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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주 심향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나주 심향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고려후기 불상의 특징인 이국적이면서도 단엄한 얼굴표정을 지니고 있으며, 왼쪽 어깨 위에 부채살처럼 흘러내린 세밀한 잔주름은 13세기 후반에 조성된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1276년), 화성 봉림사 목조아미타불좌상(1362년 이전) 등에서도 확인되는 공통된 특징이다. 나주 지역에서는 이 불상 외에도 불회사와 죽림사 등 여말선초에 조성된 건칠불이 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조형적 완성도가 가장 높다. 더욱이 이 불상은 현재 알려진 건칠불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속하는 작품 중 하나로 중요성을 지닌다.
* 나주 불회사 건칠비로자나불좌상 나주 불회사 건칠비로자나불좌상
양식적으로 이 불상은 다소 길어진 신체의 비례와 형태, 작아진 얼굴, 착의형식, 옷 주름의 표현 등에서 고려후기 불상 양식을 계승한 조선 초기에 제작된 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먹 쥔 왼손을 오른손으로 감싸 쥔 형태의 지권인(智拳印)의 수인(手印)은 고려후기의 화엄경 변상도에 등장하는 비로자나불의 수인인데, 불회사 상은 현존하는 조각에서 이 수인이 표현된 이른 예일 뿐만 아니라 조각적으로도 우수한 불상이다.
*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
이와같이 이 불감은 비로자나를 본존으로 하는 삼불을 봉안한 법당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고, 각 벽면마다 고부조로 새겨진 후불도의 세부 표현 역시 매우 정교하고 화려하다. 특히 불감의 뒷면 좌측상부에는 선각으로 불감 조성에 참여한 제작자, 시주자 등이 새겨져 있어 주목된다. 이 불감은 삼신불과 삼세불의 도상이 융합되어 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을 뿐만 아니라 여말선초의 조각, 회화, 금속공예, 건축양식, 문양 등을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 해남 대흥사 금동관음보살좌상 해남 대흥사 금동관음보살좌상
보살상의 세부 표현과 양식은 전반적으로 고려시대의 특징을 잘 계승하고 있으나, 길죽하면서도 부은 듯한 얼굴모습, 유두를 두드러지게 표현한 점, 몸 전면에 영락이 표현되지 않은 점, 몸을 감고 있는 천의자락의 선이 다소 경직되게 표현된 점 등은 조선전기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이 보살상은 조선 전반기의 금동상으로서 규모가 큰 편이고 보관 등에 다소 파손된 부분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원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이 크기가 큰 윤왕좌의 보살상은 조선 전기 보살상 중에서는 그 예가 드물며, 신체의 균형이 좋으며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등 조각기법이 매우 우수한 금동보살상이다.
*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비로자나불)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석가모니불)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노사나불)
이러한 삼신불은 불화에서는 많이 보이지만 조각으로는 드문 편이다. 특히 『화엄사사적기』(1697년 간행)에 의하면 1636년 조각승 청헌, 영이, 인균, 응원 등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활약했던 17세기의 대표적인 승려장인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화엄사 대웅전은 삼신불상은 조성연대를 짐작할 수 있고, 도상이나 양식면에서 17세기의 기준이 되는 불상으로 높은 의의가 있는 상으로 평가된다.
* 순천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소조 16나한상 일괄 순천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미륵보살입상을 제외한 26구의 상들은 17세기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던 응원(應元)을 비롯한 조각승들이 조성한 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자상(使者像) 대좌의 명문을 통해서 1624년(인조 2)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존상은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로 구성된 수기삼존형식으로 조선시대 삼세불상의 대표적인 도상이다. 본존상은 남양주 수종사 불감에서 발견된 15세기 금동불좌상과 같은 조선전기의 조각전통을 계승하면서 얼굴표정이 온화하고 신체가 부드럽고 양감이 강조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어 17세기 전반기 조각으로서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십육나한상들은 목심소조(木心塑造)로 제작되었는데, 지금까지 전해오는 고려와 조선전기의 16나한상 조각이 온전하게 전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이 송광사 16나한상들은 16존이 모두 갖춰져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다.
* 여수 흥국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여수 흥국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이 삼존상은 조각수법이 매우 뛰어나서 양감이 잘 표현되었으며, 손과 발의 표정이 잘 살아있고, 옷 주름이나 장신구의 표현도 유려하다. 불상은 17세기 조각의 단순함을 잘 반영하고 있고, 두 보살상은 자연스러운 자세와 장대한 신체비례를 보여준다. 17세기 전반의 상으로 이와 같은 크기의 보살상을 동반한 삼존불이 드물고, 도상과 양식면에서도 조선후기 불교조각을 대표하는 상으로 평가된다.
