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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편을 고려하여 '서당교 → 도마재 → 보배산(보개산) → 청석재 → 칠보산 → 살구나무골 →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 → 서당교'의 13.3km, 5시간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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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七寶山]
높이: 779
위치: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의 3대 구곡인 화양동구곡(華陽洞九曲)·쌍곡구곡(雙谷九曲)·선유동구곡(仙遊洞九曲)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있다.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0㎞ 떨어진 지점의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총 길이 10.5㎞의 계곡이 쌍곡계곡으로 이 계곡에 쌍곡구곡이 있다.
동으로 보배산과 칠보산이, 서쪽으로는 군자산, 남군자산이 늘어서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괴산 팔경의 하나로 손꼽혀왔다. 호롱소·소금강·병암(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마당바위(장암)를 쌍곡구곡이라 한다.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 보고 있는 칠보산은 바위암릉과 노송이 어우러져 솔향 그윽한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산으로 여름 계곡 산행으로 많이 찾는다.
정상에서의 조망도 빼어나게 아름답다. 덕가산, 악휘봉,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이 보이고 남쪽의 군자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보배산[寶賠山]
높이: 777m
위치: 충북 괴산군 칠성면
2017년 2월까지 속리산국립공원에서 등산로 폐지로 출입금지
보배산은 덕가산과 군자산의 중간에 위치한 산으로 충북 괴산군 관내에 널리 알려진 산과는 달리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특히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을 바라보고 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는 쌍곡계곡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청석골 골짜기에 유서 깊은 고찰 각연사가 있다.
보배산의 산행은 중리마을 앞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200m 정도 지나 언덕진 곳 오른쪽으로 등산 꼬리표가 달린 곳부터 시작되는데 묵은 밭을 지나 400m쯤 오르다 보면 낙엽송 수림지대에 다다른다. 낙엽송 숲은 마치 이국의 정글 속을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 한국의 산하
일곱 번째 충청산행은 쌍곡구곡을 품고 있는 보배산 칠보산 연계 산행을 한다. 다들 사정이 있어 창우를 포함 셋만 이번 산행에 참석 예정이다. 라면 김치 코펠 버너 등 배낭을 싸며 지난주 아쉬움과 말하지 않으면 안 들고 오는 습성을 알아 집에서 마시려고 뒀던 이슬이 골드 한 병을 같이 쌌다.
차편은 지난주와 같은 괴산행 다음 주도 같다. 강원은 진부 정선, 경기는 가평 포천, 충청은 괴산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오지인듯하다. 그리고 연계 차편이 원활하지 않아 택시로 보배산의 들머리로 알려진 서당교로 간다. 이후 도마재로 올라 보배산 칠보산 순으로 등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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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3가 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걸어가다 지난주 통로를 뛰었던 기억이 났다. 환승 시간이 2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환승 통로를 뛰어 동서울 터미널행 2호선으로 갈아탄 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스스로에 자괴감이 들어 다음 주는 뛰지 않고 그냥 그 차 보내고 다음 차를 타기로 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미리 와 대기실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창우를 확인 후 다른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매표소로 가서 우리가 타고 갈 차의 좌석 현황을 확인해 봤다. 그런데 빈 좌석이 3개밖에 없었다. 이번 여름 괴산을 많이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반도 채우지 못하던 버스였는데, 3석밖에 남지 않았다니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가 예매하지 않았다면 이번 산행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버스 출발 5분 전에 도착한 친구에게 예매 여부를 확인해 보니 20분 전 터미널로 오는 차 안에서 예매했다고…. 그때만 해도 20여 석이 넘게 남았었다는데, 그럼 그 이후 현장 구매로 다 없어진 것이다.
승객으로 만원이 차에 배낭을 들고 탈 수가 없어 짐칸에 배낭을 넣고 버스를 탔다. 현장에서 빠르게 표가 없어진 이유가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많이 탔기 때문이었다. 놀러 가는 거 같지는 않았고 목적이 궁금했지만,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폰으로 책을 보다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 간 도로를 보니 강원도로 빠지는 길은 지난주와 같이 정체가 심했다. 덕분에 우리가 탄 차도 일부 정체를 겪고, 태풍 후 시원해진 마지막 여름을 즐기기 위한 차량이겠지.
