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제45회] 오형산에서 풀려난 손오공
심원은 바른길로 돌아가고 여섯 도적은 죽다 편
백흠과 삼장이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또 다시 그소리가 들렸다
"스승님 ! 잘 오셨습니다."
종들이 말참견을 했다.
"아 저건! 산기슭 돌 상자에 같힌 원숭이 일것입니다.'
그제야 백흠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 그놈이다! 그놈이야!"
삼장이 물었다.
"그놈이라니요.?"
"이산은 원래 오형산이라고 했는데 우리대당 천자님이
서쪽 나라를 평정 하셨을때 양재산이라고 이름을 고치셨지요,
옛날 이야기에 왕망이 한나라를 찬탈하던무렵
하늘이 이산을 내려서 산밑에 신령한 원숭이 하나를 눌러놨다고 했습니다.
더위와 추위도 겁내지않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원숭이지요.
토지신이 지키면서 놈이 배고프다고 하면 철환을 먹이고
목마르다고 하면 구리물을 마시게 한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으면서도 굶어죽지 않고 얼어죽지 않는답니다.
아까 소리친놈은 바로 그놈 일것입니다. 대사님 두려워 할것은 없습니다.
산을 내려가 그놈을 봅시다."
삼장은 그들을 따라서 말을 끌고 산을 내려갔다.
채 몇리도 못가서 과연 돌상자속에 원숭이 한마리가 같혀 있는 것이 보였다.
원숭이는 머리를 드리내고 손짓을하며 말했다.
"스승님! 왜 이제야 오십니까? 정말 잘오셨습니다.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저는 스승님을 모시고 서천으로 가겠습니다.
삼장이가서 보니 그모습이 흉측하기만 했다.
뾰족한 주둥이에 홀쭉한 볼 / 금빛으로 번쩍이는 빨간 눈. /
머리엔 이끼가 끼고 콧구멍엔 칡이 자란다. /
귀밑 털이 있어야할 곳에 잡초가 자라고 /
턱에는 수염아닌 잔디가 무성하다 /
미간에는 흙이 쌓이고 미간에도 흙이 차 있다 /
그 얼굴이 더럽기 그지없다./
손 가락은 굵직하고 손바닥은 두터운데 때가 덕지덕지 끼었다. /
그러나 눈에는 반가운 기색 역력하고 목소리는 명랑하고./
말은 청산 유수 같다.몸만 돌에 같혀 자유가 없으니 /
이놈이 바로 오백년전에 손대성인데 오늘에야 /
벌 받는 기일이차서 천라지망에서 벗어난 것이다 /
백흠은 참으로 대담했다.
뚜벅뚜벅 걸어가서 귀밑에 털과
턱에 난 잔디를 뽑아주며 물었다 .
"무슨 할말이 있느냐.?"
"당신한테는 할말이 없어 저 스님을 이리로 오시게 해줘!
물어 볼것이 있어서 그래.!"
삼장이 가까이 다가갔다.
"나에게 묻고 싶다는것이 무었이냐.?"
"당신은 동녘 땅 천자님의 명을 받고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스님 인가요.?"
"그렇다마는 네가 어찌 그런 것을 묻느냐."
"저는 오백년 전에 천궁에서 행패를 부렸던 제천대성이라고 합니다.
천궁을 소란케 한죄로 여래님이 나를 여기에 눌러놨지요.
얼마전에 관음보살이 여래님의 분부로 경을 가지러 올사람을
찿으러 간다면서 이곳을 지나갔습니다. 제가 살려 달라고 애원했더니
보살께서 스님을 모시고 서천으로 가겠느냐고 물으시더이다.
이제부터 행패를 부리지 않고 불법에 귀의해서 경 가지러 가는 스님을
성심으로 보호해서 서천에가서 부처님을 배알한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일이 있을것이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스승님이 오시기만 자나깨나 기다리고 있었지요.
제가 스승님을 모시고 서천까지 가겠으니 절 제자로 받아주십시요."
삼장은 매우 기뻤다.
"너는 참으로 착하구나 또 보살님 말씀대로 불문에 들어오기를
원 하고 있다만 나는지금 도끼도 끌도 갖고있지를 않으니
무엇으로 너를 구할수가 있겠느냐."
"그런건 필요 없습니다.스승님이 저를 구해주시겠다고
승낙만 하시면 저는 저절로 나가게 할것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구해주마.
허지만 내게 힘이 없는데 네가 어떻게 나올수가 있겠느냐?"
"이 산꼭대기에 여래님의 부적이 붙어있습니다. 거기 가셔서
그걸 떼면 전 여기서 나갈수가 있습니다."
삼장은 승낙하고 백흠을 돌아보며 부탁했다.
"태보님! 산 꼭대기까지 같이 가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 "참말 인지 거짓인지 알수가 없는걸요."
그말을 듣고 원숭이가 외쳤다.
"참말 입니다. 절대로 거짓말이 아닙니다."'
백흠은 내키지 않았지만 종을 불러 말을 끌게하고 자기는 삼장을 도우면서
다시 산을 올라갔다. 등넝쿨을 휘어잡고 칡넝쿨을 거머 잡으면서
꼭대기에 올라가니 금빛이 사방으로 뻗치고 서기가 사방으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곳에는 과연 네모난 큰 바위가 있고 그위에 종이 한장이 붙어있는데
옴.마.니.반.메,홈.
