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선생의 공부법에 따라 지금 주제 하나 읽으면서 기록을 한다. 한자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뜻을 마음 속으로 익혀보고, 또 그 방법을 맘 속으로 익히기 위해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적어보고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지식경영
공부는 어떻게 시작할까? 생각은 어떻게 정리하고 간수하는가? 기초는 어찌 닦으며, 바탕은 어떻게 다지나? 공부도 첫 단추를 올바로 끼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른 길을 찾아서 지름길로 만들어라.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하고 정리하라.
1.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여박총피법 (如剝蔥皮法)
껍질을 벗겨내라 / 문제를 도출하라 / 한 우물을깊이 파라 / 뒤섞어 혼동 말라
다산은 말한다. 문제를 회피하지 마라. 정면으로 돌파하라.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탐구해 들어가라. 처음에 우열을 분간할 수 없던 정보들은 이 과정에서 점차 분명한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서 실마리를 잡아라. 얽힌 실타래도 실마리를 잘 잡으면 술술 풀리게 마련이다. 더 이상 파 껍질을 붙들고 씨름하지 않게 된다.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자꾸 들쑤석 거리기만 하면 나중엔 아예 걷잡을수 없게 된다. 손쓸 수 없게 된다. 핵심을 놓치지 마라. 실마리를 잡아라
2.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촉류방통법 (觸類旁通法)
계통있게 정리하라 / 미루어 알게 하라 / 체계를 유지하라 / 대답을 찾아가라
다산은 말한다. 갈래를 나누고 종류별로 구분하라. 그렇게 해야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드러난다.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그저 그러려니 해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찾아내야 한다. 계통을 확립해야 한다. 산만해서는 안 되고 집중해야 한다. 흩어져서는 안되고 집약해야 한다. 지리멸렬, 각개격파로는 적을 물리칠 수가 없다. 일사분란하고 명약관화해야 한다.
천자문에 대한 다산의 비판이 있다. 천지현황(天地玄黃) 으로 시작되는 천자문.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 이와 같이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그때그때 뒤죽박죽 네 글자씩 엮어 운자에 맞춰 배열한 결과, 천자문은 전혀 계통없고 체계도 없는 책이 되었다. 다산은 대립되는 개념어를 짝지어 가르쳐 하나를 배우는 동시에 다른 하나를 엮어서 가르칠 것을 주문한다. 첫째, 홑글자를 가르치지 말고 비슷하거나 반대되는 개념들을 엮어서 가르쳐라. 둘째, 글자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명사는 명사끼리(형(形)), 동사는 동사끼리(사(事)), 형용사는 형용사끼리(정(情)) 모아 글자의 성질에 따라 계통적으로 배우게 하라.
이 실천물로 2천자문인 아학편(兒學編)을 저술해서 자신의 신념을 즉각 실천에 옮겼다. 소학주천(小學珠串 꿰미천) 이란 저서도 마찬가지의 원리이다.
대답을 찾아가기 위한 물음법. 이게 뭘까? 왜 그럴까? 어떻게 이해할까? 두서없이 떠오르는 질문을 던지고 써놓는다.
3.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져라
축기견초법(築基堅礎法)
기초를 닦아라 / 신기함을 추구 말라 / 바탕을 갖추어라 / 역경을 딛고 서라
다산은 말한다. 기둥을 세우기 전에 터를굳게 다져라. 주추를 놓기 전에 터를 굳게 다져라. 진도를 빨리나가려 들지 말고 터를 굳게 다져라. 단청이 마르기도 전에 기울고 벽이 갈라지는집은아예 짓지도 마라.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터를 굳게 다져라. 달구질을 오래 할수록 터가 단단해진다. 그 굳건한 토대 위에 주추를 놓고 기둥을 세워 들보를 얹어라. 천년 세월에도 기울지 않을 그런 집을 지어라.
독서는 무엇보다 먼저 바탕을 세워야 한다. 바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배움에 뜻을 두지 않고는 능히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배움에 뜻을 두었다면 반드시 먼저 바탕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바탕이란 무엇을 말하겠느냐? 효제, 즉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로운 것일 뿐이다. 모름지기 먼저 힘껏 효제를 행하여 바탕을 세운다면 학문은 저절로 무젖어들게 마련이다. 학문이 내게 무젖어들고 나면 독서는 모름지기 별도의 단계를 강구하지 않아도 된다. 이 말 뜻은 공부보다 먼저 인간이 되라는 이야기 이다. 인간은 인간성에 바탕한 근기를 갖출 때 비로소 목표가 생긴다. 내가 이 일을 하면 부모님이 기뻐하시겠지 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날 때 갈 길의 방향이 정해진다. 형제들이 저렇게 잘하니 나는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지닐 때, 잡념 없이 더 정진할 수가 있다. 이럴 때 경전의 말씀은 하나하나 마른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 내 안으로 스며든다.
4. 길을 두고 뫼로 가랴 지금길을 찾아가라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
요령 있게 탐구하라 / 바른 길을 따라가라 / 차례를 잊지 말라 / 번지수를 파악하라
다산은 말한다. 지름길을 찾아라. 더뎌 보이는 길이 지름길이다. 무슨 답답한 말이냐고 하지 마라. 해보면 그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맨땅에 헤딩하듯 하는 공부는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규모를 세워라. 갈림길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덤불 속에서 방황하지 않으려면, 돌받에서 목마르지 않으려면 지름길을 찾아라. 공부의 차례를 잊지 말고 요령있게 탐구하여 바른 길을 따라가라.
5. 종합하고 분석하여 꼼꼼히 정리하라
종핵파즐법(綜覈爬櫛法)
꼼꼼히 따져보라 / 맥락을 연결하라 / 종합하고 정리하라 / 이치를 깃들여라
다산은 말한다. 복잡하다고 기죽지 마라. 갈래를 나누고 무리를 지어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종합해야 한다. 그 다음은 옥석을 가릴 순서다.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차례짓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변별하며, 먼저와 나중을 자리 매겨라. 그러고 나서 누가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오도록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헝클어진 것을 빗질해주어라.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는 것이 공부다. 남들은 못 봐도 나는 보는 것이 공부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이를 통해 내 삶이 송두리째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공부다. 마지못해 쥐어짜며 하는 공부 말고, 생룡활호처럼 펄펄 살아 날뛰는 그런 공부가 공부다.
