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립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이대원 관장에게 듣는 '병오년(丙午年)' 희망 메시지
- "기술은 스마트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소외된 이웃 찾아가는 '청춘서행' 등 눈길
2026년 1월 7일 오후 3시, 시립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4층 관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윽한 커피 향이 먼저 기자를 반겼다. 이대원 관장은 손님을 위해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권위적인 '관장님'의 모습이 아닌,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이 묻어났다.
창밖으로 2026년 병오년(丙午年)의 겨울 햇살이 비치는 가운데, 이 관장과 마주 앉아 서대문구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와 복지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2026년 붉은 말처럼... 어르신들의 질주를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는 '적토마'의 해입니다. 우리 서대문구 어르신들께서도 붉은 말처럼 강인한 생명력으로 올 한 해를 힘차게 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관장은 덕담으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취임 4년 차를 맞은 소회를 묻자 그는 "시간이 참 빠르다"며 웃음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어르신의 자신감'을 꼽았다.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시던 분이 교육 후 '관장님, 나 이제 혼자 햄버거 주문해!' 하며 아이처럼 웃으실 때, 그때가 제게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 그것이 복지의 시작이니까요."
■ 사람 냄새 나는 '스마트 복지'의 진화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서울시 내에서도 '스마트 복지'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이 관장은 기술보다 '사람'을 강조했다.
"기술은 거들 뿐, 핵심은 '연결'입니다. 로봇이 체조를 가르쳐주고 AI가 안부 전화를 하지만, 결국 그 끝에는 복지사와 이웃이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사람 냄새 나는 스마트 복지'라 부릅니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단순히 기기 사용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 생성형 AI로 자서전을 쓰거나 건강 앱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등 '생활 밀착형 심화 과정'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 언덕 많은 서대문, "찾아가는 복지로 사각지대 없앤다"
서대문구는 지형 특성상 언덕과 깊은 골목이 많다. 이 관장은 복지관에 오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재택 스마트 케어'와 함께, 지역 밀착형 특화 사업인 '노인참여나눔터'와 '청춘서행'을 강조했다.
"저소득층 밀집 지역의 공공시설을 활용해 어르신들이 서로 돕는 '노인참여나눔터'를 운영합니다. 에어로빅, 미술 활동 등을 함께하며 마을 안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죠. 또한, 고립되기 쉬운 저소득 남성 어르신들을 위한 '청춘서행(靑春徐行)'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느리지만 함께 간다'는 뜻처럼, 남산타워나 영화관 나들이를 함께하며 외롭지 않도록 친구를 만들어 드리는 사업입니다."
■ "최고의 복지는 자존감 살리는 '선배 시민'의 자부심"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관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현재 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11개 전문 봉사단과 수많은 자율 동아리의 활약을 언급하며 어르신들의 변화를 높이 평가했다.
"우리 어르신들은 이제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닙니다. 인생의 경륜을 나눠주는 '선배 시민'입니다. 노인은 이제 짐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직원에게는 '감사', 어르신에게는 '초대'
인터뷰 말미, 그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복지관의 심장 같은 존재"라며 "감정 노동이 많아 힘들 때도 있겠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눈빛 한 번이 어르신에게는 하루를 살아갈 힘이 됩니다. 저도 여러분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히 밀어주는 관장이 되겠습니다. 늘 고맙고 사랑합니다."라며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장은 어르신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남겼다.
"어르신 여러분, 제 개인적인 소망도 가족의 화목과 건강입니다. 여러분도 건강하시려면 딱 하나만 하시면 됩니다. 바로 '방 밖으로 나오시는 것'입니다. 집에만 계시지 말고 복지관에 오셔서 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하십시오.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언제나 여러분의 사랑방이 되겠습니다."
향긋한 커피 향 속에 진행된 1시간의 인터뷰. 기술의 차가움이 아닌 사람의 온기로 2026년을 채우겠다는 이대원 관장의 다짐에서, 서대문구 어르신들의 따뜻한 겨울과 활기찬 봄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정재순 서대문시니어기자
https://blog.naver.com/cjs2136/224135204888
첫댓글 청춘서행..안빈낙도 정신으로
사람과함께..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