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언젠가는 악마의 발톱을 드러내고 말 것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대표가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원숭이 뇌에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무선 컴퓨터 칩을 이식했습니다.(2021.2)
일론 머스크는 인간 두뇌에 무선 칩을 심어 각종 전자기기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선보이겠다면서 자신이 꿈꾸는 미래상을 소개했습니다.
“원숭이들이 서로 ‘마인드 퐁’(신체를 이용하지 않고 생각으로 제어하는 비디오게임)을 하길 원합니다.”
인간이 최고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어느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행복’일 것입니다. 의식주가 안정되길 바라며, 마음의 평온을 갖고자 하는 것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비단 사람만이 아니라 원숭이, 펭귄, 돌고래, 코끼리 등 모든 동물들 역시 행복을 간절히 바라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원숭이가 자신의 뇌에 장착된 컴퓨터 칩을 이용해 비디오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원숭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행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뇌신경 분야의 비약적인 과학 기술의 발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훗날 치매, 파킨스병, 알츠하이머, 중풍, 우울증, 간질 등 뇌신경과 관련된 난치질환을 치료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역기능의 폐해입니다.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동물의 뇌에 이식된 인공지능 칩이 감정까지 멋대로 조절한다면 얼마든지 원치 않는 상황이 돌발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싸워야 할 때는 순한 양처럼 온순하고, 평온해야 할 때는 뒷골목 깡패처럼 활개 친다면 그것은 인간이 원했던 바람직한 과학 기술 발전의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만약 군인, 경찰, 소방관, 의사 등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역할 보조를 위해 이식된 인공지능 칩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과학문명의 이기(利器)는 언젠가는 반드시 악마의 발톱을 드러내놓기 마련입니다. 히로시마를 쓸어버린 원자폭탄이 그 예입니다.
<노인과 바다>를 저술한 세계적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파리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을 때였습니다. 잘 모르는 이가 다가와 자신을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헤밍웨이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그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라고도 부르지요.” 헤밍웨이가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이런 젠장, 진작 말씀하시지. 자, 어서 한잔 합시다!” 에릭 아서 블레어의 필명은 조지 오웰이었으며, 그는 <동물농장>과 <1984>를 저술한 대문호였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빅 브라더가 개인의 육체적 자유는 물론 이거니와 사고, 감정, 영혼까지도 총체적으로 통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사람들은 영혼 없는 우울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숨 막히는 세상을 그린 작품입니다.
소설 속의 빅 브라더(big brother)는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유일신입니다. 오래전까지만 해도 빅 브라더의 세상은 비현실적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요즘에는 빅 브라더의 세상이 더 이상 비현실적이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리스크 없는 과학기술의 발전, 인간이 바라는 희망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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