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했던 삶이 산에 들어오고 나서 꽤 괜찮은 인생으로 여겨졌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산을 찾은 건 인생을 살아온 데 있어 가장 잘한 일이다"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거친 야생의 땅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은 안정열(58세)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새파란 하늘과 푸른 숲을 보며 여유를 만끽하는 삶이지만 수시로 마주치는 멧돼지들, 언제 물릴지 모르는 뱀과 땅벌의 공격 등 도시 생활과 달리 불편한 게 많지만 자연인은 안 씨는 "이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은 없다"고 말한다.
체구는 왜소하지만 자존심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했던 자연인은 28세의 젊은 나이에 일찍 기계 설비 사업을 시작했다. 자기 싫어하는 성격 덕에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1997년 한국 IMF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았다. 많은 돈을 잃었고, 그쯤 행복했던 가정도 깨지고 말았다. 30대 후반에 맛본 너무 쓴 좌절이었다. 이후 친구의 도움으로 외국에서 7년간 일을 했던 자연인은 청바지 워싱 공장을 차려 재기에 나섰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메르스 사태로 소비 시장이 죽어 큰 타격을 입어 결국 공장 문을 닫았다. 두 번의 사업 실패로 극심한 좌절감에 빠진 그는 무척 괴로웠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자연인에게 몸에 이상 반응까지 나타났다. 고혈압으로 까딱하면 반신마비가 올 지경까지 이른 것. 돈과 가족, 건강까지 모든 것을 빼앗긴 그는 도시에서 살 수가 없었다.
4년 전 처음 산에 들어왔을 때 영하 30도에 이르는 극한의 추위와 빛 한 점 없는 깜깜한 어둠을 견뎌내야 했다. 그렇게 무서웠던 산골은 이제 더 이상 없다. 맑은 계곡물은 자연인만의 휴양지가 됐으며 삽주와 잔대, 엉겅퀴 등을 내주는 숲속은 그의 건강을 책임진다. 안정열씨 이야기는 2018년 7월 11일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