복합한 것을 종합하여 하나하나 살피고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고 헝클어진 머리칼을 빗질하듯 깔끔하게 정리해낸다는 뜻.
공부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어려운 것을 쉽게 풀이하는 절차다. 심입천출(深入淺出)이라 했다. 공부는 깊게 들어가서 얕게 나와야 한다. 세게 공부해서 쉽게 풀어야 한다는말이다. 고수들의 말은 쉬워 못 알아들을 것이 없다. 하수들은 말은 현란한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독서는 모두 방법이 있다. 세상에 보탬이 안 되는 책을 읽을 때는 구름 가고 물 흐르듯 해도 괜찮다. 하지만 백성과 나라에 보탬이 되는 책을 읽을 때는, 단락마다 이해하고 구절마다 깊이 따져 대낮 창가에서 졸음을 쫓는 방패막이로 삼아서는 안 된다.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말과 만나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완전히 알 때까지 끝장을 보라는 이야기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이때 확산은 심화의 광정과 긴밀하게 맞물려 따로 놀지 않는다.
2장 정보를 조직하라. - 큰 흐름을 짚어내는 계통적 지식경영
공부는 가닥을 잡는데서 시작되고 끝난다.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 있는 것을 참작해서 새것을 만들어라. 틀을 만들고 골격을 세워라. 새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기존의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라. 다 보여주려 들지 말고 핵심을 찔러라. 자료를 널리 모아 갈래를 나눠라.
6. 목차를 세우고 체재를 선정하라
선정문목법 (先定門目法)
얼개를 구성하라 / 정보를 장악하라 / 범례대로 초록하라 / 규모를 드러내라
다산은 말한다. 무슨 일이든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전체 그림을 그려라. 생각의 뼈대를 세우고, 정보를 교통정리하라. 뼈대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작업을 진행해나갈 수가 없다. 목차가 정연하지 않으면 생각도 덩달아 왔다갔다한다. 범례(책의 첫머리에 그 책의 내용이나 쓰는 방법 따위에 관한 참고 사항을 설명한 글)를 꼼꼼히 검토해서, 혹시 작업중에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미연에 방지라하. 목차는 생각의 지도다. 범례는 생각의 나침반이다. 지도와 나침반 없이 먼 항해를 떠날 수 없듯이, 제대로 된 목차와 범례 없이 큰 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법이다. 먼저 목차를 세워라. 범례를 확정하라.
7. 전례를 참고하여 새것을 만들어라
변례창신법 (變例創新法)
새롭게 만들어라 / 발상을 전환하라 / 성과를 점검하라 / 방법만 배워오라
다산은 말한다. 전에 없던 새것은 없다. 모든 것은 옛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모범을 찾아라. 훌륭한 선례를 본받아라. 하지만 그래도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 현실에 맞게 고쳐라. 실정에 맞게 변경해라.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안 맞는 것은 버리고, 없는 것은 보태고, 부족한 것은 채워라. 내가 옛것에서 배울 것은 생각하는 방법뿐, 내용 그 자체는 아니다. 옛사람의발상을 빌려와 지금에 맞게 활골탈태하라. 점철성금, 쇠를 두드려 황금을 만들어라. 옛길을 따라가지 마라.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나다.
8. 좋은 것을 가려뽑아 남김없이 검토하라
취선논단법 (取善論斷法)
가치를 논단하라 / 폭넓게 섭렵하라 / 문제를 파악하라 / 명석하게 판단하라
다산은 말한다. 많은 정보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 유용한 자료를 취하고, 쓸모없는 자료를 버릴 수 있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그 반대로 하여 유용한 자료를 버리고 쓸모없는 자료를 취하게 되면 차라리 손대지 않는 것만 못하다.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려면 객관적인 분석과 명석한 판단이 필요하다. 자료가 혼란스러워 갈피를 못 잡겠다고 투덜대지 마라.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레 겁먹지도 마라. 하나하나 따져서 진위를 헤아리고 정보의 값을 매겨라. 문제는 나에게 있다. 자료에 있지 않다.
취선논단은 여러 정보 가운데 가치 있는 것만 추려내어, 다시 하나하나 타당성을 따져보고 검토하는 것이다.
보완, 반박, 질의, 인증, 고이 로 항목을 세분하여, 보완하고 반박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증명하며 대조하는 여러 단계를 거쳐 문제를 검토하는 체계를 구축.
9. 부분을 들어서 전체를 장악하라
거일반삼법 (擧一反三法)
정곡을 찔러라 / 오성을 활짝 열라 / 정리를 습관화하라 / 식견을 툭 티워라
다산은 말한다. 시시콜콜히 다 배우려 하지 마라. 한 모서리를 들어 전체를 뒤집을 수 있어야 한다. 하나를 들어 열을 아는공부를 해라. 하나를 배워 하나만 아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큰 공부를 하려면 안목이 열려야 한다. 식견이 툭 터져야 한다. 앞뒤가 꽉 막힌 채 책만 붙들고 있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통째로 보고 핵심을 잡아야 한다. 무심히 지나치는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붙들어라. 삼라만상이 모두 책이다. 네 오성(悟性)을 활짝 열어라.
10.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아라
휘분류취법 (彙分類聚法)
가치를 규정하라 / 경험을 누적하라 / 관찰하고 기록하라 / 갈래잡아 정돈하라
다산은 말한다. 복잡한 문제 앞에 기죽을 것 없다. 정보를 정돈해서 정보가 제 스스로 말하게 하라. 효율적으로 정보를 장악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을 잡아라. 먼저 모으고, 그 다음에 나눠라. 그런 뒤에 그룹별로 엮어 다시 하나로 묶어라. 공부는 복잡한 것을 갈래지어 단순하게 만드는 일이다. 갈팡질팡하지 말고 갈피를 잡아야 한다. 교통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공부 잘하는 사람이다. 서랍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공부 잘하는사람이다.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 생각을 장악하는 효율적 지식경영
지나가는생각을 붙들어 내 것으로 만들어라. 그저 보지 말고 제대로 보고, 덩달아 보지말고 나름대로 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초록하고 틈만 나면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문제를 다각도로 점검해서 헤아림을 깊게 하라. 생각을 장악하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11. 읽은 것을 초록하여 가늠하고 따져보라
초서권형법 (鈔書權衡法)
저울질을 먼저하라 / 네트워크를 형성하라 / 일관성을 확보하라 / 주견을 확립하라
다산은 말한다. 주견을 먼저 세워라. 생각을붙들어세워라. 그런 뒤에 책을 읽어라. 눈으로 입으로만 읽지 말고 손으로 읽어라. 부지런히 초록하고 쉴새없이 기록해라. 초록이 쌓여야 생각이 튼실해진다. 주견이 확립된다. 그때그때 적어두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당시에는 요긴하다 싶었는데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열심히 적어라. 무조건 적어라.
