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을 구하러 몇 시간째 공장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영석님은 공장 바깥에 박스가 없으면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저기 포장 안 하는 곳인 거 같아요." 영석
"영석님 저기 포장 안 하는 곳인 줄 알았잖아요. 그런데 들어가보니 단순 포장 하는 곳이었죠?" 세빈
"네." 영석
"그래서 겉으로만 보면 포장 할지 안 할지 몰라요. 직접 들어가서 물어봐야 해요." 세빈
"네." 영석
대답은 했지만 반응이 떨떠름하다. 그냥 대답만 한 거 같았다. 그러다가 어떤 할머니가 지나가셨다.
"안녕하세요~" 세빈 은지 영석
"어디 가?" 할머니
"회사 알아보러요." 영석
"저기에서 회사 안 알아봐줘?" 할머니
"여기도 저기도 회사 찾아다녔어요." 영석
"그래? 날이 더운데 고생이네. 일 꼭 찾아~" 할머니
"네~ 감사합니다!" 세빈 은지 영석
할머니는 더운데 고생하는 우리를 보고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감사했다.
계속 걷다가 '(주)유브이글로비스'라는 공장에 도착했다. 인기척은 없는데 입구에 문틈이 살짝 열려져있었다.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보려고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오른쪽 2층에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로 가볼까요? 저기에서 소리 들리는 거 같은데." 세빈
"좋아요. 그런데 사람이 없는데 2층까지 올라가도 될까요?" 은지
"음..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가볼까요?" 세빈
2층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영석님이 문을 똑똑 두드리다가 벌컥 열었다. 어떤 여성분이 전화를 하고 계셨는데, 영석님을 보더니 전화를 끊고 천천히 다가왔다.
"무슨 일이세요?" 직원
"일자리. 일자리 알아보려고." 영석
영석님은 먼저 팜플렛을 내밀고 직원이 영석님을 쳐다보자 왜 왔는지 얘기했다.
"당일 아르바이트 같은 거 하려고 오신 거예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볼래요? 여기 앉아계세요." 직원
직원 분은 1층으로 내려가더니 반대편으로 향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장님과 대화하다가 사장님과 함께 이쪽으로 걸어왔다.
“일자리 알아보려고.” 영석
“그 두 분은 누구세요?” 사장님
“일자리 찾는 거 도와주러...” 은지
“어디 기관이에요, 협회예요?” 직원
“이 분은 집에서 왔어요.” 은지
“어디 사람이에요?” 사장님
“장재2리” 영석
“이렇게 찾아다니면서 일자리를 구해서 어떻게 찾아. 워크넷이나 이런데 직장 구한다고 올리든가 해야지.” 사장님
“저희는 이 분이 포장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데, 좀 도와주고 함께 일할 수 있는 분들을 직접 찾으러 다니는거라서요.” 세빈
“일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드리고 있어서요.” 은지
“두 분은 무슨 일 하세요?” 사장님
“사회복지 안에 사회사업이라고 있는데 한 달 동안 배우려고 왔어요.” 세빈
“어떤 일 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사장님
“증평 핸드폰이요. 끝났고 이제 딴 데 알아보려고 해서 온 거예요.” 영석
“혹시 장애 있어요?” 사장님
“없어요.” 영석
“장애인 판정 받았거나 그런 건 없고 언어적으로 조금 그래서 일할 일자리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이 분 만난 거예요?” 직원
“사회사업이라는 실습을 하고 있고 이 분이 구직을 원해서 보러 온 거에요.” 은지
“직원을 오늘도 면접 보기로 해서 시간이 없어요. 저희가 이 부분 학습이 안 돼있어서 당황스러워요. 우리가 이 분을 썼을 때, 무슨 혜택이 있거나 이익이 있든지 아니면 또 써야 하는 이유가 뭔지 합당한 게 없어요. 회사는 정상적으로 이력서 받고 그 사람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사람을 뽑잖아요. 회사 취업 하려면 이력서 들어오고, 등록도 하고, 고용 계약도 맺고 이렇게 해야 하는 거지, 이렇게 찾으면 아무데도 구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단순히 알바로 이렇게 오는 그런 정도인데, 다른 사람도 쓸 사람 많아요. 정보가 좀 부족해요. 단순하게 이런 거 잘한다고, 이런 단순한 일을 못하면 말이 안 되잖아. 저희말고 다른 데 좀 알아보시든가 해야 할 것 같아요. 워크넷으로 구직 활동하고 두 분이 동행해서 도와주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사진 하나 보고 사람 쓰는 경우는 없어요. 알바자리 구한다 하면 저희하고는 또 안 맞아요. 미안해요.” 사장님
영석님은 피곤하고 졸린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사장님은 나를 쳐다보고 있어서 일부러 영석님을 쳐다보았다. 솔직하게 일을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해주셔서 감사했다. 다행히 영석님은 아무 신경을 안 썼고 다른 곳 알아보러 가자고 했다.
