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극필반(物極必反)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極)과 극을 고집하다보면 결국 반전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인생사 순리이다.
물극필반은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도 있고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반복하게 마련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흥하고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세상은 고락이 반복한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은 뜻이다.
이 고사성어 중국 최초의 여황제가 된 측천무후(則天武后)와 관련이 있다. 측천무후(則天武后)는 원래 당나라 태종의 후궁이었다가 고종의 황후가 되었다. 고종이 죽은 뒤에 중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무후가 섭정(攝政: 임금을 대신하여 통치권을 맡아 행함)을 하였다. 무후는 중종이 친정(親政)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이에 소안환(蘇安桓)이라는 대신이 상소를 올려 간언(諫言)하였다.
“天子(천자) 중종의 寶齡(보령, 임금의 나이를 높혀 부름)이 이미 성년에 이르러 사리를 분별할 줄 알고 재주와 덕망 역시 훌륭하신데 아직 보좌를 탐하는 것은 모자의 정분을 잊은 처사라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하늘의 뜻과 백성들의 마음은 모두 중종을 향하고 있습니다. 무후께서는 아직까지는 편안하게 섭정하고 있지만 모든 사물이나 상황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物極必反(물극필반)]’ ‘그릇도 가득 차면 넘친다[器滿則傾(기만즉경)]’ 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제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이렇게 간언을 올리는 것은 모두 이 나라의 宗廟社稷(종묘사직)을 위해서 입니다.” 라고 하며 무후의 퇴진을 권유하는 것이었다.
이런 간언 정도에 물러날 그녀(무후)가 아니었던 것은 물론이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극에 달하면 반전하게 마련이다. 그 서슬 퍼런 측천무후도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씨(이씨, 중국 당나라 황실의 성) 천하를 무씨 천하로 만들려 하였지만, 장간지(張柬之)가 이끄는 친위군 500명에 의해 폐위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물극필반의 세상 이치를 비켜갈 수 없었다. 물극필반과 동의어로 ‘세력이 강성하면 반드시 약해지기 마련이다.’ 라는 뜻의 勢强必弱(세강필약). ‘만물은 장성했다가는 쇠퇴한다.’는 物壯則老(물장즉로),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이 밖에도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는 것이니 이를 환류라고 한다(物極必反, 命曰環流)’라는 구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