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론 수렴과정 무시하고 최종 의사결정 공론조사로 할 수 없어”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공론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거듭 재확인했다.
또 JDC 5개 사업장을 비롯한 제주도내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의 증인 출석 요구에도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원 지사는 18일 오후 열린 제주도의회 제37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의 긴급 현안질문에 답변하면서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30분 동안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긴급 현안질문 말미에 홍 의원은 “오늘 1만2000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공론화 요구 청원이 도의회로 접수됐다”면서 “의회가 이 청원을 집행부로 넘기면 청원을 받아서 공론조사를 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제주도는 지난 2014년부터 제주공항 포화 용역을 비롯해 크게 4단계에 걸쳐 국가와 용역을 통해 지금까지 왔다”면서 “그동안 토론회와 공청회가 숱하게 반복돼 왔고, 현재는 제주도의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하고 기본계획을 고시하는 단계인데 이 단계에 와서 그동안 여론 수렴과정을 모두 무시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공론조사로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전 도의회로 접수된 제2공항 공론화 요구 청원에 대해 의회가 도 집행부로 청원의 건을 넘기기도 전에 아예 빗장을 걸어버린 셈이다.
홍 의원이 제주미래비전 용역 보고서에서 국책사업에 대한 사회적인 공론화 과정을 의무화하도록 한 부분을 상기시키면서 “용역 보고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은 데 대해서도 원 지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도화가 돼있지 않았다”고 답변, 제2공항에 대한 공론조사를 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의 세차례에 걸친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첫 회의 때는 도지사로서 포괄적인 사과와 함께 앞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성실하게 후속조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전례가 없지만 출석했다”면서 “후속해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국장 등 관계 공무원들이 출석해 충실한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첫 회의 때 출석했다고 답변한 회의는 실제로는 행정사무조사특위가 아니라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때 환경도시위 회의에 출석했던 것으로, 원 지사는 행정사무조사특위와 행감을 구분하지 못해 엉뚱한 답변을 내놓은 셈이 됐다.
홍 의원이 “정작 지사를 대신해 행정사무조사특위에 나오는 분들도 잦은 인사 교체로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돼 있다”며 보고를 받거나 방송을 보지 않았느냐고 따져묻자 원 지사는 “충실한 답변을 하도록 지휘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어 원 지사는 “도지사가 직접 경험한 사실과 직접 얘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출석을 검토하겠지만 충실한 답변을 위해 관계 공무원이 지사를 대신해서 출석, 대답하도록 돼있다”면서 “사안에 맞게 합리적으로 판단해 지사가 답변할 부분은 지사가 하고, 관계 공무원이 답할 수 있는 부분은 담당 공무원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신화역사공원 사업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서 상하수도 원단위 적용 문제에 대해 2015년 4월 이미 의회에서 지적된 사안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지형도면 고시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명백한 하자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효에 해당하는지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시비 소지를 없도록 하기 위해 늦었지만 지형도면 고시를 통해 하자 원인을 원천적으로 해소시켰다”고 답했다.
신화역사공원 사업계획 변경 과정에서 대규모 숙박시설이 늘어난 부분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법제처 유권해석 의뢰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도록 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