예정보다 5분가량 빠르게 괴산에 도착했다. 역시, 크게 정체만 되지 않는다면 45분경에 도착하니 10시 정각에 각지로 떠나는 아성 교통 터미널에서 시내버스 이용이 가능하다. 목적지인 서당교행 버스는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기에 사실 바쁘게 움직일 이유는 없었다. 다른 친구가 시외버스 터미널에 붙어 있는 마트에서 얼린 생수와 막걸리를 사는 동안 터미널 밖에서 줄 서서 대기하고 있던 가장 선두 택시 트렁크에 배낭을 넣고 친구를 기다렸다.
모두 타고 쌍곡구곡을 향해 달리는 택시 안에서 서당교에 세워달라고 했는데 기사가 서당교의 위치를 모르는 거 같았다. 해서 보배산을 오를 예정이니 산행 입구에 세워달라고 했다. 15분가량 달리니 산악회 관광버스가 서 있는 곳에 내려 주었다. 떡바위 등산로 입구였다. 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여기서 보배산 칠보산 연계 산행은 불가능하지만, 혹시나 해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지도를 확인해 보았다. 지도에는 칠보산 관련 등산로는 잘 기록되어있었지만, 보배산은 한쪽 구석에 보배산이라는 표시만 있지 등산로에 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한국의 산하를 보고 2017년 2월까지 등산로가 폐쇄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폐쇄가 끝난 지금도 정보가 없다는 것이 이상했다. 뭐 그러던 말던 우린 우리 갈 길을 가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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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서당교를 찾아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한다. 10시 14분 모든 산행 준비를 마치고 들머리를 찾아 서당교를 향해 택시로 왔던 길을 걸어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다 왼쪽으로 등산로가 보여 확인하니 해발 948m의 군자산 들머리였다. 애초 군자산 보배산 칠보산 연계 산행도 고려했었으나 일행을 지옥으로 모는 거 같아, 군자산은 따로 기회를 만들어 오르기로 하고 이번에는 보배산 칠보산 연계 산행만 하는 것으로 했었다. 그렇게 대략 1km를 내려가니 다리가 보여 교각(?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에 새겨진 이름을 보니 서당교가 아니었다. 어쨌든 다리를 건너 맞은편에서 보배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으나 전혀 없었다.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해 1km가량을 더 내려가니 펜션촌이 나타나고 그 중간에 있는 마을회관 앞으로 다리가 보였다. 뛰어가 교각? 을 보니 '서당말교'라고 새겨져 있었다.
마을회관을 오른편으로 끼고 도는 길이 궁금했지만, 일단 무시하고 계속 길을 가니 앞으로 마을의 끝이 보이고 어디에도 등산로 또는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그때 80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이 동네 50여 년 사는데 등산로는 없다는 얘기를 했다. 그 순간 뒤처져 따라오던 친구가 동네 여성에게 들었다며 옛날에는 등산로가 있었지만, 지금은 폐쇄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뭐가 이상해 카페 산행 안내에 올려놓았던 지도를 확인하니 마을회관 위치에 '도마골'이라는 지명이 보였다. 해서 그 노인에게 '도마골'이 어딘지 물어보았다. 답은 왔던 길로 조금만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 지도가 맞는다는 것이고 지도에 의하면 붉은 기와집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지도의 축척이 워낙 작아 세세하게 표시하지 못한 한계 때문에 '서당말교'를 건너면 바로 도마골이 있고 그 위에 붉은 기와집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배산 정상에서 확인한 것이지만, 마을회관을 지나 계곡 상류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펜션촌이 도마골이고 산 아래 이층집이 붉은 기와집으로 그 오른쪽으로 도마재를 오르는 길이 있다. 물론 폐쇄된 등산로라 길이라기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소축척 지도에 의하면 마을회관이 도마골 그 옆에 있는 기와집이 붉은 기와집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집의 기와가 붉었다.
마을회관 뒤로 난 길을 따라 산 쪽으로 가니 왼편으로 양계장이 있었고 달걀을 수거하던 중년 남성이 등산로가 없다고 알려주었다. 그 말을 무시하고 끝에 있는 집을 향해 갔다. 그 집 왼쪽으로 너덜로 이루어진 작은 계곡이 보였고 등산로로 생각되는 어떠한 길도 보이지 않았다. 마을회관으로 되돌아 나오며 지도를 다시 확인해보니 도마재를 오르는 길옆으로 물길이 있었다. 그럼 끝 집 왼쪽에 있던 너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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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집으로 돌아가 집 왼쪽 너덜을 올랐다. 정글 같은 너덜 숲을 뚫고 20여 미터 올라가니 희미하게 길이 나타났다. 떡바위 입구를 떠난 37분 만이고 2.5km를 내려와서다. 길은 맞지만, 사람의 다닌 지는 꽤 오래돼 보였다. 없어진 길을 찾아 없으면 만들며 너덜 계곡을 올랐다. 그리고 가끔 가고 있는 길과 지도와 비교했다. 그런데 지도와 우리가 가고 있는 계곡이 차이가 있었다. 지도에 의하면 보배산 바로 아래에 도마재가 있고 도마골로 내려가는 계곡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우리가 가고 있는 재와 보배산 사이에는 이름 모를 봉우리가 하나 더 있었다.
