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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년아.
채희주, 엄기탁에게 이끌려나가면서 부들부들 떤다.
공상두, 억누르면서 간신히 자리에 앉는다.
남정택 - (장우신에게) 우리도 가보야겠구만.
(일어선다)공사장 뜻도 잘 알았으니 내 생각해 보지.
공상두 - (자제하며) 멀리 안나갑니다.
남정택과 장우신, 낙나다.
공상두, 이래저래 산통이 다 깨진 셈이다.
갑자기 일어나서 탁자를 엎어 버린다.
신 93 까페섬 (N)
희주 영해 언니와 술을 마시고 있다.
희주, 완전히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이다.
채희주 - 언니... 그 자식이... 공상두... 임마 그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이 ... 양아치 같은
놈아.
안스럽게 지켜보는 영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테이블 위에 있는 핸드백을 쓸어버리고 바 스
텐드에 업드리는 희주.
영해, 희주가 떨어뜨린 핸드백과 서류 봉투를 본다.
꺼내 보는 영해.
상두의 엑스레이 필름이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영해
엑스레이 필름 구석에는 큰 글씨로
-내 애인 상두의 어깨
-내 애인 상두의 가슴팍
-내 애인 상두의 골통
이라고 씌여져 있다.
그것을 본 영해, 희주의 행동을 이해한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영해.
그때 이세연이 들어온다.
영해 - 잘 왓어요. 술이 좀 과했나봐요.
이세연 - 희주의 처연한 모습을 안스럽게 바라본다. 희주를 부축하며 일어켜 세운다.)그럼
먼저 들어가겟습니다.
영해 - 네... 수고좀 해주세요!
희주를 부툭해 나가는 세연. 이를 지켜보는 영해.
신 94 병원 앞 (E)
상두 차 안에서 길 건너편을 보고 있다.
길 건너편엔 희주가 서 있다.
공상두, 희주에게 가려고 시동을 켜고 핸들을 완전히 돌리고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오는 차
가 있나 확인해 본다. 그때 희주 앞에 세연의 차가 다가선다.
세연이 차에서 내려 차문을 열어주고 희주가 탄다.
출발하는 세연의 차..
공상두 그쪽을 보다가 힘없이 핸들을 놓아버린다.
신 95 대포집 (N)
늦은 시각 대포집... 비가 내린다.
아무말 없이 공상두가 술을 마시고 엄기탁은 상두를 바라보고 있다.
공상두는 눈이 자꾸 안 보이는지 껌벅거린다.
쓰러질 듯 일어서는 상두. 상두를 부축하는 기탁
신 96 대포집 밖 - 도로(N)
상두를 부축하며 대포집을 나오는 기탁. 우산을 펼쳐든다.
상두를 부축하며 도로가에 있는 차로 가려는 기탁.
상두가 차에 타지 않고 겆자 기탁도 따라 걷는다.
상두와 기탁의 걷는 속도에 맞춰 따라오는 차...
상두 걷다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거지를 보고 수표를 던져준다.
금액을 확인하고 놀라는 거지....
공상두 - 저 거지 새끼들 보따리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 썩은 사과, 공팡이 낀 떡, 과자
부스러기, 못 먹을 것만 가득 들어 있는 거야. 맨날 남한테 얻어먹으면서 가진거 빼앗길까봐
보따리 꼭 끌어안고 사는 거지들...
바로 내가 거지야.
희주는 어떤지 알아? 희주는 나한테 주기만 해...나만 쳐다봐... 까마득한 절벽에서 눈 딱감고
자기를 내 던진거야...
이런 사랑 받아봤어?
아무런 약속도 못해주는 이 빌어먹을 그지같은 놈한테...
그래 맞어. 희주는 이세연이 그 친구하고 더 잘어울려...
근데... 나... 마음이 뒈지게 아파. 보따리 뺏긴 거지 새끼처럼... 씨발 너무 아프다.
속에서 불이 막 난다구. 숨이 콱콱 막혀.
웃기지 않아? 어?
상두 그대로 푹 쓰러진다.
엄기탁 - 사장님!
신 97 병월 뜰 (E)
채희주와 이세연이 차를 마시고 있다.
이세연 - 희주가 아버님이 중풍에 합병증이 심해. 오래 못사는거 너도 알지?
그럼 희주 넌 혼자야. 나 미국 가서 공부하고 싶어. 같이 가고 싶어.
널 칠년간 지켜?어. 정말 아껴주고 싶어. 내 힘이 닿는데 까지.
채희주 - ......
신 98 가페 (N)
늦은 시간. 손님들이 거의 없는 한가한 까페
감미로운 음악이 희주 바(bar)에 혼자 앉아 있다.
바텐더는 뒷정리를 하느라 분주하다.
희주가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신 99 엄기탁 이층방 (N)
공상두 여전히 괴로운 듯한 얼굴로 누워잇고 얼굴은 땀이 흠뻑 젖어 있다.
신 100 밤길 (N)
길게 느리워진 가로등 사이를 걷는 희주.
