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DVD 프라임 기사______________________
임요환 DVD 시연회 취재기 등록일 | 03-08-21 17:30:50
1. 들어가며 : 임요환이 누구야?
최소한 DVD프라임 내에서 이런 질문을 하실 분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며칠 전부터 ‘임요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게임과는 전혀 무관한 ‘프라임 차한잔’ 게시판에서도 심심치 않게 오르내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출시일 기준으로 6년이 넘어가는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최고의 진기한 승부가 임요환의 이름으로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임요환이라는 프로 게이머는 현재 전 세계 유일의 프로게임 리그와 게임 중계 방송국을 가진 한국의 프로게임 문화를 대표합니다(물론 북미지역에도 프로게이머란 타이틀이 있긴 합니다만, 한국과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다음에 있는 그의 팬 까페의 회원은 30여만 명. 단일 팬클럽으로선 국내 어떤 팬클럽과 비교해 보아도 뒤지지 않는 규모입니다. 거기에 그 팬들의 구성은 어찌나 다양한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10~20대의 젊은층을 포함, 10~30대의 광범위한 여성 팬들, 30대이상의 넥타이 부대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너무 오랜만에 만나 특별히 대화할 말이 궁해 곤란했던 30대 중반의 사촌형과의 만남에서 임요환 선수의 게임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각종 CF와 공중파 방송 출연, 영화 카메오 출연 등으로 게임뿐만 아니라, 그 영역 밖에서도 게임계를 대표하는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임요환 선수가 이러한 위치에 오르기까진 그의 뛰어난 실력과 성적이 뒷받침되었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혹자는 그의 뛰어난 외모가 여성 팬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겠죠.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여러 가지 프로 게임계 내부의 시대적 상황과 임요환 선수 개인의 특성(지극히 전략적이며, 상대방이 상상을 초월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다)과 그 특유의 투지(누구나 졌다고 생각했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구어낸다)가 결합되어 매우 독특한 그만의 아우라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온게임넷에서 자신들의 방송리그를 토대로 DVD타이틀을 만든다고 할 때(게임 방송국이라는 것도 세계 최초고, 게임리그라는 것도 세계 유일이니, 이것을 토대로 만든 DVD타이틀도 세계 최초, 유일의 장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첫 번째 테마가 ‘임요환’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론입니다.
2. 취재에 임하는 자세
일단 취재자의 신원을 밝히는 것이 먼저 일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DP내에선 하드웨어 리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뜬금없이 DVD 시연회 취재와 타이틀 리뷰를 자청하고 나섰을까요. 그 이유는 제가 하드웨어 리뷰어이기 이전에, 임요환 선수 공식 팬클럽(일명 ‘드랍동’)의 8천 몇 번째의 회원이며(가입일 2001년 4월 21일-그 유명한 한빛 소프트배 임요환-장진남간의 레거시오브차 경기 이후), DP에 들락거리기 전엔 프로 게임계에선 DP와 같은 존재로 통하는 ‘PGR21.COM’의 죽돌이(--;)였다는 과거의 전력 때문입니다.
프로게이머 DVD는 제가 DVD계에 진출(?)하면서 항상 생각해 왔던 아이템이었습니다. 사실 프로게이머(및 구단)들의 수익구조라는 것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프로게이머 DVD는 하나의 새로운 수익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라고 생각해 왔었죠. 한편으론, 게임 팬들의 구매력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의 프로게임계가 스폰서 확보 및 부대사업 진행시에 큰 지표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간 정리된 형태로 제안할까란 생각에 제 PDA의 할일 목록 중 써야 할 글에 ‘새로운 수익구조로서의 프로 게이머 DVD’라는 제목으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만 굴뚝같을 뿐 이일 저 일에 치여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보게 된 ‘임요환 DVD’ 광고는 어찌나 반갑던지, 마치 제가 해야 할 일을 누군가가 대신 멋지게 해준 것 같은 거대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였습니다. 시연회와 기자 간담회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하고 나선, 염치 불구하고 제가 취재와 타이틀 리뷰를 맡겠다고 운영진에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건 제가 진짜 잘할 수 있다는 말이죠!…--;;’
이런 배경인 탓에 이번 취재에는 임요환 선수의 개인적인 팬인 저의 시각과 DVD프라임의 취재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양식 사이에서 ‘갈之’자로 휘청거린 모습이 역력하게 들어납니다. 이 점에 대해선 먼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3. DVD 시연회
DVD시연회는 2003년 8월 20일 압구정동에 위치한 씨어터 2.0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비가 추접추접 오는 날씨임에도 씨어터 2.0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습니다. 프로게임계에선 워낙 유명 인사인 황형준 PD와 위영광 PD, 정소림 캐스터를 비롯한 온게임 관계자분들과 제작사인 비트윈 관계자 분들. 거기에 임요환 선수 팬클럽 회원들과 향후 온라인 마케팅에 있어 협력관계를 가질 PGR21.COM관계자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물론, DVD의 주인공인 임요환 선수와 주훈 감독, 커멘터리 작업에 참여한 엄재경, 김도형 해설위원도 참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김창선 해설위원의 자리는 끝까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비트윈 관계자분들의 간단한 소개가 있은 후, DVD의 주인공들-임요환, 엄재경, 김도형-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가장 처음의 비트윈 관계자 분께서 두 해설위원의 이름을 헷갈리는 바람에 좌중에 폭소가 터졌는데, 두 해설위원들께선 자기 소개할 때 멋지게 활용하시더군요.
