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秋天當雨滿江喧
가을비에 강물 가득 부르짖어
怒號依如發至尊
의연히 소리쳐 임금님 높이네. 1)
焚燕處堂誠沒識
집이 불타도 참새는 전혀 몰라 2)
涸魚投水是爲恩
구덩이 붕어 물이 은혜 되려나. 3)
田單親執妻編伍
전단은 친척 처도 대오를 짰고 4)
淖齒遲歸母倚門
왕손고 엄마 문 기대 기다렸네. 5)
客裡全無糊口策
나그네에게 호구책 전혀 없는데
拾薪日日陟高原
땔감주우러 날마다 산에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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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존(至尊): 가장 높다는 말로 임금, 혹 종교적으로는 최고의 신 하나님일 수도 있다.
2) 분연처당(焚燕處堂): 집에 불이 타면 거기 둥지를 튼 제비/참새들도 함께 망하는데 자기네 둥지가 탈 것을 도무지 모르고 새끼들과 재잘댄다는 연작처당(燕雀處當)의 다른 표현이다.
3) 학어투수(涸魚投水): 길바닥의 작은 마른 구덩이의 붕어에게 한 바가지 물을 부어준다는 말로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의문인데, 장자(莊子 外篇)에서 나온 고사 학철부어(涸轍鮒魚)를 달리 언급한 것이다.
4) 전단(田單): 전국(戰國) 시대 제(齊)나라 명신(名臣)이며 왕실의 먼 친척이었다. 연(燕)나라를 격파하고 잃었던 땅을 찾고 제나라를 중건한 공로자.
5) 요치지귀모의문(淖齒遲歸母倚門): 전국책(戰國策 齊策六)의 얘기의 인용으로, 왕손고(王孫賈)가 제(齊)나라 민왕(閔王)을 섬기던 젊은 시절 왕을 잃어버리고 늦게 귀가하니 왕손고의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 아들을 기다렸다. 왕을 잃었다고 하니 어머니는 왕을 잃고 어찌 돌아올 수 있느냐고 하자 그는 시가지로 나가서 왕의 피살된 사실을 알고는 400명을 모아 자기 왕을 죽인 요치(淖齒)를 죽였다고 했으니 이 시문의 요치는 왕손고가 늦게 돌아오자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 기다렸다고 함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