12.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라
수사차록법 (隨思箚錄法)
생각을 붙들어라 / 의문을 천착하라 / 깨달음을 기록하라 / 손을 믿어라
다산은 말한다. 부지런히 메모해라. 쉬지 말고 적어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다.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해라.
13.되풀이해 검토하고 따져서 점검하라
반복참정법 (反覆參訂法)
오류를 파악하라 / 가설을 입증하라 / 명쾌하게 고증하라 / 맥락으로 수렴하라
다산은 말한다. 공부는 따지는 데서 시작해서 따지는 것으로 끝난다.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꿸 끈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꼼꼼히 따지고 낱낱이 따져라. 그저 보아넘기거나 대충 넘어가지 마라. 비교해보고 대조해보고 견주어보고 흔들어보아라. 선명한 길이 뚜렷이 드러날 때 까지 따지고 또 따져라.
14. 생각을 정돈하여 끊임없이 살펴보라
잠심완색법 (潛心玩索法)
몰두하고 침잠하라 / 문제에 몰입하라 / 쉼없이 탁마하라 / 석연하게 깨우쳐라
다산은 말한다. 공부에 끝이 있는가? 공부에는 끝이 없다. 마음을 푹 담가 한 우물을 들이파라. 살펴보고 따져보고 또 살펴보고 따져보라. 이쯤하면 되겠지, 그런 말은 하지 마라. 이 정도면 괜찮겠지. 그런 것도 없다. 장벽을 만나거든 네 마음속으로 걸어들어가라. 잠시도 놓지 말고 석연하게(의혹이나 꺼림칙한 마음이 없이 환하다) 투득하라(막힘없이 환하게 깨달음). 그래야 네가 하는 말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마음을 온통 쏟아 음미하고 사색하는 것.
앞에다 자료를 산처럼 쌓아놓는다고 당면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본떠 해봐도 풀리지 않는다. 독한 마음을 품고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해결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아직 일의 가닥을 잡지 못한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어찌하는가? 다산이 내놓는 처방은 잠심완색이다. 이럴 때는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몰두와 침잠의 시간이 필요하다.
15. 기미를 분별하고 미루어 헤아려라
지기췌마법 (知機惴摩法)
공부와 삶을 일치시켜라 / 허실을 간파하라 / 초점을 파악하라 / 행간을 읽어라
다산은 말한다. 한번 지나간 버스는 세울 수가 없다. 기회는 불시에 찾아온다. 두 번 오지 않는다.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지 말고, 미리 헤아려 대비하라. 변죽(그릇이나 세간, 과녁 따위의 가장자리.)만 울리지 말고 핵심을 찔러라. 맥락을 읽고 행간(글에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지 아니하나 그 글을 통하여 나타내려고 하는 숨은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읽어라. .글을 읽지 말고 마음을 읽어라. 껍데기만 쫓지 말고 알맹이를 캐내라.
기미를 미리 알아 미루어 헤아려 준비하는 것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 문제점을 발견하는 쟁점적 지식경영
문제에서 문제를 명확히 끌어내라.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쟁점이 또렷해지도록 질문하고 논란하고 지적하라. 여기에 바탕하여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설득력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 덮어놓고 목청만 높여서는 상대를 납득시킬 수 없다.
16. 질문하고 대답하며 논의를 수렴하라
질정수렴법 (質定收斂法)
중간에 중단말라 / 따지고 추궁하라 / 토론하고 논란하라 / 가차없이 비판하라
다산은 말한다. 메모하고 정리하라. 그리고 그 내용을 글로 써서 질문하고 토론하라. 공부는 토론을 통해 발전한다. 남김없이 질문하고 가차없이 비판하라. 토론의 자리에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체면을 갖추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 한쪽이 꺾일 때까지 토론하라. 승복할 때까지 논란하라.
질문하고 대답하는 가운데 논란이 있던 문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가는 것.
17. 끝까지 논란하여 시비를 판별하라
대부상송법 (大夫相訟法)
쉽게 물러서지 말라 / 상대를 납득시켜라 / 쟁점을 입체화하라 / 문제점을 드러내라
다산은 말한다. 한번 칼을 빼들었거든 끝장을 봐라. 중간에 어정쩡하게 물러서려면 시작도 하지 마라. 잘못은 변명 없이 깨끗이 수긍하라. 비판은 겸허히 받되,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물러설 수 없는 지점은 절대로 양보하지 말고 증거를 들이대 반박하라. 한 사람보다는 여러 사람과 토론하여 객관성을 높여라. 매도 미리 맞는 것이 낫다. 여러 사람의 안목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대부상송 이란 춘추시대 대부들이 서로 시비가 엇갈려 이를 가릴 수 없을 때 소송을 걸어, 증거로 따지고 논란하여 제3자의 판단을 구하는 것.
18. 생각을 일깨워서 각성을 유도하라
제시경발법 (提撕警發法)
흘려듣지 말라 / 깨달음을 공유하라 / 스스로 깨닫게 하라 / 의혹을 제거하라
다산은 말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식견이 열려야 한다. 깨달음이 없으면 여기서 이 말 듣고 저기서 저 말 들을 때마다 우왕좌왕하게 된다. 귀가 얇아 듣는 대로 의심이 나고, 배우는 대로 의혹만 커진다. 정신을 바짝 차려라. 입과 배를 위해 애쓰지 말고, 네 영혼의 각성을 위해 힘써라. 누구나 처음에는 안 된다. 차근차근 따지고 살피고, 곁에서 일깨워주어 깨달아가는 것이다.
이끌어 일깨우고 경계하여 깨닫게 하는 것.
19. 단호하고 굳세게 잘못을 지적하라.
절시마탁법 (切偲磨濯法)
비판할 뿐 칭찬 말라 / 오류를 인정하라 / 권위에서 벗어나라 / 양보 없이 논쟁하라
다산은 말한다. 중간에 그만둘 토론은 시작도 하지 마라. 쟁점은 쌍방이 온전히 승복할 때까지 물고 늘어져라.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덕담이나 주고받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해서는 학문의 발전은 있을 수없다. 송두리째 의심하고, 남김없이 파헤쳐서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마라.