항상 쑥쓰러워하는 표정의 임요환 선수
안녕하세요~ 엄도형입니다. 스타계 최고의 만담가 엄재경 해설
안녕하세요~ 김재경입니다. 의외로 많은 유머씨리즈를 보유중인 김도형 해설
이후 본격적인 DVD시연이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DISK로딩 화면을 보는 순간 플레이어가 파이오니어 747A임을 직감했습니다(혹은 마란츠 DV8300이겠죠. --;). 거기에 밝은 회색화면에 번져있는 녹색기운을 보니 소니 11HT겠구나 생각하고 천정을 보니 맞더군요. --; 직업병은 직업병인 듯.
이번 ‘온게임넷 스타리그 콜렉션 - 테란의 황제 임요환SE - (이하 임요환 DVD)는 3 디스크로 예정되어 있어서 3부분으로 나눠서 진행되었습니다(가장 최근에 있었던 희대의 진기명기 승부. 이와 아무 관련이 없는 DP의 차한잔 게시판에서 조차 화제가 되었던 패러독스에서의 VS 도진광 선수와의 게임까지 포함해서 4DISC가 나올 것이라는 정보가 있습니다. 이 점은 차후의 타이틀 리뷰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죠).
첫 번째 디스크에선 엄재경 해설과 함께 하는 HISTORY 파트. 임요환 선수가 처음 혜성과 같이 등장한 시점부터, ‘테란의 황제’라는 칭호를 얻고, 또 그것을 지켜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모멘트가 되었던 게임들을 엄재경 해설과 임요환 선수가 함께하는 코멘터리를 통해 보게 됩니다. 시연회에서 봤던 게임은 아직까지도 게임 팬들 사이에서 명승부 중의 명승부로 꼽히는 2001년 코카콜라배 결승전 VS 홍진호전의 1차전이었습니다.
분명히 이런 코멘터리 작업은 두 사람에게 모두 처음 일 텐데, 어느 영화 타이틀에 담겨 있는 음성 해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진행을 보여주었습니다(물론 이것은 전체적인 방향을 이끌었던 엄재경 해설의 능력이 컸겠죠). 중계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엄재경 해설은 임요환 선수에게 편하게 반말로 이야기 하고, 임요환 선수도 그때그때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는 분위기였죠. 시간 관계상 전부를 보지 못했지만, 타이틀의 퀄리티를 확인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두 번째 디스크는 김도형 해설과 함께 하는 전략-전술 파트. 임요환 선수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하는 기기묘묘한 전술들이 발휘된 경기들을 모와 전략 - 전술 위주의 코멘터리와 함께 모았습니다. 특히 2번째 디스크에선 DVD매체의 특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멀티앵글-오디오를 통해, 임요환 선수와 상대방 선수의 마우스 컨트롤과 키보드 컨트롤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스타 마니아들을 크게 자극할 것 같습니다. 김도형 해설의 진행도 굉장히 안정적이면서도, 간간히 특유의 유머가 터져서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김도형 해설이 온게임넷에서 진행하던, ‘그것이 알고 싶다’ 스타일의 프로그램(김도형의 데일리 게임 북)보다 단독 진행에 훨씬 익숙해지신 것 같아서, 역시 ‘짬밥이 무섭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세 번째 디스크는 게임과는 전혀 상관없이 임요환 선수 개인에게 집중된 컨텐츠입니다. 임요환 선수의 게임보다는 임요환 선수 자체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한 보너스 DVD라고나 할까요? ^^ 각종 이미지 컷 및 패션쇼(?) 동영상, 인터뷰 모음이었습니다. 예상대로 뒤쪽의 드랍동 회원 분들이 집중적으로 계셨던 곳에선 장면이 하나하나 넘어갈 때마다 환호성과 기성이 터졌습니다. 특히나 충격적인 세미 누드라든지, 등급위원회에 고민을 안겨줄 만한 18금 급의(?) 인터뷰들이 들어 있으니, 출시되면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 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1시간 20분 정도?) DVD 시연회를 마치고, 바로 기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아직 정확하게 QC를 받지 못해서 DVD타이틀의 퀄리티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퀄리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주 컨텐츠들이 방송화면들을 모은 것이라, 촬영장소와 시기에 따라 화질이 약간 차이가 나는 듯 하여, 그 점이 약간 걸리더군요.