* 해남 대흥사 영산회괘불탱 해남 대흥사 영산회괘불탱
이러한 도상적 특징은 부안 내소사 괘불을 비롯하여 통영 안정사 괘불, 진주 청곡사 괘불, 나주 운흥사 괘불, 나주 다보사 괘불 등 18세기 호남지역에서 성행한 『오종범음집(五種梵音集)』에 근거한 도상을 간략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괘불은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구도와 다소 살찐 듯한 인물표현,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문양 등은 색민이 스승인 의겸(義謙)의 화풍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선행 도상과 화풍을 잘 계승하고 있는 귀중한 작품이자 색민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 순천 선암사 서부도암감로왕도 순천 선암사 서부도암감로왕도
상단에는 칠여래와 관음, 지장보살, 인로왕보살, 중단에는 한 쌍의 아귀와 제단, 하단에는 육도 제상을 그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감로왕도에서 주목되는 점은 상단에 그려진 칠여래가 중단과 하단에 비해 비중 있게 그려진 점인데, 이는 수륙재(水陸齋)를 통하여 중생들을 영가천도(靈駕遷度)하는 감로도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된 것으로 여겨진다. 황색 바탕위에 녹색과 적색을 주조로 한 차분한 색조와 안정된 필치, 차분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육도제상의 장면은 화승 의겸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판단된다.
* 순천 선암사 33조사도 순천 선암사 33조사도
원래 총 11폭으로 조성되었으나 현재는 7폭만이 남아 있는데, 1753년에 은기(隱奇)를 비롯한 5명의 승려화원이 그린 것으로 18세기 중반 불화 속에 수묵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던 의겸의 화풍을 계승하고 있다. 여기에 묘사된 33조사의 도상은 중국 명대의 화보(畵譜)인 『삼재도회(三才圖會)』, 『홍씨선불기종(洪氏仙佛奇蹤)』을 모본으로 하고 있어 조선후기 화보의 전래와 불화 도상 간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도 중요하다. 현존하는 유일한 33선종조사도라는 희귀성과 함께 도상의 구성방식과 정취한 필치 등에서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 담양 용흥사 순치원년명동종 담양 용흥사 순치원년명동종
또한 종 고리로 쌍룡(雙龍) 대신 활력 넘치는 사룡(四龍)을 채용하여 특이함을 보이고, 종신에 시문된 각종 문양의 표현에서도 세련미가 넘쳐 난다. 따라서 이 종은 다른 조선 후기 범종에 비해 뛰어난 조형미와 문양 표현 등의 주조기술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 여수 흥국사 강희4년명동종 여수 흥국사 강희4년명동종
종의 외형은 상부가 좁고 아래로 가면서 약간씩 벌어져 마치 포탄과 같은 모습을 하였다. 간단하면서도 힘이 있는 쌍룡(雙龍)을 종 고리로 삼고 천판에는 큼직한 연화문대를 돌렸다. 천판과 만나는 종의 어깨부분에는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이 둘러져 있으며, 몸체에는 연곽대와 보살상 및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패(殿牌)가 마련되어 있다. 종신에 새겨진 문양은 전반적으로 섬세하고 화려하며 잘 정돈된 느낌을 보여준다. 이 종은 사인비구와 버금가는 기술적 역량을 지녔던 김애립 범종의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인 동시에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 고흥 능가사 강희37년명동종 고흥 능가사 강희37년명동종
종신의 전체적인 외형은 상부가 좁고 아래로 가면서 점차 넓게 벌어져 여수 흥국사 동종과 유사하며, 용뉴는 쌍룡(雙龍)으로 구성되었다. 연곽대와 연곽대 사이에는 4구의 보살입상이 유려한 모습으로 부조되었고, 종신 한쪽에는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패(殿牌)가 마련되었다. 이 종은 용뉴의 웅건한 표현과 단정한 보살입상, 세부 문양의 정교함 등 김애립 범종의 완숙한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17세기를 대표하는 범종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수작이다.
* 순천 선암사 강희39년명동종 순천 선암사 강희39년명동종
특히 김상립(金尙立)의 아들 김수원(金守元), 도편수(都片手) 김성원(金成元), 부편수(副片手) 김효건(金孝建), 김성원의 아우 김섬태(金暹泰) 등 18세기에 활동했던 김상립과 그의 아들 등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어 당시 김상립을 중심으로 한 사장계(私匠系)의 활동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첫 번째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이 종은 종의 형태가 조선후기의 전형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 활기찬 쌍룡뉴와 유곽대, 보살상과 왕실 안녕을 기원하는 문구가 담겨 있는 전패 등 각 부의 문양이 세련되는 등 전체적으로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 충북 진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 진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
석가모니의 대좌 앞에 등을 보이고 앉아 있는 사리불을 비롯하여 좌우에 시립한 많은 권속의 묘사는 조선후기 영산회상도 중에서도 영산회상을 가장 장엄하고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특히 밝은 채색과 유려한 필치, 다양하면서도 능숙한 인물묘사가 돋보인다. 영수사 괘불은 제작시기가 1653년으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제작되었다는 시기성, 사리불이 청법자로 등장하는 가장 빠른 괘불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비록 부분적으로 후대에 수리한 흔적이 보이지만 17세기 영산회상도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