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봄맞이 홀로자전거여행[미사리 벚꽃-하남위례길, 조정경기장 역동적 풍경] 호미숙
4월도 열흘을 넘겼건만 날씨는 봄인지 겨울인지 도통 모를 정도로 눈발과 빗방울을 흩뿌리고 먹구름도 끼었다가 활짝 개었다가 변덕장이가 따로 없습니다. 거기다 바람은 거의 태풍 수준으로 불어대는 요즘입니다. 꽃망울을 터뜨리려던 꽃들이 화들짝 놀라 벙긋대던 꽃미소도 멈추고 입을 앙다물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몇몇 꽃송이는 팡팡 터뜨려 꽃팝콘을 피웠습니다.
자전거를 탈까말까 망설이다가 오후에 들어서야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의 유혹에 잠깐 노을이라도 담아 오고 싶어 까망블루와 미사리 쪽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새파란 하늘에 뭉글뭉글 떠있는 구름은 변덕스러운 날씨였는지를 모를 정도로 가을하늘처럼 맑고 깨끗했습니다.
거센 바람은 마치 등을 밀어주어 고덕고갯길도 단 숨에 올라 하남 자전거 도로에 접어들었습니다. 벚나무 몇 그루에 핀 벚꽃을 앵글에 주어 담고 미사리 하남 위례길에 도착하자 가지치기를 한 벚나무 짧은 가지마다 꽃방망이를 들고 있었습니다.
위례강변길:덕풍천~미사리경정공원~나무고아원~선동축구장을 거쳐 서울 접경까지 이어지는 13.5㎞의 구간, 하남시 외곽을 감싸 안고 흐르는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며 걷는 코스로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특히 나무고아원은 각종 공사장에서 뽑혀 버려진 나무들, 갈 곳 없는 나무 등을 옮겨 심고 가꾸어 상처를 치유한 뒤 재활용하는 곳입니다.
해가 벌써 서쪽으로 기울어 미사리조정경기장 쪽으로 내려가 거센 바람을 뚫고 연습 중인 조정선수들의 역동적인 훈련 모습을 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을 갈 때와는 반대로 맞바람은 자전거 두 바퀴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녁놀에 황금빛의 길을 달려 황혼에 얼굴 붉힌 벚꽃들을 담아 어둠이 깔릴 무렵 귀가했습니다.
호미숙 자전거랑 사진여행
변덕스러운 봄하늘은 뭉게구름이 수를 놓고 길가엔 개나리가 노랗게 띠를 두른 길을 달립니다.
고덕 고갯길을 달리는데 등을 팍팍 밀어주던 봄바람 덕분에 수월하게 오르고 연두빛으로 너울너울 대는 나무들의 춤사위
하남길로 접어들자 서두른 벚꽃들이 꽃팝콘이 팡팡
강 건너 구리시가 보이고 한강의 습지 나무들도 봄을 담뿍 묻혔습니다.
미사리
하남의 쭉 뻗은 자전거도로를 달려 도착한 미사리 위례강변길
미사리에도 선사유적지가 있습니다. 산책길 따라 중간 중간 미사리와 하남시를 예찬한 '시'를 전시해두었습니다.
가치지치를 한 벚나무 짧은 가지에도 꽃을 피워 꽃방망이를 지켜들었습니다.
솟대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하자 솟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멋진 연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산책로 한 옆으로 조망대를 설치하고 날아오르는 학 조형물을 세워두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본 하남 갈대습지와 자전거 길(검단산과 맞은편 에봉산)
미사리 조정경기장
미사리 조정경기장의 선수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물살을 가릅니다.
드넓은 조정경기장 그리고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돌아오는 길, 저녁놀과 마주하고 금빛 도로를 달려
해넘이를 마주하던 언덕, 벚꽃들이 황혼에 물들고
거친 바람에 귀로를 서두르는 자전거 탄 사람들과 기러기 떼 아차산 넘어로 숨어버린 태양은 어둠을 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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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사진여행[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