 대체로 뚱뚱한 편이다.
몸에 열이 많고 다른 사람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암모기가 사람을 꼬집는 이유는
수정란을 키울 영양을 공급 받기 위해서다.
성전암(630)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대신
도각봉을 건너뛰고 성전암에서 삼갈래봉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성전암(630)에서
도각봉(800)~삼갈래봉(830) 능선을 바로 오르는 길은 험했다.
300m 이동에 1시간 걸렸다.
고도를 한번에 200 이상 올리니
경사가 심한 곳은 60도를 넘었다.
평균이 대략 45도 .
야월님이 앞장 섰다.
야월님은 뒤처진 사람을 많이 배려해주셨다.
야월님은 힘도, 등반 실력도 깃발보다 훨씬 낫다.
날렵한 몸매, 길쭉한 다리로 바위 오르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큰 힘 안 들이고 거침없이 바위를 성큼성큼 넘는다.
↑천남성.
예전에는 사약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잎과 줄기가 산삼과 비슷해서 "심봤다"를 외치는 산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가을 천남성 열매는 빨간데 산삼 열매색과도 비슷해 혼돈을 일으킨다.
독초지만 독을 잘 다스려 간질병, 구완와사 등 치료에 이용하였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만지거나 복용해서는 안된다.
적갈색유관버섯. 식용불가.
아까시흰구멍버섯. 약용버섯.
오후 2시반 삼갈래봉(830)에서 점심 먹고 한티재(700)로 내려갔다.
남아있는 체력이나 시간을 고려했을 때
당초 계획했던 물불산은 무리.
다음 기회로 남겨두었다.
2명 산행은 의견 충돌이 하나도 없다.
말을 많이 했는데도 죽이 딱딱 맞았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말만 하셨다.
야월님과 나는 서로 공감하는 바가 너무 많았다.
삼갈래봉~한티재 구간에 야생화가 많다.
꽃며느리밥풀. 산괴불주머니. 짚신나물. 이삭여뀌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여름꽃은 귀한데 이곳에 가면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원추리↑
'원추리’라는 이름은 중국어 ‘萱草'(xuāncǎo)(훤초)에서 유래하는데,
‘훤초’를 발음하는 과정에서 ‘원초’가 되고 ‘원추리’로 변화된 것이다.
훤(萱)자는 풀을 뜻하는 초(草)와 베푼다는 뜻의 선(宣)으로 나뉜다.
선(宣)이란 말은 ‘임금의 말’을 뜻하기도 하고,
‘널리 살피다’, ‘베풀다’ 등의 뜻으로 파생하기도 한다.
'훤’이란 말은 ‘환하다’, ‘희다’, ‘하얗다’ 등의 말과 뿌리가 같다.
그래서 원추리란 이름 속에는 하늘의 빛이란 의미가 숨어있다.
재미있게도 원추리의 영명이 Daylily다. 의역해보면 ‘해나리’다.
남의 어머니를 높여 부를 때 자당(慈堂)이라 한다.
어지신 분, 사랑이 많으신 분이란 뜻이다.
이와 함께 훤당(萱堂)이란 말도 함께 쓴다.
두루 널리 살펴 베푸시는 분, 집안을 훤히 밝게 하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새싹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원추리 새싹↓
삼갈래봉 위치목 144번.
파계재. 한티재. 도각봉 갈림길이다.
산괴불주머니
이삭여뀌
여뀌도 자세히 살펴보면 수수한 시골 아낙네같이 예쁜 꽃이다.
여뀌를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참 예쁜 꽃이다.
그런데 워낙 무더기로 자라니까 그저 귀찮은 풀처럼 보인다.
여뀌 종류는 개여뀌, 이삭여뀌, 기생여뀌, 흰꽃여뀌 등 30여 가지가 넘는다,
여뀌 중 꽃이 가장 예쁘다고 하는 여뀌가 이삭여뀌다.
이삭여뀌는 마디풀과 여뀌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여뀌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꽃이 붉고 그 맛도 매워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의
역귀(逆鬼)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꽃대에 작은 꽃이 줄줄이 달려 있는 모습에서
'엮여'있다는 이름이 나왔을 것이란 말도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맵다고 하여 '맵쟁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전국의 논이나 밭, 습지 등 빈터가 있거나
길가, 고랑 등에서 무더기로 자라는 풀이다.
꽃며느리밥풀↓
짚신나물.
노랗고 자잘한 꽃이 촘촘히 모여 핀 후 열매를 맺는데,
익은 열매에는 갈고리처럼 억센 가시털이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달라붙는다. 이렇게 종자를 퍼트렸다.
짚신을 신고 생활했던 시절에 짚신나물의 열매가 신발에 붙어 이리저리 옮겨다녔다는 의미에서 짚신나물이라 했다.
조밥나물.
조밥나물이라는 이름은 노란색의 꽃이 '조'로 지은 밥을 연상시키고
나물로 사용한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개여뀌↓너무 흔해서 여뀌에 '개'자를 붙였다.
신감채.
'辛甘采(신감채)'는 '맵고(辛) 단맛(甘)이 나는 나물(采)'이라는 뜻이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때 매콤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특징이
이름으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신감채의 뿌리를 한방에서는 '당귀'(當歸)라고 한다.
옛날 중국에서는 잦은 외침 때문에 여인들이 사랑하는 임을
멀리 변방의 싸움터로 보내는 일이 많았는데,
이들 여인들은 사랑하는 임을 기다리며 당귀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몸이 튼튼해지고 피부도 아름다워져
사랑하는 임이 돌아왔을 때 맘껏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당귀를 먹으면 ‘임은 마땅히 돌아온다’는 뜻에서
당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에서도 당귀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결혼한 지 일 년이 채 안 된 신랑이 새색시를 남겨두고
약초를 캐기 위해 산으로 들어간 이후 소식이 끊겼다.
아내는 3년여 동안 남편을 기다리다,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개가를 했다. 그 후 그녀는 월경이 끊어지고 몸이 쇠약해져
언제 죽을지 모르는 중병에 걸리게 되었는데,
때마침 산에서 돌아온 남편이 캐온 약재를 달여 먹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된 처지라서
남편은 ‘마땅히 돌아올 사람은 돌아온다’는 뜻인
‘장부당귀(丈夫當歸)’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아내에 대한 야속함이 서린 그 말은, 그 후 그가 사용한 약재에
‘당귀’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당귀는 여성을 위한 약초라고 할 만큼 각종 부인병에 효과적이다.
당귀 삶은 물은 예로부터 여성의 피부를 희게 하는 약재로 유명하다.
당귀차는 향과 맛이 일품이어서 접대용으로도 매우 좋다.
한티재 위치목 150번.
갓바위 관음사 1번. 도마재 48번. 동봉 85번.
서봉 96번. 마당재 127번. 파계재 141번.
한티재에서 아이스크림 빨며 놀다가
오후 5시 버스에 올랐다.
험한 산길을 안전하게 이끌어 주신
야월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