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당(池塘)에 비 뿌리고 양류(楊柳)에 내 끼인 제
사공(沙工)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난고.
석양(夕陽)에 무심한 갈며기난 오락가락 하노매
*지당(池塘)-못, 연못 *양류(楊柳)-버드나무 *내-뿌옇게 낀 안개
*끼인 제-끼었는데 * 갈며기-갈매기 *하노매-하는구나
중봉 조헌의 묘가 나타난다.
송시열이 짓고 쓴 묘비
송래희가 쓴 묘비
뒷산으로 올라가면 중봉 조헌의 소박한 묘소-충북기념물제14호. 중봉(重峯) 조헌(趙憲, 1544년 ~ 1592년) 배천조씨 조헌의 자는 여식, 호는 중봉, 후율, 시호는 문열이다.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고 보은현감을 지내다 파직당해 옥천에 낙향한 임란시 옥천 등지에서 의병을 일으켜 영규의 승병과 청주성을 탈환하였으나 금산전투에서 700명 의병과 함께 순절하였다. 보은군 수한면 차정리에 충북시도기념물 제15호 사당인 후율사가 있다. 후율이란 호는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후학임을 자처하여 지은 것이다.
중봉 조헌의 묘소 아래로 굽어보이는 표충사
묘소에서 내려와 건너편 안남면 도농리 마을 뒷동산에 표중사를 바라보고 있는 말무덤-중봉이 백마를 타고 출정하였는데 금산전투에서 순절하자 시신을 모시고 온 백마도 이어서 죽었다고 한다. 우측상단에 표충사가 보인다.
안남면 도농리
중봉의 한시 가운데 율원구곡이 있다. 서시를 보면 주자의 '무이구곡'이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 한강 정구의 '무흘구곡', 우암 송시열의 '화양구곡', 수암 권상하의 '황강구곡', 퇴계 이황의 '죽계구곡' 성재 유중교의 '옥계구곡'을 지었듯이 구곡은 풍류를 좋아하는 당시의 유행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다. 전 중원대교수인 이상주가 옥천신문에 발표했던 중봉의 '율원구곡가'를 옮겨 싣는다.
栗原九曲 序詩 / 중봉 조헌
천성노악비정령(天成老嶽비精靈) 하늘이 만든 노성산(老城山)에 정령이 숨어 있으며
악하천류보보청(嶽下泉流步步淸) 산 아래 샘물 흘러 한결같이 맑아라
행도율원기승처(行到栗原奇勝處) 율원의 기이하고 아름다운 곳에 도달하니
무이수속도가성(武夷須續棹歌聲) 모름지기 무이구곡의 노 젖는 노랫소리 이어지네
제1곡 창강(滄江, 금천계곡)
일곡창강유소선(一曲滄江有小船) 일곡이라 창강(滄江)에 작은 배 떠있는데,
발원남악작장천(發源南嶽作長川) 남쪽 산에서 발원하여 긴 강을 이루었네.
서귀금록인귀해(西歸錦麓因歸海) 서쪽으로 금록(錦麓)을 돌아 바다로 흘러들어가,
벽랑응통수사연(碧浪應通洙泗烟) 푸른 물결 응당 수사(洙泗))의 안개와 통하네.
제2곡 장현봉(獎峴峰, 장령산)
이곡초요장현봉(二曲岧嶢獎峴峰) 이곡이라 높디높은 장현봉(獎峴峰),
천암만학담추용(千巖萬壑淡秋容) 수 많은 바위와 골짜기 가을 모습 맑아라.
서대망료인첨북(西臺望了因瞻北) 서대산(西臺山)을 바라보다 북쪽을 쳐다보니,
면상봉래취만중(緬想蓬萊翠萬重) 만 겹의 봉래산(蓬萊山) 푸른 봉우리생각나네.
