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5월 11일
장소 :울림 사무실
참석자 : 우공혜정, 김화숙, 신현경, 김명선, 조창아, 정숙경
별품사 5월의 만남에서는 세월호 관련 시집을 한 권씩 준비해 가 자신이 고른 시를 읽고 소감을 나누었다.
창아는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보낼수없다>라는 시집을 골라왔다. 그중에 유현아님의 시 '말걸기의 어려움' 을 낭독했다. 4월 봄 바다 이 단어들을 이야기했을 뿐인데...아무런 일을 당하지 않은 우리도 눈물이 나는 이 단어들~이 단어들에서 기쁨, 즐거움, 웃음, 행복, 그 모든 긍정의 뜻을 앗아간 세월호.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야겠다고,
내일 말을 걸기 위해
오늘은 말 걸기 연습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한 학생의 독백처럼 쓴 시다. 섣부르게 말 걸지 않기 위해 오늘 연습하려는 마음을 표현한 시를 읽으니, 어쩌면 위로는 성급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위로를 가장하여 성급하게 조언과 판단 따위를 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였다.
명선은 4.16참사 유가족 구술증언록인<그날을 말하다 > 100권을 작가 55명이 읽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골라 다양한 서체로 100점을 모아낸 작품집이다.<그날을 말하다>는 4.16기억저장소 구술증언팀(책임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이 2015년 6월부터 4년간에 걸쳐 진행한 구술증언으로 유가족, 잠수사, 동거차도어민, 유가족공동체 등 100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작품준비를 함께 한 사람들 이야기 중에서 4.16그날을 잊지않기 위해 용기내어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기록하고 누군가는 기억해주고 이렇게 이어지다 보면 세상을 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잊지않겠습니다! 세월호 관련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이다. 하지만 삶에서는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속으로 외면해온 것도 사실이다.....하지만우리는 다시 다짐했다 .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발로 잊지않겠다고.
현경은 한뼘작가들의 (세월호이야기)시를 소개했다. 한뼘작가들은 이 그림책을 앞에 놓고. 소망했다.부디 304의 영령들이 안식을 취하고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기를,자라나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나라에서 살수 있기를...
화숙이 소개한 책은 9주기에 나온 <포기할 수 없는 약속>은 '세월호, 그 곁에 남은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책이다. 매월 첫 일요일 오후 5시에 화랑공원 생명안전공원 부지에 모여 함께 예배하는 기독교인들의 이야기 묶음이다. 글쓴이들은 안산시민과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연대하는 분들까지 모두 50명이나 된다. 50꼭지의 글이 크게 5장으로 나눠 배치된 구조다. 고통과 교회, 연대의 기록, 세월호 이후의 나, 아픔이 아픔에게, 끝나지 않은 길: 가족 이야기. 참사 첫날부터 촛불을 들고 기도한 이들의 생생한 글부터 마지막 장에 세월호 엄마아빠의 글이 나온다. 세월호, 그 곁에 남은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라니, 어떤 이들에게는 거슬리고 의미없는 제목일도 모른다. 그리스도인들, 즉 기독교인들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러나 싶을 테니까. 우리 이웃에서, 사회에서, 역사에서, 그리고 지금 여기 정치판에서, 도무지 아름다운 기독교인을 못 봤을 테니까 말이다. 그게 바로 이 책이 가진 아름다움이면서 동시에 '진입장벽'인지도 모르겠다. 잠시, '그리스도인'이란 단어를 '불자들' 또는 '이슬람인들'이라고 바꿔 읽어보자. 종교로 쉽게 딱지를 붙이는 '정의의 사도'는 잠시 숨을 돌려보자. 성별도 민족도 절대 정의는 아니잖은가. 서슬 퍼런 일제 치하,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변호한 후세 다쓰지 같은 일본인 변호사가 있었음을 기억하자. 군사독재 시절 주류 목사들이 독재에 부역할 때, 반독재 평화 싸움에 목숨을 던진 목사들 역시 많았다.
물론 종교 이야기는 민감하고 조심스런 주제다. 그렇더라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중엔 종교인들이 있음도 인정하자. '세월호 이전과 이후'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종교라는 딱지로 사람을 나누지 말자. 함께 잡는 따뜻한 마음을 함부로 판단하진 말자. 평범한, 그러나 다소 좁은길을 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바로 <포기할 수 없는 약속>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화숙은 말했다. 또한 '기독교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읽을 수 없다'라고 말할 이유는 찾을 수 없다고~ '불자라서', '이슬람이라서', 또는 '난민이라서' 아니면 '트렌스젠더'라서 배제할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함께'를 관념이 아닌 몸으로 배우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책 말미에 나오는 창현이 엄마 최순화님의 시 "안부'를 낭독했다. 2020년에 생명안전공원 부지 '얠로 스캐치'에서 낭독한 글이라니 더욱 가슴이 아리다. 아직 첫 삽도 떼지 못하고 있는 생명안전공원....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약속이 맞다. 이 길에 있는 누구라도 포옹하며 목소리를 들으며 같이 가자.
우공이 선택한 시는
[그런 나와 우리와 이 사회를 인양하지 않고
어떻게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의 비겁과 나태와 패배감을 인양하여
새로운 역사의 갑판 위로 뛰어오르지 않고
어떻게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을까
도대체 저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박근혜 선장과 그 선원들을 그냥 두고
어떻게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을까]
<세월호를 인양하라>중에서
세월호 2주기 추모를 위해 송경동 시인이 쓴 시로 세월호를 대표하는 시들 가운데 한편이다. 시인의 목소리에 담긴 국민의 분노와 절규 끝에 세월호는 인양되었지만 그것 뿐이었다. 함께 인양되었어야 할 진실은 뭍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대신 바닷속 깊이 잠들어 있어야할 비겁과 나태와 패배감만이 인양되어 세상을 뒤덮고 있다. 눈먼 항로를 향해 질주하는 탈선의 국가를 속수무책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인이 인양하라고 외치는 새로운 국가와 시대와 정의는 정말이지 꿈꾸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직도 인양되지 못하는 나와 우리들. 우리는 정말 인양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해던것 보다 세월호 관련 시들이 많았다. 우리는 시를 낭독할때 마다 울컥해서 목이 메이고 눈물을 흘리기도했다. 송경동시인의 시 <우리 모두가 세월호 였다>에서 처럼 온 사회가 세월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는 잊지 말고 함께 연대하고 기억해야 할것 같다. 종교 직업 나이 성별 등에 상관없이 함께 연대해서 또다시 세월호ㆍ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별품사의 모임은 언제나 감동입니다~
그런데 장소가 울림옆 편의점에서 멋진사진을^^ 공원인줄~^^ 속았습니다.ㅎㅎ
새라님~^^ 김명선 --> 고명선 오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