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영국의 한 경매장에서 바이올린 한 대가 무대에 올랐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경매장 내가 숙연해 졌습니다.
백여 년 전 명품 브랜드의 모조품으로 만들어진 이 바이올린은 현 마저 두 줄 밖에 남아 있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무려 9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15억 4천여 만원에 낙찰되었지만 아무도 놀라워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바이올린에 담긴 특별한 사연 때문이었습니다.
1912년 4월 15일, 북 대서양을 건너던 타이타닉 호는 암초에 부딪쳐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갑판까지 바닷 물이 차 오르자 승객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모두들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그 때, 의연하게 연주를 하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바이올린 연주가로 등장하는 '월리스 하틀리(Wallace Henry Hartley)'는 타이타닉 호의 악단을 이끈 실존 인물이었습니다.
'하틀리'가 이끄는 8명의 연주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성을 잃고 우왕 좌왕하는 승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신들은 탈출을 포기하고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급박한 상황에서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은 놀랍게도 흥분했던 승객들에게 침착함을 되찾게 해주었습니다.
연주는 침몰하기 10분 전까지 3시간 가량 계속됐고, 그 덕분에 승객들은 여자와 어린이부터 질서 정연하게 구명 보트에 태울 수 있었습니다.
구명 보트가 부족해 탈출을 포기한 승객들은 연주를 들으며, 차분히 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했습니다.
타이타닉 호의 마지막 연주를 이끈 이 바이올린은 '월리스' 가 약혼녀로부터 선물로 받은 소중한 바이올린이기도 했습니다.
경매장에 나온 바이올린 가방에는 월리스 이름의 W.H.H. 라는 이니셜이 적혀 있었고, 몸체에는 "우리의 약혼을 기념하며 월리스에게" 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타이타닉 호의 승객들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연주하다 죽음을 맞이 한 월리스는 타이타닉 호 침몰 1주일 후 주변 해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는데 그의 몸에는 바이올린 가방이 묶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바이올린은 월리스의 약혼녀 '마리아' 에게 다시 돌아 갔습니다. 그녀는 이 바이올린을 평생 소중히 간직하며 혼자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둡고 차가운 바다에서 침몰 10분 전까지 울려 퍼진 연주는 수 많은 생명을 구한 위대한 연주로 후세 사람들에게 길이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