잘못을 바로 잡고 책선해서 역량을 갈고 닦는 것. 공부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칭찬하는 법이 없다. 날카롭게 비판하고 냉정하게 평가해서 상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그가 잘못한 것을 드러내서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비판에 대해서도 마음을비워,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내세울 것은 더 확고히 내세워야 한다.
20. 근거에 바탕하여 논거를 확립하라
무징불신법 (無徵不信法)
근거에 입각하라 / 비방을 자제하라 / 버릴 것은 버려라 / 증거를 제시하라
다산은 말한다. 주장을 함부로 내세우지 마라. 증거 없이 말하지 마라. 논거가 없으면 논리도 없다. 학문의 일은 가설을 세우고 논거를 찾아 이를 입증하는 과정일 뿐이다. 재판에서는 증거가 없으면 꼼짝없이 진다. 학문도 다를 것이 없다.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 증거를 들이대라. 막연한 추정이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것은 공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주장을 입증하려거든 증거를 찾아라. 논쟁에서 이기려거든 논거를 제시해라.
증거가 없으면 믿지 않는다.
5강 설득력을 강화하라 - 설득력을 갖춘 논리적 지식경영
논리의 힘은 설득력에서 나온다. 아무리 훌륭한 주장이라도 과정과 절차가 온당해야 힘이 생긴다.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 비슷한 것끼리 갈래지으며, 단계별로 따져서 꼼꼼하게 분석하라. 선입견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편견에 사로잡히면 끝내 일을 그르치고 만다. 핵심을 찔러야 한다. 정곡을 뚫어야 한다.
21. 유용한 정보들을 비교하고 대조하라
피차비대법 (彼此比對法)
자료를 점검하라 / 명백하게 따져보라 / 논리를 입증하라 / 오류를 밝혀내라
다산은 말한다. 억지를 부려서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견강부회로는 남이 수긍하지 않는다. 이것을 말할 때 저것을 증거로 끌어와 옆구리를 찔러서 절을 받아라. 증거가 없다고 투덜대지마라. 논거를 못 찾겠다고 답답해하지 마라. 보는 방법만 바꾸면 널린 것이 증거요 논거다. 억지부리지 말고 근거로 말하라. 증거로 설득력을 강화하라. 증거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
이것과 저것을 비교하고 대조한다는 뜻.
22. 갈래를 나눠서 논의를 전개하라
속사비사법 (屬詞比事法)
갈래별로 연결하라 / 항목에 따라 배열하라 / 요점을 제시하라 / 핵심을 강화하라
다산은 말한다. 글을 쓸 때는 가닥을 잘 잡아야 한다. 적절한 예시와 알맞은 인용은 글의 설득력을 강화한다. 무작정 늘어 놓아서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글 쓰는 사람이 흥분하면 독자들은 외면한다. 쓰는 사람이 말이 많으면 글에 힘이 빠진다. 조목을 갖춰 실례를 얹어야 글에 힘이 붙는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핵심개념을 잡아라. 덮어놓고 가지 말고 갈 길을 알고 가라.
글을 엮을 때 적절한 예시를 함께 얹는 것. 주로 인물의 전기나 행장 등을 쓸 때 요긴한 방법이다.
23. 선입견을 배제하고 주장을 펼쳐라
공심공안법 (公心公眼法)
객관에 기초하라 / 마음으로 납득하라 / 냉철하게 판단하라 / 허심으로 주장하라
다산은 말한다. 선입견을 버려라. 편견은 학문의 독이다. 옳다고 확신하는 것을 객관적인 논거에 바탕해 주장해야지, 막무가내로 우기기만 해서는 발전이 없다. 선입견을 버리려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 거울처럼 비고 저울처럼 공평해야 한다. 권위에 편승하지 마라. 나이로 누르고 서열로 누르면 안 된다. 아랫사람의 견해에도 귀를 기울여라. 패거리지어서 짓밟으면 안 된다.
공정한 태도로 선입견을 배제한 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을 말한다.
24. 단계별로 차곡차곡 판단하고 분석하라.
층체판석법 (層遞判析法)
쟁점을 드러내라 / 명료하게 분석하라 / 중심을 잃지 말라 / 반론을 격파하라
다산은 말한다. 덮어놓고 말해서는 안 된다. 통째로는 안 된다. 단계별로 분석해서 낱낱이 파에쳐라. 층위를 따져 말을 섞지 마라. 목청만 높인다고 설득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많이만 쓴다고 납득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을 찔러라.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라. 생각의 지도를 정확하게 제시하라.
단계별로 하나하나 따져서 판단하고 분석하는 것.
문답법. 질문을 먼저 던져놓고 답변을 하고, 그 답변에서 다시 꼬투리를 잡아 다시 반론하고 또 답변하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 문제의 단계가 조금씩 심화되어, 끝에 가서는 예상되는 상대의 모든 반론을 격파한다.
25. 핵심을 건드려 전체를 움직여라
본의본령법 (本意本領法)
방향을 잊지 말라 / 식견을 자랑 말라 / 주제에 집중하라 / 초점을 잃지 말라
다산은 말한다. 아는 것을 다 자랑하려 들면 본의를 세울 수 없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본령이 드러나지 않는다. 내 글과 남의 글을 뒤섞어도 안 된다. 계통을 세워 알맹이로 채워라. 잡화상처럼 늘어놓기만 하면 못쓴다. 절데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감 없이는 절제할 수 없다. 목표를 정확하게 세워라. 눈높이를 맞춰라.
작업을 함에 있어 핵심가치를 세워야 한다. 작업에 바탕이 되는 뜻이 본의이고, 작업의 의미와 의의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 본령이다.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 실용성을 갖춘 현장적 지식경영
탁상공론으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쓸모없는 지식에 탐닉하지 마라. 공부를 위한 공부는 접어두어라. 실제에 적용해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실용에 바탕을두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는지, 어디에 소용되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라.
