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날개 짓에
답답한 가슴열고 날아오르고 싶은 날은
이월면 노원리 논실로 왜가리 보러오세요
날개 짓 힘차게 박차고 로켓처럼 날아요
속살대는 봄바람처럼 왜가리 짝지을 때쯤
그곳에 들려보시면 마음이 가벼워져
돌처럼 굳어진 몸과 맘 사근사근 풀릴거예요
그곳에 오면 왜가리 말고 800년 넘은 은행나무를
덤으로 볼 수 있으니 괜찮은 일 아닌가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덤은 또 따로 있답니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이 그 나무 앞에 서면
무엇을 가져야하고 무엇을 버려야할지
내면을 들여다보듯 조용조용 가르쳐줘요
※ 진천읍 이월면 노원리에 있는 노도래지는 왜가리 번식지로 지정된 곳이며 은행나무는 1962년 12월 12일 천연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었다.
4월쯤 이곳에 들려보면 나뭇가지를 하얀 눈처럼 덮고 있는 왜가리를 만날 수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이곳 주민들은 왜가리가 날아오는 시기가 되면 왜가리 보호를 위하여 차량진입을 통제하고 경운기 소리가 나는 것조차 삼가며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을 보고 고맙고도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4월1일]에 다시 들려보니 산자락을 기대고 올망졸망하게 지어진 옛집들이 헐리고 정감이 묻어나던 돌담들도 헐리고 조립식 집 한 채가 썰렁하게 놓여있어 너무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변했어도 여전히 새들은 날아와 둥지를 지키고 은행나무는 의연히 그 자리에 있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