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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2월 28일(주보 2010년 1월 3일) 부임하신 오 마드렌 바라 원장수녀님에 대해 자료를 찾다가 인터넷에 올려진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글의 원본은 원장수녀님께서 2007년 제가 속한 예수성심수녀회 홈페이지에 올리신 글인데, 주위의 사람들이 이글을 많이 편집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글이 가슴에 많이 와 닿아 여기에 올립니다.
(사진은 월성본당 소성전과 소성전 십자가의 길 14처입니다.)
예 수 성 심 시 녀 회
오 마드렌바라 수녀 지음
올리브 산에서 기도하신 예수님
밤이 깊었습니다. 어두움이 먹물처럼 밀려오고,
만상이 고요한데 가슴이 찢기어 고독한 밤을 지새우신 예수님!
이 고통을 함께 나누어 줄 이 없고 제자들마저 잠들었는데,
버림받은 처절한 아픔과 고독이 범벅되어 애절한 탄원의 기도를 올리셨나이다.
아버지!
할 수 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나에게서 멀리하여 주소서!
왜 세상의 고통을 혼자서 져야 하나요?
인간의 절규는 하늘과 땅이 꺼져 내립니다.
피땀이 땅을 적시우고 초목도 함께 울어주는데 사랑하는 제자들은 어디로 갔는가?
그러나 아버지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나 그 사명을 이루려 왔나이다.
※ 묵 상 ※
주님! 당신이 이렇게 고통스러우신데 나 어디에서 웃고 즐겼나이까?
그러면서 내가 고통스러울 때 얼마나 당신을 애타게 불렀나이까?
주님 당신의 고통을 함께 하게 하소서!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깊은절을하며)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숨이 막힐 듯 고요하다 못해 무서운 빌라도의 광장.
많은 군중이 밀집하여 나자렛 예수를 응징하려고 살기 띤 얼굴로 모였습니다.
세상을 시끄럽게 하던 예수란 자가 오늘 어떻게 되는가 보자 하는 심산입니다.
누가 누구를 심판합니까? 이 어리석음이여!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몇 일전만 하여도 나병환자와 귀머거리를 고치시고,
절름발이를 걷게 하시며,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주님이
오늘 여기서는 묵묵히 침묵으로 응수하십니다.
※ 묵 상 ※
주님! 용서하여 주십시오.
낮은 자리는 싫어도 높이 앉아 약한 자들을 심판하는 것을 세상은 좋아합니다.
오! 주님, 제 손목을 잡아 주십시오.
어떠한 선고에도 당신처럼 버티고 서 있게 하여 주십시오.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2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통나무를 엮어 당신의 어깨에 매어 줍니다.
차라리 나무라면 좋았을 것을
굴욕과 천대와 모욕이 함께 합쳐 짓누르는 온 세상의 죄악을
한 몸에 지신 예수님!
속죄의 어린양으로 자신을 기꺼이 바치신 나의 예수님!
※ 묵 상 ※
주님! 어찌하오리까?
십자가라면 당신의 것 나는 그것을 지지 않겠노라,
외치며 당신이나 또 지고 가시라고 조소하며 매 순간마다 외면하고 피하는 어리석은 인간입니다.
내 것은 언제나 작고 가볍게 하여 주십시오. 라고 잔꾀만 부리던 때가 한 두 번이었습니까?
주님, 언제나 십자가만은 네 것이 아님 내 것이 되게 하여
주시고, 말만이 아닌 몸으로 받아 지게 하여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3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가파른 언덕길에 힘없이 넘어지신 예수님!
군중의 눈길이 짓눌려 아파하시는 당신에게로 닿았습니다.
사랑과 동정이 아닌 조소의 눈빛은 마땅한 응당의 댓가를 치른다고 생각하며 채찍을 가합니다.
살이 묻어나고 찢기어진 어깨 위에 다시 십자가는 일어섰습니다.
용기와 힘을 내시는 당신의 얼굴에는 마냥 평화스럽기만 합니다.
※ 묵 상 ※
주님, 도와주십시오!
조금만 고통스러워도 원망 투성입니다.