신 101 희주집 아파트 현관 앞 (N)
또박또박한 걸음으로 현관으로 걸어오는 희주,
기다렸다는 듯 조급하게 희주 앞에 다가서는 엄기탁.
엄기탁 - (가로막듯이) 안녕하세요?
채희주 - (여전한 걸음으로 내정하게 ) 어쩐일이세요?
엄기탁 - (희주를 따라가며 나직하게 말한다 ) 제가 잘 아는 사람인데요. 며칠 전부터 눈이
아리다가.. 헛구역질을 하다가.. 식은 땀이 흐르고.. 쓰러졌는데.. 앞이 잘 안보여서 어떻게 해
야 할지 몰라...
채희주 - (순간 문득 멈춰서다가) 왜 날 찾아왔죠? 병원으로 데리고 가세요.
집으로 들어가는 희주
낙담해 하며 뒤돌아서는 기탁
신 102 희주의 아파트 안 (N)
소파에 앉아 커피잔을 들고 상념에 빠져있는 희주,
티스푼으로 커피를 천천히 젓고 있다.
티스푼과 커피잔의 마찰음이 희주의 마음을 얘기하는 듯 하다.
창가로 가서 엄기탁과 마주쳤던 곳을 본다. 아무도 없다.
밖으로 뛰쳐 나가는 희주.
신 103 희주 아파트 현관 앞 (N)
급하게 뛰어나가는 희주,
핸드백은 어깨에 메지도 못한 채 손에 들고 뛰는 희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기탁.
신 104 엄기탁의 이층방 . (N)
공상두의 희미한 시선.
공상두, 시야가 아물아물 거리다가 점점 밝아진다.
채희주가 울고 있다.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채희주다.
채희주 - ( 울먹이며) 깡패도 못되는게... 너처럼 나약한 게 무슨 건달이야.. 무슨... 다른 여
자 만나는 것만 배신이 아냐.
니 마음 속에서 날 제쳐놓은 것도 내겐 배신이야...
채희주 공상두를 와락 끌어 안는다.
모든 힘을 다해.
신 105 도로 - 상두와 희주가 탄 차 (D)
시원스레 달리는 오픈카.
경찰이 그들을 잡지만 무시하고 그냥 달리는 상두의 오픈카
신 106 시골 시장 (D)
공상두와 채희주, 시장을 본다.
채희주, 생선을 사서 공상두가 들고 있는 장바구니에 넣는다.
장바구니엔 물건이 가득이다.
채희주 - 쪽팔리지?
공상두 - 아니.
채희주 - 꼴 좋다. 시장 바구니 들고 쫄래쫄래
공상두 - 후후후.
채희주 - 잘 기억해 둬. 앞으로 니 삶이 이래 (팔짱을 끼며) 각오하고 있지?
신 107 시장통 구멍가게 앞 (D)
공상두와 채희주가 희죽희죽거리며 그 앞에 서서 기웃거린다.
어떤 사람이 신문 하나를 사며 만원짜리를 낸다.
주인 아줌마, 궁시렁거리면서 거스름돈을 거슬러 준다.
주인 아줌마가 아까부터 공상두와 채희주를 쳐다보다가 이상해서
주인 - 뭘 사실 건데 쳐다보기만 헌대요?
채희주 - (주인 아줌마 사투리가 재밌는지 희주 아줌마 사투리를 따라 한다) 오늘은 날씨가
어?대유?
주인 - (희주가 자기를 따라하자 놀린다는 식으로 기분이 상한 아줌마) 보믄 몰른대유?
채희주 - (신경전을 벌이듯 계속하는 희주) 묻지두 뭇헌대유?
주인 - 쾌청 허구만 그류.
채희주 - 신문 하나 허구유... 껌 허구유... 초콜렛허구유... 담배두 주실튜?
주인 - 뭘루유?
채희주 - 뭐뭐 있대유?
주인 - 팔팔 도라지 .. 그런거쥬 뭐. (점점 약이 오르는 아줌마)
희주하고는 말씨름하는게 귀찮은 듯 상두를 보며 짜증 섞인 큰 목소리로
주인 - 안그류?
공상두 - ( 희주 장단에 발을 맞추는 상두) 그래두 알아야 살 것 아닌감유?
상두와 희주 서로 보며 웃는다.
상두와 희주를 번갈아 보며 한통속이라는 듯 포기한 듯하다.
주인 - 됐슈. 담배 한갑 팔아서 몇 푼 냉긴다고 팔팔 도라지 한라산 하나로 오마샤리프 디
스까장 줄줄이 다 외구고 있겄수? 살라믄 사고 말라믄 마슈
채희주 - 그러믄 팔팔로 한 보루 주셔유.
공상두 - 합이 월매래유?
주인 - 만 팔백오십원이유
채희주 - 계산이 워치케 고로코롬 빠르시대유? (돈을 준다)
주인 - (돈은 받아 그런지 아까보다 나긋해 졌다. 거스름돈을 주며) 매일 밥 먹고 이것만
파는디 그것두 뭇혀남유?
공상두 - (도로 하나씩 아줌마에게 주며) 이건 아줌니 피우시구유 이건 아줌니 드시구유
(신문을 주며) 이건 아줌니가 보슈.
