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2일 “오늘의 말씀 묵상 편지”
‘그 패를 청색 끈으로 묶어’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하나님의 말씀은 출 39 : 30 – 31입니다.
“그들이 순금으로 거룩한 관의 패를 만들고 도장을 새김같이 그 위에 [주께 거룩 함] 이라는 글을 쓰고 그 패를 청색 끈으로 묶어 관 위에 높이 달았으니 주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과 같았더라.
(Then they made the plate of the holy crown of pure gold, and wrote on it an inscription like the engraving of a signet: HOLINESS TO THE LORD. And they tied to it a blue cord, to fasten it above on the turban, as the LORD had commanded Moses.)”
임마누엘!!
본문은 순금으로 거룩한 관의 패를 만들고 도장을 새김과 같이 그 위에 ‘주께 거룩함’이라는 글을 쓰고 그 패를 청색 끈으로 묶어 관 위에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 그대로 모세가 순종하였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 탐구의 주제는 엄청난 말씀을 관에 새겨 하필이면 청색에 끈에 묶어 관 위에 높이 달라고 하셨을까요? 하는 것이 주제입니다.
청색의 비밀을 이해하는 것은 성경을 이해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열쇠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성막 건립에 있어서 금속과 천의 재료가 있는데 특히 천의 새깔이 청색, 자주색, 주홍색 등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더욱 그 말씀의 비밀의 중요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본문의 ‘청색’은 히브리어 'tekelet(테켈레트)'. ‘파랑’, ‘청(색)’(blue(ASV는 이와 비슷하게 번역하고 RSV는 대개 “blue”로 번역하나 렘10:9에서는 'violet'[한글개역에는 “청색”]으로, 겔 23:6에서는 'purple' 한글개역에는 “자색”으로 번역하였습니다.
고대인들은 색조나 빛깔의 정확성보다 선명도, 색의 짙기, 명도 등등에 더 관심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어쨌든 가장 좋고 값비싼 고대의 염료는 동부 지중해 연안, 특히 시돈과 두로(여기에서 '두로의 자주'라는 말이 생겼음) 근처와 뿐만 아니라 엘리사(아마도 키프러스) 인근에 많이 서식하는 여러 종류의 연체 동물들의 분비물로 만든 푸른색 염료와 보랏빛 염료와 자주색 염료였습니다. 이러한 염료가 지역의 번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가나안'이라는 말이 '자주색의 땅'을 의미합니다.
구약성경에서 약 50회 가량 사용되는데 그 중 40회 가량이 출애굽기와 민수가에서 사용됩니다. 출애굽기와 민수기에서 이 단어는 성막에서 사용된 천과 제사장들이 예배 의식에서 직무를 이행할 때 입은 옷을 묘사합니다. 동일한 주제가 성전 건립에 관한 기사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대하 2:7 대하 2:14, 대하 3:14). 이런 제왕 색깔은 왕중의 왕이신 하나님의 성소를 장식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들의 정체를 나타내는 독특한 상징으로 겉옷 귀퉁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술의 귀퉁이에 매달기도 하였습니다(민 15:38).
저는 2023년 7월 4일자 오늘의 말씀 묵상 편지'에 이 '청색'에 관하여 이렇게 설명하였더군요.
"색채 심리학자들은 파랑은 모든 색 가운데 가장 심오한 색이라고 말합니다. 마음대로 만질 수 없으면서도 모든 것을 보호해주고 모든 것을 덮어주는 파란 하늘은 초월적인 존재와의 만남을 경험하게 합니다. 따라서 파랑은 실존하면서도 초월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의미합니다. 영원한 기독 청년 윤동주 시인이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고 노래했듯이 하나님의 임재는 불안과 고독, 절망과 좌절의 벽을 뛰어 넘게 만듭니다.
하늘과 바다의 색인 파랑은 넓고도 높은 무궁함의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경이로운 것과 닿을 것 같으면서도 닿을 수 없는 하늘처럼 우리가 실제로 호흡하고 접촉하면서도 전혀 접촉할 수 없는 색입니다. 날마다 호흡하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공기처럼 입술로만 주님을 믿는다고 고백하지만 매 순간 주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푸른 산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의 안정과 새로운 희망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또 파랑은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무료한 일상에서 도피시켜 주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준다고 합니다. ‘청운의 꿈’ ‘청신호’ ‘푸른 꿈’ ‘푸른 하늘’ 등에 담긴 정서는 우리 안에 있는 꿈과 이상을 끌어냅니다. 파랑은 ‘마음’을 표현하는 색상으로 여겨집니다.
파랑(청색)은 성경에서 하늘나라, 하나님의 보좌, 거룩, 진리의 상징으로 사용됐습니다. 청색은 히브리어로 ‘테켈레트’. 고대에는 자색과 함께 바래지 않는 색으로 성막(출 25:4, 26:1), 제사장의 옷(출 28:31), 조복(弔服)(에 8:15), 솔로몬 왕궁의 문장(대하 2:7,14; 3:14) 재료로도 사용됐습니다. 특히 청색은 실, 끈, 천, 의복 같은 다양한 형태의 염색한 물체를 묘사하는 데 쓰였습니다(출 26:4, 31, 39:22, 민 4:7). 하나님은 기명(器皿)(성막에서 사용된 그릇이나 기구)이나 옷을 만들 때 그 색깔을 지정하셨습니다. 빨강(자주, 주홍) 파랑 초록 하양 이 네 가지 색은 성경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또 그들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청색 자색 주홍색 실로 성소에서 섬기기 위한 예복을 만들었으며 또 아론을 위한 거룩한 의복을 만들었더라.”(출 39:1)
하나님의 신성을 나타내는 파랑은 하나님을 대신하는 제사장 옷의 색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에봇의 겉옷을 모두 청색으로 만들라”(출 28:31)고 했습니다. 에봇은 제사장의 의복으로 가슴과 등을 덮는 긴 조끼 모양의 상의(上衣)입니다. 에봇의 겉옷이 하늘과 바다의 빛을 내는 푸른색이었습니다. ‘영광스러운 하나님 보좌’에 관련된 의미입니다. 아론이 성소에서 섬기는 일을 할 때 거룩한 옷인 에봇을 입고 제사장 직분을 행했던 모습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70명의 장로와 언약을 맺으실 때 “이스라엘 하나님을 보니 그 발아래에는 청옥을 편 듯하고 하늘같이 청명하더라”(출 24:10)고 하셨습니다. 청색은 ‘그리스도의 신성’,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성을 담고 있습니다.
모든 이스라엘인 옷자락 끝의 술 위에는 청색 끈을 달았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대대로 그들의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민 15:38)고 하심도 같은 의미입니다.
실제로 고대 중근동에서 옷단에 옷 술을 다는 것은 이스라엘만의 고유 풍속이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고대에는 이 옷 술이 착용자의 높은 신분 표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높은 신분으로 대우해 옷 술을 달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이 택하신 거룩한 백성입니다. 그 거룩한 백성의 지도자인 제사장의 무리들이야 말로 높은 신분입니다. 그러나 옷 술과 관련해 다른 나라와의 차이점은 옷 술 자체보다 옷 술에 더해진 ‘청색 끈’이었습니다. 청색은 하늘나라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청색은 지중해의 나팔 조개에서 채취한 제비꽃 색깔의 값비싼 염료로서 성막의 휘장이나 대제사장의 예복 등의 색실에 사용되었습니다. 랍비들에 의하면 청색은 바다색과 비슷하고 바다는 하늘색, 하늘은 영광의 보좌 색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며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이 우복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