4. 기자 간담회
기자 간담회는 2층에서 있었는데, 올라가면서 밑에 계셨던 팬 분들이 그러시더군요. “그냥 구경만 하면 안 되나? 팬이 그냥 지켜보겠다는데 왜 못 가게 해..” 이왕 나왔으니 임요환 선수와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팬들의 간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전 룰루랄라~(--;;)하며 간담회 장소로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간담회가 시작되고 나니 너무나 분위기가 썰렁했습니다. 아무도 질문 안하고 조용한 분위기. DVD잡지 기자 분들이 임요환 선수에 대해 사전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안타깝게도 전 그런 분위기를 견디질 못 합니다. 학창 시절 미팅을 나가서도, ‘오늘은 꼬옥~ 조신하게 과묵한 터프가이 이미지로 가야지..’해 놓고선, 막상 분위기 썰렁하면 ‘걸어 다니는 전설의 고향’으로 변신하여 각종 기담과 패설을 늘어놓으며 수다를 떨어 온 인생이다 보니, 기자 간담회에서도 거의 제가 질문을 독점해 버렸습니다. --;; 아마 다른 잡지 기자 분들이 속으로 욕하셨을 듯. ‘제 첨 보는데 머야??’. 이후엔 기자 간담회에서 오고갔던 대화입니다(질문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DVD웹진 기자가 아닌 게임지 기자의 인터뷰 같습니다 --;;).
인터뷰에 응하는 임요환 선수
옆에서 보조응답(?)을 해주신 엄재경, 김도형 해설 위원
쓰리샷 한방
인터뷰 내용 정리
(질문의 순서와 내용, 답변은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차원에서 적당히 각색되었음을 먼저 알립니다. ^^;)
Q : 먼저 DVD 출시 축하드립니다. 먼저 이번 기획이 어떻게 성사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온게임넷 : 일단 저희 측에서 먼저 기획을 잡고 시작한 아이템입니다. 온게임넷 차원에서 새로운 수익구조를 모색하다가 나온 기획안인데, 정식명칭을 보셔서도 아시겠지만, 크게 봐서 ‘온게임넷 스타리그’라는 브랜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보시면 됩니다. 저희들이 기획중인 단계에서 비트윈을 소개 받았는데, 마침 비트윈 쪽에서도 저희 스타리그와 프로게이머를 주 컨텐츠로 하는 DVD타이틀 제작에 대해 기획 중이었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레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Q : 사실 게임에 관해선 저작권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이 가능한데요. 지금 출시되는 DVD의 경우 저작권이 어떻게 되죠? 온게임넷이 저작권자이고, 임요환 선수는 출연하는 개념인가요?
온게임넷 : 예. 맞습니다. DVD의 내용물이 방송이므로, 거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온게임넷이 저작권을 행사하죠. 거기에 ‘임요환’이라는 다른 브랜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사용료를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물론 출연료를 드리는 건데, 판매량에 따른 러닝 개런티 형태입니다. 물론 참여하신 엄재경, 김도형 해설위원님들께도 소정의 출연료가..
Q : 사실 마케팅에 있어 주 타겟이 어딘가요? 아무래도 타겟 마켓이 좀 작을 것 같긴 한데..
온게임넷 : 사실 게임이라는 틈새시장 중에서도 또 틈새시장이죠. 게이머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집에서 DVD타이틀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될만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엄해설 : 제가 보기에도 1만장 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Q : 그래도 명색이 드랍동 회원이 30만 가까이 되는데, 1/3은 의무적으로 사야죠. (웃음~) 그렇게 되면 연말에 타이틀 판매 순위 1위도 가능하겠네요. 이런데 있어선 드랍동은 문희준씨 팬클럽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겠어요. 한편으로 임선수의 주요 팬층과 디빅애호 계층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도 판매량에 큰 변수네요. (일동 적극 동의하에 심각모드)
Q : 제작에 있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온게임넷 : 처음 제작 미팅하려고 모였을 때, 김도형 해설위원께서 임요환선수한테 오래 된 원한을 이야기 하시더군요.
