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트레센학원의 문제아 아그네스 타키온의 트레이너 woowangdie입니다. 타키온과는 올해 8월 즈음에 만나 열심히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습니다. (^^)
어느날 음식을 사러 갔는데, 타키온이 장을 보고 있더라구요.
대체 이 여자는 무엇을 먹고 사는고 살펴보니...
…?
?????
니 대체 뭘 먹는 거임????
트레이너로써 우마무스메가 대체 뭘 먹고 다니는지 확인을 안 해 볼 수가 없었다!
싶어서! 만들어봤습니다. 타키온의 밥.
준비물: 토마토, 삶은 닭가슴살
과정은 간단합니다! 닭가슴살을 푹 삶아 살짝 데친 토마토와 함께…
타키온의 말대로, 적당히 갈아줍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이걸 먹는다고?
일단은 예쁘게 플레이팅 해봅니다.
간단히 평을 해보자면 지난 밤 박철민 씨(54)/모르는 아저씨 가 부친 김치전과 다를 바 없는 비주얼입니다.
전국의 아저씨들 화이팅입니다.
사실 제가 진짜로 살짝 먹어봤는데 간을 하지 않아 비린내가 상당하고 살짝 먹었더니 구역질이 납니다. 제가 주방에서 김치전을 구울 뻔했습니다. 물론 비주얼도 맛도, 뭐가 타키온 밥이고 뭐가 제가 토한 김치전인지 구별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딴 걸 내 우마무스메에게 먹일 순 없습니다.
타키온아 내가 네 밥을 만들어줄게!!!!!!!!
흔쾌히 승낙하는 타키온.
평소에는 말을 드럽게 안 듣지만 이럴 때는 얌전히 말 듣는 게 어쩐지 킹받습니다.
그리하여 시작되었다. 타키온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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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메뉴를 구상합니다.
타키온과 도시락 에피소드에서도 도시락은 만들어주니, 저도 이 도시락통을 가득 채워볼 예정입니다.
간단히 메뉴를 스케치합니다.
타키온 얼굴 모양 도시락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영양만큼 중요한 게 또 디자인이니까요.
타키온은 까다로워서 보기 좋아야 먹을 듯 합니다.
타키온이 말하길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했으니 계란과 햄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입에 당근을 물려 귀여움을 살리고 싶은데 그냥 당근은 너무 커서 당근 조각과 브로콜리를 이용해 미니 당근을 만들어줄 예정입니다.
머리카락은 어묵으로 모양을 낸 뒤 간장에 조려 갈색 머리카락을 표현하고, 빨간 눈은 방울토마토로 어떻게든 해보고, 외의 눈, 단추 등등은 김으로 장식해보려고 했습니다.
귀걸이는 하늘색 음식을 구하기 어려우니 젤리같은 걸로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계획은 여기까지 하고, 일단 도저어어언!!
가장 먼저, 밥에다 소금, 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얼굴 모양으로 동그랗게 빚었습니다.
다음은 머리카락 과정입니다. 머리카락은 한가닥 한가닥 붙이기는 너무 어려우니..
요렇게 하나하나 가위로 오려서 모양을 냈습니다. 밥 위에 얹어두니 계속 흘려내려 대강만 모양을 잡고
간장에
요거를…
연한 갈색이 아니라 타키온의 밤색 머리카락이 나오려면 꽤 진하게 조려야한다고 판단해 열심히 조렸습니다!
마치 내가 최X록 씨가 된 것 처럼….
이제 조린 것들을 올려주면…
….올리려고 집었다가 손이 터질 뻔했습니다.
일단 냉장고에서 좀 식혀줍시다.
그 사이에 간단한 이목구비 공사를 해볼까요?! 김으로 눈 외곽을 잡고, 토마토로 눈동자를 표현하면…
…음?
….무서워!!!!! 이건 마치 극장판에서 보여주는 광기의 눈입니다. 세상만사는 소거법이라고 하고 개빨리 뛴 뒤 경기 무기한 중지 선언을 할 같습니다.
토마토 색이 너무 쨍해서 그런가… 무서움 이슈로 빠꾸하기로 했습니다.
아니 토마토 빼니까 더 무서움… 어서 눈을 정해줘야겠어요.