아직 나의 십자가는 흙이 묻지도 않았는데,
못 살겠노라고 투정부터 부리는 철부지의 어리석음을 굽어보시고,
죽기까지 온전히 내어주신 당신의 발자욱을 보며,
묵묵히 걸어갈 용기와 힘을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4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가까이 다가서는 그리운 얼굴!
여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터지는 가슴과 안타까운 마음은 용기와 위안을 주고받는 뜨거운 눈빛 뿐 입니다.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오열의 빗줄기!
마지막 던져주신 사랑의 시선에서,
모자는 모든 것을 알아듣고, 평온을 찾아 갈 길을 가십니다.
※ 묵 상 ※
어머니! 나약한 우리의 본성을 도와주십시오.
조용히 받아들이시는 어머니의 자애와 인내 그리고 용기를 배우게 하여 주십시오.
뼈마디를 깍아 내는 아픔이 있다하여도 눈물이 아닌 사랑으로 조용히 받아,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게 하소서. 란 대답을 기쁘게 하게 하여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5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지쳐 비틀거리시는 발걸음을 보고 재촉하여 시몬 에게 거들게 하고 있습니다.
사랑에서가 아닌 마지못해 한 귀퉁이를 잡아 줍니다.
예수님!
당신은 십자가가 무거워서 지치신 것이 아닙니다.
무디고 무딘 나의 마음을 보시고 더욱 더 지치셨습니다.
※ 묵 상 ※
예수님! 슬퍼하지 마십시오.
오늘도 인간들은 남의 십자가를 보면, 행여 가시가 될까하여
천길 만길 도망합니다. 고통 받는 형제들을 보고 오히려
무능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고개를 돌립니다.
주님!
어디서부터 어떻게 사랑을 찾아 당신의 십자가의 길벗이 되어 골고타 언덕을 오르겠습니까?
주님!
나의 이웃의 죄를 대신하여 죽음으로 십자가를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6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성한 곳이라고는 한 곳도 없이 만신창이가 되신 당신의 몰골,
피땀이 범벅되어 알아 볼길 없어도 그 누구하나 용기가 없었습니다.
언제부터 세상이 이렇게 변하였습니까?
베풀면 더 풍성하여 진다는 진리를 살줄 아는 베로니카는
당신의 아픔을 함께 하는 고운 마음 안에, 하얀 수건 위에 사랑의 응답을 내리셨습니다.
※ 묵 상 ※
주님!
어려울 때 일수록 용기가 필요한가 봅니다.
내 어찌 사형수의 벗이 되어 아픔을 내 것이 되게 하겠습니까?
약한 자를 돕는 것이 신분이 낮아지는 것으로 착각하여 우월감에 빠져 살아온 나입니다.
받기보다는 베푸는 기쁨을 맛보게 하여 주시고,
나의 가슴에 주님을 모시는 자로서 부끄럼 없이 선행을 행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7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우리를 사랑하시는 나의 예수님!
신분, 지위, 외모 따위에 구애됨 없이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너희는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 당신의 어깨 위에 무겁게 짓누르는 나의 죄!
그래도 주님은 여전히 사랑의 눈길로 나의 차디찬 마음을 뜨겁게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 묵 상 ※
주님!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매일 반복되는 무관심에서 외면해 버리는 수많은 사랑의 작은 꽃송이들을 따게 하여 주십시오.
거만하게 나를 짓밟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의 눈길을 보내게 하여 주십시오.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8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8 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약한 듯 어리석은 듯 하시면서 강하신 당신 앞에, 나 여기 무릎을 꿇습니다.
죽음의 길 앞에서 예루살렘의 부인들을 위로하여 주시는
당신이 보여주신 여유와 사랑은.
오늘 연약한 나의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어 줍니다.
※ 묵 상 ※
나, 오늘 당신의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남을 동정하며 남의 잘못을 보고 혀를 차지만
자기 눈의 들보를 보고 울 줄 모르는 한 가닥 심지마저 꺼져버린
마음 안의 뜨거운 참회의 불을 놓아주십시오.