26. 쓸모를따지고 실용에 바탕하라
강구실용법 (講究實用法)
실용과 연계하라 / 갈래를 구분하라 / 본령을 망각 말라 / 남을 감염시켜라
다산은 말한다. 쓸모를 따지는 일에서 공부를 시작하라. 나의 이 공부가 무엇에 소용될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왜 이 공부를 하는지, 이 일을 무엇 때문에 하는지 자주 점검해보아야 한다. 그저 학위를 받기 위해 하는 공부는 해서는 안 된다. 돈만 벌자고 하는 장사로는 돈도 벌지 못한다. 잿밥은 염불을 열심히 외울 때 저절로 생긴다. 잿밥에만 신경쓰면염불도 안 되고 잿밥도 없다. 끊임없이 본령을 떠올려라. 쓸모를 강구해라.
하나마나한 허접스런 공부, 쓰나마나한 시답잖은 이야기, 대충 읽어보면 속내가 다 들여다보이는 한심한 글, 이런 것은 시간낭비요 출판공해일 뿐이다.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그 힘으로 남까지 감영시키는 공부를 하라고 했다.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에 유용한 공부를 하라는 말.
27. 실제에 적용하여 의미를 밝혀라
채적명리법 (採適明理法)
관념을 거부하라 / 로드맵을 제시하라 / 견문을 확대하라 / 상황을 장악하라
다산은 말한다. 관념만으로는 안 된다. 겉보기에 제아무리 번지르르하고 고상해 보여도 실제에 쓸모가 없으면 쓸 데가 없다. 탁상공론, 공리공담은 우리 모두의 적이요 국가의 해충이다. 상황에 따라 이치를 따져 가장 적절한 것을 가려라. 합리적으로 분별하고 실용의 잣대로 판단하라.
적합한 방법이나 적절한 예시를 채택하여 의미 또는 의의를 밝히는 것. 이치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실제에 적용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실제와 동떨어진 이치는 이치가 아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른 데서 아무리 좋아도 지금 여기에 맞지 안으면 소용이 없다.
28. 자료를 참작하여 핵심을 뽑아내라
참작득수법 (參酌得髓法)
쓸모 있게 배치하라 / 새것을 창출하라 / 변화를 추구하라 / 실용을 강화하라
다산은 말한다. 꼼꼼히 따지고 폭넓게 검토하라. 실용에 기초하여 문제에 접근하라. 아이디어를 모으고 발상을 바꿔라.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나름대로 하고, 되는 대로 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 무슨 일을 하든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해결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해결책은 이미 있는 것들 속에 숨어 있다. 엉뚱한 데 가서 기웃거리지 마라.
다양한 자료를 참작하여 정수만은 가려뽑는다. 모래를 체로 쳐서 정금을 가려내듯, 쇠를 두드려 황금으로 변화시키듯, 있는 것 가운데서 새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29. 좋은 것은 가리잖고 취해와서 배워라
득당이취법 (得當移取法)
장점을 흡수하라 / 향상을 도모하라 / 끊임없이 변화하라 / 가능성을 고려하라
다산은 말한다.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을 뿐 네 것과 내 것은 없다. 부족한 것은 익히고 필요한 것은 배워라. 배우는 자리에서 체면을 따져서는 안 된다. 남의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의 나쁜 것은 과감히 버려라. 남의 것을 받아들이더라도 그대로는 안 된다.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 실상에 맞게 바꿔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있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남에게서 좋은 것을 얻어다가 내게로 올겨 오는 것. 절장보단(截長補短) 너무 긴 것은 자르고 아주 짧은 것은 보태어 알맞게 가져다가 쓰면 내게 큰 유익이 된다. 공부를 잘 한다는 말은 남의 장점을 금방 포착하여 내 것으로 만들 줄 안다는 말과 같다.
30. 단계별로 다듬어 최선을 이룩하라
수정윤색법 (修正潤色法)
끊임없이 수정하라 / 거친 것을 다듬어라 / 첨삭하고 가공하라 / 대안을 제시라하
다산은 말한다. 첫술에 배부른 법은 없다. 작은 문제를 키워서 큰 문제로 발전시켜라. 내게 들어오는 정보를 그냥 흘리면 안된다. 갈래를 나눠 저장고에 비축하라. 씨앗 하나가 자라서 풍성한 이삭을 맺는다. 스쳐지나가는 생각 하나가 책 한 권으로 자란다. 작은 메모 하나가 수정과 윤색을 반복하는 동안 큰 프로젝트로 변한다. 되새김질하며 거듭 음미하라. 실용에 기초해 생각에 날개를 달아라. 그 처음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고치고 다듬어서 완성된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 모든 일이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처음 단계에서는 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고, 빼고 보태야 할 내용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이때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서슴없이 고치고 기꺼이 바꾸는 태도가 필요하다. 한번 내 손을 떠나면 많은 사람이 이 정보를 사실로 믿고 활용할 것이 아닌가?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 독창성을 추구하는 창의적 지식경영
고인의 생각을 흐르게 하라. 남의 생각에 끌려다니지 말고, 내 목소리 내 생각으로 이끌어라. 권위에 주눅들어 그 그늘에 숨지마라. 주체를 확립하여 내가 권위가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시비를 판별하는 냉철한 안목과 속셈을 두지 않는 공정한 시각을 갖춰야 한다.
31. 발상을 뒤집어 깨달음에 도달하라
일반지도법 (一反至道法)
상식의 허를 찔러라/ 뒤집어 생각하라 / 상황에 적용하라 / 타성을 걷어내라
다산은 말한다. 상식과 타성을 걷어내라. 나만의 눈으로 보아라. 하던 대로 하지 말고 새롭게 해라. 관습에 전 타성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생각의 각질을 걷어내고 나만의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 인순고식을 버려라. 듣고 나면 당연한데 듣기 전에는 미처 그런 줄 몰랐던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 들을 때는 그럴듯한데 듣고 나면 더 혼란스러운 것은 괴상한 것이다. 이 둘을 혼동하면 안된다. 깨달음은 평범한 것 속에 숨어 있다. 그것을 읽어내는 안목을 길러라.
한 차례 생각을 돌이켜 깨달음에 이른다.
32. 권위를 극복하여 주체를 확립하라
불포견발법 (不抛堅拔法)
힘있게 주장하라 / 비난을 감수하라 / 성심을 다하라 / 타협하지 말라
다산은 말한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마라. 권위에 압도되어 위축되어서도 안 된다. 궅게 붙들어 뿌리를 뽑아라. 그저 주저 물러앉아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시키는 대로 하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만 해서는 끝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마음이 굳세어야 외물에 휘둘리지 않는다. 들은 것만 고집하여 바꾸지 않아서는 발전이 없다. 입장을 세우고 견해를 가져라 목표를 정해서 그를 뛰어넘을 때까지 정진하고 정진하라.