제3곡 임정(林亭, 이지당 근처)
삼곡임정소사선(三曲林亭小似船) 삼곡이라 숲속의 정자 배와 같이 작은데,
일린모옥자하년(一隣茅屋自何年) 이웃에 띠풀집(초가집) 언제부터 있었나?
인휴조율정신양(人攜棗栗呈新釀) 사람들이 대추와 밤, 새로 담근 술 가져다주니,
노수풍류이역련(老守風流爾亦憐) 늙은 태수의 풍류 그 또한 아름다워라.
제4곡 창병(蒼屛, 부소담악)
사곡창병대석암(四曲蒼屛大石巖) 사곡이라 창병(蒼屛) 큰 바위로 둘러쌌는데,
암전풍엽영<毛監>참(巖前楓葉影<毛監>毶) 바위 앞에 단풍잎 그림자 짙어라.
산용준수무인견(山容峻秀無人見) 산은 높고 빼어나지만 보는 사람은 없는데,
알옥명천형벽담(戞玉鳴泉馨碧潭) 옥소리 나는 샘물(강물) 푸른 연못을 울리네
제5곡 동남곡(東南谷, 동남곡)
오곡동남곡구심(五曲東南谷口深) 오곡이라 동남쪽의 골짜기 입구 깊은데,
의희선려격운림(依俙仙侶隔雲林) 신선의 세계와 닮아 운림(雲林)속에 떨어져있네.
임변유객형용구(林邊有客形容癯) 숲가에 나그네 몸과 얼굴은 가냘퍼도,
산수고가천고심(山水高歌千古心) 산수(山水)속에서 천고심(千古心)을 큰 소리로 노래하네
제6곡 문암(門巖, 서화천)
육곡송삼호벽만(六曲松杉護碧灣) 육곡이라 소나무 삼나무 푸른 물굽이 감쌌는데,
소소일경석위관(蕭疏一逕石爲關) 쓸쓸하고 한적한 오솔길 돌이 관문(關門)을 이루었네.
창애취벽고천척(蒼崖翠壁高千尺) 푸른 벼랑 비취빛 절벽 높이가 천 자인데,
부앙이유객의한(俯仰夷猶客意閒)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니 오히려 나그네 마음 한가하네.
제7곡 은병(隱屛, 이탄여울 근처)
칠곡건상도벽탄(七曲褰裳渡碧灘) 칠곡이라 바지 걷고 푸른 여울 건너며,
은병유곡비회간(隱屛幽谷費回看) 은병(隱屛) 깊은 골짜기 뒤돌아보곤 하네.
인어추우림음심(人語秋雨霖霪甚) 사람들 가을비가 장마비처럼 거세다 말하지만,
아애비천첨득한(我愛飛泉添得寒) 나는 날리는 샘물이 더 차거워져서 좋아라.
제8곡 환산성(環山城)
팔곡궁림안활개(八曲穹林眼豁開) 팔곡이라 높은 숲 눈앞이 탁 트였는데,
강만요곽수동회(岡巒寥廓水東廻) 높은 산의 고요한 성곽 물은 동쪽으로 감도네.
추원희문경운수(秋原喜問耕雲叟) 가을 언덕에서 구름을 갈고있는 노인에 기쁘게 물으니,
위도이삼가객래(爲道二三佳客來) 두 셋 멋진 손님이 와계신다 말하네.
제9곡 삼봉(三峯, 추소리 하류)
구곡삼봉대숙연(九曲三峯對肅然), 구곡이라 삼봉(三峯)을 숙연하게 대하는데,
원산서무격남천(遠山西騖隔南川). 먼 산이 서쪽으로 내달려 남쪽 시내와는 막혔네.
암송계류장신항(巖松溪柳裝新巷), 바위의 소나무 시냇가 버들 새 동네를 단장하니,
과시진환별개천(果是塵寰別箇天). 과연 여기가 속세의 별천지(別天地)로다.
*https://blog.daum.net/chnam9905/16004633
출처: https://ktk84378837.tistory.com/9884 [시사랑꽃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