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개가 필 필사적으로 땅을 긁고 파듯이 서로의 몸을 긁고 문질렀다. 55p
*성을 쳐다보고 있으면 K는 가끔 어떤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가만히 앉아 물끄러미 앞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깊은 생각에 잠겨 모든 것과 단절이 된 것이 아니라, 마치 혼자 있어서 아무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듯 홀가분하고 거리낌 없는 태도이다. 166p
*겉보기엔 바람처럼 부질없는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먼 곳의 낯선 사람이 내리는 지시를 받고 있다. 124p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 땅 위의 폭풍을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126p
*여자들의 마음이란 의젓한 관리들이 자기들에게 몸을 돌리기만 해도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돼요. 202p
*누구나 자기 전문분야는 한마디만 들어도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지만, 다른 분야의 일이면 몇 시간을 설명해 주어도, 그 말을 듣고 그럴 듯하게 고개를 끄덕거린다 해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할 거예요. 220p
*어떤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물론 클람의 일이 가장 큽니다-외부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힘은 줄어들어요. 그 결과 아주 하찮은 일의 대수롭지 않은 변화 하나하나가 은근히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수도 있어요. 책상 위의 아주 작은 변화, 오래전부터 있던 얼룩이 없어지기만 해도 마음이 뒤숭숭해져요. 275p
*낮에 사람이 약간 지친듯 보인다면, 그것은 하루가 행복하고 순조롭게 흘러가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276p
*귀신이라도 새벽녘에는 자취를 감춘다고 하는데, K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버티고 서 있었다. 284p
*밤나방도 날이 새면 조용한 방구석을 찾이 않는가? 285p
*노아의 대홍수로도 깨끗이 씻어낼 수 없을 지경이에요. 293p
*사람들은 특정한 생각을 갖게 되면 어떤 수단을 써도 오랫동안 거기서 벗어날 수 없게 돼요. 297p
*귀부인이 갑자기 더럽고 초라한 옷을 입고 나타나면 더 매혹적인 것과 마찬가지예요. 301p
<심판>
*K는 이렇게 말하고 응접실로 들어가서 그 여자를 붙잡고 입에 키스를 하고 나서 얼굴에댜 마구 키스를 했다. 마치 목마른 짐승이 겨우 발견한 샘물에 혀를 빼고 듬벼드는 것 같았다. 350p
*여자가 이렇게까지 가까이 오니까 마치 후추같이 맵고 자극적인 향기가 그의 코를 찔렀다. 421p
*재판소에서 애를 쓰는 여러 가지 세밀한 사항들이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 결국은 커다란 죄를 만들어 내니까요. 4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