이란 여섯 글자가 또렸히 금으로 씌어있었다 .
삼장은 가까이가서 부적을 향해 몇번이나 절을하고
서쪽을 향해 축원을 했다.
"불 제자 진현장은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경을 가지러 가옵니다.
참으로 저자가 저의 제자가 될 연분이 있으면 부적이 떨어지게 하시어
저 원숭이를 구하시어 영산으로 함께 갈 증과를 얻게 하소서
만약 저놈이 저의 제자가 될 연분이 없고 저것이 사나운 괴물로서
저를 속이고 재난을 일으킬 것 같으면 아예 벗겨지지 마옵소서."
축원을 마치고 나서 절을하고는 돌에 손을 대고 가볍게 벗겼다
그러자 한줄기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어느덧 부적은 공중으로 날아 올라가고
이어서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대성을 감시하는 자들이다. 오늘 그의 액운이 만기가 되었기에
우리는 돌아가서 여래님께 이 부적을 바치겠다.
삼장과 백흠일행은 깜짝놀라서 하늘을보고 엎드려 절을했다.
그들은 곧 산을 내려가 다시 돌상자 있는 곳으로가서 오공에게 말했다.
"부적이 벗겨졌다 나오너라!"
원숭이는 매우기뻤다.
"스승님! 저쪽으로 잠깐 비켜주십시요.그래야 나가기 좋습니다.
스승님을 너무 놀라게하고 싶지 않습니다."
백흠이 삼장과 종들을 데리고 동쪽으로 물러났다
육칠리쯤 물러났을 때 다시 원숭이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더 물러 나십시요. 더멀리.."
일행이 산기슭 까지 왔을때 꽝 하는 소리가 났다.
엥? 이게 먼소리야? 저 골통 대성이 풀려 나오나?
땅이 갈라지고 산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에
삼장과 백흠은 온몸에 털이 모두 곤두설듯이 놀랐고 천궁에 천제께서 놀라
내려다보고는 옛날 일이 떠올라 은근히 걱정을 했다.
그런데 어느새 원숭이가 발가벗은 몸으로 삼장앞에 와서 무릅을 꿇었다
"스승님 제가 나왔습니다."
삼장에게 네번 절을 하더니 이번에는 백흠에게 공손히 인사를했다.
"형님! 고맙습니다. 스승님을 모셔다 주고 내 얼굴에 풀까지 뽑아주셔서."
인사를 마친 원숭이는 짐을 꾸리고 말 고삐를 잡았다.
그런데 말은 원숭이를 보자 발을 부들부들 떨고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이 원숭이는 하늘에서 용마를 키우고 다루던 필마온 이었으니
말다루는 기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보통 말들은 그를 보고 그렇게 무서워 하는 것이다
삼장은 원숭이가 진정으로 호의를 가졌고 그모습이 진정 불문에
사람 같은 것을 보고서 말을 걸었다.
"너의 성이 무엇이냐?"
"손가라고 하옵니다."
'그럼 내가 법명을 지어주마 그래야 부르기가 좋을테지.'
"전 이미 법명이 있습니다 손오공이라고 하지요..'
"그러냐? 손오공이라? 우리 종파에도 꼭 맞는 이름이로구나
그러나 네모습이 탁발승을 닮았으니 별호를 하나 지어주마
행자라고 부르는게 어떻겠느냐?"
"좋습니다 좋고 말고요!"
요래서 그때부터 손오공은 손행자라고 부르게 되었다.
백흠은 손오공의 마음이 진심 인것을 보고 삼장을 향해 합장을 했다.
"대사님 훌륭한 제자가 생겨 반갑습니다.
이사람이라면 좋은 길동무가 되겠습니다.
그럼 전 여기서 작별을 하겠습니다."
"멀리까지 전송해주어 고맙습니다.
돌아가시면 노부인과 부인께 인사를 전해주시요."
댁에서 많은 폐를 끼쳤습니다. 돌아올때 다시 들러 인사를 드리지요.'
두사람은 마침내 작별을 하였다.
오공은 벌거벗은 몸으로 행장을지고
삼장은 말에 태우고 타박타박 앞장을 서 걸어갔다.
이윽고 양게산을 넘을 무렵에 범하나가 사납게 꼬리를 흔들고 앞을 막았다.
삼장은 말등에서 간을 졸이는데 오공은 길섶에 서서 희희낙락했다.
'스승님 겁내지 마십시요. 놈이 제게 옷을가져다 주는것입니다."
오공은 행장을 내려놓고 귓속에서 바늘 하나를 꺼냈다.
그것을 바람에 대고 휘휘 휘두루자 금방 사발 만하게 늘어난다.
그것을 들고 오공이 중얼거렸다.
"히히 이 보물도 오백년 동안이나 쓰지를 못했구나.
어디 오늘 이것으로 옷이나 한벌 얻어볼까!"
그는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서 범앞에 서더니 크게 호통을 쳤다.
"이놈! 꼼짝말아!"
헝~! 어쭈구리...이넘의 원숭이 봐라
흐흐흐
벌거벗은 원숭이 손 행자 오공과 범이 산중 맞장을뜨는데?
우째 됫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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