주인 - 월라려?
채희주 - 지들이 돌아서면 욕할거쥬?
공상두 - 별 미친놈 다 보겠다구유.
채희주 - 하루쯤 미친년 볼때도 있지 뭘 그런대유?
둘이 막 달려간다.
아줌마, 멍하니 쳐다보다가 침이 떨어진다.
신 108 콘도 식탁 (D)
식탁에 음식이 차려져 있다.
채희주와 공상두가 마주보고 앉아 있다.
채희주 - 자, 먹자.
공상두, 숟가락으로 찌개 국물을 먹는데 채희주가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한다.
공상두 - (기다렸다가) 전엔 ... 안 그랬잖아?
채희주 - 성당에 다시 나가.
공상두 - 언제부터?
채희주 - 왜 나가는 줄 알아? 너 때문이야.
공상두 - ....
밥고 숟가락을 들고 공상두 오른쪽에 와 앉는다.
공상두의 오른손을 꼭 잡는다.
채희주 - 나 이젠 너랑 떨어져 있기 싫어. 밥 먹어.
공상두 - 어떻게 먹어 왼손으로.
채희주 - ( 추쌈을 싸 주며) 오늘 이거 다 먹어야 돼. 시력 장애가 올 땐 영양 섭취를 잘
해야 한다구. 알았지?
신 109 바다가 보이는 콘도 베란다 (또는 바닷가)(E)
시간이 경과했다.
바다 위로 붉게 타들어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상두와 희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말 없다가 희주먼저 입을 연다.
공상두 -...
채희주 - 무슨 생각해?
공상두 - 나 손 씻을게.
채희주 - ...
공상두, 채희주의 반응이 없자 고개를 들어 희주를 본다.
채희주, 울고 있다.
신 110 병월 뜰 (D)
공상두와 채희주, 휠체에를 탄 채필수가 있다.
채필수, 멀리 산을 본다.
채필수 - 만약 내가 어떤 집을 독채 전세 얻었는데 평생동안 집주인이 나가란 소리르 ㄹ안
해서 거기서 살다 죽었다 치자. 그때 그 집은 내 집이었을까 남의 집이였을까?
채희주 - ...
공상두 - ...
채필수 - 저산이 내꺼였는데 중간에 팔아먹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죽었다. 또 저산이 내것
이 아닌데 내것이라 생각하다 죽었다. ... 그때 두 사람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채희주 - ...
공상두 - ...
채필수 - (씨익 웃으며) 도사같은 말만 하고 있지? 죽을 때가 다 됐나부다.
죽을 때가 되면 다 도통한다잖니? (상두의 손을 감싸안는 필수)
신 111 교외 고급스런 한식당 룸 (N)
상두파의 핵심 간부회의
공상두를 비롯해서 엄기탁 오기량 나기철등 열명정도가 모여있다.
오기량 - 남정택이쪽 애들이 속속 서울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엄기탁 - 어차피 같이 굴러 갈 수 없는 놈들입니다. 사장님을 습격한 놈도 틀립없이 그쪽입
니다.
오기량 - 우린 노출돼 있습니다. 먼저 쳐야 합니다. 죽이력고 날뛰는 놈들한테 당할 수가
없어요.
나기철 - 지 생각도 동감이지라우. 움직임을 안 이상이사 당연히 먼저 쳐야지라우.
엄기탁 - 아니면 우리가 다칩니다.
공상두 -.......
신 112 동장소 야외 주차장 (N)
고급 승용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오기량, 나기철 등 핵심 간부들이 예전 같이 않은 공상두의 행동에 술렁이고 있다.
신 113 한식당 룸 (N)
조용히 마주 앉아 있는 상두와 기탁
공상두 - 형!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따라줄수 있지...
엄기탁 -...
공상두- (기탁을 나직하게 바라보는 상두)
엄기탁 - .. 예?
공상두 - 나 ... 정리할꺼야.
엄기탁 - 예? (놀라는 기탁)
공상두 - 우리 사업.. 형이 맡아.
엄기탁 - 그건 안됩니다.
공상두 - (엄기탁의 손을 잡으며) 날 위해서 그렇게 해줘 ... 형
그때 상두의 핸드폰이 울린다.
공상두 - 여보세요... 뭐?... 알았어.
공사두 전화를 끊고 일어나 외투를 입는다. 엄기탁이 다가온다.
공상두 - 희주 아버님이 돌아가셨대. 갔다 와서 얘기 하자고.
신 114 동장소 야외 주차장 (N)
주장창으로 나오는 상두. 상두를 따르는 기탁
상두를 보자 핵심 간부들이 상두의 주변으로 몰려든다.
상두의 차가 상두 앞에 선다.
핵심 간부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차에 오르는 상두.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상두의 차
영문을 몰라 어안이 벙벙한 핵심 간부들...
신 115 도로 상두의 차안 (N)
신 116 한식당 주차장 (N)
핵심간부들이 서로 악수를 하고 각자의 차에 오르고 있다.
상두 일행들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데...