눈을 뭘로 꾸밀까 고민하며, 일단 타키온의 귀여운 모에소매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계란 세 개를 흰자만 분리해서..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껍질로 와리가리시켜서 분리하면… 그릇에는 흰자만 담기게 됩니다. 이렇게요. 짜잔!!!
…망했습니다. 니 왜 거기있냐.
빈 페트병으로 쏙 빨아들여서 어떻게든 해결했습니다…
요걸 후라이팬에 동글동글하게 구워준 뒤, 타키온의 소매 부분에 넣습니다. 눈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소세지를 사용하는 것이 덜 무서울 것 같아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계란을 만지다보니 손이 기름 범벅이 되어버려 과정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어느정도 틀이 잡혔습니다. 와앙~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계란 노른자는 따로 분리해 타키온의 니트 부분에 넣어주었습니다. 이 때도 손이 기름 범벅이라 뭘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아까 냉장고에 넣어둔 어묵 조림을 꺼내줍니다.
…근데 이거 왜 까만 색이지? 기분 탓이겠죠? 하지만 어묵 하나따위 그리 중요하진 않을 겁니다.
일단 계획한대로 타키온의 머리를 붙여줬습니다.
정말 열심히 붙였습니다.. 어묵이 계속 흘러내려 이쑤시개로 고정해가며 제자리를 잡아줍니다. 귀랑 바보털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진짜 열심히 했어요…
어느정도 틀이 잡히면, 당근을 조각내어 구운 뒤 입에다 물려줍니다.
당근이라기엔 어색해서, 브로콜리를 가볍게 데쳐 당근처럼 만들어줍니다.
짜자잔.
이제 어느정도 틀이 잡힌 모습입니다. 그 사이에 검정색으로 셔츠와 넥타이도 만들어 붙였습니다.
귀걸이는 마트에서 사는 별모양 장식으로 대신했습니다.
나름 모서리가 여섯 개인 별이라 육각형 구조의 화학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소매의 단추까지 달아주면, 완성입니다!!!!!
사랑을 담은 타키온 도시락!!!
상당히 귀엽습니다. 이거라면 타키온에게 밥을 먹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강한 자신감이 듭니다!!!! 가서 먹여볼까요?!
…결론은 실패입니다.
퀴즈입니다. 타키온이 고향만두 아저씨가 된 이유는 뭘까요?
…자 다들 맞추셨나요? 정답은 머리카락을 표현했던 어묵이었습니다. 밤색의 예쁜 머리카락 색을 내기 위해 노력하다가 너무 많이 조린 것 같습니다. 어묵이 어묵이 아니라 거진 소금이 아닌가 의심됩니다.
역시 조리는 것은 조림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옳을 듯 합니다.
어쨋든 비주얼은 귀여우니 되지 않았을까요?
무엇보다 타키온이 만든 믹서기에 간 타키온 밥보다는 먹을만합니다. 진짜로.
타키온의 토마토닭가슴살 밥은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치킨스톡, 토마토 각종 야채들과 느긋하게 끓이면 토마토 스튜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맛은 보장하지 못하니 만들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말 안 듣는 우마무스메에게 밥을 먹여봤습니다. (다시 뱉긴 했지만)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우마무스메를 위한 사랑의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저는 이만 뒷정리를 위해 줄이겠습니다. 여러분도 음식 하나 만들고 나니 이렇게 주방이 개판이 됐었나요…?
완성하고 너무 힘들어서 완성작을 닉네임과 찍는 걸 잊었습니다. 처음 재료 준비할 때 찍었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제가 만든 것 확실합니다!
이상 요리 성공!
첫댓글 토마토 닭가슴살보고 식겁했다가 트레이너분의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보고 감동받네요🥹
아닌척 정글바겟트군 (속으로 좋아하면서)하면서 도시락을 보여주며 설명해줄꺼 같네요^^
아 이런 ㅋㅋㅋㅋㅋㅋㅋ 상상해보니 넘 귀엽네용 ㅋㅋ 감사합니다^^!
귀엽고 정성가득한 도시락이네요👍
와 정성이 대단해요
뭔가 오버쿠킹 된거 같지만 그래도 정성은 세계 최고오오! ㅎㅎ
중간중간 그림이 킬포네요 ㅋㅋㅋ 타키온 엄청 좋아해서 재밌게 봤습니다!
옷 표현이 너무 잘됐어요!! 신기해요 ㅠㅠ 어떻게 이렇게 세심하게 만드셨는지... 감탄하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