인생의 험한 길을 걸어가야 할 우리들에게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9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9 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한 발 자욱도 더 옮겨 놓을 수 없이 지치신 주님!
세 번씩이나 겸손을 보여 주신 교훈과 사랑,
고독과 채찍에 못 이겨 하늘과 땅이 엇갈리는 순간에도
당신은 용기를 잃지 않으시고,
재기의 길을 가시는 모습을 보고 군중들은 통쾌한 함성을 지릅니다.
※ 묵 상 ※
주님!
당신으로부터 받은 귀한 삶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지쳐도 다시 또 일어서고 싶사오니,
용기를 주시어 승리의 월계관을 당신의 거룩한 십자가 곁에 세우게 하여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10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0 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악당들은 당신의 옷을 벗기어 제비 뽑아 나누며 좋아합니다.
인간 이하의 굴욕을 당하시며, 모든 것을 아버지의 뜻에
맡기시고, 겸손을 가르치신 예수님!
당신은 어떤 분이시기에 흉악한 자들 앞에서 마저 말을 잊으셨습니까?
※ 묵 상 ※
주님!
나의 가면을 벗어버리게 하여 주십시오.
그 누가 행여 나의 옷깃을 건드릴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성난 고슴도치가 되어 도전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살아갑니다.
아집과, 불신과, 오만이 하늘을 향하여 치솟아 눈을 가리우리, 어두움에 평화가 파괴됩니다.
알몸으로 오셨다가 알몸으로 가시면서,
인간의 참 의미를 일깨워 주신 나의 주님이시여!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11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1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육중한 망치가 힘차게 내려칩니다.
선혈이 터져 우리들의 죄를 회개합니다.
아! ~ 주님!
나는 지금 어디에 숨어 있습니까?
※ 묵 상 ※
주님!
용서하여 주십시오.
작고 큰일들로 얼마나 많은 형제들의 가슴에 못을 박아 주었습니까?
가시 돋힌 혀끝으로, 묵살해 버린 침묵으로,
칼날 같은 행동으로 수 없이 때린 그 상처를 자케오의 회개한
마음으로, 막달레나의 눈물로 채우게 하여 주십시오.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12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을 단죄하고 죽이는 자들을 용서한신 주님!
당신이 떠나시는 순간 구원의 빛이 이 세상의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삼켰습니다.
용서와 사랑으로 인류를 죄악의 사슬에서 해방시키신 나의 주님!
당신은 이제 다 마치셨습니다.
※ 묵 상 ※
내가 먼저 밀알이 되지 않으면 내일의 열매를 기대할 수 없음을 알게 하소서.
십자가만이 세상을 구원 하셨듯이,
내가 치르는 아픔만이 내 형제를 구원할 수 있음을 알게 하소서.
자기를 버리는 겸손만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알게 하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13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3 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리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예리한 칼날이 가슴을 찌르리라는 시메온의 예언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어머님의 품안에 안기셨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어머니!
구원의 동반 길에서 조용히 숨기시던 아픔이 당신 아드님의
싸늘한 볼에 뜨거운 이슬 되어 방울져 흐릅니다.
※ 묵 상 ※
이제야 평온을 찾으신 주님!
폭풍의 언덕에도 태양이 새롭게 솟았습니다.
우리가 당신의 품안에 안길 때 부끄러움 없이 주님을 맞이하도록
평화로운 임종을 준비하는 값진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제 14 처로 가면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4 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이 가시는 길엔 언제나 붐 비는 군중의 행렬이 있습니다.
이젠 해우 뒤에 오는 적막과 고요 속에서 당신은 가셨습니다.
평온히 잠드신 당신의 영혼으로 세상을 떠나는 모든 이의 손목을 잡아 주소서.
※ 묵 상 ※
당신의 짧은 생애를 통하여 우리에게 삶의 열쇠를 주시고 가셨으니,
참된 삶의 의미를 깨달아 지혜롭게 당신의 뒤를 따르도록
도와주시고, 지난 날 수많은 허물을 당신의 무덤으로 인하여 없이하여 주소서.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교황님의 의향에 따라
주모경 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