갑자기 타이어의 고이음을 내며 10여대가 넘는 남정택파들의 차량이 상두 일행의 차들을 막
아선다.
남정택파의 갑작스런 기습에 놀라 우왕자왕하는 상두 일행들...
공상균이 앞정서고 그 뒤를 셀 수도 없이 많은 남정택파들이 몰려온다.
경악하는 공상두 일행들. 순식간에 싸움이 붙고 아수라장이 된다.
수세에 몰린 상두파.
엄기탁은 넷을 상대로 접전을 펼치다가 어깨에 칼을 맞고 휘청한다.
그때 뛰어 들은 오기량.. 그러나 뒤에서 대기 중이던 고상균이 오기량의 등과 배에 칼을 후
빈다.
상두파 이리저리 흩어지고 오기량은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다.
남정택 뒤에서 조용히 나타나 기량의 멱살을 잡아 일으킨다.
남정택 - 공상두 어딨어?
오기량, 피가 숨구멍을 막는지 연신 쿨룩거리며 피를 토한다.
남정택 - ??.. (더이상 물을게 없다는 걸 알고 돌아서는 남정택)
오기량 순간 있는 힘을 다해 바닥에 널브러진 칼을 잡아 남정택을 향해 달려간다.
고상균, 눈치채고 오기량을 쳐서 눕힌후 칼을 빼앗아 머리를 내친다.
처절한 모습으로 쓰러지는 오기량.
신 117 병원 영안실 밤 (N)
채필수의 영정이 걸려 있다.
문산 온 순님들로 시끌벅적하다.
소복을 입은 채희주. 공상두가 그 곁에 앉아 있다.
그때 영해가 미음을 가지고 온다.
영해 - (희주에게) 좀 묵으라.
채희주 - 됐어 ! 생각 없어.
영해 - 상두가 뭐든지 묵구 기운을 차려야재.
공상두 - 좀 먹어.
채희주 - (고개를 젓는 희주)
공상두 - (희주를 안아 주는 상두, 안기는 희주)
상두와 희주를 보고 있는 세연
문상객이 와서 채희주는 그 사람을 맞는다.
그때 공상두에게 걸려 오는 핸드폰.
공상두, 전화를 받으며 눈빛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공상두, 서성거린다.
채희주는 문상객이 연이어 와서 말 할 틈이 없다.
공상두, 입구 쪽으로 가서 영해 언니한테 말한다.
공상두 - 잠깐만 급히 다녀올께요.
영해 - 예. 그러이소. 빨리 오이소.
공상두가 나가는 것을 채희주가 문상객과 얘기하면서 본다.
무슨 일일까? 지금 이 상황에...
신 118 조그마한 개인 병원 (N)
산소 호흡기에 생명을 맡긴채 누워있는 오기량
오기량의 손을 잡고 침통해 하는 상두...
심장 박동을 알리는 기계가 점점 힘을 잃어가다 멈추자....
분노에 이글거리는 상두.
엄기탁이 흰 천으로 오기량의 얼굴을 덮는다.
공상두와 참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공상두 부하들이 여기저기 중상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다.
모두 공상두를 쳐다보고 있다.
공상두 묵묵히 창가로 걸어간다.
올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의 공상두...
문을 열고 나가려는 상두를 가로막는 기탁..
이를 악물고 기탁을 바라보는 상두
기탁을 밀치며 나가는 상두..
신 119 개인 병원 앞
차를 타고 떠나는 상두. 그 모습을 뒤늦게 나와 바라보는 엄기탁.
신 120 도로 상두의 차안 (N)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으로 거칠게 운전을 하고 있는 상두..
조수석에서 칼을 꺼내는 상두.
조심스럽게 앞에다 놓는다.
신 121 나이트 클럽 비상구. (N)
한사람이 간신히 다닐 수 있는 계단을 내려오는 상두
비상문을 열고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신 122, 나이트 클럽 복도. (N)
길다랗게 뻗어 있는 복도를 뚜벅뚜벅 겉고 있는 공상두.
홀쪽으로 들어선다.
내실 쪽에서 남정택 일행의 소리가 들려온다.
(off sound)
남정택 - 공상두 운이 좋은 놈이군.
신 123 나이트클럽 홀 (N)
장우신 - 이번 일을 잠시 보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남정택 - 무슨 소리야.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밀어 붙이는 거야.
-홀로 들어서는 상두. 문을 잠그는 상두.....
놀란 듯 바라보는 남정택 일행.
남정택 - (놀란 듯) 공, 공사장...
-장우신 밖으로 부하를 부르려 뛰쳐 나가려한다.
공상두 순간 발길로 장우신의 턱을 후려갈긴다. 나가떨어지는 장우신
-옆에 앉아있던 고상균이 칼을 뽑아 들고 상두를 향해 달려든다.
고상균의 들어오는 칼을 손으로 잡는 상두.
순간적으로 고상균의 팔등에 있는 문신을 본다. 스치듯 지나가는 기억들, 상두, 고상균의 목
에 칼을 찔러 넣는다. 피가 튀며 쓰러지는 고상균.
- 겁에 질려 있는 남정택.