가던 길을 계속 가 봉우리를 하나 넘어 도마재로 가면 그만이지만, 거리가 멀어져 산행 시간이 연장되면 귀경에 영향을 미칠 거라 도마재로 바로 가기 위해 너덜 계곡 오른쪽에 있는 능선에 올랐다. 예상대로 능선에는 마을에서부터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었다. 물론 등산객이 다닌 지 오래돼 희미하기 그지없었지만. 이름 모를 봉우리를 향하는 능선은 곳곳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고 약간은 위험하기까지 했다. 능선을 따라 길을 찾으며 만들며 오르면서 우리가 굳이 이 봉우리를 오를 이유가 없듯이 앞섰던 산꾼도 같은 생각을 했을 거로 생각했다. 따라서 정상 전에 도마재로 빠지는 길이 있을 거라고 예상해 그 길을 찾으며 올랐다.
예상대로 7부 능선 즈음에 도마재로 빠지는 길 같은 것이 보였다. 낙엽으로 덮여있었고 최소 지난가을 이후 사람이 다닌 거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가을 이후 사람이 다닌 거 같지 않기는 도마재에서 보배산 정상에 이르는 급경사의 깔딱도 마찬가지였다. 마을회관에서 보배산 정상까지의 길은 비법정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가 딱 좋아할 코스였다. 물에 젖은 낙엽과 바위의 위험한 곳을 지나니 넓은 분지에 온갖 산악회의 리본이 달린 나무가 여기저기 있는 도마재가 나타났다. 그리고 바로 서당말로 하산할 수 있는 등산로가 보였다. 지금은 폐쇄된, 그런데도 그 길은 우리가 왔던 길에 비하면 고속도로로 보였다. 그리고 그 시각이 출발한지 1시간 38분만이다. 너덜 계곡 입구에서 도마재까지 1.2km의 거리를 한 시간이 걸렸다.
도마재에서 보배산 정상에 이르는 약 700여 미터는 산악회의 리본이 알려주는 중리쪽으로 정상을 돌아가는 그나마 쉬운 길과 눈앞에 보이는 바로 정상으로 치고 오르는 길 같은 것이 있었다. 잠시 고민 후 우린 암벽과 부서진 돌 조각으로 죽죽 미끄러지는 길 같은 곳으로 네발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형태의 등산로? 지만, 오르면서 내가 저 두 친구를 이 길로 인도하는 것이 잘하는 짓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왜 산을 폐쇄하고 마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등산로가 없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다른 이유가 크겠지만.
어쨌든 8부 능선에 전망 바위가 있어 그곳에 서니 계곡 건너로 군자산이 보였고 바로 아래로는 혼동하기 쉬운 우리가 올라온 길과 애초 산행 들머리가 보였다. 그리고 9부 능선부터는 길이 아주 좋아졌다. 정상을 뒤로 도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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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가 뒤에서 잘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 전진해 12시 23분에 보배산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정상석을 보고 놀랐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가 입산 금지? 서당말에서 오르는 길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뭐 다른 이유도 있겠지. 친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카메라를 세팅해 혼자 인증을 찍으며 놀았다. 와중에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그리고 그 빗방울은 산행 내내 오락가락 했다. 10여 분 후에 두 친구가 도착했다. 서로 증명사진을 찍어준 후 단체로 인증을 찍고 터미널에서 산 옥수수 막걸리로 간단히 요기하기로 했다.