Q : 김도형 해설님, 어떤 원한인가요?
김해설 : 넘어가죠....
(좌중 웃음)
Q : 이제부턴 임요환 선수에게 질문 드려야겠네요. 보면 임요환 선수가 프로게이머로서 ‘첫 타자’였던 게 꽤 많습니다. TV CF야 이기석 선수가 있다 해도, 공중파나 라디오 방송, 영화 출연등..이번에 DVD까지 첫 테이프를 끊으셨는데, 그 때마다 기분이 어떠세요?
임요환 : 사실 제가 성격이 적극적이라거나, 자기표현이 강하다거나 그런게 전혀 없어요. 그냥 게임만 할 줄 알죠. 그래서, 여태까지 했던 게임이외의 모든 활동도 제가 먼저 해보고 싶다거나 하고 제안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다 감독님들이 하라고 하면 가서 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기분은 없구요.
Q : 평소에 DVD는 많이 보시나요?
임요환 : 제 유일한 취미가 영화 감상입니다. 음악은 많이 못 듣구요. 시간 나면 영화관 가거나, 영화 DVD 빌려와서 보곤 하죠.
Q : DVD 찍으실 땐 어떠셨어요? 스케줄도 바빴을 텐데…
임요환 : 하루에 다 찍은 게 아니라 3~4일에 나눠서 찍어서 크게 부담은 없었어요. 또, 가서 굉장히 편한 분위기속에서 대화를 나눈 거라 더 부담이 없었죠. 다만, 세 번째 디스크 찍을 때, 사전에 어떤 정보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갔더니 감독님이 웃통 벗으라고 하실 땐 많이 당황했어요. 미리 알았으면 운동해서 몸이라도 만들어 놓는 건데..
엄해설 : 전날 밤에 라면 먹고 잔거 아냐? (좌중 웃음)
임요환 : 아까 3번째 디스크 땐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거의 눈뜨고 못 보겠던데요. 전체적으로는 그냥 팬들에게 제 모습을 프리하게 보여준다는 생각가지고 임했어요. 게임에 대해서도 그렇고, 게임외적인 면에 대해서도 그렇고.
Q : DVD 나온 거 보니까 어때요?
임요환 : 사실 이번에도 별 생각 없이 촬영에 임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일이 시작되고 나니까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매달리셔서 수고하시는 걸 보고, 생각이 달라졌죠. 겜프갔을때 잠깐 중간 결과물을 보긴 했는데, 오늘 보고 나니까 너무 결과가 잘 나온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수고하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리고.
Q : DVD내용에 들어가서 보면, 게임 팬 입장에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아까 나왔던 임요환 선수 개인화면과 키보드 컨트롤 장면일 텐데, 거기에 대해선 어떠세요? 아무래도 전력노출이라는 측면에선 부정적일 텐데..개인적으론 그 부분이 다른 게이머들이 이런 작업 참여하게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만.
임요환 : 저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전 저런 화면 찍는 줄도 몰랐거든요.
온게임넷 : 천정에다 따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엄해설 : 알면 긴장할까봐 안 알려 준 모양이군.
임요환 : 머 이미 카메라 돌아가면 긴장하는 건 마찬가진데요. 다만, 그런 거 까지 찍는줄은 꿈에도 몰랐죠. 당연히 전력노출이 크죠. 제가 특정상황에서 어느 것을 집중적으로 보는지 다 보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단점보단 이 DVD작업이 가진 긍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생각했어요. 아마 다른 선수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네요.
Q : 임요환 선수 팬 층을 생각해 보면, 처음에는 10~20대 남성들이 주류였다가, 요샌 여성 팬들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것 같아요. 어떠세요? 남성 팬과 여성 팬의 차이가 느껴지시는지..
임요환 : 사실, 제가 남자 팬만 있다면 이렇게 꾸미고 안 다닐 겁니다. (좌중 웃음~) 원래 꾸미는 거 관심도 없고, 잘 못하거든요. 그런데, 여성 팬들 있으니까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데로 꾸미고 다니는 거죠.
