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여행 (단양)
올해 무엇을 할까?
이것에 대한 약속은 여행이었다.
년 초에 금년에는 국내여행을 매달 해보겠다는 마음속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첫 번째 여행을 계획하여 실행한 것이 단양 여행이다.
일찍이 소백산자연휴양림을 검색하니 화전민촌, 자연휴양림, 정감록명당체험마을이 근처에 있어 마음에 드는 자연휴양림숲속의 집 온달산성을 예약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 세 명이랑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아침 일찍 우리동네 맛집에서 생선회를 주문해 차에 싣고 3시간 반을 달려갔다.
단양은 예전에 한번 여행해 본 적이 있어 새롭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이 말해주듯이 환경과 볼거리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관리사무소에 도착하였을 때 산책길에 늘어선 소나무에는 서리꽃이 피어 아름답다.
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 소나무 잎사귀에 얼어 하얗게 눈꽃처럼 피어 은은한 느낌을 주는 서리꽃을 남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어서 참 아름답다며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본다.
예약한 집은 나무로만 지어진 8인용이지만 스무 명은 충분히 기거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정갈하며 나무향기가 스멀스멀 느껴져 첫 인상부터 좋다.
흔히 말하는 리조트 같은 곳에서 볼 수 없는 큰 냉장고가 맘에 들고 가재도구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맘속으로 정말 좋다고 외치는 순간 발견한 족욕탕은 최고의 환상이었다.
이층 복식구조의 안락함은 물론이고 족욕탕에 따뜻한 물을 채워 아내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면서 친구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그 기다림의 순간도 매력적이다.
느긋함 속에서 발견한 것 중 마음을 급하게 하는 것은 식사는 간단하게 아침에만 해서 먹고 나머지부분은 인근에 있는 음식점을 이용할 계획을 세웠는데 오면서 아무리 찾아봐도 주위에 느긋하게 식사를 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급하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오는 길에 식재료를 구매해야 한다고 급하게 연락을 취해 문제는 해결하였지만 시골에서 식재료를 구하느라고 혼이 났는지 한참 만에 나타난 친구를 봐도 그래도 반갑고 행복하다.
두 팀이 거의 동시에 도착해서 조금은 늦었지만 준비해간 생선회를 차려놓고 한잔의 소주잔을 기우리며 금년 들어 첫 번째 여행의 시작을 세상에 알려본다.
간단하게 소주를 마시고 주위 산책을 겸해 정감록명당 체험마을 쪽으로 걸어 소백산을 산책하니 적당한 온도와 달콤한 삶의 얘기가 있어 정말 좋다.
아마 몰라도 이곳엔 뱀이 많은가보다.
여기저기에 뱀에 대한 경고판이 부착되어 있는 것 보면 봄부터 숲이 우거진 가을까지는 뱀을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니 경계도 풀어놓고 여유롭게 거니는 기분은 좋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는 인연의 끈과 마음이 느끼는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이 두 가지 관계를 이어주는 각별한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부부끼리 같이 여행을 하고 산책을 해도 즐겁고 유쾌하여 사진도 찍고 히득거리며 잘 놀 수 있지 않나 싶다.
도시와 시골의 차이는 뭘까?
그것은 아마 몰라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기의 맛이 아닐까.
신선한 느낌이 존재하는 산속 공기와는 달리 도심 속의 공기는 탁하고 신선함이 덜하다.
그러기에 여행을 하면 마음이 훨씬 더 업(UP)되고 만족도가 높아가는 것이 아닐까한다.
문밖에 나서니 차고 알싸한 바람 맛도 새롭지만 머리위에 걸려있는 달은 한층 더 여행의 운치를 더해 좋다.
쉬엄쉬엄 깊어가는 어둠속에서 오랜만에 기우리는 술잔의 의미는 평온이고 쉼이고 낭만이다.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예전처럼 무작정 술을 마시지 않고 음식물의 섭취량도 많이 줄었구나 하고 느낀다.
일찍 자고 일어나 내일 여행을 고민해야 하건만 다른 사람이 들으면 별 의미 없는 얘기 속에 빠져 여행의 밤은 깊어간다.
아침에 일어나 먹는 김치&섞어찌개의 맛은 일품이다.
음식을 만들어 먹는 순간 느낌은 아내들이 알뜰하고 음식솜씨가 매우 좋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남아있는 부재료를 넣어 끓인 김치&섞어찌개의 맛이 너무 좋아 자꾸 먹다보니 저녁에 먹은 숙취는 온데간데없고 머릿속은 물론이고 뱃속마저 깨끗해서 좋다.
어디를 가볼까? 하며 의논하는 중에 숲속의 집을 관리하는 아저씨 한분이 가까운 곳에 있는 구인사를 추천한다.
친구가 좋다는 것이 이런 경우인지 모를 일이다.
세 명이 다른 종교를 가져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되도록 이면 종교와 관련된 곳은 피하려는 부분이 있는데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 같이 구경을 떠난다.
구인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그곳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구인사 앞 버스주차장에 내려 걸어서 구경을 한다.
구인사는 천태종이다.
천태종은 불교의 종파중의 하나로 법화경을 기본경전으로 하는 대각국사 의천에 의하여 창종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천대종의 대표적인 사찰이 구인사와 부산에 삼광사가 있다.
구인사는 상월선사가 1945년에 초암을 짓고 수도하던 자리에 창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하며 흔히 우리나라 천태종의 총본산 사찰이라고 한다.
골짜기를 따라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진 사찰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던 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어 왠지 중국에 온 느낌이 들어 조금은 낯설어 보였다.
경건함과 멋스러움은 느낄 수 없고 그냥 수많은 건물들을 지어 놓은 듯 한 느낌 때문에 스스로가 절에 왔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없고 흔히 말하는 부처님의 상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유에 효과를 봐서 다녀간다고 하니 조금은 의아한 생각으로 구경을 했다.
온달문화제가 열리는 드라마 세트장에 들려 구경을 하고 남한강이 굽어보이는 곳에 차를 세워 지역음식을 먹으며 한없이 푸르게 흘러가야할 강물은 한파에 얼어붙어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누어 우리를 맞이하니 왠지 모를 그리운 생각 어린 시절 스케이트 타던 추억이 떠올라 한동안 빙판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단양구경시장은 어느 시골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상설시장이라고는 하나 아마 몰라도 횅한 느낌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오일장같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있다.
주말이 지난 월요일이라 그런지 가게 문이 닫힌 점포가 많고 사람들도 많이 찾지 않아 왠지 횅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쉽다.
누가 뭐라고 해도 사람만큼 좋은 구경거리는 없다.
시골 장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가 사람구경이 첫 번째이고 그리고 먹을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는 장은 의미가 뭘까? 하는 궁금증 속에 여행의 끝은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부부끼리 만나 가는 세월을 붙잡고 나누는 얘기 속에 세월의 무상함이 있고, 무심코 흘리는 얘기 속에 내가 잊고 살았던 세월의 흔적이 있어 좋다.
우린 스스로의 내면의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앞에 앉아있는 옛 친구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반추할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자주 보는 자신 모습의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친구와 마주 앉으면 나이 값을 대충 가름 할 수 있어 좋다.
다들 무사히 보금자리에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며 2월 어느 날 만남 그 기다림 속으로 여행의 피곤한 몸을 빠트려본다.
첫댓글 좋은곳에 다녀 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