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벌써 10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어느 날, 지인이 정신분열증세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평소에 말짱한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제 정신이 아니라는 거였다. 말하자면 미친 사람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집기를 집어던지고 심지어는 애완용 토끼를 집어던지는 끔찍한 일도 벌였다. 그 애완용 토끼는 지인의 딸이 동생처럼 아끼며 기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평소에 이 지인의 성품으로 보면 절대로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뿐 만이 아니다. 하루 종일 횡설수설하면서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심지어는 택시를 타고 가다가 달리는 차 안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해서 택시기사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때 머리를 다쳐서 커다란 상처가 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분이 사는 아파트는 기차 철로 옆이었는데, 갑자기 길을 가다가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려고 해서 이를 본 사람들을 격앙시켰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는 것이었다. 깜깜한 밤에 소리 없이 어떤 여자가 아파트를 돌아다니고 있다면 주민들이 얼마나 놀랄지 생각해보라. 당연히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를 여러 번 해서 경찰이 찾아왔었다. 그러나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게 무슨 범죄가 아니기때문에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한두 번도 아니고 밤마다 나와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자 할 수 없이 남편은 이 지인을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 남편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병원에 동행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근처의 종합병원을 가는 길에 동행하기로 했다. 이분의 검진을 맡은 정신과 의사는 한 마디로 중증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화도 되지 않고 혼자서 횡설수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의사는 정신병원에 격리시켜서 치료를 해야 하며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병원비였다. 하루에 십만 원 이상의 병원비가 필요하였다. 말하자면 한 달에 삼백만원의 엄청난 비용이 들어야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곤궁한 형편이었다. 그래서 쓸쓸히 발길을 돌리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갑자기 제 머리에 불쑥 들어오는 생각이 있었다. 이 지인이 말하는 내용이었다. 이 지인은 황당한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고 있어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정신분열이 되어서 미친 상황이라면 특정한 스토리의 이야기를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냥 하루 종일 히죽히죽 웃고 다니거나, 아무도 알 수 없는 음절만을 반복해서 말하지 않은가? 그런데 제 눈에 보기에는, 황당한 말을 하기는 했어도 분명히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당시 저는 귀신의 공격이나 증세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였고 귀신을 쫓아낸 적도 한 번도 없었다. 물론 귀신을 쫓는 현장에 가서 구경을 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혹시 이 지인의 문제가 정신이 분열되거나 미친 게 아니라 귀신의 공격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왔다. 그래서 지인의 남편에게 제가 데리고 가서 기도해도 되겠느냐고 제안을 하였더니, 특별한 방법이 없던 터라 흔쾌히 수락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 길로 그 지인을 제가 사는 아파트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지인이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는다는 거였다. 눈동자를 보면 초점이 없어서, 마치 눈알이 움직이지 않는 물고기 눈동자처럼 섬뜩하게 보였다. 당시 필자는 아내와 아파트에서 단둘이 살고 있었으며, 부부가 밤을 잘 때 이 지인이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서 아내와 번갈아가며 자면서 이 지인의 동태를 살폈다. 또한 집안에 흉기가 될 만한 칼이나 가위 등을 숨겨놓기도 했다. 그래도 이 지인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알고 지냈기에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어쨌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귀신을 쫓아내는 기도를 하는 일이었다. 지금이야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는 사역의 경험이 있어서 이런 사태가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당시에 저는 귀신을 쫓아내는 기도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무척이나 낯설었다. 그러나 이 지인이 불쌍하고 이 가정이 너무도 안 되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내와 함께 기도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도를 시작하면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아내와 꽉 붙잡고 기도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기도를 시작하면 이 지인은 그동안 자신에게 비난하고 욕하고 학대했던 식구나 친척들에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평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횡설수설하다가, 귀신을 쫓는 기도를 하면 갑자기 주변 사람이나 가족들을 향해 욕을 하고 비난을 하는 게 기이했다. 그렇게 저희 부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지인을 붙잡고 축출기도를 했다.
이틀이 지나서 아침이 되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이 지인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너무 놀랐다. 이 지인은 우리 부부에게 왜 자신이 여기에 와 있냐고 되물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았더니, 어떤 영이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면 축복을 해주고 잘 살게 해주겠다고 해서 그 영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귀신이 머리를 장악하고 속여서 생각을 넣어주는 대로 행동을 한 것이었다. 이 사건이 제가 처음으로 귀신을 쫓아낸 사건이었다. 그 뒤로도 귀신을 자주 들어오려고 해서, 저희 부부가 열흘 가까이 이 집을 방문해서 기도를 해주곤 했다. 그때 지인은 환상으로 귀신이 기이한 빛처럼 보인다고 말한 것이 특별히 기억한다. 오래전 일이지만, 제가 처음 귀신을 쫓아내었기에 지금도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이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