엄해설 : 전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분야인 만화를 보면(엄재경 해설의 경우 현재 사모님이 현직 만화가이시면서, 본인 스스로도 한때 잘나가던 스토리 작가였습니다. ^^) 지금 남성 만화는 완전 다 죽었거든요. 대여점이다 스캔본이다 해서. 그런데, 순정만화는 판매량이 아직도 꾸준해요. 그만큼 똑같이 좋아해도 애정과 관심이 높다 이거죠.
Q : 하긴 저도 들리는 풍문으로 동인지 문화층의 아가씨들이 대거 프로게이머들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길..
엄해설 : 그 부분은 전 확신합니다(웃음). 단적인 예로 박정석 선수가 윗통 벗고 탄트라(소속사인 한빛에서 유통하는 온라인 게임) 광고 찍은 다음에 팬 까페 회원수가 폭등했거든요. 아마 프로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팬 픽이 인터넷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수도..(엄해설의 음흉한 웃음과는 상반되게 팬 픽의 실체를 모르는 임선수는 멀뚱멀뚱~)
Q : 해설위원 분들께도 질문 드리면, 아까 보면서 솔직히 감탄한 게 이런 작업 처음 해보셨을 텐데, 어느 영화 타이틀 코멘터리 못지않게 잘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작업하시면서 어떠셨어요?
김해설 : 머 사실 요환이랑 크게 친한 건 아니지만(좌중 웃음~) 그래도 항상 보고 형, 동생 하면서 지내고 그러니까요. 아마 모르는 사이에 그런 진행을 한다면 분위기가 불편할 수도 있는데, 평소에 잘 알던 사람과 편하게 대화를 하는 거라서 그런지 특별히 어렵진 않았어요.
엄해설 : 저 같은 경우는 머, 방송에서도 워낙 솔직하게 진행하는 편이기 때문에요. 방송에서 써서는 안 되는 말, 표현, 선수들에 대한 존대, 이런 부분 빼면 거의 비슷해요. 방송하다가도 전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 되면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죠. ‘아? 저건 왜 저러죠?’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운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으니까 바로 물어보면 되니까 훨씬 더 편했어요.
Q : 임요환 선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임요환 : 일단 온게임넷 팀리그 결승이 있어서, 거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구요. 겜티비 리그가 다시 활성화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올해 안에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Q : 앞으로 DVD프로모션은 어떻게 되나요? 임요환 선수가 함께하는 오프라인 이벤트라도?
온게임넷 : 일단 텔레비전 CF와 매체광고, 그리고 각종 팬 사이트와 연계하는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합니다. 임요환 선수와 함께하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좋긴 한데, 지금 중요한 시합(팀리그 결승)을 앞둔 상태라서요.
Q : DVD 출시에 대해 팬 여러분께 하실 말이 있다면?
임요환 : 흠. DVD에 제 개인 화면과 컨트롤 하는 장면들, 또 해설자 분들과의 전략-전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으니까요. 스타크래프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DVD를 통해 게임에 대한 안목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조금 더 스타크에 대해 알게 되면, 그 만큼 모든 경기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5. 끝나고 나서.
인터뷰를 마친 다음, 인사를 나누고 전 제 본래의 참석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두 해설위원 분들과 임요환 선수에게 제 PDA를 내놓았습니다. “싸인해 주세요~~ ^^;”
여전히 수줍어하며 싸인을 해준 임요환 선수
사실 엄재경 해설과는 엄해설이 스토리 작가하시던 시절에 천리안에서 우연히 채팅을 하기도 했었고, PGR21에서도 몇 번 메모와 댓글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었는데, 까마득히 기억을 못하시더군요(흐윽. 난 나중에 유명해지면 안 그래야지. T.T).
저의 경우는 항상 텔레비전에서 보던 분들이라 전혀 어색할 게 없었죠. 다만, 임요환 선수는 시종일관 매우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온게임넷의 위영광 PD가 임선수에게 다가와 묻더군요. ‘왜? 불만 있어? 표정이 안 좋아’ 아마 기자 간담회라는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이 게임관련 기자들이 아닌, 평소에 익숙하지 않는 이들과 자리를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평소 궁금했던 질문은 꼭 해야겠기에 잠깐 주저하다가 결국 해 버렸습니다(사실 임요환 선수입장에선 좀 곤란한 질문이었을 텐데, 불쑥 물어봐서 나중에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올해 임요환 선수의 은퇴에 관한 이야기가 질문이었고, 임요환 선수는 잠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게임을 한다'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이상으로 <‘임요환 DVD 시연회> 취재기를 마치겠습니다. 조만간 타이틀 리뷰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요. 마지막은 스타크래프트 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