천천히 다가가 남정택의 복부에 칼을 쑤신다.
살려고 바둥거리며 배를 움켜쥐며 문쪽으로 기어가는 남정택.
숨통을 끊으려 그를 ?는 공상두.
-순간 공상두의 허리춤으로 칼을 들어옴을 느낀다.
욱! 하고 허리를 붙잡고 돌아보니 장우신이 부들부들 떨며 하얗게 질려있다. 그 칼을 뽑44
상황을 보고 사태를 짐작한 기탁.. 일이 터졌구나 하는 낙담 어린 표정을 짓는다.
남정택의 심장에 꽂혀있는 칼을 뽑는 기탁.
상두의 지문을 지우고 자신의 지문을 묻히는 기탁,
44444444444444
엄기탁 - 어서 피하십쇼. 사장님 얘들이 밀려 올겁니다.
공상두 - 안돼!
엄기탁 - 제가 무슨 힘으로 우리 사업을 맡겠습니까? 우리 식구들 살려낼 분은 사장님 밖
에 없습니다. 빨리 피하십시오. 사장님, 빨리요 (문을 연다)
4
공상두 밖으로 밀며 비상구 쪽을 향한다.
공상두 - 엄기탁!
엄기탁 - 사장님 제발!
공상두 - 엄기탁 비켜!
공상두 - 사장님
공상두 - 안 비켜?
엄기탁 - 상두야!!!
공상두 놀라 엄기탁을 쳐다본다.
엄기탁 - 빨리 가란 말야! 개새꺄!!
엄기탁 상두를 비상구로 떠밀고는 비상구의 문을 닫아버린다.
담배 하나를 피워 무는 기탁... 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신 126 영안실 (N)
화면에 꽉찬 뉴스.
엄기탁이 경찰로 연행되는 장면이 나온다.
아나운서 - 어젯밤 열 한시 오분경에 강남에 있는 모 나이트 클럽에서 조직폭력 남정파의
두목인 남정택 외 세명이 숨지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상두파의
행동대장으로 알려진 엄기탁의 칼에 찔려 숨진 사람은 남정택 장우신 고상균등 남정택파의
보스 및 핵심 참모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조직 폭력배들의 이권 다툼으로 보
고 수사를 확대키로했습니다.
영해, 텔레비젼을 보고 놀란다.
영해 고개를 돌리면 저쪽에서 채희주가 보고 있다.
신 127 채필수의 묘 (D)
성당 식으로 조촐하게 장례식이 거행된다.
내과 과장, 이세연, 김간호사, 이간호사등 병원 식구들과 채희주, 영해 신부가 기도문을 외운
다.
신부 - 후세에 네 인자하심으로 천시늬 반열에 모이게 하시되 우리주 그리스도로 인하여
하소서. 아멘. 저희 영혼과 죽은 믿는 자들의 영혼이 천주의 인자하심으로 평안하게 쉬어지
리다.
모두 - 아멘.
채희주, 소리 죽여 흐느낀다.
영해가 희주 곁에 있다.
이세연 희주를 안스럽게 바라본다.
신 128 희주 아파트 (N)
이세연의 차가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선다.
세연이 내리고 희주가 힘없이 내린다.
희주에게 다가가는 세연
채희주 - 고마워
이세연 - 나 사표냈어! 다음주에 미국 들어가
채희주 - 그렇게 빨리..
이세연 - (비행기표를 희주에게 준다) 일단 니꺼까지 끊었어! (희주 손에 비행기표를 쥐어
주는 세연)
채희주 - (비행기표를 돌려주며) 이선배 나 지금..
이세연 - 알아 이런데 까지 신경 쓸 겨를 없다는 거...
공상두 그 사람... 너하곤 안 어울려.
채희주 - (단호하게) 상관마
이세연 - (격양된 목소리로) 잘못 가는 길이란 걸 알면서 어떻게 지켜만 보고만 있으란 말
야!!!
채희주 - (평상시 모습과 다른 이세연의 모습에 당황한다)......
이세연 - (냉정을 되찾은 세연) 니 갈길도 아닌 것 같고 방황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래.
(비행기표를 다시 쥐어주며 돌아서는 세연)
세연을 보고 있는 희주
세연의 차가 사라지자 봉투를 열어보는 희주...
신 129 최풍세 산속 농장 - 돼지축사(D)
-1년후-
최풍세 산속 농장의 전경이 보인다.
풍세와 상두가 돼지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다.
암퇘지가 꽥꽥거리며 울고 있다.
최풍세 - 이년이 왜 우는지 아냐? 지서방 생각나서 그래... 돼지 접 붙이는거 못봤지?
공상두 - ...
최풍세 - 암컷 우리에 수퇘지를 넣으면 처음엔 암놈이 내숭 떠느라고 모른 척 해...
그런 수놈이 암퇘지의 목덜미를 쿡쿡 찔러대면서 암컷을 흥분시켜 이때다 싶으면 저질러 버
리는 거야..
일이 ?나면 숫퇘지는 발랑 누워버려...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쿨쿨 잠만 잔다 너..
암컷은 달라 수컷을 향해 얼마나 울어댄다고.
