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형적인 늦가을의 날씨입니다. 솜이불 같이 하얀 옅은 구름이 하늘에 깔려 있는데 햇볕은 그런대로 따뜻한 느낌입니다. 11월 6일(일) 09시 58분에 경강선 초월역 1번 출구에서 씨모우와 까토나가 함께합니다. 경강선은 성남과 여주를 이어주는 복선 전철입니다. 7년여 동안의 공정끝에 2016년 9월 하순에 개통이 되었습니다. 2호선 강변역에서 출발하여 선릉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합니다. 판교역에서 하차하여 25분여를 기다려 경강선에 오릅니다. 기존의 내선 순환선 보다는 대기 시간이 너무 긴 것이 흠이라면 단점입니다. 새로 개통한 전철이라 그런지 차량 내부는 깨끗하고 말끔한 느낌이 듭니다. 산속으로 통과하는 부분이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전철 개통으로 서울 동남 방면의 지역이 좀 더 활성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처음 내리는 경기도 광주시 초월역의 첫 인상은 조용하고 아즈녁한 분위기입니다. 전철이 개통되기 전에는 이 근처의 산행을 하려면 강변역에서 일반버스나 좌석버스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노객들도 차비를 지불해야 하는 불이익(?)도 있지만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많았습니다. 전철보다 불편할 뿐 아니라 전철만이 노객들에게 제공되는 전공노(電空老)의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이며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속 좁은 생각이 젊은이들에게 눈총을 받으며 국가의 혈세를 축내는 걸림돌은 아닐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만 65세 이상인 노인에게는 누구나 전철을 공짜로 이용하게끔 국가에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의 적용을 무조건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몇십억 몇백억 몇천억 엄청난 부(富)를 축적한 상위권에 있는 사람에게도 똑 같이 적용시킴은 무리입니다. 가난하고 돈 없고 하루하루가 살아내기 힘들어 하는 저소득층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의료급여 1종 2종 차상위등의 배려를 차등으로 하듯이 말입니다. 경제적 상위권의 그들은 전철을 타지도 않을 뿐 아니라 비용이 얼마인지도 모르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건강의 마이나스인 자가용에만 의존하는 부류이니까 말입니다. 오늘 현재 우리나라에는 650만명 정도의 노인이 있다고 합니다. 5천만의 여덟명의 한명은 노인층입니다. 그 중에도 5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기초생활 임금 이하의 수입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하여서도 평균 이상의 수입이 있는 중상위층은 전공노(電空老)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어떨런지요. 각 정당들의 정객(政客)들에 의한 Populism의 산물이면 더욱 더 재고를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행선지는 경기도 광주 초월읍에 걸쳐 있는 백마산(514m)입니다. 경기도 광주(廣州)는 말 뜻 그대로 넓은 고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남의 광주(光州)와는 발음 자체도 다르게 과~아앙주로 길게 해야 옳은 것이 아닐런지 모릅니다. 오 육십여년 전에만 거슬러 올라가면 광주군(廣州郡)은 성남 하남은 물론이며 서울의 강남 송파 강동까지도 광주군에 포함되였었습니다. 이처럼 넓은 고을로 광주산맥에 둘러싸여 있으며 중앙에는 경안천이 한강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백마산(白馬山)은 이곳 주위에 수 많은 산 중에 하나입니다. 백마산이라는 이름은 신라말기와 고려초기의 도선국사가 멀리서 바라본 산세가 마치 백마와 같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또한 왕건이 고려를 창건하여 이곳에서 군마와 군졸들을 훈련시키던 곳이라 하여 백마산이라고도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도선국사는 중국의 풍수지리설을 터득한 우리나라 풍수지리설의 원조이기도 합니다. 초월역을 빠져 나와 찻길 건너편에 보이는 산세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잠시 들머리를 찾아서 헤매기도 합니다. 동네 주민들도 백마산에 대한 이름도 모릅니다. 초등학교 학생의 말대로 도곡초교 옆으로 들어섭니다. 기도원을 지나서 유일사 표지석을 바라보며 자그마한 산길을 올라섭니다. 임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직진하여 오릅니다. 산길로 오르니 수북하게 쌓여 있는 낙엽의 향취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폐포 깊숙이 스며 듭니다. 두 시간여를 오르고 내리며 몇개의 봉우리를 마주 합니다. 우리들 노객 두명만이 마지막 매달려 있는 단풍의 그림을 만끽합니다. 온 몸에는 땀이 흐르지만 시원한 늦가을의 상큼함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말바위봉 발리봉을 뒤로하고 백마산 용마봉(503.3m)에 오르니 광주시내가 발아래 전개되며 저 건너편에는 무갑산의 모습도 선명합니다. 귤 하나씩으로 갈증을 간단히 달래고 백마산과 이어지는 고갯마루에서 오른쪽으로 하산합니다. 모란역에서 치빠흐를 14시 35분에 만나기로 되어 있으니 백마산은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또 찾아 오고픈 산행길입니다. 산객들도 별로 눈에 뜨이지를 않는 가을산의 정취를 만끽하는 시간입니다. 그리 험난한 바위들도 없는 육산으로 호젓하면서도 편안한 오염이 아니된 산입니다. 모란역 1번 근처의 장어집으로 치빠흐 씨모우 까토나 셋만의 완샷자리입니다. 시원한 후레쉬 C2H5OH의 목넘김의 짜릿함이 바로 노객들의 신선놀음입니다. 계속되는 한잔의 알콜은 심장의 펌프질을 올려주며 말초혈관까지 충전시킵니다. 못 다 한 아쉬움을 쭝화인들의 양꼬치집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부족한 알콜의 혈중농도를 보충하면 권주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헤여짐의 순간은 항상 아쉬움으로 부족함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처럼 우리 노객에게도 또 다시 내일이 있습니다. 그날에도 오늘처럼 삶의 희열을 만끽하는 그날이기를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