포기 하지 않고 굳세게 나아가는 것. 옳다는 확인이 서면 어떤 권위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다. 힘있게 주장하고 강단 있게 밀어붙여 자신의 입장을 세운다. 고우의 길에서 끝내 제 목소리 한번 낼 수 없다면 공부하는 보람이 없게 된다.
33. 토탑고도 엄정하게 관점을 정립하라
독후엄정법 (篤厚嚴正法)
그른 길로 가지 말라 / 견주어 판별하나 / 비교하고 대조하라 / 객관성을 제고하라
다산은 말한다. 공부의 길에서는 옳고 그름이 있을 뿐, 좋고 나쁨은 없다. 도탑게 살피고 엄정하게 따져서 옳으면 행하고 그르면 내칠 뿐이다.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못 본 듯이 지나치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잣대를 똑바로 들이대서 내 목소리를 올바로 내야 한다. 좌고우면, 이리저리 눈치보다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람 좋다는 소리나 들으려거든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도탑고도 엄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
34. 다른 것에 비추어 시비를 판별하라
대조변백법 (對照辯白法)
본질을 꿰뚫어라 / 견주어 판별하라 / 비교하고 대조하라 / 객관성을 제고하라
다산은 말한다. 주장을 세우려거든 근거를 찾아라. 모든 사실이 다 진실은 아니다. 덮어놓고 앞선 기록을 믿어서는 안 된다. 행간을 살펴 현상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독창성과 창의성은 객관성의 바탕 위에서만 빛난다. 앞뒤를 따지고 진위를 가려서 객관적인 진실을 밝혀라. 의미는 이것과 저것의 '사이', 여기와 저기의 '중간'에 있다. 갈래를 나누고 견주고 가늠해서, 현상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고, 문제의 핵심을 장악하라.
이것과 저것을 대조하고 꼼꼼히 살펴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
35. 속셈 없이 공평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허명공평법 (虛明公平法)
추종을 거부하라 / 편견을 걷어내라 / 억탁으로 왜곡 말라 / 마음을 텅 비워라
다산은 말한다. 허명공평의 공부는 간결함에서 나온다. 마음을 텅 비워야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집착을 버려야 객관적인 시선을 얻을 수 있다. 소리지르지 마라. 목청만 높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편견을 버리고, 선입견을 버리고, 추종과 타협을 거부하라. 텅빈 마음을 돌아 나와 긴 울림을 주는 진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마음을 텅 비워 다른 속셈이나 전제를 깔지 않고 과제를 탐구하는 태도
8강 과정을 단축하라 - 효율성을 강화하는 집체적 지식 경영
혼자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상생의 공부를 해야 한다. 역할을 분배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목표를 정해 실천하고, 조례를 확정하여 작업의 성격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매진하되, 동시다발로 여러가지 작업을 병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며 집체작업에 길들여지지 않으면 안된다.
36.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
분수득의법 (分授得宜法)
작업을 분배하라 / 핵심역량을 강화하라 / 능력을 개발하라 / 능률을 확대하라
다산은 말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혼자 다 하려 들지 마라. 능률은 오르지 않고 힘만 빠진다. 다만 집체작업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저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을 골라 믿고 맡겨라. 중강중간 점검하고 체크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넘치는 것을 덜어내라. 그렇게 해서 한 번 갖춰진 팀워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반복해서 확대재생산 된다. 가속도가 붙는다.
작업을 진행할 때역량에 따라 역할을 나누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37. 목표량을 정해놓고 그대로 실천하라
정과실천법 (定課實踐法)
목표량을 결정하라 / 독려하고 경쟁하라 / 긴장을 놓지 말라 / 기록으로 보관하라
다산은 말한다. 목표를 세워 전체 규모를 장악해야 한다. 목표는 하루단위로 쪼개 확실하게 실천해라. 달성하지 못할 목표는 세워서는 안 된다. 작업의 방향을 정하고, 전체 작업량을 예상한 후 가능한 일자를 가늠하면 하루에 해야 할 일의 분량이 나온다. 이것을 흘들림 없이 밀고나가야 한다. 차질 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매일 일정한 목표를 세워놓고 계획에 따라 실천해나가는 것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동학 또는 형제가 함께 함으로써, 서로를 독려하고 경쟁하면서 학습효과를 창출해내는 보람이 있다.
38. 생각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단련하라
포름부절법 (包廩不絶法)
비판을 수용하라 / 보완을 유도하라 / 인정하되 지적하라 / 논리를 점검하라
다산은 말한다.독단에 빠지지 않으려면 남에게 비판을 요구하라. 작업의 효율을 높이려면 중간중간 방향을 점검하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비춰볼 때 안 보이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토론의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분명해진다. 정당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고, 확신이 서면 끝까지 물러서서는 안 된다. 매섭게 비판해도 인간에 대한 애정마저 망각하면 안 된다.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여럿이 낫다. 남의 말에 귀를 막고 있으면 발전은 없다.
계속되는 토론을 통해 문제를 심화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것. 학문의 길에서 훌륭한 토론자의 지적과 일깨움은 정신의 고기요 쌀이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거듭하는 동안 문제가 더욱 선명해지고, 정리가 요령을 얻으며 논리에 힘이 붙는다.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39. 동시에 몇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어망득홍법 (漁網得鴻法)
정보를 수습하라 / 새롭게 바라보라 / 정리하고 정돈하라 / 시스템을 갖춰라
다산은 말한다. 정리를 체계적으로, 작업은 능률적으로 하라. 시스템만 갖추어지면 동시다발적인 작업도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초서하고 쉬지 말고 정리하라. 작업의 목표를 수시로 점검하고, 계속해서 효율성을 제고하라.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정보를 장악해야 한다. 자료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료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어야 한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쳐둔 그물에 기러기가 걸린다는 말. 공부를 하다 보면 생각의 촉수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기 마련이다. 나중에는 다산식으로 말하면 추수 끝난 들판에 여기저기 이삭이 떨어져 있어, 이루 다 주울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이때 하고 있던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새로운 생각이 사라지지 않도록 별도의 공책에다가 끊임없이 초록하고 메모해야 한다. 내 눈을 거쳐간 정보들을 얼마나 잘 갈무리해두었다가 어떻게 적재적소에 요긴하게 활용하느냐가 학문의 길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이다.