저것봐.. 눈물 자국에 골이 생겨 깊게 패였잖아? 하?하
자고로 여자 울리는 건 사람이나 짐승이나 똑같다니까?
신 130 최풍세 상속 농장 - 정자나무 앞(N)
공상두 정자나무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상두 곁으로 다가오는 최풍세
상두 최풍세를 보고
상두 - 경차 좋다아!...
풍세 - 그치..
상두 - 밤에 무슨 생각하냐?
풍세 - 한가지
상두 - 뭔데...
풍세 - 이렇게 죽어 가는 건가?..
상두 - 또?...
풍세 - 없어. 씨팔 좆나게 욕이나 먹고 가는 인생이 더럽다야.
상두 - 하고 싶은 거 없어?
풍세 - 나 새차 뽑았잖니. 바퀴도 두꺼운 걸로 갈고. 그 차 몰고 시골길이나 드리이브 하고
싶다.
생각에 잠겨있는 상두.
신 131 안개가 자욱한 산등성이
안개가 자욱한 산을 오르는 상두.
그 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신 132 면회실 (D)
길게 뻗어진 감방내의 복도.
엄기탁 복도를 통해 간수와 함께 걸오오고 있다.
간수가 문을 열면 넓은 면회실의 내부가 눈에 들어온다.
면회실 창문사이로 뚫고 나오는 뿌옇지만 선명한 햇살...
오랜만에 본 햇살 때문인지 눈살을 찌푸리는 엄기탁.
그 빛을 등지고 한 사내가 서있다.
엄기탁 - 사장님!!!
-시간경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상두와 기탁. 기탁 담배를 피워 물고 있다.
엄기탁 - 감방복도가 주욱 있어요. 복도 끝은 두갈래에요.
왼쪽으로 가면 면회실이고 오른쪽은 넥타이 공장.
오른쪽으로 꺽일땐 죄다 넘어질 듯 무릎이 취영청 거리는데...
(미소를 띄며) 걱정 마십시오.
이 엄기탁인 잘 해낼겁니다. 제 성격 잘 알지 않습니까?
사장님, 저에게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하셨죠.
사장님 오늘 모습 보니까. 역시 제 판단이 옳았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큰절을 올리고 뒤돌아 서는 기탁
기탁을 말없이 바라보는 상두이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서린다.
신 133 채희주의 시골 집 (D)
차가 다니는 큰길에서 개울을 따라 트랙터 정도가 다니는 샛길이 있고 그 길 끝에 희주의
집이 있다. 희주가 이사와서 사는 집 전경.
PAN하고 멈추면 희주와 영해 집을 나서고 있다.
영해 - 참 좋다 여긴..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늑하고 편해... 그래도 너네 아버지 운치있
데이. 이런 집을 다 마련하고....
희주 - 이 집 하나 나한테 남겨줄려고 자기몸 생각안하구 그렇게 퇴원할려구 안달하셨잖아.
영해 - 미국서 이세연이 한테 전화왔더라.
희주 - ...
영해 - 니 전화번호 묻는데 니가 심난해 할까봐 안 가르쳐 줬다.
희주 - 잘했어.
영해 - 그 사람한텐... 아무 소식 없제?
신 134 샛길 (D)
영해를 배웅하기 위해 집을 나선 채희주.
샛길에서 큰길 쪽으로 걸어간다.
영해 - 언제까지 여기있을꺼야?
희주 - 올라가야지.. 안그래도 병원에다 연락했어 정리하고 올라가겠다고...
(한숨을 쉬며) 하루종일 저 나무들만 쳐다봐... 화장 지우고 나이지우고 알량한 의사 직함 다
떼고 누군가가 쉬어갈 빈터가 되려고 그렇게 약속했는데...
저 나무 한 그루보다 참을성이 없고 여유롭지 못해, 혼자 웃고 울고 원망하고 치고 박고 터
지고 깨지고 하는 거야.
신 135 역 플랫포옴(D)
영해 언니가 탄 기차가 플랫포옴을 빠져나가고 있다.
기차가 멀어지자 발길을 돌리는 희주
신 136 채희주의 집 (D)
채희주의 집을 향해 천천히 걷고 있다.
걷다 집 뜰을 보는데 왠 사내가 차에 기대어 서있다.
자기 눈을 의심한다. 공상두 같다.
어쩔줄 몰라한다.
기뻐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걸어가야할지...뛰어가야할지...
채희주, 공상두에게로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롱샷으로 잡는다.
완전히 다가가 공상두 임을 확인한 채희주.
희주를 보며 익살스럽게 웃는 공상두.
공상두 - 안 반갑냐?
채희주 - (상두를 못본척 집으로 들어가려 한다.)
공상두 뒤 따라간다.
공상두 - 밥 있냐?
채희주 - 밥도 못 얻어벅고 댕겼어?
공상두 - 배고파 미치겠다야.
채희주 - 니 놈 퍼줄 밥이 어딨냐? 양년들은 지 서방 밥도 안 챙겨 준다디?
공상두 - 양년?
채희주 - 그래 양년.