한 친구가 가져온 토마토, 치즈, 돼지껍질, 닭발, 상추, 채소 등과 다른 친구의 부르주아지 오이로 대학 옥수수 막걸리를 마셨다. 예상대로 막걸리 한 병을 어디다 쓰겠는가? 이슬이 골드를 꺼내 마저 비우니 간단한 요기가 아니라 잘 먹은 점심이었다. 1시 40분경 2.8km 떨어진 칠보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나마 서당말에서 보배산 정상에 비하면 아주 잘 닦인 길이지만, 일반적인 국립공원 기준 길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한 등산로를 따라 칠보산으로 향했다. 간간이 암벽도 내려가고 밧줄도 잡고…. 길 상태가 좋지 않고 친구의 무릎 상태도 좋지 않아 느리게 도착한 바위에 설치된 - 보배산 정상 기준 2km, 1시간 40분 정도 지난 - 태양광 패널이 보였다. 아니, 여기에 뭐지? 통신 시설인가? 그 궁금증은 조금 더 내려가 해소되었다.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CCTV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장치였다.
설치된 CCTV에 손을 흔들어 주고 그 자리를 뜨는 순간 스피커에서 여성의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방송이 나왔다. 당연히 안 들어가지! 그 후에야 다시 깨달았다, 보배산은 입산 금지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위치가 청석재였다. 청석재에서 칠보산까지는 600m가 남았고 그때 시각은 3시 27분이었다. 청석재에서부터는 등산로가 확 바뀌어 거의 산책로 수준의 길에 곳곳에 데크가 설치되어 등산객에게는 할 만한 산행을 산꾼에게는 재미없는 산행을 예고했다.
칠보산 정상을 향해 가다 데크에 짜증내는 한 친구를 데리고 정규 데크가 아닌 바위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했다. 그러다 정규 코스에서 벗어난 정상과는 반대편인 전망대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를 못 보고 정상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는 창우를 중간에서 낚아챌 예정이었으나, 우리가 자리를 잡는 사이 이미 창우는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해서 풀었던 배낭을 다시 싸고 벗었던 웃옷은 어깨에 걸치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4시경 정규코스가 아닌 길로 정상에 도착하니 창우가 정상 앞에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정상석 주변에는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온 등산객이 인증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굳이 그 분주함에 휩쓸리기보다는 전망대로 가 경치 구경과 사진을 찍은 후 적당한 장소를 잡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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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웃통은 잘 마르게 금줄에 걸어두고 모자는 나무에 걸어 둔 후 널찍한 바위를 찾아 내려가 보배산 정상에서 먹지 않은 것을 모조리 꺼냈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창우가 싸 온 밥과 반찬을 상추에 싸 먹는 동안 라면을 끓였다. 물이 끓기 시작하자 전복을 넣어 전복 라면을 끓였다. 과거의 등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3명이지만 라면은 두 개만 끓였다. 그래도 약간 남는 감이 있었지만, 어쨌든 다 먹었다. 물론 술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버스 시간에 맞춰 등산객이 사라진 정상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인증사진을 찍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이 5시 정각이었다. 그리고 보니 오늘 산행에서 서당말부터 청석재에서 만난 등산객은 653봉에서 간식을 먹고 있던 부부로 보이는 등산객, 그들은 거기서 떡바위로 내려간다고. 그리고 이후 산악회를 이용한 등산객에 청석재에서 칠보산 정상까지 시끌시끌했지만, 4시 반이 지나자 모두 떠나 이후 쌍곡휴게소까지 한 명의 등산객도 보지 못했다. 정상에서 떡바위는 2.7km, 쌍곡휴게소까지는 4.1km라 대부분은 떡바위를 향해 내려간 것으로 보였다.
정상에서 할목재까지는 암릉의 연속이었지만, 보배산과는 다르게 여느 국립공원과 다름없이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어 재미는 전혀 없었다. 반면 초보 등산객도 산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마당바위에 올라 지난주 올랐던 희양산을 바라보며 거기서 칠보산을 향해 뻗어 오는 능선을 가늠해보았다. 그 능선은 다음 주 달릴 예정이다. 할목재의 깔딱에 가까운 하산길을 내려가 20여 분 지나니 길은 평탄한 산책로로 바뀌었다. 그 길은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절말까지 이어졌다. 그 시각이 대략 5시 30분경이다. 그때까지 계곡은 물 구경도 할 수 없었다. 가끔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배낭 사이드에 1/3가량 담긴 날진 물병의 찰랑거리는 소리를 계곡물 소리로 착각해 계곡을 살펴보는 우를 범하며 산책로를 따라 하산했다.