은지님과 사장님이 해주신 얘기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았다.
"저는 사장님이 해주신 얘기가 좋은 조언이라고 느꼈어요. 실제로 구인구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워크넷이나 포털사이트고 거기에 영석님이 자소서를 올리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세빈
"음.. 전 비현실적이라고 느꼈어요. 관계를 살리고 더불어 사는 일을 할려면 직접 얼굴을 보고 접촉하는 것이 꾸준한 만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서 직접 가게에 방문하면 한번이라도 당사자가 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마음에 남게 될 거예요.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본다면 진실된 만남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거라고도 느꼈어요. 그 사람들은 진짜 자기 회사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거라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은지
"저는 여느 20대가 일을 찾는 방법으로서 영석님이 한번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직접 회사를 알아보러 다니면 방문한 곳에서 우리를 알 수는 있지만 더 많은 곳에 알릴 수는 없으니까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리는 방법으로 사이트에 자소서를 올리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볼테니까요. 하지만 말한대로 더불어사는 일을 하려면 직접 얼굴 봐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해요." 세빈
영석님이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근처 작은 슈퍼에 들어갔다. 은지님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하였다.
조그마한 슈퍼에 사람은 없고 진열된 과자들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영석님은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을지 고민하며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을 샅샅이 살핀다.
시끄러운 소리에 슈퍼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다.
"어디서 왔어요?" 사장님
"장재리. 다온빌에서 왔어요. 지금 일 알아보고 있어요." 영석
"무슨 일?" 사장님
"포장하는 회사. 회사 알아보고 있어요." 영석
"이 맡으로 태양열 회사 있는데. 말고도 다른 공장 많아요." 사장님
"아 정말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석
슈퍼를 나오고 나서도 회사가 많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려주셨다.
"이쪽으로 가. 이쪽 길로 가면 공장도 있고 회사도 많아." 사장님
"감사합니다!" 세빈 은지 영석
사장님이 알려주신 곳으로 가니까 갈림길에 표지판이 있었다. 정말 많은 공장들이 있었다. 가장 근처에 있는 공장에 들렀다.
"안녕하세요. 일 알아보고 있어요." 영석
영석님은 팜플렛을 건네며 얘기한다.
"아~ 저는 사장이 아니라서요. 사장님은 옆 건물에 계세요." 직원
직원의 말을 따라 옆으로 가니 빨간 컨테이너에 어떤 분이 걸어오고 계셨다. 영석님은 사장님께 팜플렛을 드렸다.
"나 바빠! 가!" 사장님
"넵. 감사합니다." 세빈 은지
회사로 가는 길을 못 찾고 헤매니 사장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회사는 저 위에 있어!" 사장님
"감사합니다~" 세빈 은지
조금 퉁명스럽게 거절하셨어도 일자리 구하는 걸 아니 다른 회사가 있는 곳을 알려주셨다. 감사하다.
일 찾는 것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여럿 만났다. 덕분에 힘이 났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몰라 길을 헤맸지만 함께여서 즐거웠다.
2023.07.19. 수요일 정세빈
첫댓글 직장 알아보느라 힘들었겠어요. 거절 할 때마다 더 많이 힘들었을 테고요.
그래도 씩씩하게 영석 씨 옆에서 함께 해 주셔서 영석 씨가 힘이 났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세빈님의 마음이 고맙네요.
직장을 알아보는 과정이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상황이나 형편에 맞게 직장을 알아봤고 고생한 만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온빌에서 7월 한 달 간 고생 많으셨어요. 세빈 님의 이번 여름 동안의 경험이 오래오래 사회사업가로서의 밑거름이 되었길 바랍니다.
구직하면서 다양한 현장 반응에 당황도 하고 그로인해 구직방법에 대한 고민도 생겼을 것 같네요.
공장 사장님의 현실적인 조언도 구직을 할 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것 같구요.
제 마당 제 삶터에서 자기삶을 살아가게 돕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사업가라면 고민하고 또 행동으로 옮기며 꾸준히 나아가야 하는거겠죠.
이번 단기사회사업의 경험이 세빈학생에게는 사회사업가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세빈 학생과 신은지 학생의 의견을 쓴 글을 읽어보니 정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두 분은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까요? 이해합니다.
현장에서의 사장님 말씀이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저 역시 신영석 씨를 돕고자 했을 때 고민했던 것들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일자리를 알아볼 때 요즘 누구나 하듯이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이력서도 올리고 인터넷으로 이력서도 제출해보기도 하고 면접도 보고 이렇게 계획을 해보기도 했죠. 직접 신영석 씨를 앞세워 일을 구하러 다닌다고 해도 신영석 씨가 표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지역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디까지 내가 거들어야 할지 어디까지 나의 역할인지 고민이고 또 고민이었습니다.
정답이 있을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걸어가다보면 언제쯤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신영석 씨도, 신은지 학생도, 전세빈 학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