공상두 - 그게 무슨 소리야?
채희주 - 아니 한국에 있었으면서도 내 앞에 안 나타났단 말이야?
공사두 - 강원도 산골짜기에 있었어.
채희주 - 왜?
공상두 - 손 씻으려고. 정갈한 모습으로 니 앞에 나타나려고.
채희주 - 완전히 씻었어?
공상두 - 응 (희주가 상두를 껴 안는다.)
공상두 - 사람들이 본다 응?
채희주 - 볼 사람들이 누가 있냐. 또 보면 어때?
공상두 채희주를 떼어놓으려 한다.
채희주 - 가만히 좀 있어. 헷갈린다 말이야.
공상두 - 뭐가?
채희주 - 반가워해야 할지 두드려 패야 할지.
공상두 - 기왕이면 패주라.
채희주 - 그렇지?
채희주, 막 울면서 공상두를 때린다.
그후, 채희주가 껴안는다.
신 137 욕실 (N)
목욕하는 상두, 희주는 주방에서 사과를 깎는다.
채희주 - 일년동안 산 속에서뭐했어?
공상두 - 돼지 키웠어.
채희주 - 돼지?
공상두 - 응 꿀꿀꿀 돼지.
채희주 - 말도 안돼... 일년 내내?
공상두 - 응
채희주 - 잘도 참았다. (문득 사과깍던 손을 멈추며) 분명히 말해 넌 아니지?
공상두 - 응
채희주 - 시끄러우니까 피신했던 거지?
공상두 - 응....
채희주 - (다시 사과를 깍으며) 신문, 테레비에서 떠들어대는데. 얼마나 무서웠다구...
공상두 -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희주가 빤스 없냐?
채희주 - 무슨 빤쓰?
공상두 - 남자빤스.
채희주 - 남자빤스가 어딨냐?
채희주 조금 있다 노크도 없이 욕실 문을 열며
채희주 - 내 빤스다 고무줄 늘어진 거라서 대충 맞을꺼야! (채희주 나간다.)
공상두 - 보고싶었다.
채희주 - 보고싶었다는 놈이 일년동안 소식한장 없었냐?
너 잠적한 뒤에 내가 얼마나 맹세했는지 아니?
"오늘 나타나기만 해봐!... 내 만나주나...", "내일 나타나기만 나타나봐! ... 나쁜자식... 다신
안 만난다.", "한달 뒤에 꽃들고 웃으며 나타날 테지?"
공상두!. 너 이새끼 다시 만나면 내가 개자식이다.
(사과를 잘게 토막내며) 이젠 끝이야! 채희주... 너 정말 끝이야!...
너 죽어! 죽어!!! 썅....
(잠시 머뭇거리다가 처연하게) 근데... 한달은커녕 두달 석달 지나도 안나타나드라.
공상두, 어느새 희주 뒤에 다가와 서 있다.
뒤에서 살며시 희주를 끌어안는 상두.
채희주 - 빤슨 어때? 불편하지 않아?
공상두 - 좋은데! 니가 내 몸속으로 쑥 들어온 느낌이다.
채희주 - 내가 왜 이 집으로 이사온줄 아니? 니 놈이 언젠가는 나타날 것이고 니가 오는
그 모습을 찬찬히... 길게... 봐두려.....
말이 끝나기도 채 전에.. 희주를 끌어당겨 깊은 입맞춤을 한다.
신 138 백화점 (N)
엄청나게 샀다.
둘이 이것저것 가득 들고 있다.
신 139 에스켈레이터 (N)
아이스크림을 먹는 희주, 즐거워 보인다.
공상두 - 맛있어?
채희주 - 응.
공상두 - 얼만큼?
채희주 - (키스하며) 이만큼
공상두 - 너 그새 용감해졌다?
채희주 - 눈에 뵈는게 없다야.
채희주 앞서 나간다.
신 140 사람이 북적대는 주차장(N)
차 트렁크에 샀던 물건을 넣는 희주.
채희주 - 아차차. 그걸 깜박했다.
공상두 - 뭔데...
채희주 - 니 속옷 (얼른 차에다 집어 넣으며 뒤돌아 서려 한다)
공상두 - (희주를 붙잡으며) 됐어...
... 나 ... 지금 가야돼. 약속이 있어.
채희주 - 무슨 소리야. 이 밤중에?
공상두 - ...
채희주 - (조심스럽게) 왜 그래?
공상두 - 자수하러 가야돼!
채희주 - 뭐?
공상두 - 엄기탁이가 죽인게 아냐. 내 대신 뒤집어 썼어. 내가 죽인거야.
순간 채희주,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 하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채희주.
신 141 한적한 도로 (N)
공상두의 차가 달리고 있다.
공상두 - 담당 변호사가 내 단독 범행에 대한 사건일지를 자세히 만들어놨어.
사건 당일, 그후의 내 종적, 자수하면 그 사건일지도 검찰에 넘겨지게돼있어
사건 당일 입었던 피묻은 옷가지, 사용했던 칼...
자수하겠다는 결심은 진작에 했는데 널 생각하면...
미안해. 넣 한번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서...
