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이은방
고래로부터 인류는 천연물, 즉 식물, 미생물, 해양식물, 동물 및 광물로부터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약물로 사용하였다. 이에 화학의 발달에 따라서, 그들 성분 물질의 추출, 분리, 정제, 구조 결정, 전합성을 통하여 의약품으로 개발하였다. 아편으로부터 morphine, codeine, 마황에서 ephedrine, 주목에서 paclitaxol. 미생물로부터 penicillin, streptomycin 등 무수하게 많은 의약품이 개발되어 임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한 통계에서는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의 61%가 천연물 유래의 제품이라고 한다. 한때에 천연물 신약개발은 국가적으로 적극적 지원이 있었으나 요즘은 답보상태에 있다. 천연물 의약품 개발 지원은 미래에 갈수록 중요하다. 천연물 대사체 자체만이 아니고 그 분자 작용기의 이용 등, 유도체의 합성으로 신물질 창조의 길이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하여서는 중국의 중의학이나 인도의 Ayurveda 의학, Gleece 의학, Roma 의학 등에서 전통적으로 응용하였던 천연물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대량의 천연물을 대상으로 하여 이용되었던 경험과 관계없이 스크리닝하여 개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의 방법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고, 연구비가 많이 드는 후자의 대량 스크리닝 방법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기서 대량 스크리닝하여 대성공한 두 가지의 예에 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의 투 유유(屠 蚴呦, Tu Youyou)가 개똥쑥 Artemisia annua에서 발견한 항말라리아 약인 artemisinin이 있고,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大村 智, Ohmura, Satoshi)가 발견한 기생충 약인 avermicin이 있다. 이 두 분은 그의 발견으로 2015년에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W. C. Campbell과 함께 3인이 공동 수상하게 되었다. 이에 그 연구 진행 배경과 과정을 소개하고, 노벨상 수상자 개인의 신상에 대하여도 약간 추가하고 자 한다.
투 유유씨가 말라리아 약을 발견하기 위하여, 380종의 한약과 2,000종의 처방 약을 대상으로 항말라리아 작용을 스크리닝하였다. 이것은 중국 모택동(Mao Zedong)의 정책에 의하여 추진된 것이다. 1967년 베트남 남북전쟁 시에 베트남의 지도자인 호지명(Ho Chi Minh)이 중국 수상 주은래(Zhou Enlai)에게 말라리아로 인하여 전쟁할 수 없고 chloroquine은 효과가 없으니, 새로운 말라리아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주은래는 서기장인 모택동에게 알리고, 중국의 남쪽 지방을 조사하니, 어린이가 매년 수천 명씩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것을 알게 되어, 중국 정부는 비밀 약물 연구 Project인 Project 523을 1967년 5월 23일에 추진하였다. 투 유유씨는 북경대 의학원 약학과 출신으로 중국중의학원 중앙연구소에 근무 시, 이 Project의 총책임자가 되어 중국의 중약을 대상으로 스크리닝 하기로 하여, 북경과 기타 여러 성의 60여 과학기관이 거국적으로 참여하였다. 결국 개똥쑥의 artemisinin이 유효한 작용 약물임을 확인하게 되어, 1977년 8월에 <과학통보>에 발표하고 1981년에 WHO의 회의에서 발표함으로써 널리 알리게 되었다. 이 약을 제제화하여 매년 200만 명에게 투여하여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이 공로로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투 유유가 고대 문헌 검색, 약초로부터 말라리아 치료 약을 개발
다음으로,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토양에서 많은 검체를 채집하고 항 기생충 작용에 대하여 스크리닝 시험하여 Streptomyces avermitilis 균에서 avermectin을 발견하고 이에 ivermectin을 개발하여 기생충 감염증의 치료 약을 제조하였다. 항 기생충 약인 ivermectin은 열대지방의 풍토병 onchoserciasis(하천 맹목증) 및 림프계 filariasis (사상충증)에 극히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어, 중남미 및 아프리카에서 매년 약 2억 명 이상의 환자에 투여하여 하천 맹목증의 박멸에 공헌하였다. 그는 1970년대에 그가 채집한 토양 미생물에서 480개의 신물질을 발견하였고, 25종의 신약과 시약으로도 개발하는 큰 성과를 이룩하기도 하였다. 그가 채집한 토양미생물을 스크리닝 절차에 따라 유효한 물질을 상기와 같이 480개를 발견하여 얻었으나 얼마나 많은 토양미생물을 스크리닝 한지는 알려지지 않고, 그의 avermectin 발견은 골프 CC에서 채취한 토양 미생물에서라고 한다. 그의 ivervectin치료약을 발견한 업적으로 인하여 스위스의 WHO 본부 등 여러 기관에서 동상까지도 세워졌다.
오무라 사토시는 토양에서 많은 미생물을 분리·배양하여 생리활성을 검토
그는 1958년생으로 야마구치(山口)대학을 졸업하고, 도쿄 이과대학에서 석사, 도쿄대학에서 1968년에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에 기타사토(北里)대학 항생실험실 실장으로서 머크사(Merck & Co.)와 협동 연구를 수행하였고, 1975년에 기타사토대학 약학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가 연구한 결과는 Merck & Co.에서 상품화되었고, 그 매출로 인하여 받은 로얄티는 150억 엔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를 종합병원과 미술관 등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고, 31명의 대학교수와 120명의 박사를 배출하는 큰 성과도 이루었다.
이상, 대량의 검체로부터 스크리닝하는 방법으로 성공한 예를 들었다. 이러한 project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므로, 국가나 큰 제약회사의 지원이 필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연구는 오오무라 교수와 같이, 부수적인 많은 연구가 뒤 따르기도 한다.
우리도 천연물에서의 신약 개발 자금이 한때 국가로부터 지원되어 의약품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다만 대량의 천연물을 수집하여 스크리닝하지는 못하고, 문헌상 효능이 있다고 기록된 선별된 천연물에 국한되어서만 스크리닝하여,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에 발매되는 의약품은 위염 전문 치료제 스티렌 정(동아제약), 관절염 치료제 신바로 캡슐(녹십자),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SK케미칼), 진해·거담제 시네츄리 시럽(안국약품), 관절염 관련 해열·진통 소염제 레일리 정(한국피엠지제약) 등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천연물 신약 개발 자금이 전연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몇 개의 제약회사나 벤처회사에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난치병으로서 약이 없는 Parkinson 질환이나 Alzheimer 질환 치료제를 제조하여 임상 제2상 시험을 끝내고 미국에 진출하려는 회사가 있다. 이렇게 희귀 난치 질병에의 신약을 개발하려는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 이의 성공은 역시 노벨상과 직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천연물 신약 개발에 국가적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약학박사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원
(현) 신풍제약(주) 고문
(현) 대한민국 한림원 명예회원
(전)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연구소장
(전) 한국생약학회 회장
(전)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