그러다 살구나무골 칠보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계곡에 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니 알탕을 할 만한 수영장이 나타났다. 6시 30분 버스 시간이 아슬아슬했지만, 씻고 가기로 했다. 그 시각이 5시 50분경이다. 한 친구는 옷을 갈아입고 물에 뛰어들고 창우와 나는 탁족만 즐겼다. 그리고 창우가 가져온 복숭아를 먹고 수영장을 떠난 시각이 6시 15분경으로 대략 25분을 지체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보이는 계곡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름 절정기에는 행락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주차장과는 2km 넘게 떨어져 있고 어쨌든, 산행이라 행락객보다는 등산객이 탁족 하는 수준일 거 같았다. 버스 시간에 쫓기는 등산객이라 조금만 늦어도 등산객은 아예 구경도 할 수 없었다. 해서 알탕도 가능했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등산로와 바로 붙어 있어 조용하게 즐기기는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물론 산악회 버스 시간을 피하면 온 계곡을 내 것처럼 독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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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쌍곡폭포를 지나 펜션촌을 지나 절말 쌍곡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이 6시 57분경으로 이번 산행을 끝낸 시각이다. 지난주에 탔던 6시 30분 괴산행 버스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라 아침에 이용한 택시 기사가 혹시 부를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준 명함을 꺼내 전화를 하려는 순간 친구가 휴게소 주인장 왈 "7시 10분 버스가 있으니 정류장에서 7시부터 기다려라."고 했다는 것이다. 10분가량 시간이 있어 주위를 살펴보니 휴게소 주차장이 쾌 컸고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리고 웬만한 펜션 주차장은 거의 만원이었다. 달리 괴산의 3대 구곡 중 제2의 쌍곡구곡이 아니었다. 올해는 틀렸고 내년에 남은 선유구곡도 탐방해 봐야겠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방울에 우리가 지나온 산에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무지개가 아치를 그리고 있었다. 무지개 사진을 찍고 연풍 쪽에서 올 거라 생각되는 버스를 기다리며 그쪽을 보고 있는데, 7시 5분경 반대인 괴산 쪽에서 버스가 왔다. 약간 당황해 기사에게 목적지에 관해 물어보려고 버스로 접근하는 순간 버스가 방향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버스로 접근하고 있던 내가 버스의 경로를 방해하는 꼴이 되었다. 기사에게 한 소리 듣고 버스에 탔다. 카드로 버스 요금을 내는 과정에 친구는 카드가 없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고 분실신고를 하고 혹시 몰라 아침에 탔던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기사가 가지고 있다고, 해서 괴산 터미널에서 카드를 받기로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동서울행 마지막 버스인 7시 55분 버스 표를 사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50분에 오르니 55분 정각에 차가 출발했다. 승객이라곤 우리를 포함 7명가량이 전부였는데, 증평에서 10여 명이 더 타 대략 20명 정도가 동서울을 향해 갔다. 산행의 피로에 비몽사몽 하다 보니 예정보다 5분 빠른 9시 50분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터미널 후면 뼈해장국집에서 뼈해장국, 김치찌개, 순대국을 시켜 이슬이와 저녁을 먹었다. 나는 감자탕을 시키자고 주장했지만, 시간이 길어진다고 무시당하고 그들이 먹고 싶은 거 세 개를 시킨 것이다. 셋이 이슬이 한 병을 마시고 10시 40분경 식당을 나와 창우는 수원행 버스를 타러 가고 우린 지하철을 타러 갔다.
늦은 시간의 전철은 예상외로 만원이었다.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몇 역을 지나 자리에 앉은 후 젊은 친구와 얘기를 나눠본 후 만원인 이유를 알았다. BTS 월드투어 공연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있었다는 것이다. 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승객의 4/5는 국적을 불문하고 BTS 기념품을 들고 있었다. 대단한 열정이다. 옆에 있던 친구는 조용필이라면 본인도 저렇게 하겠다고. 불광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탔으나 그 열차는 새절까지만 가는 마지막 열차였다. 어쨌든 구산역에서 내려 집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59분이다.
결과적으로 '떡바위 입구 → 서당교 → 마을회관 뒤 → 도마재 → 보배산(보개산) → 청석재 → 칠보산 → 할목재 → 살구나무골 →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의 11.4km, 8시간 50분 코스를 어디는 탐험, 어디는 탐방했다.
칠보산을 올랐다는 것보다 보배산을 올랐다는 것이 더 좋은 산행이었다.
해서 대문의 사진도 칠보가 아니라 보배를 올렸다!
만약, 우리가 갔던 코스를 할 생각이 있다면 택시를 타고 서당말 마을회관으로 가자고 해야 한다!
첫댓글 산행 시간을 검토해 보니 뭘 먹겠다고 앉으면 한 시간이 그냥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