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_손글씨 동시 배달> 08
올봄부터 동네 앞산에 자주 오가고 있어요. 산을 오르니 많은 존재들이 보였어요. 진달래꽃으로 시작하여 연둣빛 새싹이 돋는 나무들, 붓꽃과 아카시아꽃, 길게 줄지어 이사 가는 개미들, 고라니와 꿩을. 엊그제는 사슴벌레를, 초여름이 되면서 뻐꾸기와 요즘엔 꾀꼬리 울음소리를 자주 들어요. 숲속 오솔길을 걷는 순간은 평화가 깃드는 시간이었어요. 몸과 마음이 숲을 향해 있으니 ‘풀내음 미용실’을 자주 지나치게 되어요. 안타깝게도 손님은 별로 없더군요. 뽀글 머리를 하고서 돌 거울 들고 있는 곰도 만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산에 사는 얼룩 고양이가 나무 거울을 들고 몸단장하는 건 자주 봐요. 비 그치면 산에 가려 해요. ‘풀내음 미용실’이 문 활짝 열고서 풀 내음을 뿜고 있을 테지요. 함께 가실래요?
2020. 7. 22.
첫댓글 여덟 번째 동시 배달입니다~ 함께 가요, '풀내음 미용실'로. ^^
비가 내리는 바깥의 풍경과 풀내음이 잘 어우러집니다. 풀내음 미용실에서 곰이랑 놀고 싶네요^^
풀 내음 폴폴~ 초록이 자라는 여름, 건강히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