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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손이꽃
꽃이 귀한 겨울에 눈꽃 같은 미색의 꽃을 피운 팔손이를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에요. 팔손이라는 이름은 여덟 갈래로 갈라진 잎<사진①>이 마치 손같이 생겨서 지어진 이름이지요. 어린 팔손이 잎은 1~5갈래였다가 점차 갈라진 수가 늘어나는데 대부분 7~9갈래예요. 그래서 평균적으로 8갈래 정도 되니까 팔손이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두릅나뭇과 에 속하는 팔손이는 #잎사귀 크기가 20~40㎝에 달하고 풍성하게 꽃<사진②>을 피우는 이국적인 모습 때문에 외래종으로 착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남해도와 거제도·제주도 등 남부 지방 해안가에서 자라는 #토종 나무랍니다. 그중에서도 경남 통영의 #비진도 라는 섬에 있는 팔손이 자생지는 #자생지 중 가장 북쪽에 있고 학술 연구상 가치가 뛰어나서 1962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어요.
팔손이는 중부 지방에서는 노지에 심으면 겨울에 추워서 자라지 못하지만, #해양성기후 를 보이는 충남 태안 등에서는 잘 자라요. 또 유럽 남부, 미국 캘리포니아 등 서양에서도 조경용·관상용으로 기른답니다.
팔손이는 햇빛이 적당히 들어오고 물 관리를 잘해주면 실내에서도 키울 수 있어요. 특히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폼알데하이드 등 물질을 제거하고 음이온도 만들어서 #공기정화 식물로 좋아요. 농촌진흥청이 팔손이·관음죽·소철·산세비에리아·심비디움 등 식물들의 #음이온 발생량을 조사했더니 팔손이가 가장 많은 음이온을 발생시켰다고 해요. 음이온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오염물질 을 제거하고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팔손이와 관련된 슬픈 이야기도 전해져요. 옛날 #인도 에 #바스바공주 가 있었는데, 생일날 어머니로부터 쌍가락지를 선물로 받았어요. 그런데 시녀가 공주 방을 청소하다 반지에 호기심이 생겨 양손 엄지손가락에 한 개씩 껴 봤대요. 그런데 한번 낀 #반지 가 빠지지 않자 그 반지 위에 다른 것을 끼워 감췄어요. 반지를 잃고 슬퍼하는 공주를 위해 왕은 궁궐의 모든 사람을 조사했는데 시녀는 왕 앞에서 열 손가락 중 두 엄지는 빼고 여덟 손가락만 내밀었어요. 그때 하늘이 분노해서 시녀가 팔손이 나무로 변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 #팔손이
글·사진=최수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