어망득홍법은 자칫 이것저것 집적거리기만 하는 잡학으로 흐르기 쉽다.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긴장을 놓지 않으면서 정밀함을 유지하려면, 평소에 생각의 날을 벼리고(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정리를 습관화해야 한다. 다산은 끊임없이 초서하고 틈만 나면 정리했다
40. 조례를 먼저 정해 성격을 규정하라
조례최중법 (條例最重法)
성격을 파악하라 / 차이를 인식하라 / 전체를 장악하라 / 세부를 구분하라
다산은 말한다. 작업에 앞서 반드시 밑그림을 그려라. 전체 설계 도면을 갖고 얼개를 짠 후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하는 작업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왜 하는 것인지를 꼼꼼히 점검하라. 이때 질문은 단순할 수록 좋다. 그래야 공격목표가 명확해진다. 그 다음은 이 목표를 공략하기 위한 세부의 구성단계다. 이것은 작업 때마다 달라지므로 일괄해서 적용하면 안 된다. 통변과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처음에 터를 잘 다져놓고 출발하면 진행이 빠르다. 그냥 마구잡이식으로 하면 중반 이후에 뒤죽박죽되어 마침내는 엉망진창이 된다.
일을 진행할 때 현재 하고 있는 작업의 성격과 특성을 명확히 파악해 거기에 맞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
다산은 여러 작업을동시에 진행하면서 조례를 먼저 정하고, 문목을 세운 뒤, 범례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산 초당의 제자들에게 역량에 맞게 역할을 분담해 과제별로 책임을 맡겼다. 많은 일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도 혼동과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조례가 분명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9강 정취를 깃들여라 -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인간적 지식경영
학문과 인간이 따로 놀면 안 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 없이 큰 학문은 이뤄지지 않는다. 자연 앞에 서면 그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삶을 예술로 승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스쳐지나는 한 마디에도 깨달음을 담아라. 일거수일투족에 의미를 부여하라.
41. 정성으로 뜻을 세워 마음을 다잡아라
성의병심법 (誠意秉心法)
부지런히 노력하라 / 성의로 다잡아라 / 꾸밈없이 소통하라 / 보람을 발견하라
다산은 말한다.부지런히 노력해라. 성심으로 노력해라. 복사뼈가 세 번 구멍나고 벼루가 여러 개 밑창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라. 공부해서 무엇에 쓰겠느냐고 묻지 마라. 공부는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없어 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책을 안 읽고 무슨 일을 하겠느냐? 백 년도 못 되는 인생이 공부를 하지 않는 다면 이 세상에 살다 간 보람을 어디서 찾겠느냐?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마음을 다잡아 일에 몰두하는 것.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정성이 없이는 안 된다. 요행으로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성의가 없으면 그 성공은 곧 그를 교만에 빠뜨려 좌절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다. 정성만 가지고도 안 된다. 마음을 확고하게 붙들어 오롯이 집중해야 한다. 설렁설렁 건들건들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오로지 마음을 다답아 매진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42. 아름다운 경관 속에 성품을 길러라
득승양성법 (得勝養性法)
미리 깨어 준비하라 / 탈출을 감행하라 / 기회를 활용하라 / 사물을 투시하라
다산은 말한다.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성품을 기르고, 자연과 마주해서 마음을 닦아라. 조이기만 하고 풀 줄 모르면 마침내는 부러진다. 이완이 있어야 긴장할 수 있다. 늘 눌려만 있으면 용수철은 튀어오를 힘을 잃는다. 책만 책이 아니다. 천지만물이 다 책이다. 툭 트인 생각, 걸림 없는 마음은 자연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
아름다운 품광 속에 노닐며 성품을 기르는 것.
긴장이 있으면 이완도 있어야 한다. 뻣뻣하게 굳어만 있으면 부러진다. 부드럽게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경치 속에 뜻 맞는 사람들과 노닐며 성품을 기른다. 퍼내기만 한 마음속 샘물이 다시 차오르도록.
43. 나날의 일상속에 운치를 깃들여라
일상득취법 (日常得趣法)
선 자리를 사랑하라 / 의미를 찾아가라 / 공간을 경영하라 / 일상을 만끽하라
다산은 말한다. 일상의 공간에 마음을 쏟아라. 굳이 먼 데를 기웃거리지 마라. 명승지를 찾아다닐 것도 없다. 내가 사는 공간에 정선을 쏟아 그곳에서 일상의 기쁨을 만끽해라. 생활속에 운치를 깃들이는 일, 그를 통해 삶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은 몸은 비록 티끌세상에 묶여 있어도 마음은 훨훨 자유로운 경계 속에 노닐게 하는 일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운치를 찾아 누린다는 말.
맑은 눈, 밝은 귀, 그리고 무엇보다 텅 빈 마음이 있어야 한다. 탐욕과 운치는 서로 인연이 없다. 재물이 많다고 운치가 따르지도 않는다.
44. 한 마디 말에도 깨달음을 드러내라
담화시기법 (談話視機法)
중심을 다잡아라 / 각성을 유도하라 / 여유를 잊지 말라 / 이치를 관조하라
다산은 말한다. 그저 보아넘기지 말고 이치를 따져 음미하라. 가슴속에 금강석보다 빛나는 보석을 품어라. 금세 스러질 그깟 재물 말고, 변치 않을 등불이 될 말씀을 세워라. 문심혜두(안목이 열리고 식견이 툭 터져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우러나는상태)를 활짝 열어 촌철살일의 정신을 길러라. 흐물흐물 녹고 말 육신의 쾌락 말고, 하얗게 정신의 뼈대를 세워라.
일상의 대화나 주고 받는 글 속에 번쩍이는 깨달음을 드러내 보인다는 말. 깨달음은 먼 데 있지 않다. 바로 내 곁에 가까이 있다. 듣고 보면 정신이 번쩍 드는데 막상 찾으려 하면 숨어버린다. 문심혜두가 꽉 막힌 까닭이다. 툭 트인 정신은 아무 걸림이 없다. 듣고 보고 말하는 것 모두가 도 아닌 것이 없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촌철살인이다.