채희주, 뒷좌석에 있는 공상두의 가방을 열어본다.
거기에 칼, 옷가지 등이 들어있다.
채희주 - 차 세워 ( 큰 소리로 ) 빨리.
공상두, 차를 세운다.
신 142 길가 (N)
채희주 차에서 내린다.
채희주 -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떠들어 대고 있는 거야? 넌 나쁜 자식이야. 더러운 자식.
너 고칠 때 내 생각 요만큼이라도 했다면 사고 쳤겠어? 못 쳤겠지? 니 인생 니꺼니까 막
사는 거야? 그럼 난 뭐야? 왜 나타났어? 그냥 산속에 있던지 직접 형무소로 가지 않고?
공상두 - (간절하게) 보고 싶었다.
채희주 차로 뛰어 들어 가방을 꺼낸다.
채희주 - 안돼, 못가. 이까짓껀 불질러버리면 그만이야.
공상두 - 안돼 그러지마!
채희주, 다가오는 공상두를 못오게 가방으로 때리면서 뿌리치면서 감정이 폭발한다.
채희주 - 지금부터 착하게 살고 좋은 일 많이 하면 되잖아. 하나님한테 빌면서 말야!...
고상두 - 하나님이 내 병을 고쳐줄수는 있어. 하지만 내 대학 시험을 붙여줄 수가 없어. 왜
냐? 날 합격시키려면 다른 한 놈은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건 그런 일이야 내가 살자면 엄
기탁이가 죽어
채희주 - 나는 어떡해? 엄기탁이는 살리고 나는 죽여?
공상두 - (희주를 진정시키며) 사람의 생명을 세명이나 죽였어! 거기다 엄기탁이가 죽어?
그런 짐을 안고 평생 살아가야 되는데...
그러면 지금처럼 널 사랑할 수 없어!
어떻게 살다 어떻게 사랑하다 어떻게 죽느냐! 난 이 길을 택했어.
널 영원히 사랑하는 길을 선택한 거라고...
채희주, 힘 없이 가방을 떨어뜨린다.
채희주 - 그럼 무기징역인가?
공상두 - 아니 사형
채희주 - 자수하는 거잖아?
공상두 - 세명이나 죽였는걸?
채희주 - 사형 ... 아버지도 떠났어. 이젠 너까지. 실감이 안나. 날 한번 떠보려고 한것같아.
공상두 - 미안하다. 애송이때 오십명쯤 되는 떼거리들한테 둘러싸인 적이 있어. 우린 고작
다섯인데. 잘못하면 다 죽겠구나 싶더라구. 나가 나섰지 나만 패라. 나 혼자 다 얻어 맞겠다.
[어쭈 이 새끼] 하면서 주먹 발길질이 사방에서 날라와도 하나도 안 아팠어. 특별 봉사니까..
내가 좋은 일 했던건 고작 그런 거야. 성경에 이런 말이 있대. 죄가 깊으면 은혜도 깊다...
채희주 - 그래.. 짐작은 했었어. 아니길 바랬지.
공상두 - 미안해.
채희주 - 면회 갈게. 솜 옷도 넣어주고.
공상두 - ...
채희주 - 내 생각해. 내 품에 안겼다고 생각해.
공상두 - 그럴게.
채희주 - 너 이제 눈 괜찮아?
공상두 - 응
채희주 - 귀에서 웽웽거리는건?
공상두 - 괜찮아.
채희주 - 머리도 안 아프고?
공상두 - 그만... 갈게...
채희주 - 지금 ?
공상두 - .... 응
채희주 - 안돼!
공상두 - (돌아서면서 ) 됐어.
채희주 - 안돼. 안돼. 이러는게 아니야. 상두야! 니 생일이 보름밖에 안남았는데 우린 딱 한
달마이라도 같이 살자 응?
공상두 - 여기서 헤어지자
채희주 - 싫어.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여서 보낼래.
울음을 떠뜨리는 희주.
상두, 희주의 어깨에 손을 얹자 뿌리치며 더욱 서럽게 우는 희주.
신 143 곰탕집 (N)
마지 못해 식사를 하고 있는 상두, 희주, 차마 수저를 들지 못하고 있다. 눈물이 마르지 않
은채 글썽이며.
채희주 - 그래, 난 그 말 믿어. 사랑은 단박에 가는 거라는 말. 대학 갓 입학해서 엠틸 갔는
데 강화도였걸랑.
버스 맨 앞에 앉아 신나게 가는데 많이 와 봤던데 같은 거야. 저깃 꺾어지면 사당이 나온다.
진짜 나와.
다음에 저수지다 그러면 진자로 저수지고
여것 일곱 번을 연달아 맞추는 거야.
분명히 초행길인데. 나중엔 내 자신이 무서워서 안 맞췄다니까?
자끄너한테 마음이 끌리는 거야. 엄기탁이가 병원으로 날 찾아왔어.
"가시죠. 회장님이 뵙잡니다." 차에 올라타면서 그 생각이 났다.
너한테 가면... 앞으로 가슴 아플 날이 많을 것 같은데...
신 144 도심길 . 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