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당시 전쟁의 주요 국면에서 모두 활약했던 백선엽 장군을 6년 동안 인터뷰 중이다. 95세의 장군에게서 듣는 전쟁의 교훈이 늘 새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8Pq09bfb_wE 6.25의 노래/Memorial song of Korean war 예전에는 잊지말자 6.25 행사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잊어져가는 느낌이라. 노래라도 한번 들어보며,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늘은 6.25전쟁이 벌어진 지 65년이 되는 날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김일성의 군대가 기습적으로 대한민국을 쳐들어오면서 벌어진 동족상잔의 참화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 전쟁이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는 요즘 세대가 적지 않은 점을 보면 우리의 건망(健忘)이 참 우려스럽다.
전쟁(戰爭)의 말뜻을 모르는 이는 적다. 단어를 이루는 글자는 모두 ‘다툼’과 관련이 있다. 戰(전)은 화살을 날리는 활과 관련 있는 單(단)이라는 글자 요소에 상대를 찌르는 창인 戈 (과)의 합성이다. 爭(쟁)은 아래 위의 글자 요소 모두 사람의 손을 가리킨다. 두 손이 하나의 물건을 두고 다투는 모습이다.
전쟁의 종류는 매우 많다. 군사적인 용어로 풀 때 전쟁은 대단위의 싸움이다. 그보다는 스케일이 작지만 여러 전투의 요소를 포함한 대규모 작전은 전역(戰役)으로 옮긴다. 영어로 할 때 전쟁은 war, 전역은 campaign으로 적을 수 있다. 그 밑을 이루는 것이 전투(戰鬪)다. 영어로는 battle이다. 그 아래로는 교전(交戰)이 있다. 영어는 engagement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을 일컫는 한자 낱말은 퍽 많다. 그 만큼 한자세계를 이루는 큰 바탕 하나가 전쟁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도병(刀兵)은 칼(刀)과 병사 또는 병기(兵)를 일컫지만 이로써 전쟁을 이야기했다. 방패와 창을 가리키는 간과(干戈) 또한 전쟁을 이른다. 갑병(甲兵)도 갑옷과 병기의 지칭에서 전쟁의 뜻으로 발전했다. 칼에 피가 든다고 해서 적은 혈인(血刃)도 전쟁과 동의어다.
전쟁은 필설로 이루 다 형용하기 힘든 피해를 낳는다. 그래서 병재(兵災), 병화(兵火), 전화(戰火), 전화(戰禍)로 적는다. 전쟁으로 인한 동란, 전란(戰亂)도 마찬가지다. 낭연(狼煙)이라는 말도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옛 왕조 시절에는 봉화(烽火)를 올렸다. 이리의 똥을 말려 불을 지피면 연기가 곧게 올라간다. 이 경우가 전쟁의 경보다. 따라서 낭연도 전쟁을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봉화는 불빛과 연기로 보내는 신호다. 밤에는 봉화를 올리고, 불이 잘 보이지 않는 낮에는 연기를 올린다. 앞을 烽(봉), 뒤를 燧(수)로 적는다. 그런 제도를 일컬을 때 봉수(烽燧)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저 봉화로도 부른다. 봉고(烽鼓)는 그런 봉화와 다급하게 난을 알리는 북소리다. 역시 전쟁의 뜻이다. 兵(병)이라는 글자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丘(구)와 八(팔)이다. 따라서 丘八(구팔)로 적으면 일반적으로 군대와 전쟁, 또는 그 안의 사병을 일컫는 단어였다고 한다. 이 兵(병)의 의미를 일찌감치 무시무시하다 싶을 정도로 경고한 사람이 있다. 바로 병법의 대가 손자(孫子)다. 이른 춘추시대 사람이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2500년 전의 인물이다. 그는 兵(병)을 전쟁, 또는 그 모두를 포함하는 전사(戰事)로 일컬으면서 이렇게 정의했다.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곳,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갈림길(死生之地, 存亡之道)”이라고 했다. 누가 이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북한의 위협을 늘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말이다. 마침 ‘연평해전’이라는 영화가 선보였다. 돈을 마련치 못해 전전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 끝에 만든 영화다. 전쟁을 잊은 이 사회에 전쟁의 의미를 일깨우는 작품으로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한자 풀이> 戰 (싸움 전): 싸움. 전쟁, 전투. 경기, 시합. 경쟁. 싸우다. 전쟁하다. 떨다. 두려워서 떨다. 동요하다. 흔들리다. 두려워하다. 爭 (다툴 쟁): 다투다. 논쟁하다. 다투게 하다. 간(諫)하다. 경쟁하다. 모자라다. 차이나다. 다툼. 싸움. 役 (부릴 역): 부리다, 일을 시키다. 일하다, 힘쓰다, 경영하다. 줄짓다, 죽 늘어서다. 골몰하다. 낮다, 천하다. 일, 육체적 노동. 부역, 요역. 일꾼. 狼 (이리 낭, 이리 랑): 이리. 짐승 이름. 별 이름, 천랑성(시리우스). 사납다, 거칠고 고약하다. 어지럽다. 허둥지둥하다. 烽 (봉화 봉): 봉화. 병화(兵火). 봉화대. 경계. 봉화를 올리다. 燧 (부싯돌 수): 부싯돌. 횃불. 봉화. 적에 대한 경계. 불을 피우다.
<중국어&성어> 烽燧 f?ng su?: 봉수, 봉화, 봉화대.
大?(動)干戈 d? d?ng g?n g?: 대규모로 일으킨 전쟁이다. 커다란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자주 쓰는 성어다. “한 판 붙다”의 의미와 같은 맥락이다.
兵荒??(馬亂) b?ng hu?ng m? lu?n: 병사와 말이 일으키는 커다란 혼란을 일컫는다. 곧 전쟁을 지칭하는 대표적 성어다.
白骨露野 b?i g? l? y?: 백골이 들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상태. 역시 전쟁이다.
兵???(兵連禍結) b?ng li?n hu? ji?: 전쟁이 줄곧 이어져 재앙이 계속 뒤따름. 전쟁의 참화를 표현했다.
烽火四起 f?ng hu? s? q?: 봉화가 사방에서 일어나는 모습이다. 狼烟四起도 같다.
??之?(風塵之變) f?ng ch?n zh? bi?n: 닥치는 바람, 일어나는 자욱한 먼지. 전쟁을 형용하는 말이다. |
출처: 시간과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재휘애비溢空총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