45. 속된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라
속중득운법 (俗中得韻法)
품위를 유지하라 / 운치를 깃들여라 / 서울을 지켜라 / 맑은 꿈을 간지하라
다산은 말한다. 마음속에서 속된 기운을 걷어내라. 하지만 생활을 외면하는것을 고고한 것으로 착각하지 마라. 무능에서 나온 적빈과 군자의 맑은 청빈은 전혀 같지가 않다. 청빈을 즐길 뿐 적빈을 자랑하지 마라. 작은 시련 앞에 주눅들어 무작정 서울을 떠나는 것은 자손을 망치고 집안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몸은 진창에 떨어져도 꿈은 하늘에 심어라 처지에 따라 변하는 것은 군자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경제를 생각하되, 운치는 잃어서는 안 된다.
학문 외적인 일에 있어서도 공부의 방법을 미루어 속되지 않은 격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는 말.
공부가 본 궤도에 오르면 이것과 저것 사이의 간격이 허물어진다. 일이관지(一以貫之)하게 된다. 공부하는 사람은 생활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혈실에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부 따로 생활 따로는 아직 공부가 덜 되었다는 말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증거.
10강 핵심가치를 잊지 말라 - 본질을 놓치지 않는 실천적 지식 경영
인간은 왜 사는가? 공부는 무엇 때문에 하나? 어떤 작업을 하든지, 무슨 공부를 하든지, 붙들고 놓지 않는 기본 정신이 바로 핵심가치다. 그것은 삶의 이유이자 학문의 목적이다. 역경에도 꺽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 백성을 사랑하는 뜨겁고 붉은 마음, 진실과 실용을 추구하는 정신, 오직 나만이 할 수있는 일에 매달리는 몰두, '지금 여기'를 중시하는 자주적 태도가 그것이다.
46. 위국애민 그 마음을 한시도 놓지 마라
비민보세법 (裨民補世法)
애민의 뜻을 펴라 / 현실을 고발하라 / 감싸안아 보듬어라 / 분노하고 규탄하라
다산은 말한다.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라. 이 마음이 없이는 학문도 문학도 아무 의미가 없다. 아롱아롱 무지개가 문학의 본령이라 말하지 마라. 세상과 상관없는 고고한 상아탑을 학문으로 착각하지 마라. 뜨거운 붉은 마음 없이는 소용이 없다. 제 몸만 아끼고 제 식솔만 챙기는 공부는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다.
백성의 삶에 도움을 주고 세상을 바로잡는데 보탬이 된다는 말.
47. 좌절과 역경에도 근본을 잊지 말라
간난불최법 (艱難不摧法)
역경에 담대하라 / 절망을 딛고 서라 / 위기를 활용하라 / 근검으로 일어서라
다산은 말한다. 역경 앞에 담대하라. 절망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야 진짜 군자다. 오히려 그것을 밑바대로 삼아 견일불발의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가난에 주눅들어 뜻을 잃지 말고, 근검의 정신으로 마음을 다잡아라. 위기 상황에 놓인 뒤에 그 사람이 보인다. 감춰져 있던 본바탕이 낱낱이 드러난다.
어떤 역경과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다는 말.
48. 사실을 추구하고 실용을 지향하라
실사구시법 (實事求是法)
실용을 우선하라 / 합리를 지향하라 / 실상을 파악하라 / 쓸모에 맞게 하라
다산은 말한다. 작업에 앞서 쓰임새를 생각하라. 왜 이 작업을 하는지,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먼저 점검하라. 현장에서의 활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작정 하고 본다는 식으로는 안 된다. 하다 보면 뭔가 나오겠지도 안 된다. 그렇게 해서는 고생을 고생대로 하고 거둘 성과가 없다. 처음엔 비슷해도 중반 이후에는 정보가 뒤얽혀서 손댈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또 그 알맹이는 속이 꽉 찬 것이라야 한다.
일을 실답게 하고 바름을 추구한다는 뜻. 무슨 일을 하든지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겉보기만 번드르르하고 실제에 적용해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러자면 작업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쓸모에 맞게 바른 방향을 설정해나가 알찬 결과를 얻는 것이 실사구시다.
49.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라
오득천조법 (吾得天助法)
장점을 강화하라 / 개성을 추구하라 / 잘 하는 일을 하라 / 독창성을 지녀라
다산은 말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말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해서 기쁘고, 안 할 수 없고, 내가 다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라. 자신의 장점을 파악해서 개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일 저 일 기웃거리지 말고, 핵심역량에 쏟아 부을 수 있는 분야를 개착하라. 그러자면 평소에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안목을 갈고닦아야 한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일을 이룬다는 뜻. 하늘이 나를 도와 나를 통해서 이루고자 한 일이나, 결국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슨 작업을 하든지 무턱대고 닥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잘 파악해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50. '지금 여기'의 가치를 다른 것에 우선하라
조선중화법 (朝鮮中華法)
'여기'에 바탕하라 / 우리 것을 중시하라 / 변화를 긍정하라 / 주체성을 잃지 말라
다산은 말한다. 우리 것이 소중하되 우리 것만으로는 안 된다. 속도 없이 덩달아 해서는 안 되지만, 내 것만 좋다고 우기는 것은 더 나쁘다. 정신의 주체를 굳건히 세워라. 그 바탕 위에서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이용후생을 강구하라.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하지만 변해서는 안 될 것까지 바꾸려 들면 주체가 무너진다. 주체가 무너지면 흉내만 남게 된다.
조선을 문화적 선진인 중화로 여긴다는 뜻.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지, 맹목적으로 추수해서는 안 된다. 나름대로 해야지, 덩달아 하면 안 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 것을 제대로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
첫댓글 현재 제가 읽고 있는 책이며 책에 대한 내용 중 key point 만 웹으로 옮겨 적어 놓은 것 입니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반 정도의 내용이며 현재 공부하시는 분들, 자기계발에 열중이신 분들께 그 지침을 알려주는 책 입니다. 고전을 현대시각으로 재조목한 한양대 정민교수님의 저서입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래요~
아///ㅎ 글쿤요..ㅎ 좋은글귀 감사합니다..ㅎ퍼온것두아니고 타이핑하시느라 힘드셧을듯./ㅎ
다산 선생님의 발자취도 중요하지만, 그런 자료를 모우고 정리한 정민교수님의 노력에 존경의 표하고 싶습니다.
책 전체를 정리해서 수정하여 올립니다. 천천히 시간 내셔서 읽어보시면 어떠한 공부를 하셔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네요~