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정흥준 기자] 40만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유명 의사 유튜버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후 디클로페낙과 이부프로펜 등을 권장하자 일부 약사들이 지나친 콘텐츠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해당 의사 유튜버는 본인의 2차 접종 경험을 설명하며 염증반응이 생겼을 때 디클로페낙을 복용해 효과를 봤다는 영상을 제작했다.
따라서 접종 후 증상이 있을 경우 디클로페낙50mg 또는 이부프로펜600mg을 8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100만회 이상의 시청수를 기록했고, 약국을 찾아와 전문약인 디클로페낙을 찾는 사람들도 생겼다.
영상을 접한 약사들은 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지 않고, 오로지 염증 또는 병적인 반응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NSAID의 부작용 위험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백신 부작용 해결책으로만 제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약사들은 직접 해당 영상에 우려점을 지적하는 댓글을 달았지만 이후 삭제조치가 이뤄졌다며 더욱 분노하고 있다.
부산 A약사는 "백신을 통한 면역획득 과정에서 염증과 발열과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없애야 할 염증이나 기저질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병적 반응으로만 해석한다"면서 "또 NSAID를 백신의 모든 부작용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는 안전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골수억제 부작용이 오히려 기저질환자에게 훨씬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A약사는 "심지어 본인이 먹고나니 좋았다거나, 기저질환자를 복용해야겠구나 생각이 든다는 둥 느낌만을 가지고 논리를 완성한다"면서 "댓글을 달았지만 삭제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만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문제는 저 내용을 보고 약국에 디클로페낙, 이부프로펜을 사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약사 단톡방을 통해 영상이 공유되면서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과 보건의료인으로서 책임있는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경기 B약사는 "논문이나 WHO, 의협의 가이드도 아니고 본인의 복용 사례만을 가지고 설명한다"면서 "복용하라는 이부프로펜 용량도 고용량이고, 게다가 디클로페낙은 전문약이고, 위장 장애를 주의해야 하는 약이다. 그런데 이미 영상을 보고 다량을 처방받은 사람들이 찾아왔다는 약국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