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흑산도 답사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쪽 바다 다도해상의 홍도와 흑산도를 구경하기위하여 목포 여객터미널에서 13:00에 떠나는 배를 타야한다. 그 배를 타려고 롯데관광버스에 오른 우리 일행 18명은 2013년 10월 21일부터 2박3일간 한 식구가되어 안산에서 하행선 서해안고속도로 상에 올랐다. 엷게 낀 가을 아침안개 속을 리무진 버스가 힘차게 달린다. 차내에서는 실행일정을 이야기 하고 남 동포 네 사람은 방 하나면 되니까 문제가 안되어 여 동포 선생님들이 제비뽑기로 방 배정을 마치고 나니 모두가 최고의 편한 자세로 TV 드라마를 감상하고 있다.
09:15 한 시간 45분이 지났는데 벌써 충남 대천휴게소다. 못처럼 들어본 자판기의 맥심 커피 맛이 괜찮았다. 차창 밖에 보이는 것은 이제 막 추수를 마친 논에 축산사료 비닐포장 덩어리들이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데 계속 이어진다.
11:08 함평천지휴게소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천안 쌍용고생 수학여행 버스 13대가 서있고 조도로 여행하는 버스 2대를 포함하여 우리 버스까지 16대가 주차했다. 고등학생들의 목적지는 제주도라고 한다. 우리도 지금 여행을 하고 있지만 세상은 참 좋게 발전했다. 이제는 정말 옛날 같이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함평에서 목포는 먼 거리가 아닌 것 같다. 출발한지 30분도 안 되어 11:48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12:25 목포여객터미널은 건물부터가 거대하고 멋져서 외국에 온 것 같았으며 2층대기실은 관광객들로 분빈다. 여객선 뉴골드스타페리 승선, 2층 선실에 좌석이 몇 석인지 모르겠지만 빈자리 없이 꽉 찼다. 선실 안은 너무 시끄럽기도 한데 비행기와 다르게 흔들거리는 롤링을 느끼게 되니 그런대로 기분은 괜찮았지만 멀미하는 분들에게는 좀 미안하기도 했다.
13:00시 전에 목포항을 출항했다. 항구를 떠나 1시간가량은 좌우에 섬들이 이어져 보였으며 바닷물은 서해 고유의 흐린 뻘 빛깔이었는데 이곳을 벗어나 육지에서 멀어 질수록 수평선은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푸른 빛깔은 아름다웠다. 다시 1시간 쯤 창파를 가르고 달려 홍도 선착장에 닿았다.
홍도가 내게는 두 번째인데 다시 보니 동네 전체가 콩크리트 건물로 변했고, 삼발이 오토바이가 좁은 길을 달리고 있다. 대충 12 대로 파악했는데 섬 전체에 40여대가 있다고 한다. 자전거는 보이지 않고 오토바이 몇 대와 삼발이가 화물 운송의 유일한 수단이다. 이 밖에 다른 교통수단이 필요치 않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걸어서 자유롭게 섬 안을 두루 관광하고 (흑산초등학교)홍도분교장를 지나 고개 넘어 부두 가에 있는 횟집에서 저녁을 하고 첫 날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 날 아침 8시, 저녁을 잘 먹었는데도 아침 시간이 긴 것만 같다. 어제와 같은 장소 광성횟집에서 아침을 하고 12시 반 홍도 일주 배를 탈 예정이라 시간 여유가 있어 섬 정상 답사를 시도 했다. 홍도 2구 동네가 산 넘어 반대쪽에 있는데 이곳 주민들은 이 산길 보다 보통 배로 다닌다고 한다. 마침 노인 한 분이 내려오시면서 길이 험하다고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중단하고 돌아왔다. 결국 홍도 2구 동네는 구경을 못하고 내일 배를 타고 볼 수 밖에 없다.
홍도 일주 해상관광은 중년 남성의 안내자가 호남사투리로 재미있게 현장을 설명하여 나름대로 고향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으며 전 보다 달라진 것은 입항 직전 마지막 코스에서 바로 잡아온 고기를 회를 처 판매하니 손님들이 진짜로 신선한 현지 생선회 맛을 유람선상에서 볼 수 있었다.
이제 흑산도로 가는 배가 3시 반에 있다. 여기서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니 4시가 될 것이다.
흑산항은 넓어서 아주 편안하다. 기항지 주소는 예리라고 되어있다. 각자 여기저기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흑산도는 처음인데 홍도에 비하면 대체이고 항구가 클 뿐 아니라 해군기지도 있고 외항에는 등대가 있어 그 길이 방파제를 대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거리에는 횟집이나 식당이 많았고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속풀이 생각이나서 거리를 둘러보았는데 섬 식당에는 “해장국”이라는 메뉴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날 밤을 “천사의 섬 흑산도”에서 1박을 하고 섬 일주 관광버스에 올랐다.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문화관광해설사 김기백씨는 농촌지도소장 직도 가지고 있는 원주민으로 본인의 체험과 해박하고 풍부한 지식을 기반으로 열정적인 해설과 노래까지 불러주었다. 덕분에 즐겁게 관광을 마치고 이 섬의 대표음식 홍어음식을 포식한 후 해산물 가게와 어물전을 골고루 둘러보며 쇼핑을 했고 3시 반 목포행 배에 올랐다.
세상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조선시대 유배지로서 다른 곳 보다 유배된 사람이 많은 것 같으며 또 여기에 묻힌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현대에는 이 분들이 관광자원이 됨으로서 후손들이 비운의 역사와 존재 가치를 찾아보며 작은 위로를 드린다. 는 것이다. 한편 해설사가 남긴 이야기 중에 “흑산도의 치맛바람”은 유배 오는 분들에게 서로 다투어 후하게 음식대접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부녀자들이 자기 자녀들의 과외 선생님으로 모시고자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이다. 비록 유배지로 밖에 쓰일 수 없는 섬이라 할지라도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교육열이 그 당시에도 얼마나 컷 길래 그랬을까!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인지상정이 아닐까! 어떻든 홍도와 흑산도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만한 신선의 고장이라 하겠다.
특기할 것 하나는 안산과 흑산도는 인연이 된다. 왜냐면 정약전이 성호 이익의 제자임으로 안산 첨성리 이익과 흑산도 사리 정약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 두 분은 거리와 험한 산과 거친 바다에 상관없이 사제지간이라는 불가분의 깊은 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끝.
첫댓글 같이 다녀온듯 머리속에 흑산도와 홍도를 그리며 읽었습니다. 목포항은 제가 학생시절 고하도에 탁본하러 갔다가 세발낙지에 매료되 정신없이 먹고 재정이 파탄나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홍도와 흑산도 참 좋은곳 이지요. 깃대봉에서 바라보는 마을전경과 쪽빛바다가 눈에 선하네요~! 가수 이미자씨가 불러서 크게 힛트했던 '흑산도 아가씨' 노래는 옛말이되어 요즘엔 흑산도 아줌마와 할머님만 계신다는데 혹시 아가씨도 있던가요?~ㅋㅋ 꼼꼼이 메모하셔서 맛깔나게 쓰신 여행 후기글 잘 읽고갑니다.
마져요. 이미자는 없고 노래비만 있으며 아가씨도 없으며 다행스럽게도 관광버스 박기사 미인과 기념사진을 찍었지요. 홍도의 깃대봉을 오르다 중도 하산하여 할 수 없이 다시 가야하겠습니다.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다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