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청양군으로 귀촌 한지 벌써 15년째.
가족 모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이제 충청남도 청양군이 고향이 되고 삶의 터전이 된 것 같습
니다.
청양군은 산수와 공기가 좋은 청전 지역이며 교통이 한적하고 보너스인지 인심도 매우 좋습니다.
가끔씩은 세월을 잡아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세월이 조금은 더디게 가는듯한 매력에 빠져서 망중한
의 여유로움을 누리기도 합니다.
청양군으로 귀촌한 후 그동안의 삶을 뒤돌아 보면 이루어 놓은 것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실망스럽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시골에 살다 보니 인자하시고 정이 많으신 분들을 자주 뵙고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씩 마주치면 반갑기 그지없고 세월과 함께 연로해 지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떨 땐 현관 앞에 갖은 농산물이 수북이 쌓여 있곤 합니다.
쌀, 배추, 마늘, 밤, 무 등 애쓰시고 지으신 농산물을 말없이 두고 가십니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해서 제조하고 있는 비누 또는 화장품 등으로 답례하며 감사함을 전하지만 귀한
마음씨에 비하면 조금도 미치지 못하는 형식적인 인사에 그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멀리 이사 와서 잘 사는 것을 보니 고맙다고 하십니다.
오늘 카페를 통해서 남양면 대봉리 마을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희 가족을 사랑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딸의 지인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는 아내와 함께
비 오는 날 테라스에서 딸과 지인들이 추억을 남기며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녀가신 후로 큰 추억을 남겼다고 다시 오고 싶어 하십니다.
가끔씩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버스를 대절하여 바닷가 근처 횟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합니다.
한참 동안 보지 못했던 얼굴도 보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우리 동네 이장님은 여성분이시고 매우 친절하십니다.
동네분들과 매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면서 (이장님이 가운데 서서 물끄러미 쳐다보십니다)
귀촌, 귀농하시는 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